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모르는 My Love Story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h2a1980
그림/삽화
Rainmaker
작품등록일 :
2020.09.16 07:12
최근연재일 :
2021.01.22 07:08
연재수 :
95 회
조회수 :
4,252
추천수 :
7
글자수 :
639,072

작성
20.11.3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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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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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A Ghost ...Phantom...

The Beginning




DUMMY

“ 정말 런던으로 가는거야? ”


마치 자기집인양 소파에 편안하게 앉은 태훈이 물었다.



“ 응...근데 너는? 한국으로는 안돌아가? ”


“ 음...글세...석달후에 맨체스터에서 선수권 대회가 있어...아마 그때까진 영국에 있을 듯 한데...그때가 내 데뷔무대인거 알지? 나...완전 긴장되!! ”


“ 전에 보니까 너 실력 괜찮던데...너랑 붙었던 사람...유명한 선수래...”


“ 아...제임스!! 난 그녀석이 목표가 아닌데......”



태훈의 한쪽 눈썹이 올라갔다.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 알수가 없는 표정이었다.



“ 이번 대회 목표가 뭔데? ”


“ 랭킹 1위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영국랭킹 2,3위쯤 하는 녀석들을 밟아야지...”



태훈의 표정이 약간 섬칫했다. 늘 장난기 가득한 태훈이었지만 경기나 플레이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엔 늘 진지했다. 지나치게 진지했다. 그런 녀석이 이쁘다고 생각하는 나였다.



“ 그럼 그 동안은 어디서 훈련하는거야? ”


“ 런던 외곽에 엄청 큰 스쿼시 연습장이 있어...”


“ 그럼 거기로 돌아갈껀데? ”


“ 당연히...너랑 같이지...”



런던으로 가려면 적어도 3일이상은 걸릴텐데...여기서...Han과 콜린이 함께 숨쉬던 이 공간에서...태훈과 함께 있어야 한다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 아니...태훈아...니가 진짜 내 남편도 아니고...같은 집에서 지내는건 좀 그렇지 않니? ”


“ 왜! 쉐어는 트렌드라며!! 그리고 저번에 나 아팠을때도 같은방에서 지냈잖아. 뭘 새삼스럽게...”


“ 그땐...!! ”



그땐 니가 거의 송장이었지...이노무 자식아!!! 사실 너~~무 멀쩡하고 아니 멀쩡하기보다 너무 건강한 태훈과 같은 공간에서 지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도 그이지만 이젠 나자신도 신용이 안갔다.


그리고 뭣보다 콜린이 있던 이곳에 그가 나가자마자 며칠이지만 기다렸다는 듯 태훈이 들어와 지내는 것이 옳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하지만 태훈은 굽히지 않았다.



‘ 며칠간만 조심하면 되겠지......’



노팅험에 와서 만났던 어릴적 모습이 거의 없는 생소한 태훈은 예전에 민디가 말했던 것처럼 길에서 우연히 지나쳐도 한번쯤 돌아보게 하는 그런 눈에 띄는 외모의 소유자였다.


작은 얼굴에 짙은 갈색의 적당히 웨이브진 머리칼이 부드럽게 한쪽으로 넘어가 눈을 가릴 듯 말듯했고, 길고 반듯한 목과 넓은 어깨.


그리고 수년간 테니스로 다져진 긴 팔과 다리, 그리고 과하지 않게 적당히 근육질인 몸매. 동양인 특유의 쌍꺼풀이 없는 눈이지만 길고 큰 눈...


단연 그의 얼굴에서 눈에 띄는건 내가 늘 강조했던 가운데가 갈라져 도톰한 아랫입술과 끝이 말려올라간 입꼬리...거기다 그에게서 여자들의 눈을 뗄 수 없게만드는 것은...


그의 행동들이었다. 이상하게 태훈이 하는 사소한 모든 행동들이 남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고나 할까...태훈은 맨손으로 햄버거를 먹다가 손가락을 빨아도, 카페테이블에 앉아있다 목이 뻐끈한 듯 한번 휙~하고 한쪽으로 목을 꺾어도, 뭔가가 흥미로운 듯 눈을 반짝이며 한쪽 입술꼬리를 올려도 왠지 모르게 야~한 느낌이 드는 녀석이었다.


그런 녀석이 어떻게 지금까지 한번도 다른 여자를 만나보지 못한건지...아마도 너~무 섹시해 보이는 외관에 이미 임자가 있다고 생각한 여자들이 대부분일런지도...


그런 태훈이 사랑 가득하 눈빛으로 뭔가를 원하는 듯 내게 덤벼대면...정말 나도 그런 그를 거절할 자신이 없었다.



“ 너...하나만 약속해...여기있는동안...너~~무 나한테 가까이 오지않기, 멀찍이 떨어져 있으라고...”


“ 풋 그걸 말이라고...”


태훈은 금방 내곁으로 다가와 코앞에 그의 얼굴을 들이밀곤 말했다.



“ 말이 되는소리야? 손만 뻗으면 니가 있는데, 어떻게 떨어져 있으라고!! 2주도 넘게 못봤는데~~!! 내가 무슨 스님인줄 알아?!! ”


“ 그럼 답은 하나네...당장 나가서 전에 지냈던 그 호텔로 가시죠! 선우태훈 선수!! ”


“ 아~~차진현!! 정말 이러기야? ”


“ 장난같애? ”



난 눈을 번뜩이며 그를 쳐다보았다. 당장이라도 쫒아낼 듯한 내 기세에...태훈은 조금 생각하는 듯 하더니...금세 고개를 끄덕였다.



“ 알았어...멀찍이 떨어져서 눈으로만 감상할게...그럼 된거야? ”


“ 믿어볼게...”



이쁘게 웃어보이는 태훈이었다. 하지만 그 미소가 뭔가 속셈이 있는거란 생각을 왜 난 하지 못했을까...




***



태훈과 같은집에서 하는 모든일이 어색했다. 내가 저녁을 만드는 동안 꼼짝도 하지않고 주방 간의 테이블에서 턱을 괴고 한시도 내게서 눈을 떼지 않는다던지...


태훈은 내게 가까이 오지 않고도 신경을 쓰이게 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있었다. 지금은 내가 재료들을 써는데 그 앞쪽에 앉아서 내 손의 움직임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그였다.



“ 야!! 도와줄 것도 아니면서 왜 그렇고 있는거야? 당장 저리가...앗!!!! ”



잠시 눈을 떼고 태훈에게 신경을쓰느라 칼이 미끌어져서 손을 베었다. 어느새 나무도마위에 붉은색 점이 찍혔다.



“ 너 때문이잖아! 이 망할 꼬맹이!! ”



태훈은 한달음에 달려와 피가 흐르는 내 손가락을 자기 입으로 빨았다.

그의 뜨거운 입속과 입술이 내 손에 닿자 갑자기 얼굴이 달아올랐다.



“ 야!! 가까이 오지 말랬지...”



태훈은 아무말없이 계속 내 손가락을 빨았다. 내리깔린 그의 속눈썹이 참...길기도 길었다.



“ 피가 멈춘거 같은데...”


“ 그걸 안밷고 삼켰어? 그리고 상처난곳에 침을 바르면 안되는거 모르니? 위생관념이 없냐!! ”



태훈의 눈썹이 신경질적이게 휘어졌다. 내 손을 내려놓으며...



“ 진짜 미안하다, 차진현!! 가까지 오지말랬는데 가서는 더.럽.게 입으로 상처나 빨아대고...”



그는 나를 생각해서 그랬는데 나는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에 너무 쏘아붙인거 같아서 미안했다.



“ 아니...그런 뜻은 아니었어...니가 손가락을 빠니까...좀...”


“ 설렜어? 심쿵?!! ”



태훈은 어느새 평소의 그로 돌아와 장난스런 말들을 늘어놓았다.



“ 신경쓰이게 그러고 있지말고 테이블에다 밥먹게 상이나 좀 차려보라고...”


“ 알았어...말씀만 하세요~~My Queen~!!! "


태훈과 처음 내가 사는 집에서 마주보고 먹는 제대로된 식사였다. 조금 긴장되면서도 간질간질할 느낌......



“ 엇!! ”


태훈이 외마디와 함께 의자를 삑~소리를 내며 뒤로 물러났다. 뜨거운 스프가 그의 티셔츠앞에 알지못할 지도를 그려놓았다.



“ 태훈아! 엄청 뜨거울텐데...어떻게 해~~”



나는 한달음에 달려가 수건으로 그의 젖은 티셔츠를 닦았다. 그러다보니 태훈은 그 티셔츠 아래엔 아무것도 입지 않을걸 알 수 있었다. 아마도 피부가 데인 듯 했다.



“ 안되겠다. 얼른 벗어...벗고 찬물로 데인곳을 씻어내야지...얼른!! ”



나도 모르게 나는 태훈의 티셔츠를 마구 벗겨내고 있었다. 예상대로 얇은 티셔츠 아래에 태훈의 복부피부가 빨갛게 변해있었다. 나는 태훈을 욕실로 끌고가서 억지로 밀어넣었다.



“ 차가운 물로 씻어내고 얼른나와 약바르자...알았지? ”



정신없이 구급상자를 찾아서 거실로 갔다. 곧 태훈이 반대쪽 거실문을 들고 욕실로부터 돌아왔다. 그를 소파에 앉히고 나는 화상용 연고를 발라주었다.



“ 따갑지는 않아? 많이 데이진 않은거 같은데...조심좀 하지!! 아기냐?! 이그~속상해!! ”


“ 풋~~!! ”



태훈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올려다보니 심각한 나완 달리 녀석은 느긋하게 앉아서 내가 하는양을 지켜보고 있었다.



“ 뭐지? 이 시츄에이션? 응? ”


“ 진현이 넌 가끔보면 꼭 우리 외할머니 같은거 알아? ”


“ 욕으로 들어야되냐? 아님 칭찬이냐? 아님 도전인 거냐? ”


“ 기억해 진현...난 절대 내 의지로 너한테 가까이 간적없다......”



그러고보니 태훈은 상체를 탈의한 채였고, 나는 그제서야 그의 벗은 몸이 눈에 들어왔다. 하나도 떼어낼곳이 없는 완벽한 몸...과한곳이 없는 몸이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완벽하게 존재를 드러내고 있는 그의 복근에 나는 약을 발라대고 있으면서도 그걸 느끼지 못했었다는게 신기했다.



“ 야...다됐다~~~”



나는 모른척 일어서 그의 곁을 떠나려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태훈은 나의 팔목을 잡아끌어서 나를 소파에 앉아있는 그의 무릎위에 앉혔다.


‘ 꼬맹이 태훈이다~~꼬맹이다~~~’



나는 주문처럼 속으로 반복했다. 하지만...누가봐도 그는 더 이상 존재를 무시할 수 없는 그런 멋진 남자였다.


태훈은 큰 두손으로 자기 무릎에 앉은 내 허리를 감싸고 나를 꼳꼳이 앉아있게 한 후 자기는 머리를 소파에 편안히 기댄채 아무말도 하지않고 나를 쳐다 보았다.


그는 웃음기 없는 진지한 얼굴로 한참을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뭔가에 만족한 듯 한쪽 살짝 입술을 말아올려 아주 편안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는 아무짓도 하지않는데...나는 자꾸 긴장이 돼서 몸이 굳어가는 것 같았다. 왠지 식은땀이 나는 듯 하기도했고 목덜미가 후끈후끈해지는 기분도 들었다.


태훈이 천천히 내 머리부터 시작해서 눈, 코, 입, 귀 그리고 목선...쇄골...점점 아래로 반쯤 내려뜬 눈으로 훑어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시선이 내 가슴에서 멈추었을 때...


“ 꿀꺽...”


나는 나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그는 손하나 까닥하지 않고 나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긴장하게 했다.


그는 서서히 내 허리를 잡고있던 손을 조금씩 움직여 내 허리와 골반을 부드럽게 원을 그리며 마사지를 하더니...다시 허리를 힘주어 잡고 나를 들어올려서는 다시 소파옆 바닥에 내려놓았다.



“ 후욱~~~! ”


깊은 숨을 몰아내쉰 태훈은...살짝 미간을 좁히며......



“ 위에 옷좀 입고올게...먼저 먹고있어......”


“ 어?? 어......그래. ”



거기서 실망을 하면 어쩌자는건데......태훈은 나를 내버려두고 윗층 Han의 방에 놓아둔 그의 옷가방에서 옷을 꺼내겠다면 가버렸다.


솔직히 조금 아쉬운 기분도 들었지만 다행이란 생각을 하며 식탁으로 향했다. 그리고 식탁위에 놓여있던 물한잔을 쭈욱 들이켰다.



‘ 저자식은 도대체 갈수록 무슨짓을 하길래...사람을 들었다 놨다 맘대로인거야? ’



태훈이 식당방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식사를 하는척, 무심한 척 그를 보는 내게 한쪽 눈을 감으며 가볍게 윙크했다.



“ 난 약속 지켰다~~!! ”


“ ??? ”


“ 내가 가까이 가지도 않았고, 니가 걱정하는 일도 없었다구...”


“ 뭐? ”


“ 걱정했던거 아니야? 내가 덮칠까봐...”


“ 니가 뭔가 크게 착각하는데...덮치는건 니가 아니라 내쪽이라구...그러니 몸가짐 조심하란 말이야...알았어?! ”


“ 풋~~정말 그런지 시험한번 해봐? ”



태훈은 괜스레 앞에 놓여져 있던 접시의 소스를 손가락으로 찍어서는 천천히 그의 입속으로 가져갔다. 시선은 내게 고정한 채, 도톰하고 섹세한 입술사이로 손가락을 집어넣고선 쪽~! 소리가 나게 빨았다.


멍~~한채 바라보던 나는 황급히 고개를 숙이면서 말했다.



“ 더럽게 손가락으로 집어먹지 마!! 그리고 얼른 밥이나 먹고 설거지는 니가 해!! ”


“ 풋~~아하하하하~~!!!! ”



뭔가 내가 진듯한 억울한 기분이 들었지만 얼굴이 붉어져 있을까봐 얼굴을 들지도 못한채 나는 식사를 마쳤다.



“ 설거지하고서 부엌에 불끄고! 가스밸브도 잠그고!! 그리고.... ”


“ 아~~그 참!! 알겠다고~!! 진짜 할머니야?!! ”


“ 난 방에서 컴퓨터로 런던에 방 알아봐야되...넌?? ”


“ 난 거실서 티비 좀 보다가 올라갈게...”


“ 그래!! ”



내방에 들어와 컴퓨터 전원을 켜고 기다렸다. 주방에서 달그닥 달그닥 태훈이 설거지하는 소리가 났다. 설거지는...늘 콜린의 차지였었는데...잠시 또 가슴이 먹먹해 졌다.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창문을 벌컥 열었다. 차가우면서 신선한 겨울밤의 공기가 한꺼번에 밀려들어왔다.



“ 하아~~~”


긴 숨을 내 쉬는 내입에서 김이 올랐다.


무심히 창밖으로 보이는 정원을 바라보다 집앞 길건너편 가로등으로 눈이갔다. 그 아래에 누군가가 서있는 듯 했는데...그 실루엣이...눈에 익은 듯...아니...그렇지 않은 듯......



“ 설마...콜...린??? ”



그럴리는 없었다. 그는 더 이상 여기에 있지 않으니까...하지만...나는 신발을 신는것도 잊은채 방문을 박차고 복도로 뛰어나갔다. 그리고 바로 현관문으로 달려가 힘껏 현관문을 열어졎혔다.



“ 꽝!!! ” 맨발로 달려 집앞 돌계단을 내려가는 내 뒤로 현관문이 바람에 거세게 닫혔다.



“ 콜린!! 콜린!!!”



금기 같았던 그의 이름을 외쳐부르며 집앞 거리를 가로질러 건너편 가로수 아래로 뛰어갔다. 하지만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 잘 못 본거야? 정말??? ’


나는 공원으로 향하는 위로 올라가는 길쪽을 바라보고...고개를 휙 돌려 학교쪽으로 내려가는 내리막길을 멀리 바라다 보았다. 하지만...역시 사람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멍~~하니 서있다 공원으로 향하는 오르막길을 올랐다. 맨발에 닫는 꽁꽁 얼어붙은 도로가 차갑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무슨 생각이었을까...

얇은 무릎아래까지 오는 면 원피스 하나를 달랑 걸치고 맨발로 터덜터덜 걸어서 공원으로 걸어가고 있는 나를 지나던 몇몇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다시 쳐다보았다.


하지만 나는 행인이 있었는지...내가 어떤 몰골로 그렇게 걷고있었는지...아무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렇게 걷고 걸어서 공원에 도착했다.



‘ 그래...콜린은 이제 내가 꼴도보기 싫겠지. 그가 내곁에 있는동안 그렇게나 힘들게 했었는데...날 만나곤 그는 한번도 힘들지 않은적이 없었네...’



갑자기 콜린의 생각에 눈앞이 흐려졌다. 그리곤 끝없는 물줄기가 뺨을타고 흘러내렸다. 하지만 나는 소리도 내지 않았고 굳이 그 눈물을 닦지도 않았다.


그냥 그대로 한자리에 서서 넓은 공원 중앙에 내려다 보이는 연못만 주시하고 있었다.



‘ 니 맘을 시들게해서 너무 미안해 콜린...나같은건 처음부터 만나지 말았었으면 좋았을걸...맘같은거 서로 들어내지도 받아주지도 않았었더라면 좋았을걸... ’


“ 미안해...정말......”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미안하단 말로 용서가 되지 않겠지만...

거기...찬바람이 쌩쌩부는 공원의 언덕에 얼마를 더 서있었는지 몰랐다. 그저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자 발길을 돌렸을 뿐......


올라올때와 마찮가지로 똑같은 길을 똑같은 속도로 터덜터덜 맨발로 걸어내려갔다.


집에 가까워지자 현관문앞에 나와서 서성이는 태훈이 보였다. 그는 길을 걸어 내려오는 나를 발견하고 뭐라고 외치면서 달려왔다.



“ 태훈아......빨리......”



그뒤로 나는 의식이 멀어졌고 그 자리에 꼬구라졌다.


‘ 태훈아...빨리 나...빨리 런던으로 가고싶어...’


태훈이 나를 안아들던 느낌이 희미하게 기억나고 그 뒤론...나는 아무런 기억이 없었다.



***



태훈은 초조하게 진현이 잠든 침대옆을 지키고 있었다. 어제밤 진현이 길에서 쓰러지기 전 태훈이 본 그녀의 모습은...정말...제정신이라곤 보기 힘들정도로 처참했다.


올겨울들어 가장 추운날들이 계속되었는데...그 강추위에 잠옷같은 옷가지 하나를 덜렁 걸치고 맨발로...거기다 발은 돌에 찍힌 듯 상처가 나있고 흙투성이였고...


무엇보다 하얗게 서리가 내린 듯 창백한 얼굴에 죽은사람 마냥 새파랗게 얼어버린 입술...


사실 런던에서 마지막으로 보았을때보다 진현이 조금 말랐다고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졸업작품과 논문준비로 바빴다는걸 알고있는 그였기에 그것 때문일뿐 별다른 일은 아닐꺼라 대수롭게 생각했었다.


그리고 진현의 행동도 평소와 다를바가 없었기에 태훈은 어젯밤 진현의 행동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쓰러진 그녀를 안고오면서 태훈은 생각했다.



‘ 왜이렇게 가벼운거야?! ’



그렇게 불면 날라갈듯한 몸으로 타국땅에서 진현은 나름 힘차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가녀린 몸으로 런던에서 모나게 그녀를 밀어내던 그를 힘껏 간호해 주던 그녀였다.



‘ 늘...쎈척은 혼자 다하지...도대체 무슨일이야? 진현......’


진현은 그렇게 쓰러져 죽은 듯 하루를 누워있었다. 그녀가 잠들어 있는 동안에 태훈은 잠시도 그녀곁을 떠나지 않았다. 가끔 정신이 든 그녀는 옆에있는 태훈을보며 헛소리를 했다.



“ 나...런던에...빨리...태훈아......”



그리곤 다시 잠이들고...깻다, 잠이들었다를 쉼없이 반복하는 진현이었다. 잠이 들어도 그녀의 꿈속은 편안하지가 않은 모양이었다.


쉴새없이 그녀의 얼굴이 일그러지고 눈물이 흐르고...입술을 깨물고...


보고있는 태훈조차 마음이 아플정도였다.


진현이 숨이 넘어갈 듯 훌쩍이며 누군가를 찾았다. 들릴 듯 말 듯...태훈은 그의 얼굴을 그녀의 입 가까이에 가져다 대었다.



“ 뭐? 누구? 누구를 찾는거야 진현? ”


“ ......미안...미안해......”


“ 뭐가 미안하다는 건데? ”


“ ......콜린......콜...린......”



태훈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하지만 흐르는 진현의 눈물을 그는 수건으로 닦아주었다.


진현이 콜린이나 Han이랑 녀석과 함께 살고 있다는건 알고있었지만 태훈이 노팅험에 왔을땐 집에 진현이 혼자살고있어서 좀 의아해 하긴했었고...늘...진현옆에 붙어있던 그 노랑머리 녀석이 보이지 않는것도 이상하다 생각은 했었지만......


이제 뭔가가 확실해 진 듯 했다.


진현과 녀석은 헤어진 것이 분명했다.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기쁨의 축하파티를 해도 모자랄 판인데...눈앞에서 그녀석 때문에 정신줄을 놓았다, 잡았다 하는 진현을 보니...가슴이 아픈 태훈이었다.


태훈이 진현의 손을 꼬옥~~쥐었다. 그리고 그 손을 그의 얼굴에 가져다 대었다.



“ 진현...누나......이제부터 내가 지켜줄게...울지않게, 맘아프지 않게...그러니...그녀석 때문에 너무 오래 아프진 마......”




***




Hope you en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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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Collin in Korea...2nd. 21.01.11 23 0 21쪽
93 Collin in Korea... 21.01.08 25 0 16쪽
92 난 맨날 술이야... 21.01.03 32 0 21쪽
91 Closer & Last in London... 20.12.31 26 0 23쪽
90 wedding-2 20.12.31 25 0 28쪽
89 wedding-1 20.12.29 29 0 22쪽
88 British Open... 20.12.26 24 0 32쪽
87 His Mistress... 20.12.25 19 0 25쪽
86 Surprising Party... 20.12.23 50 0 35쪽
85 Collin's Heart... 20.12.22 23 0 24쪽
84 Cracking... 20.12.20 23 0 20쪽
83 Stormy Night 20.12.19 26 0 35쪽
82 Yorkshire... 20.12.16 21 0 23쪽
81 행복할 자격 20.12.15 22 0 19쪽
80 Real Prince & Princess 20.12.14 24 0 16쪽
79 Happen to Run into him... 20.12.12 27 0 23쪽
78 Match... 20.12.09 23 0 17쪽
77 계속된 마주침... 20.12.08 32 0 20쪽
76 일상...그리고... 20.12.07 28 0 15쪽
75 passing away... 20.12.03 25 0 19쪽
» A Ghost ...Phantom... 20.11.30 27 0 18쪽
73 이젠 정말 안녕... 20.11.29 26 0 14쪽
72 Painful farewell... 20.11.28 22 0 19쪽
71 Bye...and...again... 20.11.27 28 0 12쪽
70 Bad Ending... 20.11.25 27 0 17쪽
69 coming out... 20.11.24 24 0 13쪽
68 그만의 Queen... 20.11.23 23 0 18쪽
67 힘겨운 재회... 20.11.22 32 0 14쪽
66 Broken into Pieces... 20.11.21 24 0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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