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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집착하는 EX급 교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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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터]
작품등록일 :
2020.10.1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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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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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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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6. '교장'

DUMMY

“교, 교장 선생님이 전화를 걸어주셨다고요······? 어떤 분이신지 궁금했었는데······!”


새삼 표정이 밝아진 솔이가 반색했다.

대답하는 대신, 명일만은 스피커폰을 켜주었다.

그러자 상대방의 목소리가 우리 모두 들을 수 있을 만큼 커졌다.


{······반갑습니다. 백사 아카데미 학생 여러분. 이번에 새로 부임하게 된 교장입니다.}


정체를 가늠할 수 없도록 얇고 가늘게 변조된 목소리.

요즘 유행하는 ‘회색 고양이’ 무료 음성 필터였다.

이소흔이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어······, 안녕하세요. 그런데 교장 선생님 목소리가 왜 그러세요?”

{저는 제 신분 노출에 민감합니다. 목소리도, 성별도, 나이도, 국적도. 그 어느 것도 학생 여러분에게는 밝힐 수 없습니다. 때문에, 음성 필터를 쓰고 있는 점은 양해 바라겠습니다.}


아이들이 서로를 돌아보며 어안이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교장’은 우리한테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았다.


{여러분의 상황은 대강 파악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 백사리에서 무슨 끔찍한 재앙이 벌어지려 하는지도. 가축들이 죽고 몬스터의 알들은 부화해 시골을 피바다로 만들어버리겠지요.}


누군가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모두가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저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이 사태를 해결할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 모인 학생 여러분은 서둘러 몬스터의 ‘둥지’로 향하십시오. 그 위치는 바로 문자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저, 저희가 해결해야 해요······? 이, 이런 건 어, 어른들한테 맡기는 편이······!”


솔이가 두려워하며 떨었다.

그러나 ‘교장’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경찰 인력에 상황을 설명하고 신고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지체됩니다. 그 몬스터의 알들은 고작 하루면 모두 부화할 테니까요. 이 상황을 이해한 여러분이 당장 움직여야만 합니다.}

“이보시오. 교장 선생. 당신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리 이 아카데미의 대표자라도 아직 어린 학생들을 함부로 위험한 곳으로 내몰 수는 없소.”


명일만이 단호히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교장’은 조금은 부드럽게 어조를 낮추었다.


{안심하십시오. 제 지시만 잘 따른다면, 그 누구도 다치거나 죽는 일 없이 끝날 겁니다.}


그때 아까부터 계속 심기가 불편해 보이던 이소흔이 의심하며 캐물었다.


“그런데 잠깐만요! 너무 수상한데요? 교장 선생님은 어쩜 그렇게 우리 상황을 자세히 알고 있죠? 지금 이 자리에 우리랑 함께 있었던 것도 아니잖아요. 게다가 그 몬스터의 둥지 위치는 또 어떻게 혼자 알고 계신 건데요?”

{이소흔 학생. 나는 ‘교장’입니다. 여러분이 모르는 것이 있다면, 그 무엇이라도 친절히 알려주는 것이 학생을 가르치는 지도자의 몫이겠지요. 제 정체만은 제외하고서.}


그러자 김서혁이 팔짱을 끼며 시험하듯 물었다.


“뭐든 알려준다고요? 그럼 저를 놀라게 할 사실을 하나만 말해보십쇼. 교장 선생님.”

{김서혁 학생. 이 세상에 산타는 없습니다.}

“······!”


크게 충격받은 녀석을 그대로 내버려 두고, ‘교장’이 말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둥지’에 도착하고 나서 하죠. 우리 백사 아카데미의 자랑스러운 학생 여러분. 당신들에게 이 백사리의 미래가 걸려 있습니다. 부디, 뒷일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완벽하다.

흠잡을 것 없이 깔끔한 연기였다.

나는 울면서 손뼉이라도 쳐주고 싶었다.

그때였다.


{아, 그리고 유인광 학생.}

“······!”


‘교장’의 목소리가 대뜸 날 지목했다.

갑자기 불안한데······.


{오늘 점심으로 뭘 먹고 싶나요?}


······야, 잘나가다 왜 그래?

그런 거 물어보면 티 나잖아!


“······햄버거요.”

{알았습니다.}


그리고 ‘교장’의 전화가 끊어졌다.

모두가 잠시 말이 없었다.

명일만이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우리의 단출하던 오전 수업이 참으로 거창해졌군.”

“난 저 교장 선생님 좀 수상해요.”

“목소리도 변조되어 있고, 자기 이름도 가르쳐주질 않았어. 아까 보니 전화도 발신자 제한으로 왔다네. 도대체 뭐가 걱정이라 이 조그만 시골에서 자기 정체를 숨기는 건지 모르겠군.”


모두가 정체를 밝히지 않는 새로운 교장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을 때.

나는 남몰래 스마트폰 카톡 대화창을 바라보았다.



베아트리체: 도련님 ㅇㅅㅇ 나, 시킨 대로 잘했나요? (울먹이며 걱정하는 이모티콘)

나: 응 고마워 최고였어!

베아트리체: 아카데미 가는 길에 생오이랑 햄버거 사갈게요♡(환히 웃는 이모티콘×5)

나: .......



아까 몰래 보낸 장문의 문자를 이 시녀는 참 훌륭히 이행해줬다.

내가 미리 알려준 정보를 ‘교장’인 척 행세하며 우리에게 전화로 말해준 것이다.


‘원작에서도 베아트리체는 유인광 명령이라면 이유도 묻지 않고 바로 그 이상을 해냈었지.’


내가 교장이란 것은 아직 누구에게도 밝힐 수 없다.

이런 17살 교장 선생님이 있는 아카데미를 누가 믿고 들어오겠냐고.

안 그래도 올해 연말까지 신입생을 다섯 명이나 더 받아야 하는 판국인데.


‘가뜩이나 부실 아카데미인데, 교장까지 어린애여서야 이미지 좋아질 게 전혀 없지.’


그리고 무엇보다.

굳이 내가 귀찮게 이런 연극을 벌이는 이유가 있었다.

내 눈앞에는 짭짤한 이득을 표시하는 상태창이 떠 있었다.


《학생들이 ‘얼굴 없는 교장’의 이례 없는 등장에 흥분하며 의욕을 불태웁니다.》

《특정 행동으로 인해 ‘히든 퀘스트’가 해금됩니다.》

《『집착하는 박애주의자(EX)』의 효과로 이번 획득 포인트가 3배로 증가합니다.》

《총 129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난이도 중상(中上) 아카데미 히든 퀘스트 〈이중 신분〉을 해금했습니다.》

《내용: 일반 학생으로 지내며 남들 몰래 ‘얼굴 없는 교장’으로 활동하시오.》

《보상: ‘얼굴 없는 교장’으로서 업적을 세울 때마다 특수한 보상을 획득할 것입니다.》

《조건: 단, 위장 신분이 베아트리체를 제외한 다른 이한테 들통나면 대량의 포인트를 잃게 될 것입니다.》


아카데미 히든 퀘스트, 〈이중 신분〉.

이 퀘스트는 작중에서 주인공이 직접 발견해 수행한 적이 있었다.

내가 ‘얼굴 없는 교장’이라면, 녀석 같은 경우는 ‘그림자를 남기지 않는 괴도’였다.

녀석은 대담하게도 학기 초부터 흰 가면을 쓰고 초일류 아카데미의 귀중품들을 훔쳤다.


‘본인의 개인적인 성장과 순탄한 앞길을 위해서라면 못 하는 게 없는 놈이니까.’


하지만 그것은 어리석은 욕심이었다.

초일류 아카데미 ‘아벨라’의 경비가 그리 만만할 리가 있나.


‘결국, 나중에는 어이없게 정체를 들켜서 2천 포인트나 빚을 내버렸지. 그걸 메꾸느라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던 주인공도 어쩔 수 없이 처음으로 다른 학생들과 협력하기 시작했었고.’


하여간 원작에선 독자들에게 장난 아니게 고구마를 먹여줬던 파트였다.

그만큼 이것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퀘스트란 의미였다.


《해당 퀘스트를 받아들이시겠습니까?》


하지만 나는 조금도 고민하지 않았다.

속으로 고개를 끄덕여 히든 퀘스트를 받아들였다.


‘······좋아.’


반쯤은 시험해보자는 생각이었는데, 예상보다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


‘위기가 곧 기회라더라니.’


혹여 나중에 ‘만물상점(萬物商店)’까지 개방하면 포인트는 더 많이 소진하게 될 터였다.

최대한 모아둘 수 있을 때 알차게 모아두는 편이 좋겠지.

명일만의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말했다.


“문자로 주소가 도착했다. 그리 멀지 않아. 일단 모두 함께 이곳으로 가보지.”


우리가 서둘러 움직이지 않으면.

이 평화로운 시골은 갓 태어난 몬스터들의 생지옥으로 변모할 것이다.


***


“아이고, 이놈들이 갑자기 아침부터 왜 이래!”

“메에에에에에!”


백사리의 가축들이 고통스레 하늘 높이 울부짖었다.

수탉, 염소, 강아지, 얼룩소, 돼지, 심지어는 길고양이들까지.

하나 같이 배가 지나치게 불러 제 몸조차 건사하지 못한 채 비틀댄다.

그야말로 일상적인 촌(村)에서 때아닌 재앙이 벌어지고 있었다.


“썩 유쾌한 풍경은 아니로군.”

“저, 저 알들이 다 태어나면 수백 마리는 될 거야······. 동물들이 너무 불쌍해······.”


그 와중에도 착한 솔이는 동물들을 걱정했다.

지팡이를 짚으며 걷지만, 신기하게도 명일만은 뛰는 우리보다 훨씬 앞장서 있었다.


“여기가 그 교장이 말한 장소로군.”


그곳은 갈대숲이었다.

왼편에서는 계곡물이 흐르고.

허리까지 자란 잡풀과 부들도 무성했다.


“흐음. 경치 보면서 걸으면 딱 좋겠는데.”

“김서혁, 너는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그런 느긋한 말이 나오냐?”


이소흔이 눈썹을 찡그렸고, 김서혁은 어깨만 으쓱였다.

나는 주의 깊게 갈대숲을 살폈다.


‘내가 아는 S급 몬스터라면 반드시 이 갈대숲에 거처를 뒀을 거야.’


갈대는 ‘그 어린 녀석’이 가장 좋아하는 요소 중 하나였다.

놈이 둥지를 틀었다면, 제일 유력한 영역은 갈대숲뿐이었다.

그리고 백사리에 있는 갈대숲은 이곳이 유일하다.


“분명 문자에 있던 주소는 여기가 맞는데.”


그때 명일만의 스마트폰이 다시 한번 울렸다.

내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베아트리체가 다시 한번 발신자 제한으로 전화를 건 것이다.

‘교장’의 말을 듣기 위해서 노교수가 그것을 들었을 때였다.


쉭!


갈대숲에서 검은 그림자가 불쑥 튀어나왔다.


“샤아아악!”


노란 뱀이 달려들었고, 명일만은 뒤로 물러나 피했다.

그러나 그의 손등 대신 깨물린 스마트폰은 썩듯이 녹아버렸다.


“······!”


얼굴을 구긴 노교수가 지팡이를 내리찍었다.

요사스레 움직이던 노란 뱀의 머리가 한 방에 꿰뚫렸다.

그러나 이미 수백 마리의 독사들이 갈대숲에서 우리를 둘러싸며 떼를 짓고 있었다.


“그 빌어먹을 교장. 분명 안전할 거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가 이를 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렸다.

괜스레 절대 내 정체를 들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명일만이 지팡이를 역으로 쥐며 경고했다.


“다들 침착해라. 저 뱀들, 전혀 배가 불러 있지 않아. 평범한 짐승들이 아니라 아무래도 이 사태를 일으킨 몬스터의 수하들인 모양이군. 우리가 선을 넘는 순간, 바로 달려들 걸세.”


이소흔이 주먹을 꽉 쥐며 이를 악물었다.


“씨발, 난 이런 데서 절대 안 죽을 거야.”


김서혁은 무엇을 하려는지 낮은 목소리로 장담했다.


“다들 도망쳐. 내가 여기 남아서 시간을 벌 테니까.”


그리고 나는 솔이의 등을 세차게 떠밀었다.


“꺄아악!”


수백 마리가 넘는 독사 떼가 곧바로 그 애한테 달려들었다.

선을 넘은 솔이한테 뱀들의 살벌한 독니가 사정없이 박혔다.

교복이 찢기고 온몸의 구석구석을 빈틈없이 모조리 깨물렸다.


“유인광, 너, 너······! 도대체 방금 뭐한 거야.”


상황 파악이 되질 않는지 이소흔의 얼굴이 멍하니 새파래졌다.

순식간에 김서혁이 내 멱살을 잡아 올렸다.


퍽!


놈의 주먹이 내 뺨에 정통으로 꽂혔다.


“개새끼가. 너 하나 살겠다고 친구를 미끼로 팔아?”


입술이 아프게 찢어져 피가 배어 나왔다.

그러나 나는 비릿하게 미소지었다.

내가 할 말이라곤 그저 하나뿐이었다.


“난 솔이를 사랑해.”

“입 닥쳐라. 싸이코 같은 새끼야. 남의 자살을 방관할 때부터 널 진작 알아봤어야 했는데.”

“방관이 아니야. 그건 관음이었지.”


사납게 으르렁댄 김서혁이 나를 더 패기 위해서 주먹을 높이 들어 올렸다.


“잠깐!”


김서혁을 말린 사람은 다름 아닌 명일만이었다.

노교수의 지팡이 끝이 저편을 다급히 가리키고 있었다.


“지금 저 뱀들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군!”


솔이를 깨물었던 독사들이 파르르 몸을 떨었다.

숨도 못 쉴 듯이 꿈틀대던 놈들은 독니가 모두 산산이 갈라지며 쓰러졌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내 멱살을 쥔 김서혁이 당혹스러워했다.

한편 나는 조용히 스킬을 발동시켰다.


《등장인물에 관한 이해(Lv1)가 발동합니다.》

《이해도가 쌓인 ‘유솔’의 현 성장도 및 상태를 확인합니다.》


혼자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있는 솔이를 바라보았다.

그 애의 왼쪽 눈동자가 자안(紫眼)으로 변해 있었다.


《체내로 흡수한 독에 반응해 『맹독(F)』이 숨겨진 효과를 발휘합니다.》

《‘유솔’에게 주입된 독액의 치사량만큼 가장 위험한 무작위 상위 이능으로 변이합니다.》

《앞으로 잠시간, 『맹독(F)』이 『미래시(S)』로 진화합니다.》


작가의말

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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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 산신의 일족 +43 21.01.11 1,527 95 12쪽
27 27. 김서혁[2021.01.05 수정] +22 21.01.04 2,077 121 15쪽
26 26. 첫 마법 수업 +90 20.12.30 2,156 129 16쪽
25 25. 아카데미 불법 마개조 도구 박스 +44 20.12.27 2,191 131 13쪽
24 24. 성장 +60 20.12.22 2,460 134 17쪽
23 23. 역(逆) 살인 게임 +50 20.12.18 2,623 146 11쪽
22 22. 요정 +44 20.12.16 2,452 111 10쪽
21 21. 마왕성(魔王城) +30 20.12.14 2,643 126 11쪽
20 20. 주인공과의 채팅 +48 20.12.11 2,685 129 13쪽
19 19. 디엠 +30 20.12.09 2,673 124 13쪽
18 18. 바냐크라 +37 20.12.07 2,819 152 16쪽
17 17. 미래시(未來示) +20 20.12.03 2,865 123 15쪽
» 16. '교장' +23 20.12.01 2,945 128 13쪽
15 15. S급 몬스터 +20 20.11.28 2,986 121 10쪽
14 14. 임신 +28 20.11.25 3,498 132 14쪽
13 13. 류이한 +45 20.11.23 3,207 138 11쪽
12 12. 룸메이트 +37 20.11.20 3,307 145 15쪽
11 11. 오서후 +26 20.11.18 3,354 134 13쪽
10 10. 수석 장학생 +25 20.11.16 3,372 138 15쪽
9 9. 대련장 +16 20.11.15 3,533 118 10쪽
8 8. F급 이능 +23 20.11.10 3,755 138 15쪽
7 7. 애살검(愛殺劍) +26 20.11.08 3,889 142 15쪽
6 6. 그 아카데미 밑에는 +33 20.11.02 4,018 143 16쪽
5 5. 반 아이들 +39 20.10.27 4,324 15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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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 유솔 +34 20.10.21 5,166 173 14쪽
2 2. 첫걸음 +28 20.10.18 5,674 17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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