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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하는 게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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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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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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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이러면 완전 나가린데...

DUMMY

전회의 이야기! 대나무 헬리콥터도 아닌 대나무 폭탄을 만들어 대나무 숲은 물론 마을을 반파시켜 버린 나! 그런 나에게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마을 주민들의 분노에 나는 바다 저 아래의 해저 던전으로 도망을 가버렸어!

하지만! 또! 나의 실수로 인해서 어인들에게 붙잡혔지 뭐야! 다행히(?) 죽기 전에 강태공이란 사람이 찾아와줘서 어인들을 도와준다는 조건으로 넘어가는 것이 되었지만! 앞으로 내 게임 라이프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게 되었다고!

마을과 숲을 망가뜨리고는 인간을 배신하고 어인의 편에 서서 인간과 싸우는 인류의 배신자가 되어버렸는데? 나 진짜 어떡하냐 정말......


"하아, 난 진짜, 왜 이렇게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는 머리가 안 돌아가나 몰라."

"자신 없나봐요?"


급할 때는 반말, 여유로울 때는 존댓말, 이쪽도 여러모로 피곤한 캐릭터 설정이다.

이름이 워낙 독특해서 머리에 문어 아가씨 정도로만 기억이 되어버린 이 아가씨, 촉수를 써서 슈르륵 미끄러지듯이 걸어갈 줄 알았는데 의외로 사람 다리 같은 모양의 촉수 둘이 마치 인간의 다리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길고 굵은 문어 다리는 물밖으로 나온 뒤로는 하반신을 빙빙 둘러 마치 드레스의 품이 넓은 치마처럼 변해... 조금 더 고어해졌다.

생각해보라, 무수한 빨판이 달린 치마가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꿈틀 움직이는 모습을.

어인족의 천 같은 것으로 어느 정도 덮기는 했지만 완전히 덮이지 않았는데, 이거 사람으로 치면 노출도가 높은 시스루 복장이라고 생각된다.


"이기면 뭐든 해드릴게요. 강태공은 저희들에게 있어서는 정말 최악의 적이거든요."

"여기에 자주 찾아오나봐요?"

"이방인이나 모험가들을 데리고 자주 찾아와요. 마치 미로의 숲의 길잡이처럼. 우리들이 자기 앞에서는 힘을 못 쓰는 걸 알고!"


오오, 버스 태워주는 건가. 미리 알았더라면 찾아가서 몇 푼 쥐어주고 찾아왔을 텐데. 그러면 일이 이렇게 되지도 않았을 텐데......

정보, 이래서 정보가 중요한 거야. 촌장님이 돈을 대량을 쏟아부어서 이것저것 준비하고 있는 것들 중에 정보 수집과 관련된 것도 있었으면 좋겠다. 기왕이면 유저들의 정보도 모으는 쪽으로 해서.

지금 한참 준비 중인 것이 혹시나 할 때 숨을 곳이나, 쓸만한 사람들과 장비들, 물건의 대량 유통을 위한 길 만들기 정도인데도 그만큼의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생각했을 때 과연 정보 수집에는 돈이 얼마나 들지 가늠이 안 된다.


"그런데, 이길 수는 있죠?"

"해보면 알겠죠?"


뭘, 소설 주인공 마냥 비전투 계열 스킬만 죽어라고 팠는데 정신 차려보니 전투 계열보다 훨씬 더 뛰어난 전투력을 가지게 된다는 사기적인 일이라도 일어나지 않는 한 어지간해서는 내가 이길 것이다.

어인들에게 물어서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면 좋을 테지만, 그 강태공이라는 사람은 직업 특성상 어인 앞에서는 강해지는 모양이라 쉽게 점치기가 힘들다.

...아마 마을 주민들 중에서 전투가 가능한 사람들과 함께 오지 않았을까?

아니지! 내가 대나무 숲을 전부 태워버렸으니까 한정된 대나무 수량을 생각해서 어디서 전투 인원을 끌어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확실히 이겨서 잡아가기 위해!

겉으로 봐도 속으로 봐도 미친놈인 나를 잡기 위해 이렇게까지 하다니...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다.

...아니 진짜로.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던전으로 숨은 상황에서, 게다가 이제는 대나무를 구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굳이 한정적인 재화를 써가며 이렇게 급하게 나를 잡으러 올 줄은 몰랐다.


"끄아아악!!!"


현장에 가까워지는 순간 모퉁이 너머에서 거품 물며 쓰러지는 듯한 비명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성에 난 구멍 때문에 바닷물도 말 그대로 물밀듯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이렇게 비명 소리가 들릴 정도면 대체 얼마나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걸까.

모퉁이를 돌자 발목까지 닿을 정도로 물이 들어와 있었다. 해저에서 사람만한 구멍이 뚫린 것이면 겨우 이 정도라고 생각해야겠다.


"나! 강림!"

"어이구, 오셨네. 거 귀찮게 하지 말고 깔끔하게 돈으로 물어주고 끝냅시다."


빠르다! 뭔가, 뭔가 어른의 느낌이 스멀스멀 밀려오는데, 낚시만 주구장창한다는 걸 보면 실제 플레이어도 중년일 수도 있겠다.

게다가 혼자 왔네? 자신 있나? 난, 난 별로 자신 없는데...


"제가 지금, 여기저기 뿌려둔 말이 많아서 힘들어요."

"거 안 될게 어디 있다고. 퀘스트에요?"

"어, 네!"


확인은 안 했다. 그렇지만 아마도 퀘스트가 되어 있겠지. 만약 아니라면, 슈퍼 리얼에 직접 전화할 거다. 전화해서 게임인 척이라도 좀 하라고 민원 놓을 거다. 회장에게 직접.


"에휴, 나도 그쪽 때문에 마을에 있는 집 무너졌는데, 그건 어쩔 거예요?"

"닥쳐라! 간악한 악마놈!"

"엇, 앗, 문어 아가씨 잠깐만 대화를 조금..."


산호를 꼬아 만들어낸 것 같은 기다란 지팡이를 손에 쥐고 크게 소리는 치지만, 쉽게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잘 보면 다른 어인들도 하나 같이 강태공의 등장에 꼼짝도 못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해양 생물에게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건가. 게임 세계관 설정상 바다에는 고레벨의 몬스터들이 살고 있을 테니 말도 안 되는 사기적인 능력이다.

아, 아니지, 이게 먼저가 아니라 일단은 흥분한 문어 아가씨를 진정시키고 대충 넘어가려는 아저씨와 협상을 하자.

pvp는 취향이 아니다. 사람과 싸운다니, 사람과 같이 게임을 하는 것 마저 한참을 고민하는 내가 할 것이 못 된다.


"지금 위에서 주민들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는 알아요?"

"대충 예상은 되는데요. 지금 제 상황도 그다지..."

"뭐 하는 거야! 죽여!"


내 뒤에 숨어서 그렇게 이야기 하시면 제가 참, 곤란한데요.

강태공 아저씨 쪽으로 고개를 돌려 아무런 말도 없이 서로 쳐다보기만 하다 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바로 전투에 돌입.

그와 동시에 문어 아가씨의 여러 버프가 내게 걸린다. 말랑이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상당한 수준이다.

만약 던전으로 해서 클리어하고자 했다면 상당히 고생하지 않았을까? 이곳의 네임드 몬스터가 얘 하나 있을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잠깐, 잘 생각해보니까 나, 여기에서 사슬 가져가야 하는데? 세상에! 이거 완전히 잊고 있었잖아?


빨리 끝내자.


촤르르르!


"어?"


내가 이미 예~전에 벽에 숨겨두었던 사슬을 일제히 뽑아내어 강태공 아저씨의 주변에 사슬 감옥을 만들어내었다.

그리고 버프를 받아 잔뜩 강해진 힘으로 있는 힘껏 당겨 강태공 아저씨를 붙드는 것에 성공, 그 이후에는 가만히 내버려두면 알아서 불에 타 죽을 테지만, 그건 너무 잔인하니까.


"미안해요!"

"허허, 이거 참..."


쩍!


사슬로 빠르게 이동 후 아저씨의 머리에 온힘을 담은 주먹을 날렸다. 다행히도 pvp 관련으로는 고어한 표현을 완전히 없애버린 것인지 소리에 비해서는 다소 밋밋한 효과와 함께 그냥 휙 죽어버렸다.


"...아 깜짝이야...!"


역시, 어인들 상대로는 말도 안 되는 사기적인 능력을 가졌지만, 나처럼 전투 계열 캐릭터와 1 대 1로 싸우기에는 많이 부족한 능력치가 맞았다.

내가 싸웠던 것들은 하나 같이 튼튼하고 강한 녀석들이었던 탓에 이렇게 압도적인 싸움은 정말 처음인 것 같다.

혼자 쳐들어온 적에 잔뜩 긴장하고 있었는데 툭 쳤더니 스르륵 죽어버려서 적잖이 당황했다.


'...그런데, 이거 뒷감당 어떻게 하지?'


저 위의 마을이 제국에도 연합에도 속하지 않은 작은 나라의 마을이기는 한데, 그렇다고는 해도 저지른 일이 있으니 부드럽게 넘어가기는 힘들 것이다.


아, 인생.


"호오...대단하긴 한데 저 사슬은 언제 설치한 거죠?"

"어어, 이야기를 하면서......"

"그러니까 강태공과 갑자기 대화를 한 이유가 저것들을 설치하기 위함이었단 말이군요? 그렇다면 제가 방해를 했네요."


지팡이를 쥔 손이 살짝 떨리는 것을 보면, 어지간히도 강태공이 무서웠던 모양이니 이해는 할 수 있다.

문어 아가씨 첫 등장 임펙트에 비해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이기는 하지만, 이것도 이것 대로 개성적인 측면에서 좋다고 본다.


"어어, 그래서 보상 이야기를 좀."

"하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퀘스트 발생!]


이, 이이...! 이이이!!! 참 빨리도 뜬다! 어?! 아주 그냥 메인 스토리 다 밀고 중요한 퀘스트 다 끝내서 이제 일일 퀘스트만 남았을 때 퀘스트 발생이라고 띄우지 그러냐!

게다가 이번 일에 대한 보상을 말하려고 하는 순간에 갑자기? 이거 나 놀리는 거 아니지? 그냥 시스템적인, 뭐 그런 거지? 나 그렇게 믿는다? 어?!

......진정하자. 지금까지 모든 일련의 과정이 이번 퀘스트 해금을 위한 조건이었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이상하지 않다.

후우, 이렇게 메세지 창이 뜰 때마다 뜨끔뜨끔 놀라고 짜증을 냈다가는 이 게임 오래 못 한다.

...쯧, 메세지 창 같은 틀에 박힌 방식 말고 다른 방식으로 퀘스트 전달할 수도 있었잖아...


"사실 우리 카란틀리아의 어인들은."

"아, 됐고. 본론만."

"음? 하, 하지만! 이 이야기는 우리 어인들의 현재 상황과 관련된!"

"쓰읍, 혹시...그거 내가 물어봤어?"


다소 얄미운 반응에 짜증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얼굴에 드러내며 당장이라도 한 대 때릴 기세로 지팡이를 치켜들었다가 짧은 한숨과 함께 분을 삭혔다.

일단, 사이가 틀어져서 좋을 것도 없으니 대충 농담이라는 말과 함께 문어 아가씨의 이야기를 찬찬이 다 듣는 척은 해주었다.

원래 이런 건 주요 단어만 기억하는 거다. 인간, 어인, 전쟁, 패전, 어인의 무기, 봉인.

인간과 어인 사이의 전쟁에서 패배했고 이에 자신들이 가진 무기를 인간들에 의해 봉인 당했으며, 그 봉인을 풀기 위해서는 인간인 내가 필요하니 힘을 달라는 내용.


"뭐, 좋습니다."

"그, 그렇게 쉽게?! 잠깐 고민은 해주면 안될까요? 저도 상관들에게 보고 정도는 해야 하는데..."

"그럼 가서 전해주세요. 내 조건은 당신들 성 어딘가에 있을 불타는 사슬을 주고, 앞으로 절대 나에게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거."

"사슬...그렇군요. 그건 당신의 것인가요? 10년 쯤 전에 온엘베라는 수인을 이끌고 온 여자가 남겨두고 간 물건입니다만."


온엘베...파이의 성이었던가? 전에 광신자의 두목 녀석의 입에서 흘러나오듯이 스리슬쩍 지나간 이름이지만 기억은 하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파이가 나에게 자기 성도 알려주지 않은 것은 조금 마음에 걸린다. 아무리 우리 사이에 이렇다 할 개인적인 이야기는 오고가지 않았다지마는 참.


"아, 그리고 좀 전에 보여줬던 검도."

"그러시죠. 그런데 검을 쓰는 분이셨나요?"

"아니요. 아는 동생이 검을 써서. 선물로 주면 좋아할까 싶어서요."


대악마 전과 지하 왕국 앞마당 전에서 아이엔의 장비가 부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기가 알아서 자기 장비 조달해오는 촌장님과는 다르니 내가 어느 정도 챙겨줘야겠다.

파티 내에서 모닥이를 제외하고서는 유일한 순간 극딜기를 가진 캐릭터인데 줄창 사냥시키고 호감도 관리만 했지 장비 관련해서 너무 내버려뒀다.

필참이라는 기술이 생기기 전까지는 어느 정도 방치해둔 탓이 큰 것 같다. 아무래도 그 전까지는 특별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옆에 있으니 챙겨주기는 하지만, 언제 대영웅 명령 받고 적으로 돌아설지도 모르는데 정을 너무 많이 줘도 곤란하다.

혹시라도 이거저거 다 챙겨줬는데 냅다 들고 날라서 내 앞에 내가 준 거 차고 나타나면 어떡해? 배신 당할지도 모르는 일에 기대를 걸만큼 멍청한 인생을 살아오지는 않았다.

대신 뒷 생각을 안 하는 멍청이로 자랐지! 하하! 멍청이! 너 이제 어떡할래?

상관에게 보고를 하러 가버린 문어 아가씨와 해어져 문어 아가씨의 부하들의 안내를 받아, 이번에는 굉장히 일반적인 손님 접대용 방에 도착했다.


"좀 전에는 죄송했습니다."


아, 나를 문어 아가씨에게 안내했던 문어 였구나? 문어 아가씨 말고는 다들 잡몹처럼 생겨서 정말 못 알아 봤다.


"뭐, 별 일이라고."

"하지만 괜찮으시겠습니까? 그 무기를 저희들에게 돌려주면, 당신은 인간들의 적이 될 텐데요."


그러게요. 저도 지금 생각 중인데 이거 진짜 답도 없는데 어쩌면 좋을까요?

당연히 어인들이 무기를 얻는다고 갑자기 전투력이 충만해지고 성질이 확 뒤바뀌어서 전쟁광이 되어버리지는 않겠지.

그런데 어인들에게 없어졌던 무기가 갑자기 짜라란 하고 돌아오고 그 원인이 나라는 걸 알게 되면 과연 인간들이 나를 두고 뭐라고 할지 모르겠다.

허허, 미치겠네. 내가 풀어야 할 문제들은 뭐 하나 풀리지 않고 있는데 계속해서 문제만 차례차례...나를 말려 죽이려는 누군가의 음모인가? 그게 아니고서야 일이 이렇게 될 수가 있나? 이렇게 형편 좋게 그때그때 착착 문제가 발생하는게 가능하기는 한 일이냔 말이야.


"...뭐, 어떻게든 되겠죠!"

"긍정적이시네요!"


그냥, 그냥 빨리 끝내자. 그래, 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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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찝찝한 영웅님 20.11.27 56 1 23쪽
99 고래 싸움에 새우가 20.11.26 68 1 24쪽
98 연애상담 20.11.25 71 1 16쪽
97 면접 20.11.24 73 1 19쪽
96 마지막 부탁 20.11.23 70 1 16쪽
95 새 생명의 탄생 20.11.20 49 1 18쪽
94 레이드 준비 20.11.19 76 1 16쪽
93 생각은 짧게, 행동은 빠르게 20.11.18 61 1 15쪽
92 물건 찾기...? 20.11.17 58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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