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맞은 헤드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두남DuNam
작품등록일 :
2020.10.07 11:02
최근연재일 :
2020.12.07 20:14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7,312
추천수 :
72
글자수 :
233,325

작성
20.10.07 11:14
조회
902
추천
8
글자
16쪽

2화

dunam




DUMMY

ㅡ로또는 필요없어ㅡ


‘찰랑’


편의점 문 위에 걸려있는 방울소리를 들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로또용지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며 스마트폰을 꺼낸다.


“오늘이 몇 일이더라.”


명석 자신의 생일과 오늘 날짜를 조합해서 로또 번호를 기입할 생각이다.


‘딩동’

스마트폰을 꺼냄과 동시에 새로운 메일이 도착했다는 알람이 왔다.


무의식적으로 알람 창을 누르고 메일함을 확인했다.




‘(주)넥스트커머스 Front-End 개발자 포지션 면접 안내’




지난 주에 추천했던 후보자의 이력서가 통과되었으며, 면접 가능 일정을 확정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더군다나 실무자와 사장 면접을 같은 날에 진행한다고 한다.


내가 추천한 사람이 얼마나 마음에 들었으면 이럴까.


갑자기 우쭐해진다.

조금 전에 로또용지를 뽑으려던 그 김명석은

어디 갔을까.



몇 시간 전에 있었던 불합격 소식의 우울함을 날려버리는 소식이다.

물론 최종합격이 아니라 서류 전형 합격이지만, 면접까지만 가면 합격을 기대할 수 있다.



명석은 시계를 보았다.

20:47


애플워치 시리즈4여서 화질이 좋다.


지금 후보자에게 합격 소식을 메일로 알려주고 전화를 해야겠다.


아니지, 더 늦기 전에 먼저 전화를 해서 축하한다고 말하자.


그리고 자세한 내용은 이메일로 보내주자.



편의점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로 들어섰다.


로또 긁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지금은.




‘따르릉’

벨소리 한 번이 끝나기 전에 후보자가 전화를 받았다.


“이사님 안녕하세요.”

목소리에 힘이 있다.


하긴 이 시각에 헤드헌터가 후보자한테 전화를 걸었다는 것은

그 내용이 뻔하지. 합격소식 밖에 없으니까.


“안녕하세요, 송주희님. 헤드헌터 김명석입니다. 너무 늦은 시각에 죄송하지만 잠깐 통화 괜찮으신가요?”


“네 괜찮습니다. 무슨 일로?..”


“먼저 축하한다는 말씀 드려요. 지난 주에 지원하신 넥스트커머스 Front 개발자 포지션 1차 합격하셨고, 면접 안내해 드리려고 전화드렸습니다.”


“정말요? 꺄아! 감사합니다 이사님.”


“좋은 결과가 나와서 저 역시 정말 기쁩니다. 기쁜 소식을 간략하게나마 직접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진짜 감사해요 이사님.”


“감사하긴요 하하. 이제는 면접입니다.

같은 날에 사장 면접까지 본다고 해요. 송주희님을 놓치기 싫은가봅니다.”


“사장님 면접도요? 우와, 정말이죠?”


“네”


“그럼 면접 장소는 어디인가요? 몇 시죠?”


“하하. 말씀하신 내용 포함한 자세한 것들은 이메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또 면접 전에 참고하실 자료들도 같이 첨부해서 보내드릴게요.”


“네 잘 알겠습니다!”


후보자의 목소리가 씩씩하면

나도 덩달아 힘이 난다.


“9시 조금 넘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ㅡ보상과 기대ㅡ


S호텔이 아닌 집으로 돌아와서 송주희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면접 일시와 장소 그리고 면접 전 참고할 자료들을 함께.


IT시대여서 당연하기도 하겠지만 최근에 개발자를 추천해달라는 고객사 오더가 부쩍 늘었다.


특히 COVID-19 판데믹 이후 홈코노미, 언택트 소비행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기술개발이 기업 생존의 기준이 되었다.



온라인 기술자들이 받는 연봉은 같은 직급 일반 사무직에 비해 훨신 높다.


Front-End, Back-End, 데이터 애널리스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UX BX 디자이너 등등.


보통 사람들은 생각만해도 머리가 아픈 기술을 업으로 삼아

사람들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실현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은 소비자들의 보이지 않는 욕구를 회사의 매출로 연결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과 같다.


보이지 않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하고 경험할 수 있게 하려면

코딩, 수학적사고, 논리, 통계학 지식이 필요하다.


또 이 안으로 들어가면

여러 분야와 세부 기술이 있다.


같은 코딩이라고 해도 앱개발 기술과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한 기술 활용은 다르다.



이게 끝이 아니다.


기술만 갖고있다면 그저 그런 기술자에 불과하다.


시대흐름을 읽는 통찰력과 대안을 제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래야 수많은 요구사항을 관통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구사항의 배경에 있는 큰 흐름을 봐야한다.



명석이 이런 개발자들 채용 포지션을 담당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어느정도 코딩을 할 줄 알아서다.


몇 년 전에 국내 4대 금융그룹에 재직 중이었던 현직 quant에게서 과외를 받았다.


이 사람은 통계지식과 수학지식을 활용하여 최적의 투자대상을 찾는 일을 했다.


당연히 데이터 분석을 다루는 데에는 도사였다.


기업평가 사이트에서 재직자들 리뷰와 연봉을 보니 연봉도 최상위권이었다.



이런 능력자에게 과외를 받았으니 기술에 국한된 것만 배운게 아니었다.


Python, Pandas를 활용하여 데이터를 분석하여 가치를 찾아내는 기술과 함께 소비자들의 반응을 미리 알아보는 법도 배웠다.


물론 명석이 당장 유튜브에 나오는 ‘미래 유망 직업, 데이터분석가’ 인터뷰에 나올 실력은 아니지만,

개발자들과 대화의 끊어짐이 없이 그들의 업무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고등학교 다닐 때는 문과였고 대학 전공도 경영학이었던 명석이 코딩을 배운이유는 단 하나이다.


‘도대체 코딩이 뭐야’


이 질문에 대한 답이 필요해서다.


신문, 텔레비젼 뉴스, 소셜미디어에서 매일 셀 수 없을 정도로 코딩에 관한 소식이 들렸다.


코딩을 못하면 4차산업혁명시대에 뒤쳐지는 인간이 되는 것인가 하며 불안해졌다.


학생일때 미.적분도 제대로 못해서 쪽팔렸던 명석이었다.

컴퓨터는 무조건 애플이나 삼성에서 나온 것만 샀다.

조립PC는 우주선 만드는 것 처럼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더욱 불안해졌다.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네이버에서 ‘코딩 과외’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찾은 현직 quant와 연락이 되어 1:1 레슨을 시작했다.


이것이 지금 명석이 개발자 포지션을 담당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그래서 개발자 한 명을 합격시면 수수료도

꽤 받을 수 있다.



명석이 속한 서치펌에는 개발자 잡포지션을 담당하는 헤드헌터가 없었다.


대부분이 온라인마케팅이나 광고기획자AE 포지션이었다.


광고업계는 경기가 나빠지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다.


일반 소비자들은 불경기에 여행을 줄이고, 기업들은 광고비를 줄인다.


올해 초 코로나바이러스가 터진 후 서치펌에서 광고기획자 포지션을 주로 담당하는 사람들은 졸지에 땡전 한 푼 못벌게 되었다.


그야말로 손가락만 빠는 처지가 되었다.



명석은 자신이 그들에 비하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 위로가 반 년이 넘었다.



개발자를 채용회사들에 추천을 했는데, 합격 소식이 하나도 없었다.


전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 3월에 연봉 9천만원을 받는 6년차 앱개발자가 합격한 이후 지금까지 합격소식이 없다.


개발자를 합격시켜서 얼마의 수수료를

받았었는지 명석은 다시 생각해봤다.


9천만원이면 명석이 가져가는 돈은 1천 8백만원이었다. 고객사인 그 채용회사는 합격한 후보자 연봉의 25%를 수수료로 일괄적용한 곳이었다.


합격한 사람의 연봉에서 25%를 적용하면 2천만원에 가까운 돈을 명석이 갖게 되었다.


고객사에서 명석이 나가는 서치펌에 우선 2천 2백 5십만원을 입금하고, 거기에서 명석과 서치펌이 8:2로 나눴다.


쏠쏠했다.

그리고 바로 여기서 사단이 났다.


이 돈이 매월 일정하게 들어올 것으로 착각했다.


그 돈을 펑펑 써댔더니 지금 수중에 17만원만 남게 되었다.





ㅡ카우치 포테이토ㅡ


송주희한테 면접 안내 메일을 보내고

방에서 나왔다.


밤 9시가 넘었다.

텔레비전 뉴스를 틀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려서 사망했다거나 김정은이 실각했다는 소식이 없는 걸 보니

오늘도 온통 정치판 얘기뿐이겠지하고 채널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술 생각도 났다.


기분도 좋은데 한 잔 해야지.

그래, 지금 기분은 좋다.


날 기분 좋게 만들어 준 송주희 면접 소식이 합격으로 이어지면 더 좋겠지.


비스듬하게 앉아있던 소파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갔다.

냉장고를 열어서 살라미를 꺼냈다.


며칠 전에 동네 수입식품점에서 샀고, 그날 거의 다 먹을뻔 했다가 겨우 참아서 조금 남아있었다.


작은 접시 위에 살라미를 꺼내어 올려놓고 부엌 한 켠에 있는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여기에는 와인셀러가 있다.

뜯지 않은 새것만 한 300병 쯤 있다.


그 중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산 와인을 한 병 꺼냈다.

비싼 술이다.

마시기에 아깝다.


그래도 뭐 어때.

며칠 후면 송주희의 합격 소식을 들을텐데.


‘송주희 연봉은 6천만원이라고.’



명석은 불확정 수입이 들어올 것이라고 확신하며 와인의 코르크를 뽑았다.


마치 영화 속에서 구름이 지나가듯이 와인 향이 온 거실을 휘감는다.

진로 소주와는 다른 향이다.


이럴수록 명석은 더욱 다짐한다.


‘돈을 벌자. 돈이다, 돈.’


살라미 한 점을 씹어먹고 와인을 마신다.

조합이 기가 막힌다.


좋은 이 느낌 그대로 소파에 다시 앉아서 넷플릭스를 틀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추천작들 중에서 아무거나 틀었다.


내용이 중요한게 아니었다. 그저 술을 마시는 이 순간이 좋을 뿐이었다.


몸은 점점 더 소파에 들어가서 거의 파묻힐 정도가 되었다.


그래도 자세를 고치기는 싫다.

귀찮아서.


TV소리는 귀에 들리지 않는다.


내가 마시는 와인 향만 가득할 뿐.


그렇게 명석은 자세 하나 고치지 못하는 나태함을 온 몸에 전파하며 술을 마셨다.





ㅡ차비를 벌다ㅡ


‘드르륵, 드르륵’


소파에 눕다시피한 자세로 술을 마시며 넷플릭스를 보는데 전화 진동을 느꼈다.


‘올리신 중고 상품 구입 희망자가 채팅을 신청했습니다.’


오늘 올린 중고마켓에서 온 알림메시지였다.


“맞다, 오늘 올렸었지.”


메시지를 확인했더니 프라다 명함지갑을 사겠다는 사람이 질문을 하고 싶다고 했다.


중고마켓 어플에서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채팅도 할 수 있어서 편했다.


연락처를 공개 안해도 필요한 질문과 답만 서로 보낼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밤 늦게 죄송합니다. 프라다 명함지갑을 사고 싶습니다^^;;. 판매완료 되었나요?’


‘안녕하세요. 아닙니다. 저희 동네까지 오시면 만원 더 할인해드릴게요.’


명석이 미안해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하며 답장을 보낸다.


1만원을 깎아준다고 했더니 구매하겠다는 사람이 그 즉시 답장을 보냈다.


‘앗 네네! 혹시 지금도 괜찮으신가요?!’



아 귀찮게하네.

명석이 혼잣말을 했다.


그럴만도 했다.


중고판매가로 6만원에 내놓은 물건이라 안심스테이크 가격도 안나오는 수준이었다.

교통카드 충전하는 정도의 돈이었다. 겨우.



그래도 사겠다는 사람이 물어보니 귀찮아서 빨리 대답한 것이다.

빨리 대답해주고 와인을 마저 마시려고 했다.




‘12시 30분에 장충동 00000까지 오셔서 메시지 주세요. 바로 나가겠습니다.’


‘네! 그럼 5만원에 주시는거죠?’


‘네 맞습니다.’


‘감사합니다!! 조금 후에 뵙겠습니다.’


그래 고맙기도 하겠지.

프라다를 5만원에 어디서 사겠냐.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


몇 시간 전에는 은행잔고 17만원만 남은 알거지여서 방안에 있던 모든 것을 뒤져가며 중고마켓앱에 올렸던 처지였는데.


개발자 포지션 면접 하나 잡혔다고 이렇게 사람이 달라지다니.



‘역시 돈이 최고지’


그래 사람은 역시 주머니에 ‘쩐’이 좀 있어야 한다고.



명석은 슬슬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했다.


꼴난 중고 프라다 명함지갑을 사러 오는 가엾은 중생을 만나러 나갈 준비.


약속 장소에 나갔더니 흰색 푸조 508이 보였다.

디젤차 특유의 엔진음을 내다가 이내 시동이 멈췄다.


저 사람이 중생일 것 같았다.



‘덜컥’


푸조 차 문이 열리더니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갈색으로 피부를 태닝한 키 큰 여자가 내렸다.


파랜색 핫팬츠에 뉴욕 메츠 후드티를 입고 야광 로고가 박힌 모자를 써서 그런지 눈에 더 들어왔다.


그 여자가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전화를 만지작 하는 것이 이 동네 거주자 같지는 않았다.


“안녕하세요, 혹시 프라다 지갑..”


“어머, 안녕하세요. 네 맞아요 호호.”


그래 빨리 끝내자. 이 사람이야.



“물건 먼저 확인해 보세요. 상자랑 영수증, 보증서 다 들어있어요.”


“아하 네 잠시만요.”


갈색피부 여인은 바로 쿨하게


“상태 진짜 좋네요. 지금 바로 5만원 이체할게요. 계좌번호랑 성함 좀 보내주세요.”


“씨티은행, 계좌번호는······”



귀찮았는데 빨리 끝내서 다행이다.


집에 들어가서 와인을 다시 마시자.





ㅡ김칫국ㅡ


송주희의 면접은 서류 전형 합격 다음 다음 날 오전 11시로 잡혔다.


명석은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신속하게 진행된다면 채용회사가 입금해주는 목돈을 다시 만질 수 있으니.



면접 전날인 어제 저녁에 송주희와 전화도 하고, 으레 하는 식의 당부의 말도 했다.


“면접장에서는 이 회사에 들어가고픈 강한 의지를 꼭 어필하세요. 마지막에 질문이 있냐고 하면 연봉이나 복지 얘긴 꺼내지 마시고요.”


“네,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앞으로 계속 같이 일할 사람들이잖아요.”



“그쵸 호호.”


“내일 아침 일찍 면접 장소와 안내 직원 연락처를 문자로 다시 보내드릴게요. 화이팅!”


막힘없이 잘 풀리고 있다.


내 인생의 모든 장면이 이와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사람만 합격하면 중고마켓이고 나발이고

다 빠이빠이다.

내가 중고물건이나 파는 시시한 사람이더냐.




명석은 이런 생각을 하며 송주희에게 최종 안내 문자를 보냈다.


‘안녕하세요. 금일 면접 안내입니다. 장소는 서울시 중구···.’



이제 면접 결과만 기다리자.


이번에는 느낌이 좋다.

합격필이야.


헤드헌터로 일하다 보면 합격할 것 같은 확신이 드는 후보자들이 있다.


경력, 연봉, 나이, 회사와 집의 거리, 인상과 목소리 등등.


이번이 꼭 그런 조건들에 딱 들어맞는다.


그래 합격은 거의 백퍼이고, 연봉 협상만 잘하면 된다 이거야.


명석은 즐거운 상상을 하며 미국 FOX뉴스를 틀었다.


헤드라인을 보니 별 뉴스는 없다.


별 생각 없이 채널을 지핑, 재핑하고 있었다.


‘굿뉴스가 날 기다리고 있으니까.’

혼자 이렇게 말하면서.




‘따르릉, 따르릉’


“네 우선영 대리님 안녕하세요. 김명석입니다.”


“안녕하세요 이사님. 오늘 면접 보기로 한 송주희님이요.”


“네”


뭐지.

지금 11시 10분인데 벌써 면접이 끝났을리는 없고.

뭐지.



“후보자가 면접에 안왔습니다. 혹시 연락 받으신 거 있나요?”



“아니요. 없습니다.”




‘시팔, 미친 년!!’




면접 보기로 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명석의 머릿속에 별의 별 생각이 다 떠오른다.



‘사고가 났나?

‘좀 늦는건데 전화기 배터리가 나가서 연락을 못 하는건가?’


이 와중에도 아주 희박한 가능성이라도 남아있겠거니하고 무슨 사정이 있을 거라고 상상해본다.


아니다.

1초 만에 그런 생각을 지워버렸다.


이럴 때에는 더 냉정해야 한다.


“제가 후보자에게 전화하고 바로 연락 드리겠습니다.”


“네 이사님.”


건조한 대화다.


내 돈이 사라져버린 순간이지만 냉정하자.


어차피 이번 면접은 날아갔다.

끝이라고.



후보자가 안나타나면 그걸로 끝이다.

정말 사정이 있는 사람은 인터뷰 시작 5분 전에라도 전화로 연락해서 시간을 조율한다.


이렇게 나타나지 않은 것은 아예 이 회사에 안 오겠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왜 안갔는지는 그 사람만 안다. 그리고 더 알 필요는 없다. 이런 일이 종종 있으니까.



명석이 기대했던 목돈도 사라졌다.


‘미친 년. 저 년 때문에 내 돈이 날아갔네.’

혼자 중얼거렸다.


들어오지 않은 돈을 내 돈이라고 착각한 내가 한심한 놈이지.

김칫국만 마신 내 잘못이지.


순간 머릿속에 '통장잔고 17만원'이 스쳤다.


**3화에서 계속




dunam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로또 맞은 헤드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주기 공지] 20.10.20 46 0 -
공지 헤드헌팅 기본 용어 설명 입니다 : ) 20.10.10 154 0 -
30 30화 +2 20.12.07 80 0 16쪽
29 29화 20.12.05 49 0 14쪽
28 28화 20.12.03 48 0 10쪽
27 27화 20.12.01 49 0 14쪽
26 26화 20.11.30 60 0 15쪽
25 25화 20.11.28 56 0 13쪽
24 24화 20.11.26 66 0 16쪽
23 23화 20.11.24 75 1 15쪽
22 22화 20.11.23 82 1 18쪽
21 21화 20.11.21 81 1 15쪽
20 20화 20.11.19 89 1 16쪽
19 19화 20.11.16 80 1 16쪽
18 18화 20.11.14 98 2 17쪽
17 17화 +2 20.11.12 114 2 16쪽
16 16화 +1 20.11.04 125 2 15쪽
15 15화 +1 20.11.03 145 2 17쪽
14 14화 +1 20.10.30 147 2 16쪽
13 13화 +1 20.10.29 169 2 14쪽
12 12화 +2 20.10.28 188 3 20쪽
11 11화 +1 20.10.27 207 4 20쪽
10 10화 +1 20.10.17 254 4 21쪽
9 9화 +1 20.10.16 253 2 20쪽
8 8화 +3 20.10.15 267 2 20쪽
7 7화 +2 20.10.14 296 3 22쪽
6 6화 +1 20.10.11 360 3 24쪽
5 5화 +1 20.10.10 396 3 21쪽
4 4화 +3 20.10.10 561 5 20쪽
3 3화 +1 20.10.08 783 7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