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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집착하는 EX급 교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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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터]
작품등록일 :
2020.10.13 16:04
최근연재일 :
2021.01.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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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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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류이한

DUMMY

넥타이에 목을 매단 남학생의 발이 허공에서 버둥거린다.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 처음 본 나의 룸메이트가 내 눈앞에서 자살시도를 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니 정신을 차리고, 내가 당장 취해야만 하는 행동은 명확했다.


“켁, 케엑. 끅, 끄윽. 켁!”


나는 그 애한테 손끝 하나 대지 않고, 맞은편 침대 위에 앉았다.

처음 포착하는, 너무나도 희귀한 광경이었다.

저 죽음을, 절대 단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케엑, 케으윽. 끄윽, 끄으옥. 케엑!”


내 하나뿐인 룸메이트가 죽어가고 있었다.

얼굴은 시뻘겋고, 졸린 목은 시퍼렇다.

지금 널 보는 내 얼굴도 너처럼 붉을까?


“큭, 크윽. 끄으윽, 컥. 커, 커, 커억!”


아아아.

사람이 목이 꽉 졸리면 저런 면상이 되는구나.

못생겼어. 추해. 못났어. 토할 것만 같아.


“커으윽, 케에엑. 끄윽, 흐끄윽, 흐끄윽. 흐으윽. 우흐윽······.”


하지만 난 그래도 널 사랑할 수 있어.


“켁, 케엑. 끅, 끄윽. 케에······ 으에엑······.”


고마워.

너에게 단 한 번뿐일 광경을 나에게 보여줘서.

부디.

잘 가라.


“야, 전학생. 오늘 저녁밥으로 이장님한테서 도시락 왔는데 소고기랑 가지볶음 중······.”


그때 느긋한 발걸음이 우리 방으로 다가왔다.

방문은 열려 있었고, 불청객은 우리의 상황을 목격했다.


“어?”


그리고 그의 대처는 누구보다 빨랐다.


김서혁은 벼락처럼 튀어나가 그 남학생을 껴안아 들어 올렸다.

눈물을 한 바가지나 쏟아낸 남학생이 붉어진 눈시울로 다급히 숨을 몰아쉬었다.

녀석은 그 애를 의자 위에 올리고 목을 감고 있는 넥타이를 황급히 손으로 풀어주었다.


“뭐야! 너, 괜찮은 거야? 왜 기숙사에서 목을 걸고 앉았어?”


그 창백한 남학생은 대답도 하지 못하고 의자에 쓰러지듯 앉았다.

그리고 한 학생의 생명을 구한 영웅이 분노에 찬 눈길로 날 돌아보았다.


“너, 뭐냐.”


퍽!


김서혁이 내 멱살을 잡고 벽으로 몰아붙였다.


“왜 구하지 않고 구경만 하고 있었어?”

“······.”

“말해! 방금 네 앞에서 네 룸메이트가 자살하려고 했잖아!”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김서혁은 금방이라도 날 잡아먹을 것처럼 으르렁거렸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난 네가 꽤 괜찮은 놈인 줄 알았다. 하지만 내 착각이었어.”


지금까지 보여준 평소 모습과는 영 딴판이었다.

나는 멱살이 잡힌 와중에도 얘가 반장인 이유가 있긴 있었구나, 같은 생각이나 들었다.


“아니야.”


대답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나왔다.

창백한 남학생은 붉은 자국이 선명히 남은 목을 주무르며 고개를 저었다.


“그 애는 잘못한 거 없어.”

“무슨 소리야?”


김서혁이 여전히 내 멱살을 쥔 채 사납게 돌아봤다.


“이놈은 네가 죽어가는데도 가만히 보고만 있었잖아. 널 죽이려던 거나 다름없었다고!”

“그건 무식한 네놈의 착각이고.”

“뭐?”


되려 당황한 김서혁이 눈살을 찌푸렸다.

창백한 남학생은 한숨 쉬며 다리를 꼬았다.


“내가 건드리지 말라고 했어. 얌전히 지켜만 보라고 했지.”

“굳이 왜?”

“바보냐? 저 녀석이 귀찮게 앰뷸런스를 부르거나 응급조치를 하면 내가 죽을 수 없잖아.”


그 남학생의 말투는 심하다 싶을 만큼 신랄했다.


“그냥 내가 내 목숨 구하지 말라고 한 거다. 어차피 내 의지로 죽을 건데, 그거 하나 마음대로 명령 못 하냐? 아, 그리고 너랑 내가 그렇게 친했던가? 내가 죽을 뻔했다고 대신 참견하고 화내줄 만큼? 입학하고 지금껏 기숙사에서나 가끔 마주쳤을 뿐이잖아.”

“그러냐? 그런데 기껏 내가 방금 구해줬는데, 넌 말투가 그게 뭐냐?”

“시끄러워, 꺼져.”


놀랍게도 내 예상과 달리 김서혁은 화를 내지 않았다.

녀석이 무언가 골몰히 생각하더니 대뜸 엉뚱한 말을 내뱉었다.


“넌 되게 착한 놈이구나?”

“뭐?”


창백한 남학생이 얼굴을 찡그렸다.

하지만 어느새 김서혁의 목소리는 급격히 차분해져 있었다.


“너 때문에 전학생이 맞는 게 싫은 거지? 그래서 내가 너한테로 이목을 돌리게끔 도발하는 거야. 너는 남한테 민폐를 끼치느니 차라리 자기가 처맞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니까.”

“무슨 소리야? 난 진짜로······.”


그 말을 무시하고 김서혁은 내 멱살을 부드럽게 풀어주었다.

내가 봐도 참 신기할 만큼 분노조절을 잘하는 녀석이었다.

그 애는 언제 화를 냈냐는 듯 평소의 느긋한 모습으로 돌아와 내게만 속삭였다.


“다행인 줄 알아라, 전학생. 쟤가 방금 막아주지 않았으면 난 아마 널 잡아먹었을 거야.”

“······?”

“이장님이 도시락 배달해주셨으니까 소고기랑 가지볶음 도시락 중에 골라. 난 가지볶음 먹을 거야. 그리고 너! 또 다음에 자살하려고 하면 내가 못 구해줘. 앞으로 그러지 마라.”


그렇게 말하고는 김서혁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는 터벅터벅 느릿하게 복도로 걸어 나갔다.

문이 닫히고, 방에는 우리 둘만 남게 되었다.


“······.”

“······.”


우리 둘 다 한참 얼이 빠져 있었다.

내가 그 남학생을 돌아보았다.


“왜 도와줬어?”

“그러는 너는 왜 안 도와줬는데.”


무뚝뚝하게 대꾸한 창백한 남학생이 쿨럭댔다.


“네가 스스로 죽으려고 목을 매달았잖아. 내가 구하면 그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참 친절하기도 하시군. 아까 그놈한테도 그렇게 대꾸하지 그랬어?”

“저 애는 날 이해하지 못할 거야.”

“그럼 나는 뭐, 이해해줄 것 같냐?”


어째선지 나는 약간 웃음이 튀어나왔다.


“응. 왜인지 몰라도 그래.”

“병신인가.”


놈이 황당해 했다.

내가 반갑게 손을 내밀었다.


“내 이름은 유인광이야. 어저께 전학 왔어. 너는?”

“류이한.”


녀석은 악수를 받아주지도 않았다.

하지만 나는 도리어 싱긋 웃었다.


“그보다 너, 바지에 오줌 싼 것 같은데.”

“······제기랄.”


목을 매달 때 빼고는, 줄곧 창백하던 놈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새빨개졌다.

원래 목을 매달면 자기도 모르게 용변이 나오게 된다고 어디서 그랬던 것 같은데.


“너······, 남는 옷 있냐?”

“바지 없어?”

“오늘 죽으려던 새끼가 그런 게 있겠냐.”


녀석이 어기적거리며 얼굴을 찡그렸다.


“다 공용세탁기에 집어넣어서 마른 게 없어. 난 젖은 바지 입고 있는 건 딱 질색이야.”

“그럼 내 여벌 바지 빌려줄게. 음, 사이즈는······ 너한테는 얼추 맞겠다.”


내가 가져온 짐에서 츄리닝 바지를 꽉 잡고는 녀석을 바라보았다.


“그 대신 하나만 약속해.”

“뭘?”

“다신 죽지 않기로.”


그 애는 곧장 말했다.


“존나 싫은데.”

“그럼 바지 없어.”

“씨발, 그냥 좀 내놔! 난 그거 입고 죽을 거니까!”


류이한이 다그쳤다.

하지만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앞으로 살겠다고 나와 약속해. 그러지 않으면 옷을 내어주지 않을 거야.”


녀석은 ‘뭐지, 이 새끼는?’ 하는 표정으로 날 노려보았다.


“굳이 왜? 나는 너랑 방금 처음 봤을 뿐인 사이인데.”

“사실 너와 이 아카데미를 쭉 같이 다니고 싶거든.”

“이상한 놈.”


류이한이 졌다는 듯이 대충 고갤 끄덕거렸다.


“그래, 그래. 약속한다. 그러니까 바지 내놔.”


쾅쾅쾅!

그때 누가 우리 방문을 시끄럽게 두드렸다.


“야, 유인광! 뭐해!”


익숙한 여자 목소리였다.

하도 크게 두드려서 내가 문을 열어주었다.

편한 수면 바지 차림으로 세안 머리띠를 한 이소흔이었다.

생글생글 웃고 있는 그 애를 나는 뻘쭘한 시선으로 보았다.


“너, 남자 기숙사 들어와도 돼?”

“네 방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뭔 상관이야? 이장님이 저녁 배달해주셨어. 나가서 먹자.”

“야, 야!”


헉, 맞다. 이 방에 류이한도 있었지?

이소흔이 녀석의 축축한 바지를 내려다보더니 하, 하고 비웃었다.


“뭐야, 쟤는. 오줌 지린 거야?”

“아니, 저 씨발 새끼는 왜 여자애 왔을 때 문을 열어줘서······.”


류이한이 날 부들부들 노려봤을 때였다.

그때 이소흔의 싸늘한 표정으로 그 애를 내려 보았다.


“씨발 새끼? 너 지금 얘 보고 욕했냐?”

“아, 아니, 그건······.”

“같이 살 동안 얘 함부로 건드리기만 해봐. 내 손에 불알 터진다, 오줌싸개야.”

“뭐, 뭐가 터져? 너, 너는 벌써 문신이나 한 주제에! 하, 학생이!”


류이한이 목소리를 떨면서 소리쳤다.

어째 아까 목이 졸릴 때보다 더 얼굴이 빨개진 것 같은데.

이소흔은 그래서 어쩌라는 표정으로 대꾸하곤 내 손목을 꼭 잡았다.


“됐고, 수업이나 자주 나와. 방금 너 보고 누구인가 했다. 야, 유인광. 얼른 가자. 늦게 가면 고기 다 식어.”


나는 그 애를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날 왜 챙겨줘?”

“뭐래.”

“아니, 내가 뭘 했다고 네가 이렇게 잘해주나 싶어서.”


혹시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설마 이소흔이 내가 교장이란 걸 눈치챘나?


“그야······.”


늘 활기차던 그 애의 목소리가 갑자기 작아졌다.

약간 망설이는 것 같기도 했고, 조금 떠는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는 무언가를 확인하려는 것처럼 물어왔다.


“너는 유솔한테 관심 가지고 있잖아?”

“관심 아닌데. 나, 걔 사랑해.”

“이 새끼, 혹시 또라이야?”


류이한이 황당해하며 끼어들었다.


“오줌싸개는 빠져.”


류이한은 움찔하며 빠졌다.

문득 내 손목을 꼭 쥔 그 애의 힘이 조금 세졌다.


“만약 내가 유솔, 걔는 별로라고. 네가 그 애랑 더는 어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면 어쩔 거야?”


어쩐지 이소흔의 목소리가 약간 쌀쌀맞아진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소흔, 네가 그러라면 그럴게.”

“그럼 유솔이랑 가까이 지내지 마. 교실 자리도 바꿔.”

“응.”

“풋.”


날 가만히 보던 이소흔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농담이야. 같은 반 친구끼리 내가 뭐하러 그러겠냐?”


《당신의 생각지 못한 반응에, 숨기던 감정이 흔들린 이소흔이 억지웃음을 짓습니다.》

《해당 아카데미 관련 등장인물에 대한 이해도가 7 오릅니다.》

《『집착하는 박애주의자(EX)』의 효과로 이해도가 추가로 14 증가합니다.》


이해도가 쌓인 동시에, 추가적인 상태창이 떠올랐다.


《등장인물에 관한 이해(Lv1)가 발동합니다.》

《‘이소흔’에 대한 이해도가 20을 넘어 상태창을 엿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해당 등장인물의 개성에 걸맞은 첫 번째 비밀 항목 ‘은밀한 취향’이 공개됩니다.》


『이름: 이소흔』

『나이: 17』

『이해도: 36』

『능력치: 힘(Lv2), 체력(Lv4), 순발력(Lv3) 외 모두 수준 미달』

『특징: 활발하고 입버릇이 사나운 여학생. 자존심이 무척 세고 반항적인 패션을 즐긴다.』

『보유 이능: 촉수(F)』

『보유 스킬: 여린 마음(Passive), 열등감(Passive), 권투(Lv2), 조경(Lv3)』

『첫 번째 비밀(은밀한 취향): 같은 반 학생인 유솔에게 관심 있음.』


“······.”

“뭘 뚫어져라 봐. 내가 그렇게 이쁘냐?”


작가의말


+선호작 300명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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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 회귀(300回) +39 21.01.15 1,366 93 14쪽
28 28. 산신의 일족 +43 21.01.11 1,526 95 12쪽
27 27. 김서혁[2021.01.05 수정] +22 21.01.04 2,076 121 15쪽
26 26. 첫 마법 수업 +90 20.12.30 2,155 129 16쪽
25 25. 아카데미 불법 마개조 도구 박스 +44 20.12.27 2,188 131 13쪽
24 24. 성장 +60 20.12.22 2,458 134 17쪽
23 23. 역(逆) 살인 게임 +50 20.12.18 2,621 146 11쪽
22 22. 요정 +44 20.12.16 2,451 111 10쪽
21 21. 마왕성(魔王城) +30 20.12.14 2,642 126 11쪽
20 20. 주인공과의 채팅 +48 20.12.11 2,682 129 13쪽
19 19. 디엠 +30 20.12.09 2,672 124 13쪽
18 18. 바냐크라 +37 20.12.07 2,786 152 16쪽
17 17. 미래시(未來示) +20 20.12.03 2,862 123 15쪽
16 16. '교장' +23 20.12.01 2,942 128 13쪽
15 15. S급 몬스터 +20 20.11.28 2,985 121 10쪽
14 14. 임신 +28 20.11.25 3,497 132 14쪽
» 13. 류이한 +45 20.11.23 3,205 138 11쪽
12 12. 룸메이트 +37 20.11.20 3,306 145 15쪽
11 11. 오서후 +26 20.11.18 3,352 134 13쪽
10 10. 수석 장학생 +25 20.11.16 3,368 138 15쪽
9 9. 대련장 +16 20.11.15 3,531 118 10쪽
8 8. F급 이능 +23 20.11.10 3,752 138 15쪽
7 7. 애살검(愛殺劍) +26 20.11.08 3,883 142 15쪽
6 6. 그 아카데미 밑에는 +33 20.11.02 4,014 143 16쪽
5 5. 반 아이들 +39 20.10.27 4,277 15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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