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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하는 게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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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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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0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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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

DUMMY

구차한 이러쿵 저러쿵은 생략하고 결론만 말하자면, 전리품의 거의 대부분은 뜯겼다. 내 손에 남은 건 스킬 하나와 후학을 위해 남겨둔 공략법, 즉, 명예 뿐...


"항상 이런 식인 것 같네요. 아저씨, 착하게 살면 이런 일도 줄어들지 않을까요?"

"괜찮아, 카란틀리아 친구들은 날 알아주잖아. 그리고 아저씨는 이미 충분히 착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해."

"하하, 농담 재미 없어요."


분명히, 분명히 내가 가장 많이 레이드 성공에 공헌했는데...! 이놈의 계약 때문에 다 뜯겼어! 계약을 할 때 더 독하게 했어야 했는데! 너무 착하게 굴었어...!

제국에서는 공작이 보낸 사람이라면서 뜯어가고! 연합에서는 상인들이 우르르 모여들어서 뜯어가고! 암시장에서도 사람이 와서 뜯어갔어! 젠장할!

카란틀리아...내가 구해낸 어인들, 너희들 뿐이야 친구들아. 같은 인간보다 너희들이 낫다...!


"도피처를 찾으셨네요. 사람이 더 약해지겠어요. 기왕이면 제게 의존하셨으면 하는데...!"

"레비, 입 다물어 줘. 나 기분 안 좋아."

"...흐흐...흐..."

"아! 싫어! 요즘 조용해서 보기 좋았는데! 요번에 공 좀 세웠다고 기세등등한 것 좀 봐! 아아! 싫어!"


이번 일은 여기서 끝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러나 저러나, 다 투자라고 생각하자. 이번에 확실하게 정산을 했으니, 그만큼의 신뢰는 받겠지.


"여봐라 꼬마야 잡설은 뒤로 하고, 내가 이번에 좋은 인재를 찾았구나. 얼른 가서 끌고 오거라!"


진이 흥분한 것을 보면, 회장에게 받았던 퀘스트 하나는 끝내는 셈이니, 이번 일은 그런 의미에서도 크게 나쁘지 않다.

얼른얼른 정산하고 회장이랑은 헤어지고 싶다. 연결점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이 싫다.


"싫어요."


다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뭐?! 어, 어째서? 꼬마야, 다시 한 번 잘 생각해보거라, 정말 인재라니까! 동료로 받아서 나쁠 것도 없을 게다!"

"안 돼요."

"왜!"


왜냐하면 그 친구가 내 뒤를 캐던 아이니까! 파렴치하게도 파이에게 접근하여 나에 대한 정보를 캐내려고까지 하였으니까!

쓸만한 인재고 뭐고 내 알 바 아니다. 진의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지 아닌지 마저도, 내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전혀.

내게 중요한 건 내게 위협이 되느냐 아니냐 단 하나, 그 뿐이다.


"아시다시피, 내가 많이 이기적이라서요."

"꼬마야! 어떻게 그런 말을! 나도 알고는 있지만 너는 네 사람은 아끼는 아이 아니더냐! 이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 하였으면서도 난 아직 너의 사람이 아니란 말이냐!"

"...맞아요 아저씨!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진이 불쌍하지도 않아요?!"


아이엔, 너는 왜 진에게 동질감을 느끼는 거니. 난 도통 모르겠구나.

진과 아이엔이 내게 뭐라뭐라 막 쏘아대지만, 나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 기대로 가득한 진에게 저 녀석이 내 뒤를 캐는 녀석이라고 말했다가는 그만큼 실망하게 될 테니까.

적어도 저 녀석이 뭐하는 녀석인지, 나를 스토킹하는 녀석과 관계가 있는지, 목적이 무엇인지 알기 전까지는 절대 안 된다.


"꼬마야, 나를 믿어도 된다. 그 아이는 희망의 힘을 가슴에 품고 있니라. 그런 아이를 옆에 두고 구슬리는 것이 나중을 위해서도 좋은 일 아니겠느냐!"

"어머~이 쪼꼬미 좀 봐아. 자기 마음에 든 사람 옆에 두려고 우리 아가를 나아쁜 사람으로 만들려고! 안 돼지 안 돼!"

"닥쳐라 멀대 같은 놈! 네 년에게 한 말이 아니다! 꼬마야, 한 번만 더 생각해주면 안 되겠느냐?"

"......"


이렇게까지 간절하면 아무리 그래도 마음이 약해지는데...그렇다고 불안요소를 끌어안고 싶지는 않고.

잔뜩 흥분한 진에게 아무렇게나 말했다가는 뒷감당이 안 될테니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진. 저도 눈이 있습니다. 저도 생각이란 것이 있고요. 진의 의견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럼요, 우리 일행의 큰 어른인데요."

"...그 말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말이구나..."

"...하아...진, 저는 진과 같은 눈이 없습니다. 사람을 알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필요해요. 진의 눈은 믿지만, 저는 저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저를 믿기 위해서라도 제가 확인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 어째 어린 아이를 달래는 일이 잦은 것 같은데...이러다 나중에 어린이집에서 선생님 같은 거 하고 있는 거 아닐까 몰라.

...아니, 현실의 나는 그런 인간이 아니지. 애들 상대하다 혼자 겁 먹어서 도망가지나 않음 다행이지.


"...그럼, 이렇게 합시다. 제가 그 녀석을 만나겠습니다. 어떤 인간인지 제가 직접 봐야겠습니다."


내 말을 듣고 몇 번이나 고개를 갸웃거리던 진은 희망을 찾은 것인지 밝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진에게는 그 녀석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근거가 되는 건가. 안타까운 인생이야, 참.


"그럼, 내가 바로 안내해주마! 그 아이도 아마 아직 이 근처에 있을 게다!"

"예, 그럽시다. 진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좋네요."

"하하! 이놈이! 마음에도 없는 빈말을 배웠구나! 사람다워졌어!"


이거 욕 아니지?

터벅터벅, 레이드 성공에 자기네들끼리 조촐한 파티를 열고 있는 무리에 섞여 들어가 후방 지원조 사람들을 찾는다.

다들 내 모습이 익숙하긴 한 모양인지, 아니 자연이가 익숙한 모양인지 다가오는 눈빛에 몸이 뚫릴 것 같다.


"저기다! 저기에 그 아이가 있구나. 꼬마야, 꼭 선처하거라. 저 아이는 분명 너에게 도움이 될 거야."

"봅시다."


그래, 한 번 보자. 나쁠 것도 없지.


스윽.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세상 순수하고 티 없이 맑은 표정으로 주변의 사람들과 어울려 하하 웃는 녀석의 앞에 앉았다.

겨우 이틀 정도만 함께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후방 지원조의 인원들 대부분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준 착한 녀석이다.

파티에서도 어지간히 인기가 많은지 내가 앞에 앉은 뒤에도 여기저기서 말이 날아들고 잔이 다가오고, 녀석은 아무렇지 않게 받아주고.


"이런 장소가 익숙하신가 봐요."


좋은 녀석이라는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녀석이다. 지금의 모습이 거짓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떠오르는 내가 나쁜 놈이지.


"예? 아, 친구들이랑 곧잘 이렇게 놀다보니 익숙하네요!"

"오오, 친구들도 많으신가 봐요. 부럽네요. 저는 게임만 하다보니 친구도 없는데."

"...에이, 아니에요. 오늘 공대장님 모습 정말 멋있으셨습니다! 게다가 단신으로 성의 심장부로 쳐들어가 끝장을 내셨다면서요? 대단하세요!"

"하하, 하...게임에서 보스 좀 죽였다고 뭘 그렇게까지."


가식인 거야 아부인 거야 빈말인 거야 뭐야? 너 이럴 거면 내 정보는 왜 캐내려고 한 건데? 너 뭐, 내 팬이라도 되니?

도대체가 난 왜 이렇게 뒤에 붙는 인간들이 많은 거야? 난 혹시 성격 나쁜 놈들을 끌어들이는, 뭐 어떤 냄새라도 있는 거야?


"이번 공략에서 멋지게 활약하셨다고요. 저희 동료들이 그쪽을 눈여겨 보더라고요."

"예, 예?! 동료라면...루시 씨, 말인가요?"

"...아닌데요?"


루시는 젖비린내 나는 꼬맹이가 자꾸 꼬리 흔든다면서 게임에서도 현실에서도 찾아와서 짜증을 냈다.

직접 말로는 안 했지만, 왜 이 역할을 맡겼냐고 격렬하게 시위를 했던 셈이다.


"아...하지만 공략에서 저는 큰 활약은 없었는데요. 뒷쪽으로 돌아온 몬스터들도, 제가 죽인 것처럼 됐는데, 그거, 사실 버그 때문이거든요."

"그거 버그 아니에요."


그때는 진이 갑자기 어디로 사라졌나 했는데, 마음에 드는 녀석을 발견해서 지키러 간 것이었다. 그리고 덕분에, 공격대가 큰 피해 없이 레이드를 공략할 수 있었던 거고.

그런데 그래도 되는 거야? 아직 진은 업데이트 안 된 지역의 npc라서 없는 캐릭터인 거 아니야? 그냥 적당히 소문만 전해지는 어쩌구 수준이라 티를 내면 안 될 텐데.


"뭔가 알고 계신 건가요?"

"그건...그쪽 이야기 좀 해주시면, 그때 말씀 드릴게요."

"...네, 알겠습니다. 물어 보시죠. 성심성의껏 대답하겠습니다."


선한 기운을 줄줄 흘려대는 녀석이다. 가끔 보이는 그냥 그룹에 있기만 해도 그룹 전체의 분위기를 업 시켜주는 종류의 인간.

그룹에 있어도 없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나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인간이라, 나는 저 속을 알 수가 없다.


"게임 시작하신지 얼마 안 되셨죠? 일주일도 안 되셨을 것 같은데."

"네, 맞습니다. 그래도 게임이 친절해서 그런지 그리 힘들진 않네요."

"음? 으음, 그래요? 이 게임이 친절했어요?"


모르는 세상에 던져놓고 아무런 말도 안 해주는 이딴 게임이 대체 어디가 어떻게 친절하다는 거지?

혹시 이 녀석이 보는 시스템 메세지는 엄청 친절한 건가? 시스템 메세지는 사람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니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제가 여기서 공격대를 꾸리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 초보자분이 벌써 미로의 숲에 대해서 아셨을 것 같진 않은데요."

"아, 그건 게시판에서 봐서 알았습니다. 제가, 게임을 좋아하거든요."

"하하, 그래요? 그러면 더 말이 안 되는데. 지금 초보자들에게 권장되는 게임 공략 루트에 이곳은 없거든요. 게시판도 많이 보시고, 게임도 좋아하시는데...하긴, 이런 게임이니 공략을 안 따라가실 수도 있죠."

"하, 하하! 네, 이런 게임은 어디서도 못 보잖아요! 저도 자유롭게 이곳을 경험하고 싶어서요."

"와아, 초보자들에게 공략 루트를 권장하는 건 이 게임이 워낙 힘들고 불친절해서거든요. 게임 정~말 잘하시나 봐요."

"하하, 하, 어쩌다 보니..."


대화의 분위기를 눈치챈 것인지 옆에서 술판을 벌이던 사람들이 슬금슬금 자리를 비키고 파이와 촌장님이 슬쩍 내 뒤에 선다.

이 두 사람은 어느 순간부터 내 측근이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을 하고, 남은 삼인방은 어른 이야기에 끼어들기 싫은 아이들처럼 멀찍이 떨어져서 구경만 하고 있다.

아이들과 거리가 멀어지는 건 싫은데. 그렇다고 친해지길 바라면서 인위적으로 자리를 만드는 것도, 오히려 더 어색해질 것 같고.


'다음에 생각하자.'


"이번 레이드는 좀 재미있으셨나요?"

"네! 새로운 경험이라 깜짝 놀랐습니다! npc들과 함께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 새로웠어요!"

"아! 그러시구나! 도대체 어디서 뭘 하셨기에 npc들과 교류가 없으셨데요? 이 게임 npc랑 상호작용 하는 거 빼면 할 거 없는 게임인데."

"에이, 아니에요! 이것저것 할 것 많아요!"

"...하하. 어떤 거요?"

"......으음......"


제국에서 시작했다면 사실상 뭘 하든 npc랑 엮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어 있는데 npc와 함께 하는 것이 처음이라니, 진짜 게임하면서 뭘 하고 다녔던 거야?

내 뒤만 졸졸 따라다닌 거야? 아니면, 괜히 꼬투리 잡히기 싫어서 거짓말 하는 건가?

괜한 거짓말은 점수만 까이니까 되도록 진실되게 말해줬으면 하는데. 진 덕분에 얻은 보너스 점수를 이렇게 자기가 팍팍 깎아버리네.

내 옆의 진이 안절부절 못 하는 것 좀 봐. 나보다 더 꿰뚫어 보는 눈을 가진 진이 저럴 정도면, 너 대체 지금 뭘 하고 있는 거니?


"하하! 에이, 너무 굳으셨다! 편하게 있으세요! 오늘은 축제잖아요."

"아, 네! 알겠습니다!"


방금 막 회사 입사한 신입 마냥 군기가 팍 들었네. 괜히 미안해지게 말이야.


"저도 이 게임 정~말 좋아해요. 이건 사실 너무 TMI인데, 현실에서는 사람에 너무 시달리다 보니, 그런 게 없는 게임에서는 마음이 많이 놓이더라고요."


거짓말이다. 난 이곳에서 더 사람에 시달리고 있다. 현실에서 나를 괴롭히는 건 회장 하나 뿐이지만 게임에서는 나를 아는 대부분의 사람이 나를 괴롭히고 있다.

현실에서 날 스토킹하는 놈? 잡으려면 바로 잡을 순 있다. 아이엔의 눈도 있고, 괜히 나대다 회장 일에서 발을 뺄 수 없게 될까봐 뒤로 미루고 있는 거지.


"그래, 우리...Zl존 최, 지존 씨. 지존 씨는 이런 일 많이 알 것 같아서 내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아, 뭔가 어려운 일이 있는 건가요?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돕겠습니다!"

"제가 요즘 스토킹을 당하고 있어요. 그것도, 상당히 집요하게."

"아...으음...꽤, 무거운, 주제네요...?"


뭔가 집히는 부분이라도 있는 것인지 바로 동공이 떨리고 말을 더듬는 Zl존.

보아하니 스토킹을 하는 본인은 아닌 듯 하지만, 아마 그 스토킹을 하는 인물을 알긴 알 것이다.

어쩌면, 동료 사이라거나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 회장이 다시 심은 끄나풀인가?


"진짜, 가끔은 너무 집요해서 으깨버리고 싶어질 정도라니까요?"

"그, 그건! 좀, 심하지 않을까요...?"

"안 당해 봐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Zl존 씨 주변에는 이런 이야기 없어요? 난 익숙할 것 같아서 물어본 건데요."

"에, 에이~그런 이야기가 흔한 이야기는 아니잖아요. 저도, 잘 몰라요."

"하하하! 그~짓말."


서로 동시에 입을 다물고 시끌시끌한 파티에서 벗어나 침묵 속에서 서로를 쳐다본다.

찔리는 부분이 있긴 한지 바짝 긴장한 모습에서, 뭐라 표현하기 힘든 기분을 느낀다.

가소롭다 해야 하나, 내가, 너무 헛짚고 있는 건가 싶어 불안하기도 하고. 회장 때처럼 이러다 막 내뱉은 말이 척척 사실이 되어버리는 건 아닐까 겁이 나기도 하고.


"어......"

"네?"

"어디까지...알고 계신 겁니까?"

"...아."


저 불안해 하는 눈빛. 들키자마자 과감하게 드러내는 저 솔직함. 거짓말쟁이들은 못할 짓이다.

끝까지 거짓말을 할 생각이었다면 무슨 수를 써서든 나를 속이려 들었겠지. 녀석은 자기 정의관에 절대적인 믿음이 있어서 거짓말을 하고는 못 사는 녀석인 거다.


'그래도 확인은 해야지.'


"저 알죠?"

"...네..."

"왜 이런 짓을 한 겁니까?"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부러웠습니다."


내가? 나를 왜? 내 어디를 봐야 부럽다는 말을 꺼낼 수 있는 거지? 청소년기 딸내미랑 사람만한 늑대 가족이 생겨서 이사할 집을 찾아봐야 하는 내가 뭐가 부러워?


"전, 한 사람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저 때문에 그 사람이, 다쳤을 겁니다."

"......저런."


만화 인간이구나? 그렇군, 알겠다. 배신녀의 몸을 가진 아이엔과 내가 지금 같이 살고 있고, 만화 인간이 배신녀와 어느 정도 교류가 있어서, 배신녀가 걱정되는 마음에 내 뒤를 밟았다는 거지?

부럽다는 말은 배신녀가, 그러니까 아이엔이 나와 잘 지내는 모습을 보이니 그에 대한 질투겠지.


"제가 구하지 못 했던 그 사람이 인광 씨 옆에서 행복하게 웃는 것을 보고, 제가 너무나도 한심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랬나요?"

"예. 저와 만날 때는, 한 번도 웃어주지 않았거든요."


그야 그렇겠지 목숨 걸고 싸웠고 한 번은 진짜로 죽일 뻔 하기도 했는데 그런 인간 앞에서 좋다고 해실해실 웃으면 그건 사이코패스지.

그래, 네가 이상한 거야 만화 인간아. 그런 건 사람이 좋은게 아니라 호구, 호구라는 말도 아까운 호구야.


"됐습니다. 여기까지 하죠. 진, 마음대로 해요."

"역시, 너도 알아주었구나 꼬마야. 이 꼬마가 아무래도 너에게 조금 실수를 한 모양이지만, 분명 나쁜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의도가 행동을 정당화 해주는 건 아니죠. 그래도 뭐, 이해는 했습니다."


다음에 또 보자는 인사는 없다. 그냥 말 없이 자리를 떠났다. 할 말이 있다면 나중에 다시 찾아오겠지.


"이것도, 정산이 됐네. 잘 됐네 잘 됐어."

"아저씨답지 않게 부드럽게 잘 끝이 났네요?"

"상대가 좋은 사람이었잖아."

"와아, 인광 씨도 그런 말을 하는 군요? 전 인광 씨는 사람을 미워해서 절대로 그런 말을 안 하실 줄 알았어요."


콕콕 팩트로 찔러대는 말랑이를 한껏 주물럭거려주자. 치사하게 팩트를 들고 오다니.


"딱 내일 하루만 더 쉬고 다음날부터는 다시 떠날 거니까 다들 푹 쉬어."


적당히 정리를 하고, 이제 다음으로 넘어가자. 현실에서도, 조금 일이 생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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