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의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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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끼리94
작품등록일 :
2020.09.21 21:14
최근연재일 :
2021.04.1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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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07,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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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25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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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1쪽

57장. 밍 치오

DUMMY

*


“3등급?! 아저씨가 3등급이라구요?!”

“그런가 봐”


호로록! 나는 손에 든 음료를 마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재측정이 끝난지 하루가 지났다. 결과를 알려주겠다며 협회로 부른 협회 시험관은 내게 3등급이라는 등급을 재측정 해주었다. 전체적인 능력치가 3등급에 비할바는 아니었지만, 마지막 시험인 실기 시험에서 3등급 몬스터를 상대로 승리했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한 모양이다.


‘이 정도면 아이템을 다 착용한 상태면 1등급도 노려볼만 한가?’


아니지 1등급과 3등급 사이에는 어마 어마한 차이가 있으니까... 설령 아이템빨을 받는다 해도 1등급까지는 도달하지 못할 거다.


‘뭐...황금 기사의 힘을 쓴다면 모를까’


“대박... 기자들이 몰려들만 하네요.”

“기자들이 왔었어?”


금시초문인데? 딱히 밖에 나올때 날 알아본 사람도 없었고, 내가 그렇게 중얼 거리며 고개를 갸우뚱 하자 그녀가 말했다.


“그거야 협회에서 다 정리를 해서 그렇죠. 얼마나 고생했다구요.”

“아... 미안”


아니 내가 미안해야 할 일인가? 잘 못한 건 딱히 없는데...


“어쨌든 아저씨가 벌써 3등급이라니 세월 참 빠르네요.”

“뭔 아저씨같은 소리를 하고 그러냐”

“아저씨한테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거든요? 그보다 아저씨가 3등급이면 잘 됐네요.”

“?”


일이 아주 많이 많이 있으니까요. 그렇게 씨익 웃는 그녀를 보며 나는 왠지 모르게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벌써 몇개째야!”


콰아아아앙!!


게이트를 클리어한 나는 소리를 버럭 질렀다.오늘만 해서 벌써 5개째, 나는 초소형 게이트 그리고 측정불가 게이트들을 클리어 하며 얼굴을 찌푸렸다.


“아무리 약해도 이 정도로 많이 사냥하면 힘든 법이네...”


5개나 클리어하게 될 줄은 몰랐기에 나는 추욱 늘어진 팔을 붙잡으며 그렇게 중얼 거렸다. 하루 종일 게이트를 뛰어다녀서 겨우 5개... 그나마도 게이트가 열리기 직전에 클리어해서 겨우 몬스터가 새어나오는 건 막을 수 있었다.


“다른 랩터들은 뭐하는 거야”


아무리 헌국에 뛰어난 랩터가 많지 않다고 해도 그 수가 적은 편은 아니다. 사람들끼리 힘을 모으며 분명 클리어할 수 있을 텐데...


“무서운 건가...”


하긴 요즘 들어 난이도가 상승했으니까... 목숨을 걸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


“하지만 어차피 움직이지 않으면 다 죽는다고”


뿌득!


“1개만 더 클리어할까”


나는 마지막으로 1개만 더 클리어하자 라고 다짐하고 6개째 게이트를 클리어했다. 그리고 지친 몸을 끌고 들어온 나를 반기는 2명


“아저씨~ 배고파!”

“어서와요. 아저씨”

“너... 왜 여기에 있냐?”


방긋 웃는 한소희, 그녀는 요리를 하며 입을 뗐다.


“그냥요. 아저씨가 힘들까봐 밥해주러 왔죠.”

“......”


힘들어 할 걸 알면서 게이트를 10개나 맡겨? 그나마 오늘 6개를 클리어해서 망정이지...


“아 내일 게이트 추가에요. 알죠?”

“뭐?!”


깜짝 놀라 내가 버럭 소리를 지르자 호박을 자르던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깜짝이야, 몰랐어요? 아직 게이트 많다구요.”

“아무리 그래도... 야 협회에서도 움직이고 있다며”

“맞아요. 근데 어쩌겠어요. 일손이 부족한데”

“......”


그렇게 나오면 할 말이 없다. 나는 그녀의 정론에 입을 꾹 다문 채 자리에 앉았다. 나름 다련을 한다고 했는데도 몸이 무겁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용의 힘 덕분에 몸이 자동으로 회복된다는 것 정도려나?


“하루면 낫기야 하겠지만, 하아~ 밀린 게이트가 몇 개인데 총?”

“글쎄요. 정확히는 알아봐야 하겠지만, 아마 150개 정도일 걸요?”

“150개?!”

“깜짝이야, 됐으니까 상이나 차려요.”


찌개에 자른 호박을 넣은 그녀는 얼굴을 찌푸리며 밥상을 찼다. 나는 그런 그녀를 보며 어쩔 수 없이 숟가락과 젓가락을 놓으며 준비를 했다.


“자~ 다 됐어요.”

“고맙다...”

“뭘요~”

“고마운 일만 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고마운 일 뿐이잖아요? 아저씨한테 일도 주고, 아저씨한테 밥도 주고, 아저씨한테...”

“짬처리도 하고 말이지”

“짬처리라니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니에요?”

“하나도 심하지 않거든? 후우~ 뭐 그래도 어쩔 수 없나”

“맞아요.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그냥 그러려니 해요.”


그 말을 왠지 너한테 들으니까 화가 난다만... 그래도 방금 전 말했듯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다. 그냥 더 많이 더 열심히


“그렇게 싸우는 수 밖에”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나는 게이트로 향했다. 하루에 4~5개의 게이트를 꾸준히 클리어했다. 간혹 이레귤러가 나올 때면 고전을 했지만 그래도 클리어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후우~”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어느 정도 상황이 좋아졌다. 게이트가 늘어나는 것 보다는 그래도 주는 수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사람들은 서로 못 잡아 먹어서 안 달일까?”

“잡아 먹으면 맛있어서?”

“맛있겠냐, 그리고 내가 말한 잡아먹는다는 건 비유라고 비유”

“아저씨 내가 몇 살인 줄 알아? 쉽게 쉽게 말하란 말이야!”

“아니 내가 잘 못한 거냐?”

“응!”


방긋 웃는 백룡을 보며 나는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숙였다.


“정말이지...”

“근데 아저씨 괜찮아? 요즘들어 아이템 안 만들었잖아”

“...그렇긴 한데, 너도 들었잖아 게이트가 넘쳐 난다고”

“음... 그렇지만, 결국 위험한 게이트가 나오면 힘이 필요하다고 아저씨가 그랬자나”


그러고 보니... 이 녀석 말도 일리는 있다. 확실히 나중을 대비하려면 힘이 필요하다. 아니 그 전에 메타트론을 먼저 만나는게 급선무이긴 했다. 나는 조합의 서를 꺼냈다.


“야”


내가 부르자 녀석은 대답할 생각이 없는 건지, 입을 다물었다. 그 모습에 나는 다시 녀석을 불렀다.


“야 조합의 서”


-왜 불러? 주인?


“지금 나는 전보다 강해졌지?”


-음...


내 물음에 조합의 서는 고민을 하듯 소리를 냈다. 그리고 이내 입을 뗐다.


-조금


“조금? 조금이라고?”


그때로부터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데... 아니 생각해 보면 딱히 뭘 한 건 아닌가?


-아직 부족하다. 주인


“...젠장 대체 얼마나 강해져야 하는데”


황금의 기사의 힘을 쓰면 나는 지금도 1등급 랩터와 맞먹는 전투능력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대체 얼마나 강해져야 하는 걸까?


“너한테 물어 봐야 어차피 대답하지 못하겠지?”


-그렇다.


“당당하구만 이 자식”


-그렇다.


“...백룡아 이 자식이 지금 나 맥이는 거 맞지?”

“맥이다니? 밥 먹였어?”

“아니 그게 아니라... 아오! 너네 둘 다 짜증나!”

“그건 우리가 할 말이거든?! 아저씨 나이 먹더니 화만 늘었어!”

“너 때문이거든?!”

“아니 아저씨 때문이야!”

“이!”

“이!”


-주인, 상대는 어린 용이다...


한심하다는 듯한 투로 나한테 입을 연 조합의 서를 보며 나는 녀석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볼을 당기듯 녀석의 표지 양 옆을 잡아 당기며 말했다.


“너도 마찬가지야 이 자식아!!”


-아프다. 주인


“하아~ 뭐 됐다. 일단 조합을 좀 해보면서 생각해 보지 뭐 어쨌든 더 강해지라는 소리잖아?”


-이츠 오케이


“뭔 소리야?”


-맞다는 소리다.


“진짜 맞을래?”


-폭력 반대, 비폭력 최고


쓸데없는 말만 잔뜩 배워가지고... 나는 깐족 거리는 것 처럼 느껴지는 조합의 서를 보며 얼굴을 찌푸리고는 조합할만한 아이템을 찾았다. 그리고 3번째 페이지에 있던 아이템을 보며 눈을 멈췄다.


“진 : 용검이라...”

“용검 멋지다!”

“용을 죽이기 위한 검인데도?”

“힉!”

“넌 진짜... 뭐 그래도 나름 좋아 보이긴 하는데, 문제는 내가 검을 다룰 줄 몰라서...”

“아저씨 검 못 다뤄?”

“뭐... 휘두룰 수는 있는데”


그렇게 중얼 거리는 나를 향해 백룡이 말했다.


“그럼 팔면 되잖아”


쿨하게 말하는 백룡, 그런 녀석을 보며 나는 마치 엄청난 사실을 깨닫기라도 한 듯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처럼 멍하니 녀석을 바라보다가 이내 입을 뗐다.


“맞네...”


-주인 바보다.


“닥쳐! 애초에 요즘 너무 바빠서...”


띠리리리리~!


“누나야?”


백룡은 울리는 핸드폰을 보며 물었다. 이 녀석이 찾는 누나는 한소희다. 요즘 들어 우리 집에 자주 찾아온 덕분에 둘이 아주 사이가 좋았다. 남매라고 해도 될 정도다.


“아니 한소희는 아니야, 이 번호는...”


어쩐지 기억에 있는 번호인데, 누구지? 나는 고개를 갸우뚱 하며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오랜만이네요. 조합씨”


이 목소리는...?


“라호씨?”


밍 가문의 실질적인 수장, 밍 라호 그녀의 독특한 목소리 톤은 언제 들어도 인상적이었기에 나는 단번에 전화기 너머의 상대의 이름을 알아챘다.


“잘 지내셨나요?”

“어떻게... 아 아니 네, 잘 지냈습니다.”

“출소할 때 얼굴이라도 보러 갈려고 했는데 워낙에 말리는 사람들이 많아서요. 후훗~ 죄송하네요.”

“아뇨 아뇨, 그보다 어쩐 일로...”

“어머,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시다니 바쁘신 모양이네요?”

“그게... 게이트 때문에요.”

“게이트? 아~ 그렇네요. 최근 들어서 게이트에 변화가 일어났다고 그랬었죠.”

“네에, 그래서 그... 아 다른 분들은 잘 지내고 있나요?”


무씨라던가 라야씨라던가 라이씨라던가...


“네에~ 잘 지내고 있답니다. 게이트 때문에 바쁘긴 하지만요.”

“저랑 똑같네요.”

“그렇네요. 후훗~ 그래서 무슨 일 때문에 연락을 했냐고 하셨죠?”

“네? 아... 네”


나는 멋쩍게 답했다.


“제 용건은 한 가지랍니다. 조합씨가 예전에 제게 빚을 진 건 기억하시죠?”

“빚이라면... 아”


맞다. 그녀에게 돈을 빌리면서 나는 그녀에게 빚을 졌다. 그걸 까먹고 이제까지 있었다니...


‘애초에 갚을 만한 상황도 안 됐지만’


나는 그렇게 중얼 거리며 아차 싶은 목소리로 말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실래요? 제가 바로 구해서 갚을게요.”

“아뇨, 오늘은 빚을 독촉하기 위해 연락 드린게 아니랍니다.”

“그럼...?”

“이번에 치오가 폐관 수련을 마치고 나왔거든요. 그래서 제가 무기를 하나 해주고 싶은데 조합씨가 딱 떠오르지 뭐에요?”

“치오라면... 아 막내요?”

“네~ 그렇답니다.”

“...막내에게 무기를 해주다니 설마 그럼”

“네, 조합씨가 치오의 무기를 만들어주셨으면 해서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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