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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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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3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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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로손의 보고서

DUMMY

제국력 XXXX년 9월 22일.


본관, 인내의 기사 헤로손 나티오날은 황제의 명을 받은 뒤 준비를 하겠다는 불굴의 영웅의 말을 따라 하루 대기 후 불굴의 영웅이 부른 이방인이 운영하는 카페로 향했다.

이방인이 운영하는 가게답게 굉장히 이질적인 분위기의 건물이었으나 깔끔하게 정리되어 차분해지는 음악이 깔린 그곳은 영웅이 왜 그곳을 거점으로 삼고 있는지 짐작이 되었다.

보안마법이 설치되어 있었으나, 보안마법의 설치 허가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


"오! 왔어 아들?"

"저의 아버지는 정견의 대영웅, 에이에알로."

"어어, 알어. 이름이 기억이 안 나서."


본관은 불굴의 영웅과 만나기 전 아버지 되는 정견의 대영웅 에이에알로 그란드 나티오날로 하여 불굴의 영웅 김인광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불굴의 영웅 김인광은 겁이 많아 상대와의 눈을 마주치는 것을 꺼려하며, 거추장스러운 것을 싫어하여 번거러운 허례허식을 따지지 않으며 세글자가 넘어가는 이름은 기억하지 않는 꽤나 괴이한 인물이라 들었으며, 정말 그에 걸맞는 자였다.


"안녕하십니까! 수도원 1034기! 근면의 기사 아이엔 드 유스트리아입니다! 만나봬서 반갑습니다, 선배님!"

"아, 나에게 그렇게 격식을 차릴 것 없습니다. 편히 대하셔도 됩니다 후배님."

"...크으, 역시 대영웅의 아들...!"


근면의 기사 아이엔 드 유스트리아는 감시자로서의 임무를 성실히하며 예측불허의 불굴의 영웅을 효과적으로 제제하는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으나 다소 어린 것이 흠이다.

다만 본관은 그 어린 아이의 순수함이 오히려 적절하게 불굴의 영웅을 억제하는 것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보며, 최근 대두되는 감시자 교체에 대한 건은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본다.


"아이엔...너는 정말 변하지가 않는구나."

"아저씨도 그렇거든요?"

"하! 이 아저씨는 이제 훌륭한 영웅님이 되셨다 이거야! 바뀌셨지! 나도 떠받들지 그러냐!"

"......"

"아, 안 해 줄 거야? 자꾸 그러면 승급 포션 뺏는다!"

"벌써 마셨어요."


감시자를 강제로 교체했을 때 불굴의 영웅을 붙잡을 수단이 없다는 정견의 대영웅의 의견에 귀기울여주기 바란다.


"불굴의 영웅. 이곳에 모인 이유에 대해 물어도 되겠습니까?"

"카란틀리아에 가기 전에 간단하게 인사라도 나눌까 해서."

"그것은 카란틀리아로 향하며 해도 좋은 이야기가 아니겠습니까?"

"그건 내맘 아닌가?"


본관이 느끼기에 불굴의 영웅은 다소 어린아이스러운 면을 가진 자이지만 그때의 눈빛으로 생각하건데, 그저 마냥 어린아이같은 것이 아닐 것이라 예상된다.

지금의 그는 카란틀리아로 향하여 제국을 위한 일을 하고자 하지만 그가 마음에 품고 있는 진정한 목적은 다른 것이 아닐까 예상된다.


"자, 자기 소개는 다 했고. 앞으로의 일 말인데."


불굴의 영웅의 장난스러운 자기 소개 이후에는 무난하게 카란틀리아에서의 계획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이 이어졌다.

그 토론에서 불굴의 영웅이 생각보다 다양하게 생각을 하고 있음이 드러났으며, 그가 일행으로 둔 이들이 들려오는 소문보다 확실하게 불굴의 영웅을 지탱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가 다소 불안정하고 급진적인 말을 꺼내면 일행이 다 같이 그에 대한 수정을 해주며 불굴의 영웅도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았을 때, 불굴의 영웅의 약점이자 역린은 이 일행들일 것이라 생각된다.


"그럼, 카란틀리아에 줄 선물은 정해진 것 같고. 아이엔, 너랑 여기 아들이랑 내 애들 붙여줄 테니까 너 한 번 심해의 구덩이로 가봐."

"아저씨 없이요?"

"말랑이랑 찍찍이 붙여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가 봐."

"...나 떨어뜨려놓고 뭐하려고요?"

"아니, 너 갔다 오는 동안 범고래 황제랑 이야기 끝내려고 하는 거지. 촌장님이랑 같이 갈거야.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말어!"


알현실에서 보았던 모습과는 다소 동떨어진 모습에 당황스럽긴 하나 이것이 그의 본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토론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새로운 메뉴에 도전한다는 불굴의 영웅을 아무도 말리지 못해 출발 시간이 2시간 늦어지고 불굴의 영웅은 카란틀리아로 향하는 내내 구역질을 참지 못해 고역을 치루었다. 치료가 가능한 말랑이라는 슬라임은 자업자득이라며 도와주지 않았다.


"... 그런데 그때 마을 지금은 어떻게 됐어?"

"허허, 제가 업자를 불러 재건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따가운 눈초리는 받겠지만, 대놓고 배척하지는 않을 겁니다."

"오오, 역시 촌장님. 믿고 있었다구~"

"허허허! 다 인광 님께서 대나무를 대량으로 챙겨두어 가능했던 이야기지요. 현재 따로 대나무 판매 회사를 설립하여 오랜만에 흑자를 보고 있습니다."

"...아저씨?"

"어어? 어어...글쎄, 난 잘 모르는 일인데."


모든 일행에게 촌장님이라고 불리는 이 노인은 계속 보았지만 그 정체를 파악할 수 없는 인물이다.

현재 일행이 소모하는 대부분의 물건을 준비하는 인물이란 것만은 바로 알 수 있었으나, 불굴의 영웅이 이토록 신뢰를 하는 까닭은 알아낼 수 없었다.


제국력 XXXX년 9월 24일. 프로페시 마을 도착.


사고로 인해 무너졌던 프로페시 마을은 다시금, 아니 그 전보다 훨씬 더 활기차고, 많은 여행자들과 상인들이 오고 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불굴의 영웅도 그러한 모습에 처음엔 당황하였으나 얼마 가지 않아 아는 이를 만났다. 프로페시 마을에 오는 사이에도 여럿 아는 이들을 마주친 것을 보아 소문보다 친화력이 높은 것으로 추측된다.

이름은 강태공. 불굴의 영웅과 같은 이방인으로 불굴의 영웅의 말에 따르면 그는 어인에게 거의 절대적이라고 해도 좋을 강함을 가지고 있으며, 어인들은 그의 앞에서 꼼짝도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를 영입하는 것을 고려해보아야 할 듯 하다.


"어이구, 오랜만입니다."

"어, 강태공 씨. 아아! 전에는 그, 죄송했어요."

"게임에서 그럴 수도 있지 뭐. 또 해저 던전, 아니지 이제는 카란틀리아라고 했던가? 거기 갑니까?"

"네네. 강태공 씨는, 또 낚시?"

"네. 마을 재건 이후에 마을이 부흥해서 괜찮은 물건이 많이 들어왔더라고요."

"오오, 많이 낚으세요!"

"예에, 그쪽도 즐겜하세요."


알현실에서 보았던 불굴의 영웅은 다소 까칠한 면은 있어도 이치에 밝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주변을 바라볼 수 있는 자라고 생각하였고, 카페에서의 불굴의 영웅은 다소 어린아이스러운 철없는 어른이라 생각했지만, 이번의 불굴의 영웅은 또 다른 모습으로, 굉장히 소시민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를 무엇 한 가지라 단언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라 판단되며 이런 그의 감시를 아이엔 드 유스트리아 한 명에게 맡기는 것은 부족함이 있으리라 판단된다.


"흐음, 진짜 마을이 부흥한 모양이네."


한때 원인불명의 대나무 숲 폭파 사건 이후 반파 되었던 프로페시 마을이 상당한 속도로 부흥하였고, 많은 이방인들이 이 마을에 찾아왔음을 확인하였다.

카란틀리아로 향하기 위한 배편이 모두 아이폿으로부터 온 것임을 확인하였으며 아이폿이 제국보다 빠르게 카란틀리아와의 교류에 힘을 싣고 있음이 분명했다.

불굴의 영웅의 말대로 이곳에 대영웅을 파견하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으며, 아이폿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카란틀리아와 시급하게 우호 관계를 맺는 것이 좋을 것이라 사료된다.


"예, 다음...아! 인간의 영웅님!"

"응? 나 알아요?"

"예! 물론이지요! 저희 어인들을 구해준 평생의 은인이지 않습니까!"

"...그렇죠! 하하하!"


아이폿이 세운 무역 거래소에는 카란틀리아로 향하는 배편을 관리하는 어인이 있어 한 번에 불굴의 영웅을 알아보았다.

제국이 카란틀리아와의 우호 관계를 맺으려 한다면 능숙하게 불굴의 영웅을 다룰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만약에라도 그가 제국에서 좋지 않은 대우를 당하고 있다는 오해가 생기기라도 한다면 카란틀리아와의 우호 관계는 힘들어질 것이라 예상된다.

예로 불굴의 영웅은 카란틀리아로 향하는 배에 아무런 심사도 없이 탑승했지만, 그의 일행과 본관은 모두 복잡하고 까다로운 심사를 거쳤으며, 이마저도 불굴의 영웅이 적당히 해달라는 부탁을 하여 이루어진 심사란 것을 생각했을 때, 카란틀리아와의 관계만을 생각한다면 그와 척을 지어 좋을 것이 없을 것이다.


"허어, 생각이상으로 심사가 엄격하군요. 이방인들이 거래소 앞에서 툴툴 거리던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툴툴 거리기만 한다는 건, 여기 말고도 다른 방법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이죠. 지금 그냥 툴툴 거리기만 하는 거에 감사해야 할 걸요?"


불굴의 영웅이 어디까지 아는 것인지는 모르나, 실제로 현재 프로페시 마을에는 이방인들을 대상으로 한 밀입국이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프로레시 마을을 후원하고 있는 아이폿은 이를 묵인하는 것으로 보이며, 머지않아 마을 전체가 아이폿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페시 마을 자체가 제국과 아이폿의 마찰을 줄이기 위한 장소이므로 이렇게 아이폿의 손에 넘어가는 것은 시급히 막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오! 환영하오 인간의 영웅 김인광!"

"오랜만에 보는 것 같네요. 아, 저도 이제 진짜 영웅이에요."

"하하하! 그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군! 우리 카란틀리아에의 영웅의 전당이 멀쩡했더라면 내 친히 그곳으로 인도했을 터인데!"

"그런게 있는 걸 알았으면 더 적극적으로 도왔을 텐데...진즉 말했어야죠!"

"호오, 그럼 지금이라도 도움을 주겠나?"

"보상만 제대로 지급해준다면야 얼마든지."

"그럼! 우리 어인들의 평생의 은인에게 제대로 된 보상을 해주지 않는 자가 있다면, 그 자는 어인이라 불릴 자격도 없음이야!"


생각이상으로 불굴의 영웅을 대하는 어인들의 태도는 호의, 아니 그러한 것을 넘어선 찬양에 가까운 감정이었다.

불굴의 영웅이 정확히 어인들에게 무엇을 해주었는지는 몰라도 그를 아는 모든 어인들이 그에게 호의적인 감정을 표했으며, 걸어가는 모든 길에 두 팔에 가득 찰 정도의 환영 선물을 받을 정도였다.


"이제 나는 범고래 황제한테 가볼 거야. 희망의 대영웅의 창을 가지러 가는 위대한 여정은 우리 예비 영웅들한테 넘겨줄게."

"...저야 여기서 받은 장비 덕분에 물속에서도 괜찮다지만, 여기 헤로손, 경은 괜찮을까요?"

"저는 괜찮습니다, 아이엔 양. 불굴의 영웅, 헌데 카란틀리아에서는 저희들이 구덩이로 향하는 이유를 아는지요."

"그래, 듣자하니 본인들도 그 흉한 게 자기들 밑에 있는 게 싫은 모양이더라고. 치워주겠다니 좋아라 하던데?"


어인들의 불굴의 영웅을 향한 압도적인 지지와 신뢰 덕에 본관과 근면의 기사 아이엔 드 유스트리아, 슬라임 말랑, 그리고 찍찍이라는 이름의 불굴의 영웅이 소유한 소환수와 함께 심해의 구덩이로 향했다.

심해의 구덩이 아래에 있는 흑백의 세계에서는 소리가 전해지지 않으며 색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뒤틀린 공간이라 하며, 그곳의 안내를 카란틀리아의 궁정 대마법사인 스포트코 옥시토포다가 맡게 되었다.


"인간은 모두 강태공처럼 혐오스럽거나, 김인광 씨처럼 어처구니 없는 사람인 줄 알았더니, 의외로 멀쩡한 인간들도 있군요."


스포트코 옥시토포다는 불굴의 영웅에 대해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감정은 가지고 있는 듯 하다.

그녀의 안내를 통해 내려간 흑백의 세계는, 미로의 숲의 중앙에 펼쳐져 있다 전해 들었던 마경을 방불케 하는 공간이었다.

전설로만 전해 들었던 바다의 대마물, 레비아탄조차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가 아니고, 끔찍한 괴물들이 허기를 주체하지 못한 채 끊임없이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는, 그야말로 마경이었다.


[이쪽이에요. 따라오세요.]


스포트코 옥시토포다의 안내에 의해 다행히도 안전하게 희망의 대영웅이 마지막을 맞이한 깊은 구덩이를 찾아내었으며, 그곳에 바스라진 어두운 재 한 무더기와 뼈만 남은 어인의 대영웅의 잔해가 남아 있었다.

불굴의 대영웅이 말했던 희망의 대영웅 남긴 창은 총 네 가지가 남아 있었으며 역사서에서 소실된 것으로 전해져 내려오던 성창이 두 개, 드워프와 엘프, 인간이 합심하여 만든 대통합의 창, 그리고 희망의 대영웅 본인의 뼈와 살을 깍아 만들어내었다 하는 희망의 투창이 존재했다.


[뽑을 수 있으신가요? 저희 어인들이 뽑아보려 했지만 쉽게 뽑히지 않더군요.]


희망의 대영웅이 쓰던 내 게의 창. 근면의 기사인 아이엔 드 유스트리아가 성창을 하나, 대통합의 창을 찍찍이라는 소환수가 하나 뽑아내었지만, 창을 뽑기 위한 자격이나 조건이 있는 것인지 본관은 강한 거부감을 느꼈고, 슬라임 말랑은 근처로 다가가는 것조차 힘들어 하였다.

희망의 투창과 남은 성창 하나는 회수하지 못한 채 다시 카란틀리아로 올라가 불굴의 영웅에게 보고를 하게 되었다.


"으음...그랬구나?"


카란틀리아의 황제 케이일러 와엘 올사와의 대화를 하며 지친 것인지 불굴의 영웅은 물론 그와 함께 했던 세 명도 상당히 지친 듯이 보였으며, 아직 제국과 카란틀리아 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다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 심해의 구덩이로 내려갔던 일행과, 불굴의 영웅을 제외한 나머지가 구덩이로 내려가기로 한 채 하루를 보냈다.


제국력 XXXX년 9월 26일


"끝! 났! 다!"


3일 정도의 시간을 어인들의 권력 계급과 협상을 하고 온 불굴의 영웅은 제국과의 우호 관계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카란틀리아의 입장에서는 이미 인간들의 세력인 아이폿과 적극적인 교류를 하고 있기에 제국과의 교류에 의문을 품었으며, 처음 카란틀리아를 찾아갔던 날 이후 너무 늦게 찾아온 것을 나무랐기에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렸다고 한다.

불굴의 영웅이 아무리 어인들에게 있어 위대한 영웅이라 하더라도 카란틀리아의 이득을 바라보는 이들은 그에게 합리적인 잣대를 들이밀었으며 한 차례 그 토의에 참여해본 입장으로는, 불굴의 영웅의 기여가 지대하다 생각된다.

하지만 우호 관계를 더 정확하게 하기 위해 어인 측에서 제국에 사람을 보내겠다 하였으니, 그에대한 의견을 나눠볼 필요성이 느껴진다.


"그래 뭐, 창 하나 남았다고?"

"예. 가장 중요한 희망의 투창이 뽑히지 않고 있습니다."


레비인게라는 이름의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엘프 소녀가 남은 성창 하나를 손도 대지 않고 뽑아내어 이제 흑백의 세계에는 희망의 대영웅이 남긴 투창 하나만이 남아 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이 스스로의 몸으로 만들어낸 투창. 희망의 상징이라고 불리우는 투창을 뽑을 인물은 이 중에는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이미 많은 인물이 실패를 하였으며, 남은 인물은 협상을 위해 항상 긴 토론을 해왔던 불굴의 영웅만이 남아 있었으나, 그에게 기대를 거는 이들은 없었다.


"광기가 희망이라니, 너무 안 어울리죠."

"야, 지금은 불굴의 영웅님이야. 으이! 영웅이야 영웅!"

"아저씨, 영웅 되고 나서 유독 더 강조하시네요. 마음에 드시나 봐요?"

"...아무도 영웅 취급 안 해주잖아..."


불굴의 영웅과 본관, 그리고 안내역의 스포트코 옥시토포다, 셋이 심해의 구덩이로 내려가게 되었다.

불굴의 영웅은 이미 한 번 내려가 본 경험이 있었음에도 흑백의 세계로 가는 것을 꺼리는 것처럼 보였다.


[인광 씨 마저 저 창을 뽑아주지 못한다면, 저 불길한 창을 계속 저희들의 아래에 두어야 하는 건가요?]


유독 레비아탄을 두려워하는 듯한 불굴의 영웅이었으나 창의 앞에서는 당당하게 웃으며 스포트코 옥시토포다에게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용감하게 창에 손을 올렸다.

본래 광기와 깊은 연관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 인물이었고, 소문도 좋지 않았기에 본관도 또한 그 창을 뽑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여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불굴의 영웅은 보란듯이 희망의 투창을 뽑아들었고 무언가에 홀린 듯이 투창이 꼽혀 있던 곳을 파해쳐 희망의 대영웅의 동료였던 인내의 대영웅, 파티엔스의 말뚝을 찾아내기까지 하였다.


[역시! 인광 씨는 어인들에게 정말 고마운 존재네요!]


장담할 수는 없으나, 그 짧은 순간에 불굴의 영웅이 무언가를 슬쩍한 것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착각이 아니라면, 어인의 대영웅이 가진 거대한 갈비뼈가 하나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든 것 같았다.

이후 불굴의 영웅은 일행과 함께 제국으로 돌아가 이후의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였고, 보고서는 이곳으로 끝이다.


"아들, 우리 딸내미는 창은 영 손에 안 맞는다던데, 너 쓸래?"

"이건...성창이지 않습니까...저는 이것을 뽑는 것마저 실패했습니다."

"필요한 사람이 써야지."


개인적인 견해에 불과하지만, 불굴의 영웅은 종잡을 수 없다는 의견에는 이제 본관도 의심의 여지가 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그리고 본관의 아버지인 정견의 대영웅이 불굴의 대영웅을 예의주시하며 제국의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이유도 알 수 있게 되었다.

불굴의 영웅은 위험 인물이 확실하다. 게다가 이방인이기에 제국에서는 불굴의 영웅을 확실하게 붙잡아둘 여력이 없다.

불굴의 영웅은 쉽게 정을 주지 않는 인물이지만, 본인의 일행들에게 행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자기 사람들에게는 끝도 없이 퍼주는 인물일 것이라 생각된다.

그를 안고 있을 때 받을 피해와 그를 내쳤을 때 받을 피해를, 잘 생각하여 판단해주길 바란다.


-----


[ 불굴의 영웅과는 별개로 정견의 대영웅이 예의주시하라 일렀던 루시라는 이름의 얼굴을 가린 마녀 이방인에 관한 보고서는 후에 따로 보고를.]


"대영웅의 아들은 다르네."


파이의 마법으로 정신이 날아간 것인지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헤로손의 손에서 파이에 대한 보고서를 뺏어 읽었다.

타락의 마녀에 대해 들은 것은 알로 할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이 전부일텐데, 잘도 파악해내었다. 이 정도 글이면 알로 할아버지의 파이가 타락의 마녀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확신이 되게 만들 것이다.

그건 곤란하다. 정말로 알로 할아버지가 그렇게 생각하게 되면, 최악의 경우에는 소원권을 써서 나를 파이와 대치하게 만들지도 모를 일이다.

이것 참...어찌저찌 잘 넘어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역시 인생이란, 생각대로 잘 되지 않는다.


"대영웅의 아들인게 문제가 아니라 네가 날더러 계속 파이라고 부르는 게 문제 아니었을까?"

"나름 조심한건데. 더 조심해야겠네."


파이와 대화를 할 때는 주변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잘 확인하고 했던 것 같은데, 그런 말들도 보고서에 다 적혀 있다.


"지금이야 조작할 수 있지만, 다음에도 가능할지는 알 수 없어. 이번에 우리가 기억을 지웠다는 사실도, 어쩌면 들킬지도 모르고."

"뭘, 이렇게 되기 전까지는 우리랑 잘 놀았잖아. 의심은 안 하겠지."


사람 좋은 건 알로 할아버지 닮은 건지 기분 나쁠 법도 한데 아들아들 불러주는게 꽤 기분이 좋았던 모양이다. 내가 파이에게 조종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된다는 말도 적혀 있으니 말 다 했지 뭐.

창 회수 관련 보고서에는 특별히 나쁜 말은 안 적혀있고, 기껏해야 감시가 늘어날지도 모르겠다 정도니, 이 정도는 감내할 수 있다.


"그럼, 조작한다? 괜찮은 거 맞지?"

"그럼, 괜찮고 말고. 티 안나게 조심하기나 해. 혹시 문제 생겨도 내가 다 책임질거니까 걱정 말고."


초점 잃은 멍한 표정으로 침을 뚝뚝 흘리는 모습을 보는 것도, 알로 할아버지에게 은근한 미안함이 생겨 오래는 못 하겠다. 얼른 끝내자.


"조금, 미안하다고는 생각하고 있어, 헤로손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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