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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집착하는 EX급 교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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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터]
작품등록일 :
2020.10.13 16:04
최근연재일 :
2021.01.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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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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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3. 역(逆) 살인 게임

DUMMY

“유······.”


뭐?


“유인······.”


······졸려.


“유인광!”

“헉!”


날 깨운 것은 명일만의 목소리였다.

그러나 너무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다.


“몸은 괜찮나?”

“······어떻게 된 거죠, 교수님?”

“모르겠군. 아무래도 폭발로 박물관이 무너져 내린 것 같아.”


나는 코에서 비릿하게 흐르는 액체를 닦았다.

아까 척추뼈에 처맞아서 코피가 터졌나 보다.


‘코뼈는 안 부러진 것 같은데, 엄청 아프네. 멍들었나.’


명일만은 어째선지 무언가를 짊어진 채 움직임이 둔해 보였다.


“깨어났으면 나 좀 돕게. 제기랄, 절름발이 늙은이한테 이딴 짓이나 하게 하다니.”


시간이 좀 지나니 눈이 어둠에 겨우 적응했다.

노교수가 업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숨을 가쁘게 몰아쉬는 오서후였다.


“교수님이 구하신 겁니까?”

“그럼 잔해더미에 깔린 이놈을 처녀 귀신이 나타나서 구해줬을까?”


짜증스레 씨부렁대는 명일만을 내가 도왔다.

우리가 함께 바닥에 눕힌 오서후는 안색이 붉어진 채 숨도 제대로 못 고르고 있었다.


‘······제기랄.’


이 녀석은 어릴 적의 트라우마 탓에 폐소공포증이 심했다.

조금이라도 갇혀 있는 걸 싫어하는 녀석인데 이대로 두면 위험하다.


“제가 얼마나 기절해 있었죠?”

“그리 오래되진 않았어. 일단 오서후를 데리고 로비로 가지. 생존자들이 거기 모여 있어.”


예순을 넘겼어도 명일만의 팔뚝은 성인 남성 부럽지 않게 굵직했다.

수어 개의 스마트폰 불빛으로 초라하게 밝혀진 로비.

박물관의 폭발로부터 살아남은 생존자들 열댓 명이 그곳에 있었다.


“오빠!”

“서후 형!”


기다리고 있던 백은이와 백동이가 울먹이며 씩씩대는 오서후한테 달려들었다.

가장 걱정했던 아이들인데 다행히 크게 다치진 않은 모양이었다.


“아까 천장이 무너져 내릴 때 오서후가 너흴 감싸 안지 않았어?”

“응, 응! 서후 오빠가 우릴 밀치고 대신 깔렸어.”

“서후 형이, 훌쩍. 우리 목숨을 구해줬어. 그치, 누나.”


좀 더 자세히 살펴보니, 잔해더미에 깔리고 나왔는데도 오서후는 긁힌 상처밖에 없었다.

이 자식 새삼스럽지만 정말 미친 강골(强骨)일세.

먼지투성이가 된 생존자들은 어색하게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박물관이 갑자기 무너져 내리다니. 이게 뭔······. LPG 가스통이라든지. 그런 게 터진 건가?”

“어떻게 나갈 수 있을까요? 얼른 안 돌아가면 우리 애들이 집에서 엄마 기다릴 텐데······.”

“다들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 보죠. 전화로 신고했으니까 분명 구조대가 올 겁니다.”


무너진 잔해더미 곳곳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어딜 봐도 나갈 곳은 없었다.

함부로 나가려고 잔해를 치웠다간 오히려 깔려 뭉개질 것만 같았다.

모두가 한데 모여 걱정하고 있을 때, 이 좁은 잔해더미 안에서 무언가 날아다녔다.


윙윙!


그것은 아주 조그만 소형 드론이었다.

이 폭발 속에서도 잔해더미에 용케 깔리지 않은 그것의 초소형 카메라가 빛났다.


지잉-.


드론 허공에 큰 화면을 띄어줬다.

그 화면에는 복면을 쓴 십수 명의 괴한들이 있었다.

그리고 정중앙에는 회전의자에 방탄복을 입고 앉아있는 남자가 보였다.


「에흠. 들리십니까?」


······화상통화였다.

다리를 꼰 그 방탄복의 남자가 우리를 내려다보며 까칠하게 자란 턱수염을 만지작거렸다.


「반갑습니다, 생존자 여러분! 자기소개하자면, 나는 헌터를 싫어하는 인간입니다. 그리고 방금 대전의 가장 유서 깊은 박물관을 무너뜨린 악당이기도 하지요.」


「그 안의 생존자분들? 그 안에 살아계신 거 다 보여요. 그 마이크로 대답해주시죠?」


소형 드론이 핀 마이크 하나를 떨어뜨렸다.

하지만 아무도 그것을 감히 주울 생각을 하지 못했다.

방탄복을 입은 남자는 싱긋 웃었다.


「괜찮아요. 초면이니까, 낯설 수 있겠죠? 우리는 천천히 서로 알아가면 됩니다.」


「일단 가장 먼저 말씀드릴 소식은 아무리 기다린다고 하더라도 여러분에게는 구조대도, 헌터도 도착하지 않을 거란 사실입니다. 왜냐구요? 지금 거기에는 마지막 폭탄이 ‘하나’ 더 남아 있거든요. 외부 인력이 여러분을 함부로 구하려 시도했다가는 내가 그 폭탄을 폭발시킬 겁니다. 그럼 그 일대가 무너져 내려 여러분은 바로 죽겠지요?」


「즉, 헛된 희망 따윈 함부로 갖지 마시라는 겁니다.」


생존자들의 안색이 창백해지며 절망감이 내려앉았다.

그 광경을 본 방탄복의 남자는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자. 그러니, 이게 무슨 소리겠습니까? 여러분은 오직 저희만 구해드릴 수 있단 겁니다!」


「저희의 요구사항은 오직 한 가지. 그것만 들어주시면 여러분을 모두 살려드릴 겁니다. 당연히 그 마지막 남은 폭탄도 터뜨리지 않을 생각이고요.」


「어떤 방식이든 좋습니다. 지금 우리가 보는 앞에서, 당장 ‘다섯 구의 시체’를 만드세요. 그럼 다 여러분 모두 살 수 있습니다!」


「자, 무엇이든 들고 일어나세요. 어차피 무슨 상관입니까? 이대로 있으면 어차피 거기 있는 사람 전부 다 죽어요. ‘다섯 명’입니다. 여러분 중에서 겨우 ‘다섯 명’만 죽이면 돼요! 뭘 멍하니 있습니까? 소수 희생으로, 다수의 생명이 살 수 있다면 거침없이 움직여야죠!」


「그 안에서 서로 싸우고, 싸우십시오. 죽이고, 죽이십시오. 살아남기 위해서! 그게 우리네의 치열한 인생 아니겠습니까? 헌터들은 전혀 이해 못 할! 소시민의 삶이란! 아아!」


완전히 광기에 젖어 이 상황을 즐기는 목소리.

나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휘저었다.


빌런(Villain).

그것은, 세간에서 헌터와는 정반대의 위치에 있는 범죄자들을 일컫는다.

헌터가 이 사회의 빛이라면, 저들은 그 밑에 드리운 그림자였다.

그리고 나는 이 박물관을 무너뜨린 저 방탄복 남자에 대해서 알고 있다.


전과 7범 빌런, 서태오.

저 광적인 폭발광이 이곳을 습격했다고?


‘이건······ 말이 안 되는데. 지금 이 시기에, 갑자기?’


빌런은 몬스터와는 전혀 다른 의미에서 위험한 족속들이다.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학창 생활을 위해서라면, 최대한 피해야만 하는 놈들이란 의미다.

그런데 설마 이런 곳에서 저런 빌런과 엮이게 될 줄이야.


“······지, 지금 우리 보고 여기서 사람을 죽이라는 소리예요?”

“도대체 저게 뭔 미친놈인지······.”


화상통화를 하던 생존자들 모두가 기막혀했다.

느닷없이 ‘살인 게임’을 하라니, 실감을 못 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이 밀폐된 폐건물 잔해 속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는 긴박해질 것이다.


‘침착하자. 아직 주어진 시간은 많아.’


이런 자비 없는 테러를 벌이는 것만 봐도 짐작이 가겠지만, 서태오는 미치광이다.

생존자들의 살인 게임을 녹화하는 것은, 녀석의 기분 나쁜 악취미 중 하나이고.

나는 스킬로 영구적으로 기억하는 원작 속 내용을 상기했다.


서태오.

갓 졸업한 주인공에게 참살당했던 빌런.

보유 이능은 『인폭(人爆)』.

잔인무도한 폭발광.

과거, 무고한 친구가 헌터의 과잉진압으로 죽었음.

헌터들에게 극심한 증오를 품고 있는 테러리스트.


놈의 이능, 『인폭(人爆)』은 특히 무시무시하다.

무려 자신에게 살해당하고자 동의한 인간을 ‘시한폭탄’으로 만들 수 있으니까.

아까 그 아저씨가 터져서, 박물관이 무너진 것도 그 이능 때문이리라.


‘우두머리인 놈의 행동방식과 전투력은 모두 내가 파악하고 있어.’


다만, 한 가지 유독 걱정되는 것이 있다면······.


삐이이익!


그때 화면 속에 있는 무전기가 시끄럽게 울렸다.

그 무전기에서 다급한 남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대장. 1층에 누군가 들어왔습니다. 뭐야, 저거? 누가 여기로 들였······? 커허, 크······ 억!」


왜 불길한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을까.


‘······기어코 올 게 왔구나.’


저 빌런 개자식들의 가장 큰 실수는 간단명료했다.


하필이면 ‘오서후’를 건드렸다는 것이다.


원작 최고의 미친년 중 하나가 가장 아끼는 남동생을.


「뭐야! 뭔 일인데!」


화면 속에서 느긋하게 앉아있던 서태오가 긴박하게 일어나 무전기를 잡아 쥐었다.


「대장! 여자애가······, 웬 처음 보는 소녀가 1층에 침입을······. 커, 커헉!」

「씨발! 뭔 개소리야? 너희가 고작 여자애 하나 상대로 당하고 있다고?」

「2층입니다! 벌써 여기까지······! 야, 저 씨발년 무조건 죽여! 어? 사, 살려······ 끄아악!」


어리석고 의미 없는 반항 행위였다.

지금 빌런들이 아무리 날고 기어도 저 ‘남동생한테 미친 괴물’은 이길 수 없다.

그때 새하얗게 질린 오서후가 공포로 몸을 떨었다.


“누, 누나다. 우리 누나가 온 거야······. 이제······ 다 끝났어!”

“진정 좀 하게! 자네 누이가 어떻게 알고 여기까지 찾아온단 말인가?”

“내, 내, 내 잘못이야. 카톡을 3시간이나 안 봤어. 그, 그, 그래서 위치추적 앱으로······!”

“······그건 친누나가 아니라 그냥 스토커 아닌가?”


황당해하는 명일만을 뒤로 하고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러면 안 돼. 지금 저 애가 빌런들을 다 죽이게 놔둬서는.’


저 여자애의 이능은 본인이 살해하는 인간이 많아질수록 걷잡을 수 없이 세진다.

어쩌면, 최악의 상황에서는 폭주를 시작할지도 모를 테고.

그러면 우리뿐만 아니라 도심에 있는 시민들 전체가 위험해진다.


‘원작에서 있었던 가장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


훗날, 오서후가 수백 명을 살해한 악역이 되고 말았던 그 사건.

어쩌면 오늘 밤, 그것보다 더욱 심한 참사가 벌어지게 될지도 모른다.

내가 땀에 젖은 손으로 핀 마이크를 주워들었다.


“권선징악은 개나 주라지. 지금부터 내 말 똑바로 들어라, 이 악당들아.”


더 큰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허, 니미. 기껏해야 고등학교나 다닐 것 같은 꼬마 놈이 어딜 건방지게······.」


내가, 저 빌런들을 몸소 ‘구원’하는 수밖에 없다.


“씨발, 입 닥치고 들어! 저 괴물한테서 한 놈이라도 더 벗어나고 싶으면!”


나는 아직도 상황 파악을 못 하는 빌런들에게 침착한 목소리로 명령했다.


“그 여자애를 피할 방법은 하나뿐이야. 어서 마지막 한 명도 남지 않도록 서로 죽여라.”

「······뭐?」

“뭘 멍하니 서 있어? 그 방에 있는 너희들끼리 서로 죽이라고. 전원이 다 죽을 때까지.”


다시 말하지만.

저 얼빠진 빌런들은 상대를 잘못 골라도 한참 잘못 골랐다.

이제, 너희는 살 수 없다.

탈출구는 조금이라도 덜 고통스럽게 삶을 마치는 것뿐이다.


“집단자살만이 지금 너희가 유일하게 구원받을 방법이니까.”


진행자들을 향한 ‘역(逆) 살인 게임’이 시작되었다.


작가의말

어느새 1권 분량이 끝났습니다!

읽어주시는 여러분들 항상 감사드립니다!

공지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앞으로 월, 수, 금 자유로운 시간대에 올라옵니다!


+선호작 600명 감사합니다!

선호작 700명 감사합니다!

선호작 800명 감사합니다!

선호작 900명 감사합니다!

혹여 여유가 되시면 추천게시판에 추천글 한 번 부탁드리겠습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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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 회귀(300回) +39 21.01.15 1,361 93 14쪽
28 28. 산신의 일족 +43 21.01.11 1,523 95 12쪽
27 27. 김서혁[2021.01.05 수정] +22 21.01.04 2,073 121 15쪽
26 26. 첫 마법 수업 +90 20.12.30 2,152 129 16쪽
25 25. 아카데미 불법 마개조 도구 박스 +44 20.12.27 2,186 131 13쪽
24 24. 성장 +60 20.12.22 2,455 134 17쪽
» 23. 역(逆) 살인 게임 +50 20.12.18 2,619 146 11쪽
22 22. 요정 +44 20.12.16 2,447 111 10쪽
21 21. 마왕성(魔王城) +30 20.12.14 2,640 126 11쪽
20 20. 주인공과의 채팅 +48 20.12.11 2,679 129 13쪽
19 19. 디엠 +30 20.12.09 2,670 124 13쪽
18 18. 바냐크라 +37 20.12.07 2,782 152 16쪽
17 17. 미래시(未來示) +20 20.12.03 2,859 123 15쪽
16 16. '교장' +23 20.12.01 2,940 128 13쪽
15 15. S급 몬스터 +20 20.11.28 2,982 121 10쪽
14 14. 임신 +28 20.11.25 3,494 132 14쪽
13 13. 류이한 +45 20.11.23 3,201 138 11쪽
12 12. 룸메이트 +37 20.11.20 3,303 145 15쪽
11 11. 오서후 +26 20.11.18 3,349 134 13쪽
10 10. 수석 장학생 +25 20.11.16 3,365 138 15쪽
9 9. 대련장 +16 20.11.15 3,528 118 10쪽
8 8. F급 이능 +23 20.11.10 3,749 138 15쪽
7 7. 애살검(愛殺劍) +26 20.11.08 3,880 142 15쪽
6 6. 그 아카데미 밑에는 +33 20.11.02 4,011 143 16쪽
5 5. 반 아이들 +39 20.10.27 4,274 154 15쪽
4 4. 주인공의 스승 +15 20.10.26 4,617 136 14쪽
3 3. 유솔 +34 20.10.21 5,155 173 14쪽
2 2. 첫걸음 +28 20.10.18 5,663 174 12쪽
1 1. 부실 아카데미 +53 20.10.17 8,213 20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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