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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하는 게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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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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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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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불능

DUMMY

"제발 그만."

"아저씨 많이 힘들구나?"


바로 조금 전 눈을 떠 뒤늦게 현재의 상황을 깨달은 인광이 정신을 차린 뒤에 한 말이다.

지금의 이 사태를 멈출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권력을 가진 것은 아니었지만, 인광은 그렇게라도 말해서 누군가에게 하소연하고 싶었다.

할수만 있다면 바로 옆의 아이엔에게라도. 물론 정말로 다 털어놓으면 혼이 날테니 안 하겠지만 말이다.


'도대체가 난 무슨 일을 하기만 하면...'


바다 아래에 있는 해저 던전 카란틀리아에 대한 복수를 위해 지금 이 자리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이들이 모인 것인가.

자기 자신에게 그 정도의 가치가 있었는가 인광은 곰곰이 생각을 하다 다른 결론에 도달했다.


'...혹시, 어인들이 무기를 되찾아서 그런 건가?'


아가미가 달려 있고 분명히 물속에서의 삶에 최적화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다에서 누구보다 자유롭지 못했던 종족에게 주어진 자유.

인간인 인광을 영웅이라고 부를 정도로 압도적인 자유를 손에 쥐게 된 어인들을 막기 위해 지금의 전함들이 모여 있을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영웅씩이나 되는 국가 최고, 최중요의 전력이 밖으로 나와 있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다.


'에롤...!'


지금의 이 자리에 대영웅이 둘이나 모인 것은 분명히 에롤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인광의 상태를 말해주어 이곳까지 에이에알로를 불러온 것은 물론, 그와 동시에 수도 없이 많은 병력을 이동시켰다.


'...엿 됐다...'


어디까지나 파이를 끌어내기 위해서 했던 별다른 의미가 없는 즉석에서 세운 계획 때문에 국가가 움직였다?

인광의 머리로는 도저히 지금의 이 상황을 타파할 좋은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대신 여러가지 죄를 고발당하여 유저들 중 최초로 두 대륙 최고 전력에게 추방당하는 모습은 그려졌다.


"...이보게 인광군..."

"히익!"


남들이 보기에는 날카로운 눈으로 상황을 살피는 것처럼 보여도, 에이에알로의 눈에는 안절부절 못하는 것이 훤히 보였던 탓에 에이에알로는 의심의 눈초리로 인광을 바라보았다.


"내가 마을의 인간들과 에롤에게 들은 이야기는 굉장히 단편적일세. 자네가 던전에 들어갔다는 것과, 그곳에서 정신적으로 큰 혼란을 겪었다는 것과 어인들이 아가미를 되찾았다는 것 말일세."

"어, 그러니까, 그게."

"혹시 말일세...전부 자네가 자초한 일인 것은 아니겠지?"

"......"


인광은 지금 진심으로 제국을 무너뜨려 버려야 하나 고민했다. 제국을 인질로 잡고 에이에알로를 설득하면 지금의 이 사태를 그냥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물론 그렇게 된다면 인광의 악명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껑충 뛰어버리겠지만 당황한 인광의 머리에 지금 그런 것은 들어오지 않았다.


"...아니지...아니야! 알로 할아버지! 문제점을 요약해서 말해주실래요?!"

"...후우...자네는 대체...자네가 녹인 동굴이 아직도 복원이 덜 끝났는데..."

"크, 크흠! 그건...나중에 이야기하면 안 될까요?"

"...후우...일단,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점은 어인이 힘을 되찾았다는 것일세. 기본적으로 인간보다 뛰어난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는데다 인간이 쉽게 발을 들일 수 없는 바다에 살고 있으니 그들이 바다에서 완전한 자유를 가지게 되는 순간 인간들은 비상이 되는 것이지."

"그렇다면, 제가! 어인과의 협상으로 인간들과의 평화협정을 맺는다면?!"


인광이 생각해냈던 것중 가장 평화로운 방법의 문제 해결 방법이 아닐까. 인광도 본인이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그가 처음으로 설득해야 하는 에이에알로, 정견의 대영웅은 인광의 말을 들으며 조용히 턱수염을 쓰다듬었다.

평소에는 하지 않는 무장을 하고 가만히 서서 고민을 하는 그 모습은 그를 바라보는 모든 이들을 긴장시켰다.


"흠, 물론 그렇게 된다면 좋을 테지."

"역시! 그렇다면 제가!"

"그런데 자네에게 그걸 어떻게 맡기겠나."

에이에알로가 인광에게 인광이 무거워할 정도의 신뢰를 주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지금은 상황이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자네는 지금 제국과도, 연합과도 관계를 맺고 있는 이방인일세. 그런 이방인에게 내가 어떻게 국가와 국가간의 평화협정을 맡기겠는가."

"크윽! 정론이네요! 아주 올곧으셔서 맨날 그렇게 맞는 말만 하시고 아주 대~단하십니다!"

"고맙네."


허허, 조금 쑥스럽다는 듯이 웃는 에이에알로에 인광의 마음은 타 들어갔다.


"...아! 아 그렇지! 장담하는데 지금 어인들과 말이 가장 잘 통하는 인간은 저일 겁니다!"

"뭐 세뇌라도 당한 건가?"

"아니요! 그게 아니라!"


인광은 크게 말을 하려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고서는 에이에알로에게 자신이 해저 던전에서 했던 일들을 조심스럽게 귓속말로 알려주었다.

조용히 끝까지 말을 들은 에이에알로, 미간을 붙잡고 전에 없이 인상을 쓰며 처음으로 인광에게 손찌검을 했다.


딱!


이마에 강렬한 딱밤을 맞은 인광은 순간 주르륵 늘어나는 상태이상 표시에 기겁하며 뒤로 물러났다.


"으악! 주, 죽는다! 저 죽어요!"

"도대체가 자네는...후우...생각은 하고 움직이는 건가?"

"하, 하하...언제나 세상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살뿐..."


딱!


"아저씨! 말랑아, 빨리! 아저씨가 죽어가고 있어!"

"인광씨는 거짓말을 하는 법을 익히는 게 좋지 않을까요? 솔직한 게 매력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도가 지나치네요."


한 번 더 딱밤을 맞고 잠시 기절한 인광을 치료하는 인광의 일행들은 뒤로 하고 에이에알로는 가만히 생각해보기로 했다.


'인광군의 말이 전부 사실이라면...아니 전부 사실일테지. 그렇다면 확실히 이렇게 병사를 끌고 온 우리들보다는 훨씬 더 말이 잘 통할 터.'


게다가 지금 이 자리에 모인 제국과 연합의 병력을 지휘하고 있는 것은 에이에알로와 에롤.

시간이 지체되어 다른 귀족들도 이 자리에 찾아오거나 스스로의 지휘권을 주장하기라도 하면 그때는 완전히 평화협정은 물건너 간 것이 될 것이다.


'헌데, 에롤은 이것을 몰랐던 건가? 에롤 정도의 사내가 인광이 보이는 연기 정도에 속지는 않을 터인데.'


광신도의 일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의심가는 짓을 이어가는 에롤의 모습에 에이에알로는 불길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대체 속셈이 뭔지 모르겠군.'


전투를 일으키는 것이 목적인 것인지, 그렇다면 그렇게 해서 연합에, 아니 에롤에게 돌아가는 이득은 무엇인지. 에이에알로는 예상할 수 없었다.

지금 당장 인광이라는 통제 불가능한,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폭탄을 다루는 것조차 힘든데, 에롤이라는 불확실한 불안 요소가 늘어나는 것은 달가운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그런 상태에서 어인과도 적이 된다면, 확실히 더이상은 에이에알로 그 혼자로는 받아내기 힘든 것일 것이다.


"이보게 인광군."

"으, 으으...네..."

"자신은 있겠지?"

"...이번에는 어느 정도."


이미 충분히 늙었는데도 인광을 상대하노라면 부쩍 더 늙어버리는 듯한 기분이 드는 에이에알로는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제국에 무엇이 가장 이득이냐 하는 것. 그렇다면 지금의 이 사태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것은 어인과의 평화협정, 더 나아가서 교류를 할 수 있는 길이 트인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그렇게 되었을 때 과연 그것이 제국에게만 이득인가 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지금 이 자리에 모인 연합도 분명히 자신의 몫을 주장할 터이고, 자신들이 인광과 더 깊은 연관이 있다며 오히려 독점을 주장하려 할지도 모른다.

인광이 박살낸 마을이 제국이나 연합에 소속된 지역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일종의 완충지 역할을 하는 마을이었기에 그런 일도 없다.


"장담하건데, 자네가 이 일을 성공시키면 분명히 영웅의 이름을 받게 될 걸세."

"...정말요?"

"훈장이라는 실질적인 물건도 떨어지겠지."

"오오...!"

"자네가 어인과 제국의 교류를 약속 받을 수 있다면 당연히 더 큰 명예가 있을 걸세!"

"그거 있으면 미로의 숲에 들어갈 수 있나요?"

"...내 노력해봄세"

"이야! 그거 좋네요!"

"아, 저도 잠깐 괜찮을까요?"


구원의 대영웅, 그 출신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루어낸 업적으로 모든 의심과 불신을 짓누른 괴물같은 사내이자, 돈으로 움직이는 연합 소속의 대영웅.

물질적인 것에 쉽게 마음이 흔들리는 인광을 에이에알로가 천천히 흔들고 있을 때, 기다렸다는 듯이 에롤이 그 자리에 나타났다.


'...도대체 뭐가 목적인 게냐...'


"인광씨, 저희 연합도 마찬가지 입니다. 저희 연합과 저 바다 아래의 카란틀리아 사이의 교류를 약속받을 수 있다면, 장담하건데 제국보다 더 많은 보상을 약속할 수 있습니다."


'크윽! 인광군이 세속적인 인물만 아니었더라면!'


그랬더라면 기사로서의 명예를 운운하며 제국에 묶어둘 수 있었을 텐데, 인광은 미로의 숲에 자유롭게 출입할 수만 있다면 사실 어디든 상관이 없다는 마음이라는 것을 에이에알로도 확실히 알고 있다.

가만히 내버려두면 분명히 에롤이 눈앞에서 흔들어대는 반짝반짝 빛이 나는 황금 빛의 돈 자루에 눈이 멀어 덥썩 그의 손을 붙잡을 것이 분명했다.

에이에알로가 인광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에롤을 막으려 할 때, 그 보다 한 박자 빠르게 인광의 가시 돋힌 말이 쏘아졌다.


"아, 당신은 좀 꺼져 봐."


에이에알로가 한 가지 모르는 것이라면, 인광도 에롤에게 의심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에이에알로의 추측대로, 에롤만 없었더라면 이미 진즉에 제국을 떠났을 것이다. 다르게 생각하면 에롤이 없었다면 연합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겠지만 말이다.

단지 에롤이 너무 싫고 계속 눈치가 보여서 꺼낸 말이지만, 정작 그 말을 들은 두 사람은 인광이 예상한 것과는 상당히 다른 생각을 품게 되었다.


'역시...마냥 세속적인 인물은 아니로군.'


'하하...어떻게 만날 때마다 나를 자기 아래에 두려고 하는지...배짱 참 좋아.'


불신을 가득 담은 눈빛을 스리슬쩍 에이에알로의 뒤로 숨어 보내는 인광에 에롤은 난처하게 웃으며 나름 장난스럽게 말했다.


"너무 차가우신 것 아닌가요? 저희가 나눈 시간이 짧긴 해도 밀도 높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하는데요. 같이 몰래몰래 대악마를 잡기도 했잖아요?"


에롤도 어느 정도 인광을 파악한 지라, 인광과 만날 때는 항상 어느 정도 그가 납득할 수 있는 패를 손에 들고 찾아왔다. 처음에는 불굴의 사슬에 대한 것으로, 다음으로는 미로의 숲에 출입에 대한 것으로.

이번에 그가 내세운 것은 대악마와의 싸움. 어디까지나 그런 싸움이 있었고 인광이 승리했다고만 전해지는 그 싸움의 진실을 뒤튼 것은 에롤이다.

미로의 숲에 몰래 들어갔다는 사실이 밝혀져봐야 인광에게는 좋을 것이 하나도 없고, 도와준 자신도 문책을 피할 수가 없으니 그리한 것이다.


'왜 이렇게 쉽게 도와주나 했더니...나중에라도 뭐 하나 협박거리 잡으려고 한 거였구만.'


"쯧, 당신 참 귀찮아."

"그것 참, 마음 아픈 말이군요. 그러면, 제 제안을 들어주시는 건가요?"

"...흐음."


어인들에게 제국과 연합 둘 모두에게 문을 열어주면 안 되겠느냐는 말은 당연히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평화협정마저 잘 끝날지 알 수 없는 노릇이고, 인간에게 크게 데인 어인들이 인간의 나라에게 문을 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 너무 많이 바라는 것이다.


'이 대영웅들이 그걸 모를 리는 없고. 그렇다고 아무한테나 해보겠다고 말했다가는, 또 난장판이 되겠지?'


제국의 손을 들어주면 연합이 반발을 하고 미로의 숲에 몰래 들어간 것이 탄로날 것이고, 신용을 잃은 인광이 영웅이라 불리기는 힘들 것이다.

가뜩이나 광기라서 더더욱 그렇게 불리기 힘든 상황이니 조금의 흠이라도 있다면 아무도 그를 영웅이라 인정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그랬다가는 퀘스트도 무산된다. 영웅이 되어야 더 강해지고 칭호나 업적 시스템도 개방된다고...!'


그렇다고 연합의 손을 들어주자니 연합에는 목적 불명의 의미심장한 에롤이 있다.

연합을 선택하지 않았을 때의 모든 불이익에 필적하는 존재가 그곳에 있다. 인광으로서는 쉽게 선택하기 힘든 것이었다.


'...차라리...'


인광은 당장이라도 바다에 뛰어들 것처럼 울타리 위에 섰다.


"저는 제가 내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이미 현실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일과 사투를 벌이다 온 탓에, 깊은 고찰은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그는 그냥 생각나는 대로, 내뱉었다.

그래도 단지 그냥은 아닌 것이, 현실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게임에서 푸는 것이기도 했다.

휘둘리는 쪽이 아닌 휘두르는 쪽이 되며 자연스럽게 풀리는 스트레스에 그는 기분 좋게 미소 지었다.


"이보게 인광군...!"

"저를 두 분의 정치적인 도구로 쓰지 말아주셨으면 하네요! 이래봬도 어인들에게는 영웅 취급 받는 몸입니다! 꼬우면 인간들 버리고 그쪽에 붙을 거예요!"

"하하, 당돌하시네요."


자신을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아이엔에게 손짓을 해 그녀를 곁에 두고서 인광은 말을 이어갔다.


"평화협정은 어떻게든 얻어내겠습니다. 내 탓이니까."

"제대로 인지는 하고 있어 다행이군."

"다만, 그 이후의 일은 어인들에게 맡길 겁니다. 아니꼬우시다면 나 대신 들어가보던가."

"...아저씨!"

"너는 내려가서 나랑 같이 장비나 맞추자."


어인들에게도 지금의 사태를 만들어낸 장본인으로 비춰질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였지만, 그렇게 말하며 아이엔의 관심을 끌어당기고 본인은 부드럽게 바다로 다이빙.

바다로 뛰어든 인광을 보고 안절부절 못 하던 아이엔도 별 수 없이 그의 뒤를 따라 바다로 뛰어들었다.


"...역시나, 통제 불가능이네요."

"에롤, 자네 대체 목적이 뭔가?"


인광이 사라진 자리에서, 에롤과 에이에알로, 두 대영웅의 신경전이 시작되었다.

지금은 카페에서처럼 주위를 신경 쓸 필요가 없었기에 훨씬 더 격렬한 마찰이었다.

뼛속 깊숙이 찔러대는 듯한 에이에알로의 시선을 받으면 에롤은 언제나처럼 가볍게 웃었다.


"무슨 목적 말씀이십니까? 정견의 대영웅께서는 제게 너무 안 좋은 망상을 품고 계십니다."

"...자네 처신이나 똑바로 하고 그렇게 말하게. 이번 일도, 뭔가 꿍꿍이가 있었던 것 아닌가?"

"그럴 리가요. 제 멋대로 친우라고 생각했던 분의 광증을 보고 놀라서 저도 모르게 움직인 것이죠."

"......"

"하하, 정말입니다."


아무리 정견의 대영웅이라도 에롤의 속마음은 알아낼 수 없었다. 그저 언제나 평화롭고 따스한 구원의 대영웅은 그 미소 아래에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 절대로 드러내지 않는다.


"...혹시라도, 인광군을 조종하려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만두는 것이 좋을 걸세."

"협박하는 겁니까?"

"충고하는 걸세. 선배로서."

"...조언, 감사합니다."


에이에알로는 두 명의 새파랗게 어린 통제불능의 존재는 잠시 지워낸 체 불어오는 바람에 따라 자리를 옮겼다.


"...저도 지금 실감하는 중입니다."


멀어진 에이에알로에게 그렇게 중얼거리며 에롤도 짧은 한숨과 함께 자신의 배로 돌아간다.

모두가 나름 치열하게 두뇌전을 펼치던 곳에는, 이제 바다의 짠내가 가득 담긴 바람만이 그 자리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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