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곰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삶나무
작품등록일 :
2020.09.25 19:22
최근연재일 :
2021.03.01 21:42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14,486
추천수 :
595
글자수 :
514,682

작성
20.11.11 06:00
조회
118
추천
7
글자
12쪽

43화. 뜻밖의 조우 (5)

DUMMY

문웅이 꼼짝없이 마법에 노출된 그때, 테러범 주위의 마나가 요동치며 커다란 불의 꽃이 화려하게 피어났다.


'꽃...?‘


장미 형상의 화염 속에서 빠져나온 테러범은 등장한 이후 처음으로 낭패를 본 모습이었다.


'공격이 통했다!'


문웅은 테러범에게 여유를 주지 않기 위해 몸을 날렸다.


검은 유성처럼 날아간 문웅이 발톱을 휘둘렀고, 그것을 블링크로 피한 테러범에게 불의 창 수십 개가 날아들었다.


실드가 깨지고 마지막 창 하나에 어깨를 적중당한 그가 도주하기 시작했다.


"어딜...!“


"그만! 그냥 놔둬!“


문웅이 뒤쫓으려고 했으나 유연화가 말렸다.


"그냥 보내요?“


"그래, 우리 임무는 경호야. 다른 빌런이 습격해올 수도 있으니까.“


"아... 그러네요.“


고개를 끄덕인 문웅이 신중식에게로 걸어갔다.


"괜찮으세요?“


상황이 끝난 것을 인지한 신중식이 차에서 내려 그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덕분에 살았군요. 당신들을 고용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지...“


"확실히 A급 이능력자가 경호했다면 위험하셨겠네요.“


"제가 보기엔 테러를 가한 사람이 어머님보다 더 강해 보였는데 맞나요?"


"맞아, 같은 7서클이라고 해도 차이가 크니까... 그래도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 중에 나보다 강한 마법사는 오랜만에 보네.“


"저 정도 경지면 빌런 중에서도 유명한 편이지 않을까요?“


"보통은 그런데... 7서클 바람 계열 마법사라... 집히는 게 없네.“


그때 신중식이 피투성이가 된 문웅의 등을 살펴보더니 물었다.


"문웅 군, 몸은 괜찮은가요? 피가 많이 나는데...“


"이 정도면 겉만 긁힌 거예요. 금방 회복될 겁니다.“


문웅이 차량을 보호하며 마법을 대신 맞았기에, 상처를 보는 신중식의 표정에는 미안한 감정이 깃들어 있었다.


"그래도 습격자가 한 명이라서 다행이었습니다. 다수가 습격해왔다면 불리했겠어요.“


박경호의 말에 모두 수긍했다. 여럿이었다면 문웅이 유연화를 도울 수 없었을 테니까.


"일단 이동하시죠."


일행은 다시 출발했고 이번에는 청와대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신중식이 집무실에서 공무를 보는 동안 문웅은 대기실에서 유연화와 함께 휴식을 취하게 되었다. 상처는 본부에 있던 수호대 소속 치유사에게 이미 치료를 받은 후였다.


"어머님, 아까 사용하셨던 장미 형상의 마법이 그... '오리지널' 마법인가요?“


오리지널 마법은 자신의 분야에 통달한 마법사가 기존 마법의 술식을 변형하여 자신에게 맞게 만든 것을 말한다.


"맞아. 내가 꽃을 좀 좋아하거든. 7서클 파이어 스톰을 내 식대로 뜯어고치면서 외형에도 신경을 좀 썼지. 어때, 이쁘지?“


"네... 불의 꽃인 불꽃이라니. 센스가 넘치시네요.“


"역시! 곰곰이라면 알아줄 거라고 믿고 있었어!“


유연화가 문웅의 팔뚝을 찰싹찰싹 때리면서 말했다.


"예...?“


"사실 그걸 노린 것도 있었다고!“


'아... 진짜로 이걸...?'


그 말을 하는 유연화가 굉장히 즐거워 보여서 문웅이 시선을 피하며 화제를 바꾸었다.


"그나저나 또 뭔가 일어났네요."


"그러게, 보통은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 것이 정상인데... 거짓말처럼 일이 터지네?"


"이상하게 제가 가는 곳마다 일이 벌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호호, 항상 그런 건 아니잖니. 그리고 영화나 소설을 보면 그런 사람이 주인공이던데?“


"하하하, 제가 주인공일 리가 있나요.“


문웅은 말도 안 된다면서 웃었다.


"근데 어머님, 게이트를 없앨 때까지 경호를 계속해야 하는 건가요?“


"아니, 공무 중에만 경호하면 돼. 오늘은 이대로 있다가 끝날걸?“


"근데 이렇게 대놓고 노릴 정도면... 대통령님이 숙소에 계실 때, 암살하려고 하면 어떻게 해요?"


"그럴 리가 없지.“


유연화의 단호한 말에 문웅이 의문 섞인 표정을 지었다.


"어째서요?“


"저들의 진짜 목적은 암살이 아닐 거야. 그랬다면 벌써 성공했겠지.“


"그건...“


"당장 아까 있었던 습격을 생각해 봐. 7서클 마법사라는 고급 인력이 공격해왔다지만 어째서 혼자였을까?“


"음... 저도 그건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말 하면 안 되지만, 어차피 대통령님을 살해해봐야 새로운 대통령이 나올 뿐이야. 게다가 그때부턴 경호에 더 신경 쓰겠지.“


"대통령님도 힘들겠네요.“


"원래 권력이란 게 그런 거야. 능력자가 등장하기 전부터 암살의 위협은 있어 왔으니까."


"그럼 습격자의 목적은 대체 뭐였을까요?“


"세상에 알리는 게 목적이겠지. 자신들의 존재를 그리고 아나키즘이라는 사상을 말이야.“


"아... 그래서 암살이 없을 거라는 거군요.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앞에서 해야 알리는데 효과적이니까.“


"그렇지. 대낮에 대놓고 습격했던 것이 생각 없이 저질렀던 게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었던 거지.“


"그 빌런들은 왜 굳이 정부를 무너뜨리려고 할까요. 능력자들이 지배하는 세상... 이런 걸 꿈꾸는 걸까요?“


"정부 아래에서 사회가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이상, 힘이 있다고 해서 자기 멋대로 휘두르지 못하니까. 사회 자체를 무너뜨리려는 거 아닐까?"


"그럴 수도 있겠네요.“


하릴없이 대기하던 그들은 공무를 마친 신중식이 숙소로 퇴근을 함과 동시에 청와대를 나왔다.


"내일 아침에 여기로 나와. 게이트 공략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나오자마자 경호를 맡기는 힘들 테니까.“


"넵, 내일 봬요.“


버스를 타고 귀가를 하던 문웅은 팀원들에게 문자를 돌렸다.


[당분간 던전에 안 들어갈 거니까, 알아서들 훈련해.]


[오빠! 오늘 경호는 어떠셨어요?]


[오! 내일도 청와대에서 일하시나 보네요.]


[알겠습니다, 형님.]


적당히 답장하던 문웅은 퍼뜩 떠오른 생각에 움직임을 멈췄다.


'아... 이런, 또 혼자 나왔네. 이번엔 어떻게 달래줘야 하나...‘


문웅은 또 놓고 나갔다고 칭얼댈 타로를 위해 맛있는 거라도 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음 날, 청와대로 출근한 문웅은 부산스러운 분위기를 감지했다.


어제와 같은 대기실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연화가 방에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잘 부탁드려요.“


"힘세고 좋은 아침~!“


인사를 나눈 문웅이 신경 쓰이던 것을 물었다.


"어머님, 오늘은 분위기가 좀 산만하지 않아요? 무슨 일 있나?“


"응? 소식 못 들었니? 어제 돌입한 게이트 공략팀이 성공하고 복귀했어.“


"오, 벌써요? 하긴 수호자만 남아있다고 했었죠?“


"응, 그랬지. 그게 아니었으면 페네트레스 씨가 아니라 내가 던전에 들어갔을 지도 몰라.“


"아... 오래 걸릴 것 같았으면 그랬겠네요.“


문웅은 유연화와의 대화가 소강상태가 되자, 조준기에게 문자를 보냈다.


[어제 게이트에 들어가는 거 봤다. 밤 사이에 공략 성공하고 나왔다던데, 잘 갔다 왔냐?]


[당연하지, 내가 또 엘리트 아니겠냐.]


마침 조준기가 바로 답장을 보내왔다.


[페네트레스 씨는 어땠어? 많이 강함?]


[어, 확실히 강하긴 하더라. 수호자가 이레귤러인데도 구멍이 숭숭 난 채로 죽었음 ㅋㅋㅋ]


[그래? 암튼 고생했네 ㅋㅋㅋ. 그럼, 푹 쉬어라.]


[너 뭐 하는데, 간만에 연락해놓고 바로 끊으려고 하냐?]


[페네트레스 씨 대신해서 대통령 경호 중임ㅋㅋ]


[일하는 중에 톡이나 하고 꿀이네. 이따가 술이나 한잔하자.]


[콜, 주변에 괜찮은 곳 있으면 정하고 연락해.]


[알겠다, 수고,]


문웅은 조준기와 톡을 마치고 고개를 들었는데 때마침 노크 소리와 함께 박경호가 들어왔다.


"대통령님께서 부르십니다.“


"네.“


박경호의 말에 문웅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연화도 소파에 늘어져 있다가 밍기적거리면서 일어났다.


"끄~응, 가자!"


"하하하, 얼른 가시죠“


문웅과 유연화는 가까운 곳에 위치한 집무실로 향했다.


"아, 어서 오세요.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어제 시도했던 게이트 공략이 성공했어요.“


"아침에 들었어요."


"허허허, 경호는 오늘까지만 해주시면 될 것 같군요. 내일부터 페네트레스 씨가 나올 겁니다.“


"네, 알겠습니다.“


이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집무실을 나섰다.


"바빠 보이시네요.“


"당연하지, 나도 꽤나 바쁘거든?“


"집단의 대표가 쉽지 않은 자리라는 건 알겠어요.“


대기실에서 시간을 보내던 문웅은 신중식이 퇴근함과 동시에 일이 끝났고, 유연화와 함께 청와대를 나섰다.


"고생하셨어요,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그래, 너도 고생했어. 그때 보자."


유연화와 헤어지고, 문웅은 조준기가 보자고 한 고깃집으로 향했다.


문웅은 걷다가 꿈틀거리는 느낌에 품 안에 손을 넣어 자고 있는 타로를 쓰다듬었다. 전날 굉장히 시달렸기 때문에 이번에는 잊지 않고 속주머니에 데려왔던 것이다.


"여, 왔냐?“


"벌써 굽고 있었냐?“


치이익-


고기가 불판에 올라가 익기 시작하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위장을 허기지게 만든다. 특히 고기라면 사족을 못 쓰는 문웅은 더욱 그랬다.


조준기가 이미 자리를 잡고 고기를 굽고 있었던 덕분에, 문웅은 익는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도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이모! 여기 소주 한 병이요!"


"경호는 어땠냐?“


"그냥 첫날에 빌런이 습격해온 거 말고는 한가했어.“


"아~ 그거 나도 들었다. 하여간 별 놈들이 다 있어.“


채워져있던 잔을 들고 쨍- 소리를 내며 부딪친 그들은 빌런을 씹으면서 잔을 비웠다.


"크으- 그러고 보니, 네가 경호를 맡아서 페네트레스 씨에 대해 물어본 거였어?"


"어? 뭐, 그렇지. 아까 대충 듣긴 했는데 많이 강하냐?“


"어, 굉장하긴 하더라. S급 판정을 받은 수호자가 그 사람 찌르기에 속수무책이더라니까.“


"인성은 어때 보였어?“


"그건 왜? 그 사람한테 관심 있냐?“


조준기의 말 같지도 않은 농담에 문웅이 잔을 채워주며 인상을 찡그렸다.


"너는 대체 남들한테는 존댓말만 쓰면서, 왜 나한테는 헛소리만 해대냐?“


"푸하하, 부X 친구 아니겠냐! 너 아니면 누구한테 이런 농담을 해? 그것보다 인성은 왜 묻는데?“


"아니, 그냥... 경호 업무 첫날에 그 사람을 봤는데, 묘하게 신경이 쓰여서 말이야... 날 살피는 것 같다고 해야 하나?“


둘은 다시 한번 잔을 비우고 고기를 집어먹었다.


"음, 음... 그냥 네가 장래가 유망해 보였던 거 아냐? 이번에 들어간 공략팀 중에서 나한테만 와서 말 걸더라. 크게 될 것 같다고. 열심히 노력하면 U급에 갈 인재라던데?“


"아, 너한테도 그랬어?“


"어, 다른 사람들과는 오더 내릴 때 말고 한마디도 안 하더라. 근데 웃기지 않냐? 자신은 S급인 사람이 남보고 U급 타령하는 거.“


조준기가 문웅의 물음에 대답하고는 낄낄대며 웃었다.


"그건 좀 웃기긴 한데... 그만큼 강력하게 칭찬하고 싶었던 거겠지. 왜 본인이 약해도 평가는 기가 막힌 사람들도 많잖아?“


"하긴... 스카우터들이 그런 사람들이지.“


어느새 익힌 고기를 거의 다 먹은 그들은 큰 덩어리의 고기를 다시 불판에 올렸다.


"그, 빌런 얘기나 더 해봐. 한 명이 습격했다면서?“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눈 떠보니 곰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안녕하세요 삶나무입니다 22.04.27 40 0 -
공지 연재일정 관련 공지입니다. 21.01.12 92 0 -
공지 안녕하세요. 삶나무입니다. +2 20.09.25 286 0 -
96 96화. 미국 갔어 (2) +1 21.03.01 70 2 12쪽
95 95화. 미국 갔어 (1) +1 21.03.01 51 1 11쪽
94 94화. 일문 (2) +1 21.01.31 91 0 12쪽
93 93화. 일문 (1) +1 21.01.30 68 0 12쪽
92 92화. 아니, 이유가 뭐냐니까...? (1) +1 21.01.27 70 1 11쪽
91 91화. 역시 별거 아니네? (3) +1 21.01.27 61 0 12쪽
90 90화. 역시 별거 아니네? (2) +1 21.01.27 71 0 11쪽
89 89화. 역시 별거 아니네? (1) +1 21.01.27 67 0 13쪽
88 88화. 지원 요청 (4) +1 21.01.18 72 1 12쪽
87 87화. 지원 요청 (3) +1 21.01.18 107 1 13쪽
86 86화. 지원 요청 (2) +3 21.01.09 81 0 12쪽
85 85화. 지원 요청 (1) +2 21.01.08 79 1 11쪽
84 84화. 베헤모스 (3) +2 21.01.07 81 2 12쪽
83 83화. 베헤모스 (2) +2 21.01.06 78 4 12쪽
82 82화. 베헤모스 (1) +3 21.01.05 84 3 11쪽
81 81화. 재회 (2) +2 21.01.02 71 2 12쪽
80 80화. 재회 (1) +3 21.01.01 71 2 12쪽
79 79화. 각자의 휴식 (3) +2 20.12.31 74 2 12쪽
78 78화. 각자의 휴식 (2) +2 20.12.30 82 2 12쪽
77 77화. 각자의 휴식 (1) +2 20.12.29 76 3 11쪽
76 76화. 부탁 (2) +2 20.12.26 86 3 12쪽
75 75화. 부탁 (1) +1 20.12.25 79 2 12쪽
74 74화. 11번째 S급 능력자 (2) +2 20.12.24 87 3 11쪽
73 73화. 11번째 S급 능력자 (1) +2 20.12.23 111 3 12쪽
72 72화. 집으로 (2) +2 20.12.22 89 3 12쪽
71 71화. 집으로 (1) +2 20.12.19 95 3 11쪽
70 70화. 왕위를 계승하다 (4) +2 20.12.18 83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