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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하는 게이머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연재 주기
오탱이
작품등록일 :
2020.09.07 13:54
최근연재일 :
2021.09.21 12:00
연재수 :
3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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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779
추천수 :
630
글자수 :
2,009,897

작성
20.11.1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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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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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8쪽

건드려서 좋을 거 없다

DUMMY

"아...인생...하아..."


깊은 밤. 이제는 달이지고 해가 떠야 될 시간에 나는 근처에 아무도 없는 벤치에 앉아 멍하니 밤을 샜다.

오랜 시간을 이곳에 앉아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흘려보내며 오늘 누군가가 공들여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둔 것 같은 머리속을 붙들고 조용히 씨름하고 있었다.


"맛있는 거라고 먹고 힘내!"

"...막 방금 맛있는 거 먹고 왔어요."


어떤 사람들은 몇 시간을 꼼짝도 않고 앉아 있는 나를 큰일이 난 거 아닌가 유심히 쳐다보기도 했고, 오지랖 넓은 사람이 내 옆에 앉아 인생에 대한 조언이나 위로를 건내기도 했던 것 같은데, 별로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이야기인 것 같았다.

여러모로 짜증나는 경험이다. 음식은 썩 맛있었지만 생각할수록 짜증이 난다.

오늘 하루는 과거를 잊기 위해 나온 것이었는데 오히려 과거에 더 강하게 묶여 버린 하루가 되었다.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이제는 과거가 마냥 힘들기만 했던 잊고 싶은 추억이 아니라 혹시 내가 뭔가 세뇌당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 긴가민가한 무언가가 되었다는 것이겠다.


[포기하시겠습니까?]


게다가 그 비싼 식당을 나오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 멘트가 따라다니고 있다.

아직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아 몇 시간 째 이 노이로제와 마주하고 있는데, 조금만 더 보다보면 그대로 기절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포기하겠냐니, 뭘 포기하겠냐고 묻는 건데...'


뭐, 이제 그 게임은 하지 말자고 생각해서 이러는 거야? 그냥 다 버리고 해외로 튀어버릴까 생각해서 그런 거야? 입 다물고 지금 가진 돈 어떻게든 굴려서 졸부의 삶을 살아볼까 생각해서 그런 거야?

뭐? 내가 뭐? 이게 뭘 포기하는 건데? 말은 해줘야 할 거 아니야?

뭘 어쩔까 내가. 이대로 계속 게임을 하자니 회장의 얼굴이 아른 거리고, 이제는 회장을 떠올리면 잊고 싶은 과거가 떠오르는데.


"내가 무슨 영화의 주인공도 아니고...아니지, 이쯤이면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해야 하나...와아 그렇게 생각하니까 더 무섭네."


회장에게 어떤식으로 복수를 하기에는 회장과 나 사이에 뛰어넘을 수 없는 커다란 차이가 존재한다. 그냥 나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존재란 말이다.

현재의 내 삶을 풍족하게 만들어준 돈도 전부 회장이 선뜻 건넨 것이고, 지금의 내 삶도 회장이 만들어낸 것이고, 지금 내가 즐기고 있는 게임조차 회장이 만든 것이며 그 게임이 없었더라면 이렇게 흐름같은 비현실적인 힘을 익히게 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이 빌어먹을 인생에 회장의 기여도가 어마어마하고 사실상 꼭두각시나 마찬가지인데 내가 뭘 어쩌겠어.

혹시라도 내가 회장의 의지에 반하는 일을 하면 느와르 영화같은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이 또 어디있어? 드럼통에 쑤셔넣어져서 콘크리트 많이 먹기 기네스 기록 세우게 될지도 모른다니까?


"어? 여기 하루 종일 있었어요?"


밤에 만나고 이른 아침에 또 만나는 후배 트레이너 씨. 이 사람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조종당한 회장의 장기말 중 하나인 걸까?

그래서 나 같은 이상하고 못난 인간을 계속 싸고 도는 건가? 무슨 말이라도 통해야 친구 해 먹고 살지 돈 받는 것도 아닌데 무슨 의리로 계속 내 상대를 해주겠어?

후배 트레이너 씨에게도 내가 필요 이상의 애정을 주게 되면 그때 회장이 나서서 후배 트레이너 씨를 지워버리는 건가? 아니면 실패한 계획이라고 했으니 이제는 어찌되든 괜찮은 걸까?


"괜찮아요? 어디 아픈 것 같은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회장의 계획일까. 아직도 그 계획은 실행중인가? 나 말고도 다른 피해자가 존재하는가? 다 죽었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건 정말일까?

도대체, 회장은 무슨 목적을 가지고 이런 일을 벌인 걸까? 파멸과 비슷한 부류의 사람을 왜 만드려고 했던 걸까? 뭔가의, 그릇같은 것으로 만드려고 했던 걸까?

trpg처럼 역할 놀이라도 시킬 생각이었던 걸까? 파멸과 똑닮은 누군가가 게임 속에서 파멸과 같은 힘을 가지고 세계를 파멸시키는 모습을 다시 한 번 보고 싶었던 걸까?


"...기절한 건가?"


이제는 무섭다. 이제야 무섭다. 공포스럽다. 누군가의 손바닥 위에 있다는 것이 가지는 공포감을 이제야 실감한다.

무슨 행동을 해도, 무슨 생각을 해도, 어떤 선택을 해도 결국에는 나를 내려다보는 사람의 손바닥 위에서 재롱 잔치를 벌이는 것일 뿐이라는 생각이 드니 공포와 허무함이 함께 몰려온다.

......지금 신에게 기도하면 의외로 대답해주지 않을까. 어쩌면 마음의 안식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

나는 조금, 공감 능력이 떨어져서 제멋대로의 기도를 하겠지만, 신씩이나 되는 인간이니 어느 정도 감안하고 들어줄 수도 있지 않을까? 게임에서라면 몰라도 현실에서는 어마어마한 잘못은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저기요~후배님~? 인광 씨~? 김인광~?"


신이시여 제발, 제 부모님은 단순한 사고로 돌아가신 것이 아닌가요? 마지막에 제게 유언을 남긴 것조차 회장의 뜻이었나요?

저를 받아준 두 분의 아이가 죽은 것은, 혹시 제가 그 집에 받아들여졌기 때문인가요? 아니면 제가 그 집에 받아들여지기 위해 그 집의 아이가 죽어버린 건가요. 아니면, 그저 우연인가요.

제가 학교에서 그날 따라 유난히 기분이 업되어서 하지도 않던 장난을 친 것은, 뭐 회장이 마약이라도 먹였던 걸까요? 아니면, 처음으로 신나게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한 다른 아이들처럼 놀았던 것 뿐이었나요?

...자세히 생각해보니 신이란 작자는 그다지 인간에게 호의적인 존재는 아닌 모양이다. 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그 호의라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호의와는 결이 다른 어떤 것이겠지.


"인광씨? 지금 로웰 씨 불렀는데 괜찮죠?"

"...파이?"

"네? 파이? 어어, 수학에 나오는 그거죠? 원주율."

"당신이 걔 전화 번호를 어떻게 알아."

"아, 후배님 뭐 문제 생기면 연락해달라고 했거든요. 뭔가 이상하긴 한데 이거 첫눈에 반한 거 맞죠?"

"...흠..."

"부끄러워하기는, 금방 올 거예요."


크흠, 설마 내가 집에 틀어박혀서 게임만 하게 된 것도, 그래서 자연스럽게 월드 게이트의 베타 테스터 모집 소식을 접하게 된 것도,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 그런 것에 지원한 것도, 전부 회장의 뜻이었나? 그래서 내게 유난히 더 다가왔던 걸까?

그렇다면 파이는? 파이도 회장의 의도로 인해 만나게 된 건가? 파이가 내게 좋은 감정을 가진 것과는 별개로 입은 거칠었던 건 만들어진 감정과 실제로 느낀 감정에서 오는 차이 때문이었던 걸까?

파이가, 갑자기 이 세계에 루시 로웰로 짜잔하고 나타난 것은? 우연에 우연이 겹쳐 세계의 찌꺼기를 찾아내고 그것에 접촉해서 한참 예전에 영혼이 붙잡힌 루시 로웰이라는 사람의 몸을 얻게 된 건?

...전부 회장의 뜻이야?


"아, 로웰 씨. 여기 후배님이 상태가 영 안 좋아보여서요."

"네...제가 잘 다독여볼게요. 가세요."

"...저기 그런데 전에 왜 인광 씨 집 비밀 번호를 가르쳐 달라고 하신 거예요?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뭔가 이상한데."

"역시 이곳에서는 마법이 잘 안 통하네. 다시 덮어써야 하나."


진실된 것은 무엇일까. 와아 이런 옘병. 진의 마음을 이해해버렸다.

용캐도 이런 마음으로 웃을 일이 생기면 웃으면서 지냈구나. 어지간히 튼튼한 멘탈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도르핀은 정말 가벼운 성격이구나. 세상의 흐름이 보여서 더 그런 걸까? 세상의 흐름이 보인다는 건 운명이 보인다는 건가? 그렇다면 내 운명은 어떻게 되어있는 걸까? 회장에게 종속되어 있는 내 운명은.


"야, 정신 좀 차려봐."

"...하아..."


게임 속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더라면 차라리 재미있어 하며 '그 운명, 내가 부숴주겠어!' 같은 대사도 해볼 텐데...현실은 참 재미가 없어.

나도 어디 요즘 너무 흔한 판타지 소설의 이세계인이 되어서 잘난 척 좀 하면서 살고 싶다 '아아, 이것이 '극복' 이라는 것이다...!' 같은 느낌으로.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많은 일이 있었지...파이, 넌 왜 여기에 온 거야?"


파이의 지금이 그저 회장의 장난이었다면 난 그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나를 농락한 인간이 만들어낸 존재가 내게 어떤 큰 가치를 가지게 되었을 때, 과연 이 존재는 오직 자기 자신만의 의지로 내게 감정을 품은 것이 맞는 것일까?

그러니까, 파이가 정말로 자기 자신의 감정으로 나를 좋아하게 된 것일까? 만약 본인이 그렇다하더라도 나는 그걸 믿을 수는 있을까?


"무슨 의미야?"

"오늘, 회장을 만났는데 말이야. 내가 이때까지 겪었던 일들이 전부 자기가 한 일이라고 그러더라고."

"...네가 지금까지 무슨 일을 겪었는데?"


...아, 말 한 적 없구나. 이래저래 많이 엮였고 서로서로 상당히 애착이 있는데 둘 다 자기 이야기는 죽어라고 안 하네 정말.


"음......"

"뭐. 말을 해."

"너 집에서 봤을 때랑 분위기가 너무 다른 거 아니야?"

"너도 그런데?"


파이는 자기 이야기를 듣고 자길 동정하게 되는 것이 싫어서 그랬다고 했었는데, 과연 나는 어떤지.

나는 아직 나의 과거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가 없다. 그만큼 성숙하지도 않고 그렇게 감정이 닳아있지도 않다.

유머러스한 말로 재치 있게 말하거나, 비운의 주인공이 되어 혼자 실소하며 말하는 그런, 미디어에 나오는 성격 좋은 주인공도 아니다.

...그래도 파이에게 말하면...그런데 그게 파이 개인의 감상이 맞을까? 파이의 절반은 게임 속에 있으니 회장이 건드릴 수도 있는 거 아닐까?

......아니야, 그래도.


"어렸을 때, 부모님에게 못 할 말을 했는데 그날 부모님 두 분이 다 돌아가셨어. 죽기 직전에 찾아갔는데 날 보고 미안하다고 하시더라고."

"...나도 어렸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었어. 마을에 와 보니까 나 말고 마을의 모두가 불 타 죽었더라고. 유언도 못 들었어. 재만 남아 있었지."

"새로 자리 잡게 된 곳에서는 쉽게 자리를 잡을 수가 없었어. 내 사촌 동생이 병으로 죽어서 빈 자리를 채우듯이 들어간 거였거든."

"그 후에 날 주워준 마을에서 날 맡아준 어른들에게 팔려갔어. 팔려간 곳은 몰라도 나같은 어린 아이들이 잔뜩 죽어나가는 이상한 곳이었어."

"......와아 세상에."


내 이야기를 하며 점점 깊어져가는 감정이 파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깨져버렸다.

코끝에는 불에 타 재만 남은 마을에 바람이 불어 매캐한 냄새와 재가 내게 날아드는 것 같고 후일담을 들으니 마음이 찢어질 것 같다.

게임 속 캐릭터기는 하지만 과연 어마어마한 과거다. 보통 이런 과거는 스토리 상에서 큰 역할을 맡는 캐릭터에게...아 타락의 마녀구나 참.

그런데 타락의 마녀라고 불리게 된 건 따지고 보면 나 때문 아닌가? 회장의 계획이란 거 혹시 통발 잔뜩 던져 놓고 아무거나 하나 걸려라 식의 계획인 건 아니겠지?


"그래도 죽기 전에 기사님이 구해주셨었어. 어둠 속의 빛이었지."

"어...음..."

"괜찮아, 계속 이야기해도 돼."


이런 파이 앞에서 이렇게 계속 이야기 하는 건 그냥 어린 아이의 투정이다. 그 끔찍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저 담담한 표정을 보라...과연 사실상 40대의 연륜이 느껴진다.

게다가 이 후에도 길잡이로 살다가 외뿔이에게 쫓겨서 기존의 동료들은 모두 잃고 나랑 엮였는데 그 마저 얼마가지 못해 20년을 떠돌다 타락의 마녀 같은 멸칭으로 불리고 있으니.

이 무슨 안타까운...떠올리는 내 마음이 다 아플 정도로 안타깝고 안쓰러운 인생이잖아...


"...으음, 그리고는, 친해진 사람들이나 장소와 계속 해서 연속적으로 끊임없이 해어졌지. 날 받아준 두 분도 내가 떠난 사이에 자살해버리셨고."

"부럽네, 그래도 계속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들과 장소를 만들었단 이야기잖아."


음, 그냥 조용히 있자. 전직 게임 캐릭터에게 투정 부리기에는 내 과거가 상대적으로 밝다.

말하자면, 내 과거가 회색이고 파이의 과거는 칠흑은 같은 어둠이라고 해야 할까?

...설마 불행 배틀에서 이렇게 간단히 패배할 줄은 몰랐다. 이것이 이세계인인가...아아...이것이 '비극' 이라는 것인가...이세계인 쩔어...!


"뭐...어쨌든. 이런저런 과거들이 전부 회장이 조작한 일이라고 하더라고."

"그것도 나랑 비슷하네. 따지고보면 내 인생도 전부 회장 때문이니까. 의외로 우리 비슷한 점이 많네?"

"그런가?"


음.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다. 나보다 더 안타까운 상황에 놓인 파이를 보며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아무리 그래도 너무 이기적인 것은 아닌가 생각되지만, 그런 마음이 드는 걸 어쩌겠어.


"...마음이 조금 편해졌어."

"그거 좀 쓰레기 같은 거 알아? 내 이야기 듣자 마자 마음이 편해지는 건 진짜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않냐고."

"...데헷."

"으엑, 뒤져."


오랜만의 가시 돋힌 파이의 말을 듣고 짧게 폐에 남은 숨을 내뱉고 잠시 눈을 감고 생각을 멈추었다. 당황해서 잡생각이 너무 많아졌던 모양이다.

완전히 홀로 남은 뒤에 처음으로 내 눈에 새겨넣었고,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던 과거를 말하고도 마음이 편하다니, 인복 하나는 타고난 모양이다.


"...파이, 네가 내 인생에 얼마나 큰 의미인지 모를 거야."

"아마 너도 모를 거야."


방금 그 말은 조금 프로포즈처럼 들렸으려나. 부끄럽네.

아직은 조금 이른 표현이라고 생각하니, 이 감정은 잠시 묻어두자. 뭘 어떻게 생각해야 옳은 것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처음이라 더 혼란스럽단 말이야.

어쨌든, 마음을 조금 진정시키고 내가 지금 해야할 것을 생각하자. 게임 속 이야기일 뿐이지만, 최근에는 어찌저찌 잘 해쳐나가고 있는 편이잖아?


"파이, 어떻게 해야 회장을 화나게 만들 수 있을까?"


진짜로 화나게 만들면 현실의 내가 어떻게 되어버릴 것이라 생각하니 오싹오싹하지만, 복수하는 마음으로 뭐든 저질러보자.


"회장이 가장 싫어하는 거...회장은 툴툴 거리는 반항아들을 좋아하지만, 그런 반항아들이 자기 손바닥 위를 벗어나는 건 싫어하는 사람 같았어."

"그것도 좀 애 같은 성격이네. 어쨌든 자기 마음대로 안 되면 싫다는 거 아니야."

"다 그런 거 아니겠어?"


그건 그래도, 회장이 진짜로 원하는게 뭔지, 회장의 계획이 뭔지 도통 알 방법이 없으니 그게 참...


"음...결국 게임인가..."

"뭘 어떻게 해야 그런 결론이 나오는 거야?"


아니, 그렇잖아? 회장이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어낸 것이 지금의 월드 게이트잖아? 게다가 거기에 오만방자하게도 이것저것 힌트마저 숨겨놨지?


"분명히 회장이 바라는 방향이 있을 거야. 이런식으로 계속 나에게 엮여드는 것은 내가 자기 생각대로 움직이고 있으니 귀엽다고 잘 해주는 것이 거나, 나를 자기 생각대로 움직이게 만드려고 차근차근 벽돌을 쌓아가는 것이겠지."

"그래서?"

"게임 안에서 힌트를 전부 찾아서, 회장의 의중을 알아채고, 정확히 그 반대로 하는 거야."


게임의 이름 월드 게이트. 어쩌면 회장은 이 게임을 제물로 써서 다른 세계로 넘어가려 하는 것이거나, 그냥 세계를 하나 만들어버릴 계획인 것일지도 모른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에너지. 그것을 완전히 채우기 위해 필요한 것이 우리 같은 플레이어.

아니, 어쩌면 본인의 머리만으로는 완벽해질 수 없는 세상을 조금 더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온전한 하나의 세계를 만들기 위한 빅 데이터가 필요해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예상을 벗어난 행동을 하는 플레이어들은 그 만큼 후에 만들어질 세계를 조금 더 위화감이 없는 세계로 만드는데 효과적일 것이다.


"당장에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그냥 싹 다 부숴버리는 거긴 한데..."


지하 왕국의 경험으로 지하에 수몰시켜버리는 것도 방법의 하나가 되었고, 대나무 사건으로 인해 폭탄의 대량 생산도 불가능은 아니게 되었으며, 필요한 것을 인간들 측에서 공급할 수 없다고 해도 카란틀리아에서 조달할 수도 있을 듯 하다.

...즉, 나는 지금 월드 게이트 안에서 갖아 위험한 테러리스트라는 거지. 그런데 그런 인물이 영웅이란 칭호를 달게 생겼네? 이 얼마나 불쌍한 세계람.

기왕이면 내 편을 절대 다수로 만든 다음에 무너뜨리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렇게 하려면 뭔가 다른 방법이 필요할 것 같은데...이건 조금 더 생각해보자.


"원래 유능한 적군보다 무능한 아군이 더 무서운 법이고, 아무리 튼튼한 철옹성도 안에서부터 썩어들어가기 시작하면 답도 없는 법이지."

"왜? 월드 게이트를 어떻게 하려고?"

"미련 있어?"

"없어."


그렇다면 나도 좋다. 뭐, 솔직한 말로 월드 게이트 없어도 게임은 다른 거 할 거 많다.


"일단 내 첫번째 목표. 영웅의 칭호를 얻어서 미로의 숲으로 들어갈 수 있는 권한을 얻는다!"

"내 남은 반쪽 찾으려고?"

"내 반쪽도 찾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음, 목표가 정해지는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앞으로 해야될 일이 누군가를 엿먹일 일이라고 생각하니 괜히 두근두근하기까지.


"게임은 그렇게 하고, 현실에서도 도르핀이나 진이랑 만나서 이야기를 해봐야겠어. 조지려면 확실하게 조져야지."

"관심 없는 것처럼 말하더니."

"필요에 따라서 얼마든지 관심을 만들 수 있는 것이 나라는 사람이지. 됐어! 난 마음의 준비 끝났어!"


이제 들어가서 할 일이 게임이라고 하면 너무 싸보이니, 이세계 탐험이라고 해버리자. 틀린말은 아니니까.

가자! 이세계로! 만약 그 세계의 신을 죽여한다면...난 신이라도 죽여보이겠어! 게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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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 21.02.03 24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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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전설의 대장장이 21.02.01 27 1 17쪽
145 오 선생! 나의 선생! 21.01.29 29 1 13쪽
144 다행이다 21.01.28 26 1 14쪽
143 우정의 대영웅과의 첫 만남 21.01.27 26 1 13쪽
142 여권 발급 중 21.01.26 30 1 25쪽
141 지하 왕국 입국 절차 21.01.25 28 1 11쪽
140 믿음의 이유 21.01.22 32 1 12쪽
139 광신의 이유 21.01.21 32 1 12쪽
138 대규모 ㅇ업테이드 함빈다. 21.01.20 34 1 19쪽
137 파멸의 전조 21.01.19 26 1 18쪽
136 버려진 구역의 희망 +2 21.01.18 33 1 13쪽
135 괴리감 21.01.15 29 1 21쪽
134 광기의 축제 21.01.14 28 1 13쪽
133 진심으로 하는 소린가? 21.01.13 28 1 13쪽
132 희망이 태어난 마을 21.01.12 25 1 11쪽
131 꽃의 부탁 +2 21.01.11 39 2 18쪽
130 광신자의 꼬리 21.01.08 29 1 17쪽
129 너, 나랑 게임하자 21.01.07 28 1 10쪽
128 저렇게, 되고 싶진 않다... 21.01.06 26 1 15쪽
127 정산 21.01.05 32 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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