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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뇌신 둘째 공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하송
작품등록일 :
2020.09.1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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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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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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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장 영웅은 아직도 잠들어있다.

DUMMY

“라는 꿈을 꿨는데 말이야······.”


유운백(流雲白)이 젓가락으로 고기를 집어 입에 넣으며 말했다.


“이건 대체 무슨 꿈일 것 같냐?”

“무슨 꿈이긴, 어제 무림대전록(武林大戰錄)이라도 읽다가 잠들었냐?”

“혈천회라니······ 너무 구시대의 꿈인 것 같은데. 차라리 100년 전의 정마대전 꿈이라도 꾸지 그랬어.”

“그러게 난 듣고 나서도 혈천회가 뭐였지 싶었다!”


유운백의 친구인 서수용(誓壽龍)과 주현탁(株賢琸)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젓가락을 놀렸다.


“흠······ 뭔가 일어나자마자 딱 심란한 느낌이 드는 게 보통 꿈이 아닌 것 같았는데······.”


유운백이 미간을 찌푸리며 버섯을 집어 먹었다.


유운백은 스물두 살의 건강한 남성으로, 안휘성(安徽省)의 성도 합비(合肥)에 위치한 뇌운문(雷雲門) 문주의 둘째 아들이었다.


뇌운문은 그의 증조부인 유성준(流星晙)이 누군가의 검술을 보고 심득을 얻어 창시한 무공으로 대륙 전역에 명성을 떨친 다음 세운 문파였다.

성도인 합비에 자리 잡고 있고, 제법 역사가 있는 문파이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저 대남궁세가(大南宮世家)의 영향력에 묻혀있는 작은 문파 취급을 받는 강호의 흔한 중소문파였다.


그의 증조부가 활동하던 시대에는 ‘뇌전유운지검(雷電流雲地劍)’ 이라는 패도적인 무공으로 이름 높은 문파였다.

그러나 증조부의 독남이신 유운백의 할아버지가 무공의 재능이 없어 증조부의 심득을 제대로 이어받지 못했고, 증조부가 돌아가시면서 독문무공의 오의는 사실상 실전되고 말았다.

무공의 오의는 비급을 읽는다고 깨우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틀린 길을 걸으면 그것을 지도해서 바로잡아줄 가문의 어른이 필요했지만 뇌운문의 유일한 고수이자 검법의 창시자였던 유성준이 죽자 무공의 방향을 자신들이 잡아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대가 바뀔 때마다 뇌전유운지검은 전과는 달라졌고, 지금의 검법은 유성준의 뇌전유운지검과는 궤를 달리하는 어중간한 무공이 되고 말았다.

그 탓에 그동안 변변한 명성을 얻은 무인을 한명도 배출해내지 못했고, 증조부 시절 빛을 발했던 뇌운문은 짧은 기간의 명성을 끝으로 한때 이름 높던, 그저 그런 가문으로 남게 되었다.


그래도 합비에 이렇다 할 문파가 없었기에, 안휘 전체가 남궁세가의 영향권 아래에 있다고는 하나 합비 내에서는 제법 행세를 할 수 있는 영향력과 상권 등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이 꿈이 막 예지몽 같은 거 아닐까? 꿈의 마지막에서 혈천회가 다시 궐기하고 한 명의 영웅이 등장한다고 하잖아. 이건 무림대전록에도 없는 이야기인데.”


유운백이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며 국물을 떠먹었다.


“생각해보니 그럴 수도 있구만. 갑자기 뜬금없이 그런 꿈을 꾼 것도 이유가 있을 수도 있어. 왜 도력이 높은 사람들이 종종 천기를 꿈으로 꾸곤 한다잖냐.”


서수용이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고기를 먹었다.


“맞아, 난세는 평화 뒤에 찾아온다고 하고, 영웅은 난세에 나타난다고들 하지. 지금이 딱 그때 일수도 있어.”


주현탁도 음식을 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그렇다면 영웅이란 것은······.”

“아마도 예지몽을 직접 꾼 네놈이 아닐까 싶다만.”

“응! 어쨌든 그 전설이라는 전왕(電王) 유성준의 후예이니까, 가능성이 충분해.”

“그럼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강호를 피로 물들이려는 그 놈들의 야욕을 막을 수 있는 건 나밖에 없어! 지금 당장 폐관수련에 들어가 뇌전유운지검의 오의를 깨달아야겠어!”


유운백이 젓가락을 그릇에 올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이 강호는 네놈에게 달렸다!”

“믿을게, 친구. 보잘 것 없는 힘이나 우리도 너의 영웅의 길을 도울 거야!”


서수용과 주현탁도 잽싸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마워, 친구들······! 짐이 무겁구나, 강호의 운명이 나의 손에 달렸다니.”


유운백이 친구들의 손을 한곳에 모아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


“혈천회 놈들에게서 지켜내는 거야, 이 강호를!”

“그래!”

“응!”


객잔안의 사람들이, 일어서서 손을 맞잡고 뜨거운 우정을 나누고 있는 세 명을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잠시 침묵이 감돌던 세 사람의 사이에서 갑자기 큰소리의 웃음소리가 터지며 그들이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크크크크! 영웅이라니! 꾼 내가 생각해도 진짜 개꿈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전쟁이 일어나면 네놈이 제일 먼저 죽을 것 같다만!.”

“아니 오히려 혈천회 쪽에 붙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않을까.”


세 사람이 큰소리로 웃으며 남긴 음식들을 마저 집어먹기 시작했다.


뇌운문 문주 유만호(流萬虎)의 둘째 아들.

무공에 뜻도 재능도 없으며, 제멋대로인 성격에 더해 색까지 밝히는 뇌운문의 골칫덩이, 그것이 널리 알려진 유운백의 모습이었다.




* * *




“그나저나 진짜 기분 더러워지는 꿈이네······.”


친구들과 헤어져 뇌운문으로 향하는 유운백이 어젯밤의 꿈을 떠올리며 인상을 찡그렸다.

친구들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사실 그 꿈 내용은 뒤 내용이 조금 더 있었다.

그 영웅이 강호의 세력들을 규합해 앞장서서 혈천회에 맞서 싸우는 내용이었다.


영혼이라도 된 양, 삼자의 시점으로 꿈의 장면들을 봤기에 확실히 알 수 있었지만 선두에 서서 싸우던 영웅은 어디를 어떻게 보나 자신이었다.

그리고 그 꿈의 끝은 자신의 죽음이었다.

그가 죽는 것과 동시에 꿈에서 깨게 되었고, 꿈에서 깬 그는 전신에 식은땀을 흘리며 몸을 떨고 있었다.

그의 떨림이 멈추고 진정된 것은 반각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이상하게도 꿈의 내용 하나하나가 생생했던지라 그는 그 밤 이후로 내내 심란한 상태였다.

친구들과 웃으며 장난친 것으로 조금은 떨쳐내었다 싶었지만, 꿈을 꾸고 나서 이상하게도 남아있는 불쾌감만은 뇌리에 아교로 붙여놓은 것처럼 사라지지를 않았다.


그가 투덜거리며 걸음을 옮기고 얼마 후 뇌운문의 정문에 도착했다.


“아 둘째 공자님, 오셨습니까.”

“문주님께 기별을 올리겠습니다.”


문지기의 역할을 맡은 뇌운문의 무사 두 명이 그에게 인사를 올렸다.


골칫덩이라 불리는 유운백이었지만, 뇌운문주의 둘째 아들의 신분인 만큼 나름 존중을 받고 있었다.

거기다 차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누구에게나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그를 문내에서 싫어하는 사람은 없었다.


다만 하고 싶은 것은 해야만 하는 성격이었던지라 여기저기 말썽을 부려댔고 문주의 심기를 건드는 일이 허다했다.


“아, 괜찮아요. 나갔다 오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때마다 기별을 올리면 아버지도 귀찮을 거예요. 그럼 고생하십쇼!”


유운백이 무사들의 어깨를 토닥이고는 손을 흔들며 쪽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가 중앙에 마련된 연무장을 지나 자신의 방으로 향할 때 한 명의 여자아이가 벽 뒤에서 툭하니 튀어나왔다.


“작은 오라버니!”

“네 이놈, 사람을 놀라게하다니! 항상 체신을 바르게 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설마 아버지 흉내 내는 거예요?”

“흐흐, 닮았지?”

“오라버니가 진지한 표정해봤자 하나도 안 어울려요.”


유화림(流化林)이 어깨를 으쓱하며 고개를 흔들어댔다.


유화림은 그보다 두 살 어린 여동생으로, 문주 유만호의 금지옥엽이었다.

유운백과 그녀는 첩의 자식으로 같은 어머니의 뱃속에서 나온 남매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냉혹한 첫째 오라버니보다는 유운백과의 사이가 더 좋았다.


“너무하구만······ 이 오라비도 진지할 때는 진지해질 수 있는 남자라고!”

“여자에게만요?”

“······아무리 그래도 동생에게 그런 말을 듣는 걸 보면 내가 잘못 살아온 건 맞나보다.”

“그렇지 않아도 한 마디 하려 했어요! 성도에 오라버니가 작업 걸지 않은 여자를 찾는 게 더 힘들 지경이에요. 대체 뭘 하고 다니시는 건가요!”


유화림이 발돋움을 해 얼굴을 들이밀었다.


“아니 오해할까 봐 말해두는데, 내가 먼저 작업 건 게 아니야. 얘기하다 보면 그녀들이 날 안 보내주려고 한다고.”

“그래서 더 문제라구요······.”


유화림이 보란 듯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남자든 여자든 이런 오라버니가 뭐가 좋다고 그렇게 난리인지······.”

“그걸 나에게 물어봤자······ 애초에 난 인기가 있는 것도 아니야. 여자들은 날 광대로 보면서 재밌어하는 거고, 남자 놈들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정말······.”

“우와아- 제 오라버니지만 다른 사람이 들으면 짜증 날 발언이네요.”


토하는 시늉을 하는 그를 보며 유화림이 혀를 내둘렀다.


“그래도 혹여나 남궁세가의 여식들에게 관심 두지는 마세요. 그들은······.”

“알고 있어. 오대세가나 구대문파의 거만한 자식들은 나 같은 놈을 싫어하니까.”

“······.”


여러 사람에게 사랑받는 유운백이었지만, 구대문파나 오대세가처럼 진중함을 중시하는 곳에서는 가벼워 보이는 그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그것을 알기에 유운백은 자신도 그들과 엮이지 않으려고 피해 다녔다.


물론 유운백도 그들을 싫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의 머릿속에서의 그들은 항상 거만하고 자신들 이외의 사람들은 얕잡아보며 내려다보는 안하무인들이었다.


조금이지만 무력도 지성도 그 무엇도 이길 수 없다는 곳에서 오는 열등감도 있었다.


뇌운문도 사람들에게 업신여겨지지는 않는 문파였지만 그것은 과거 전역에 명성을 떨친 그의 증조부, 전왕(電王)의 명성 덕이었다.

문파에서 절대고수가 나오면 이처럼 후대에서도 그 덕을 볼 수 있었다.

때문에 각 문파에서는 자신들의 문파를 빛내줄 이를 배출해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무림에서 그럴듯한 별호라도 얻으면 기쁨에 겨워 잔치를 벌이기도 했다.


뇌운문은 전왕 이후로 인재가 없었기에 그저 과거의 영광에 매달려 살아가는 문파에 불과했다.

현재에도 최고의 후기지수들을 배출해내는 구대문파와 오대세가에 비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추후 무림맹의 요직에 들어가 그들의 시대를 열어갈 것이다.


“혹시 화나셨나요? 죄송해요, 오라버니······.”


유화림이 표정이 어두워진 그를 보고 너무 건방을 떨었다며 움츠러들었다.

살짝 눈물이 맺히는 것을 본 유운백이 재빨리 미소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자신에게 툭하면 쓴소리를 뱉는 아이였지만 속은 꽤나 여린 아이였다.


그는 분위기가 침울해지자 밝은 목소리로 다른 화제를 꺼냈다.


“그러고 보니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 남궁세가 사람이라고 했었나? 이 녀석, 남궁세가에 관심 두지 말라고 하는 게 혹시······.”


갑작스런 능글맞은 질문에 유화림이 멍해졌다가 벌컥 화를냈다.


“정말! 작은 오라버니를 걱정한 제가 바보네요! 지금 그런 이야기를 하던 게 아니잖아요, 어디서 그런 유언비어를 듣고 와서는······!”

“아니, 저번에 네가 해줬는데······.”

“몰라요! 저 방에 갈래요.”


그녀가 휙 하고 돌더니 성큼성큼 멀어져 갔다.

그가 따듯한 눈으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볼 때였다.


“아!”


그녀가 무언가 생각난 듯 다시 돌아보며 소리쳤다.


“아버지가 부르셨어요! 돌아오자마자 즉시 찾아오라고요!”


말을 끝낸 그녀가 유운백이 뭐라 하기도 전에 다시 등을 돌려 방으로 향했다.

그것이 처음 방으로 가던 자신을 불러 세운 이유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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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19장 -시작되는 이야기- 完 +4 20.10.17 1,774 25 12쪽
38 18장 다시금 다가오는 그림자 (2) +1 20.10.17 1,314 24 12쪽
37 18장 다시금 다가오는 그림자 +1 20.10.16 1,616 25 12쪽
36 17장 결심(決心) +1 20.10.15 1,747 26 13쪽
35 16장 구율선미(九燏善美) (3) +2 20.10.14 1,976 32 15쪽
34 16장 구율선미(九燏善美) (2) +2 20.10.12 1,954 37 13쪽
33 16장 구율선미(九燏善美) +1 20.10.12 2,085 38 12쪽
32 15장 끊어지는 인연 (2) +2 20.10.11 2,097 36 13쪽
31 15장 끊어지는 인연 +3 20.10.10 2,223 37 12쪽
30 14장 이어지는 인연 (2) +1 20.10.09 2,442 33 12쪽
29 14장 이어지는 인연 +2 20.10.08 2,435 33 13쪽
28 13장 끝의 시작 (2) +3 20.10.07 2,417 35 12쪽
27 13장 끝의 시작 +2 20.10.06 2,428 37 13쪽
26 12장 희생(犧牲) 미끼(鱼饵) 살인(殺人) (2) +2 20.10.05 2,363 36 13쪽
25 12장 희생(犧牲) 미끼(鱼饵) 살인(殺人) +3 20.10.04 2,392 33 12쪽
24 11장 자, 시작하자 (2) +1 20.10.03 2,501 34 13쪽
23 11장 자, 시작하자 +4 20.10.02 2,528 37 12쪽
22 10장 무원행(武院行) (2) +2 20.10.01 2,606 37 13쪽
21 10장 무원행(武院行) +2 20.09.30 2,723 33 12쪽
20 9장 인연(因緣) (2) +2 20.09.29 2,735 42 15쪽
19 9장 인연(因緣) +1 20.09.28 2,850 34 12쪽
18 8장 귀환하다. (2) +1 20.09.27 2,880 38 12쪽
17 8장 귀환하다. +1 20.09.26 2,894 37 12쪽
16 7장 월하(月下) (2) +1 20.09.25 3,028 39 16쪽
15 7장 월하(月下) +3 20.09.24 3,100 39 15쪽
14 6장 전왕(電王)의 후예 (2) +1 20.09.23 3,169 40 13쪽
13 6장 전왕(電王)의 후예 +1 20.09.22 3,175 38 12쪽
12 5장 세상에 드러내다. (2) +6 20.09.21 3,185 41 15쪽
11 5장 세상에 드러내다. +2 20.09.20 3,088 41 15쪽
10 4장 영웅은 눈을 뜨기 시작하고, (2) +2 20.09.19 3,124 41 15쪽
9 4장 영웅은 눈을 뜨기 시작하고, +3 20.09.18 3,079 44 13쪽
8 3장 달밤의 검무(劍舞) (3) +2 20.09.17 3,041 43 9쪽
7 3장 달밤의 검무(劍舞) (2) +3 20.09.17 3,030 43 14쪽
6 3장 달밤의 검무(劍舞) +2 20.09.16 3,153 38 12쪽
5 2장 남궁세가(南宮世家) (2) +3 20.09.15 3,201 37 13쪽
4 2장 남궁세가(南宮世家) +3 20.09.14 3,475 34 8쪽
3 1장 영웅은 아직도 잠들어있다. (2) +4 20.09.14 3,926 39 12쪽
» 1장 영웅은 아직도 잠들어있다. +3 20.09.14 5,340 46 12쪽
1 -기록의 시작 +5 20.09.14 6,356 46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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