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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하는 게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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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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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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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평소에도 이랬으면...

DUMMY

오래된 철광산이라는 던전은, 모험자들이 꺼리는 요소들이 많은 그리 추천되지 않는 지역이다.

그러니 효율, 아니면 재미를 제 1 목적으로 삼는 이방인들에게는 당연히 버림 받은 장소이고, 그 탓에 주변의 상권은 죄다 죽어있는 실정이다.

유명한 던전에는 매번 주기적으로 생성되는 몬스터들의 퇴치를 조금 더 수월하게 하기 위해 던전 안에도 이런저런 준비가 되어 있기 마련이지만, 이곳은 그런 것이 전혀 없기도 하다.

게다가 단 한 번도 끝까지 공략된 기록이 없기에 사실상 최초로 발견되어 우리가 최초로 이곳에 찾아온 것이라고 해도 말이 될 정도다.


"모닥아, 이번에도 홧김에 다 불태우면 안 된다? 아빠랑 약속."

"알겠어! 내가 어디 앤 줄 알아?"


허릴 숙이고 새끼 손가락을 내민 아저씨의 손가락에 툴툴거리며 자기 손가락을 거는 모습을 보면 그 누가 저 아이를 산만한 크기의 불의 늑대라고 생각할까.

아저씨와 엮이게 되면서 정말 이것저것 많이 보기는 했지만 내 상식을 초월한 존재들과 대면할 때는 정말 정신이 아득해진다.

특히 도리도라도르핀과 그쟈지키 진이라는 인간을 아득히 초월한 존재들의 등장에는 솔직히 정신이 날아갈 것 같은 것을 겨우 붙들고 있었다.


"후후, 어때 아이엔!"

"알겠어요, 나도 잘 봤으니까 뿌듯해 하지마요. 남들 당연하게 지키는 거 약속 받은 게 뭐 잘했다고."

"남들 다 하는 일이어도 나는 안 하던 일이니까 당연히 칭찬 받아야지! 나는 남들과 다르다고! 하하하! 하!"

"자랑이다 자랑이야!"


아저씨는 이러나 저러나 주변에 특이한 것을 두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지금이야 촌장님이 꾸준한 운동을 통해서 나름 건장한 노인이 되었지만 처음 촌장님을 만났을 때는 정말 창 하나 들고 서 있는 게 대단할 정도로 힘 없는 노인이었는데 갑자기 무슨 가능성을 봤니 어쩌니 하면서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질 않나.

말랑이를 우리 팀으로 끌어들 일 때는 제정신인가 싶었다. 물론, 말랑이가 말이 썩 잘 통하고 선한 몬스터였기에 나도 이렇다 할 반발 없이 받아들인 것이지만, 펫이나 그런 것도 아닌 그냥 전투원 중 하나로 받아들일지는 몰랐다.

레비인게는, 본인이 따라붙는 것이니 예외로 치자. 레비인게라는 엘프의 존재 자체에 아저씨가 괴로워할 정도니 예외가 맞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길들여서 유용하게 써먹으려고 레비인게 듣기 좋은 말만 해주는 걸 보면 아저씨의 정신에 찬사를 보내게 된다.


"여기는 아무도 없는 것 같네요. 저희들이 전세 낼 수 있겠어요."

"던전 공략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 모르는데, 루시 씨 오늘 일 없으세요?"

"저도 뭐, 지금은 회장님이 준 퇴직금으로 먹고 사는 백수인걸요."


묘한 동질감을 느끼는 듯한 표정으로 루시 씨와 마주보고 옅게 웃음 뒤에 아저씨는 우리들쪽으로 돌아보았다.


"준비 안 된 사람?"


촌장님은 따로 바쁜 일이 있다며 자리에 없었기에 나만 준비가 끝나면 바로 출발이었다.

쯧, 이번엔 도대체 촌장님에게 무슨 일을 시키고 온 건지...따로 보내지 말고 같이 따라갔어야 하는데, 그런데 그러기에는 그때 아저씨 표정이 진지해 보여서 그럴 수도 없었지.


"들어가요."

"그래, 가자!"


저 악동 같은 미소. 나보다 10살은 많은 아저씨에게 할 말은 아니지만, 그 외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조금 애 같은 부분도 있으니 참 잘 어울리는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아저씨가 각자에게 등불을 나눠주고 언제나처럼 가장 앞장 서서 앞을 걸어간다.

하이앙 궤에서 처음 몇 번 이런 모습을 레비인게에게 지적당한 적이 있었다. 당신이 왜 제일 앞에 서냐며, 나 미치는 꼴 보고 싶으냐며, 물가에 내놓은 아기 보듯이 호들갑 떠는 모습에는 나도 진절머리가 났다.

지금은 어찌저찌 설득이 되어 별다른 말은 안 하고 있지만 원거리 공격 외에는 공격 수단이 없는 레비인게가 나보다 더 앞에서 아저씨의 바로 뒤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것은 보는 내가 다 답답하고 불안하다.

저것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며 고집을 부려대니, 그때 아저씨가 짜증내며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면 내가 먼저 한소리 했을 것이다.


"전방에 언데드 다섯 마리 출현! 꽤 좋은 무기들로 무장했어요! 베이면 큰일나요 인광님!"

"제발 입 좀 닫고 있어줘. 언데드가 횃불을 들고 있다니 말이 안 되잖냐. 언데드를 조종하고 있는 녀석들이 매복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다들 주의하고! 사주경계 철저하게! 레비! 따라 오지 말고 여기서 요격해! 나한테 뒤지게 맞기 싫으면! 알아 들어?"


꺼낼 때마다 더 뜨거워지는 것 같은 사슬을 꺼내어 횃불을 들고 있는 언데드의 발 아래에 꽂아놓고 그대로 고속 이동 하여 언데드의 턱에 무릎을 꽂아 넣었다.

나는 한 박자 늦게 아저씨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살피며 뛰어들어 아저씨에게 칼을 휘두르려는 언데드의 목을 쳤다.


퍽!


분명히 있는 힘껏 목을 쳤지만 목을 완전히 잘라내지 못했고 나는 완전히 언데드의 공격에 노출되었다.


"생각보다 단단해요!"

"그래!"


우드득, 뿌드득.


턱을 박살낸 언데드의 어깨에 올라타 무릎으로 짓누르며 빙글 몸을 회전시켜 나를 공격하려던 언데드의 머리를 붙잡아 그대로 빙글빙글 돌며 바닥에 착지, 언데드의 목을 돌려 뽑아내었다.

흐름이라는 이상한 무술같은 것을 배우면서부터 아저씨의 움직임이 조금 더 부드러워지는 것이 확실히 눈에 보였다.

연습 삼아 한 번 당해보았을 때는 순식간에 뒤를 잡히거나 움직이기 힘들어지는 등의 효과도 있었던 상당히 유용한 기술이었다. 나도 배울 수만 있다면 배우고 싶다.

일단 지금은 전투에 집중하자. 완전히 죽어버린 것은 다섯 중 이제 겨우 하나, 아직까지 기습은 없지만 생각 이상으로 단단한 녀석들을 죽이려면 기술을 써야할 것 같다.


"필참!"


아저씨는 왜 기술명을 외치며 쓰는 거냐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반응하기는 하지만, 이러는 편이 훨씬 더 집중이 잘 되어 편하다.

하지만 기술명을 외친다는 것 자체가 상대방에게 어떤 기술을 쓸 것이라고 알려주는 것이니 무언가 다른 외침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부식, 절망, 불완전 거대화, 무게 증가."


내가 목을 배어낸 언데드의 몸이 커지고 녹아내리더니 땅에 부딪히며 꼭 슬라임처럼 으깨졌다.

루시 씨의 마법인 것 같은데, 역시 아직 합이 잘 맞지 않은 탓에 효율이 떨어지는 짓을 하고 말았다.


"어머, 미안해."

"괜찮습니다!"

"신비한 빛 준비 끝났어요! 다들 눈 꼭 감아 주세요!"


주변이 온통 어둠으로 가득한 좁은 광산의 길에서 말랑이는 넓은 지역을 순식간에 낮처럼 밝게 비춰주는 기술을 사용하겠다고 선포하였고 나는 영문도 모른채 말랑이를 쳐다보다 아저씨가 강제로 고개를 숙이게 하여 눈이 멀 정도로 밝은 빛에서 살아남았다.


"끼에에엑!!!"


고블린의 소리, 아저씨의 예상대로 매복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높은 곳에서 들리는 거지?

고개를 들어 바라본 천장은, 말랑이 덕분에 환하게 밝혀졌지만 분명히 그곳에 있어야 하는 천장은 보이지 않았다.

내가 천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장소는 말랑이의 빛에 의해 지워지는 마법이었던 듯 하며 그 위로 족히 20m는 위에 위치하는 것 같은 고블린의 모습이 작게 보였다.

그러니까 이놈들, 좁은 광산 길 위에 넓은 공동을 만든 뒤에 마법으로 천장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습을 할 생각이었단 말이지?


"모닥아! 여기 부탁한다!"


순간적인 이동 능력은 이중에서 가장 뛰어난 아저씨가 저 높은 곳에 자리 잡은 고블린들에게 달려들었고, 자기 대신 옅게 빛을 내는 것처럼 밝은 색의 미소년, 모닥이를 이 자리에 두고 갔다.


"좀비는 완전 내 밥이지!"


레비인게와 루시 씨는 천장의 고블린과 싸우는 아저씨의 보조에 들어갔으니 나는 모닥이의 보조를 하면 되겠다.

아저씨의 흐름과는 또 다른 멸이라는 굉장히 파괴적인 무술을 익힌 모닥이는 그렇지 않아도 강한 아이가 한층 더 폭력적인 힘을 가지게 되었다.


"으랴!"


파파팡!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주먹을 내지르며 언데드에게 커다란 구멍을 만들어내는 모닥이.

역시 거의 영웅급으로 봐야 하는 아이다운 공격이다. 이 정도는 간단하게 이길 수 있다는 것이겠지.

그럼에도 아저씨가 모닥이를 잘 꺼내지 않는 이유는 우리의 육성을 위해서라고, 촌장님이 내게 슬쩍 말해준 적이 있다.

육성이라는 단어 선택이 굉장히 거슬리지만, 촌장님은 그렇게 느낀다는 것이겠지.


"뒤쪽에서 언데드들이 더 몰려오고 있어!"

"음! 쉽지! 두 번째 주먹! 대포!"


펑!


그 기술명과 어울리게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눈앞의 언데드들은 물론 멀리 떨어진 언데드들마저 강하게 밀어내었다.


"불은 덤이야!"


화르륵!


입에서 불구슬을 꺼내 언데드들을 향해 던지자 언데드들은 서로 엉켜 버둥거리며 불이 붙어 녹아내렸다.


"마무리 하러 가자!"

"아, 응!"


나는 언데드 하나 상대하는 것도 있는 힘껏이었는데 모닥이는 정말 강하다. 노력하면 분명 나도 조만간 저렇게 강해질 수 있겠지?

은근히 머리 잘 돌아가는 것 같은 아저씨도 전투에서는 나를 메인으로 쓸 정도다, 나에게는 나는 잘 몰라도 남들 눈에는 보이는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 아저씨가 나를 키우려 하는 것이겠지...그렇겠지? 아저씨의 성격을 봐서는 그냥 자기 마음에 들어서 데리고 다니는 것일 지도 모르겠다. 촌장님이 딱 그런 경우니 나라고 해서 방심 할 수 없다.

...아니야, 당장에 아저씨가 아끼는 건 솔직히 이 중에서는 말랑이 하나뿐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니, 더 말할 이유는 없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뒤, 아저씨가 겁에 질린 고블린을 한 마리 생포해 오는 것을 끝으로 전투는 끝이 났다.


"이야, 루시 씨. 스킬 조합 엄청 잘하시네요?"

"별 거 아니에요."

"할 수만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같이 하고 싶네요!"

"긍정적으로 생각해볼게요."


살짝 웃음을 머금은 채 아저씨에게 대답하는 루시 씨. 아저씨가 없는 동안 멍한 눈으로 앉아 있기만 하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풍부한 감정을 보이고 있다.

...혹시 루시 씨 아저씨에게 관심이 있는 건가? 아저씨도 특별히 싫다는 반응은 아닌 걸 보면...말랑이가 마음 고생 좀 할 것 같다.


"자, 그래서 내가 여기 작은 고블린 친구에게 괜찮은 정보를 하나 들었어요. 무려, 아래의 아래, 비밀 통로를 지나 깊고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아니 글쎄 지하 왕국이 있다네요?"


낄낄낄, 저 웃음 소리는 언제 들어도 너무 악당 같아서 적응이 안 된다. 과연 광기의 힘을 얻은 전적이 있는 인간답기는 하지만.

그리고 굳이 그 말을 한 고블린을 우리 앞에 데리고 와서 말랑이에게 먹이로 던져주는 것이 절정이다.

처음엔 저런 것도 어떻게 막아야 하나 생각했지만, 적당한 스트레스 해소가 없이 절제되기만한 삶을 강요했다가는 아저씨가 어떻게 터질 지 예상할 수가 없어서 그냥 내버려두기로 했다.


"바로 출발하게요?"


잘은 몰라도 아마 언데드와 고블린이 만든 지하 왕국임이 틀림 없다.

그리고 이 던전 발견된 이후 긴 시간동안 단 한 번도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은, 지금의 우리처럼 가볍게 생각하여 발을 들였다가 살아나온 이들이 없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럼, 한 번 구경하러 가야지. 물론! 어느 정도 준비는 하고."

"믿어도 되는 거죠?"


평소의 아저씨는 도대체가 신뢰를 할 수 없는 사람이다. 언제 어디로 어떻게 튀어서 무슨 짓을 누구에게 어째서 행할 지 알 수가 없다.

그렇지만, 그런 아저씨라도 마치 영웅처럼 빛이 날 때가 있다. 광기에 빠진 삶을 살아가는 인간이 이럴 수도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 반짝반짝 빛이 나는 순간.


"물론이지. 믿어."


저 누구보다 당당한 모습. 절대로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와 함께 환하게 지어 보이는 미소.

누구보다 앞장 서서 걸어가는 등은 나도 모르게 뒤를 따르게 되고, 누구보다 늦게 전장을 떠나는 등은 나도 모르게 뒤돌아 보게 만든다.

...솔직하게 말하겠다. 아저씨는 내게 가장 가까운 곳에서 누구보다 밝게 빛나는 영웅이다.

타락한 자와의 싸움에서도, 대악마와의 싸움에서도, 도저히 내가 이길 수가 없는 상대와 싸우면서도 아저씨와 함께하면 이상하게 겁이 나지 않았다.

광기나 타락의 마녀 같은 골치 아픈 문제만 아니었다면, 나는 진심을 다해 아저씨에게 존경을 표했을 것이다. 내가 우러러 보는 그 영웅들을 바라보듯이.


"뒤지면 그땐 그때지! 하하하!"


아주 가끔만...그렇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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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일 저지르기 10분 전 20.12.02 65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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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물건 찾기...? 20.11.17 58 1 14쪽
91 불가능은 아닌 싸움 20.11.16 102 1 18쪽
90 선배와 후배 20.11.13 60 1 20쪽
89 시험의 탑 20.11.12 105 1 18쪽
88 영웅의 전당 20.11.11 103 1 21쪽
87 건드려서 좋을 거 없다 20.11.10 64 2 18쪽
86 집에 가고 싶다. 20.11.09 51 2 16쪽
85 잠 못드는 밤 20.11.06 68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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