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성능 나름대로 채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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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린
작품등록일 :
2020.10.15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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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6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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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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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강림

DUMMY

엄마, 다시 한번 불러보고 싶은 포근한 그 이름.


‘아들, 왜 부르니?’


‘우리 아들. 게임하고 싶니? 안된다고 했잖아. 오늘 벌써 2시간이나 했어. 내일 하자.’


‘아들, 밥 먹어. 오늘은 너가 좋아하는 갈비찜했으니 게임좀 그만하고 빨리 와. 꺼버린다!?’


‘아빠랑 외가집좀 다녀올게. 밥 알아서 챙겨 먹어야한다!’


아빠, 다시 보고 싶은 어색한 그 얼굴.


‘크흠, 석천아. 그 나이때는 그럴 수 있다. 근데 그건 부모님 없을 때 봐라. 크흠.’


‘아빠랑 목욕이나 같이 갈까? 싫다고? 그래.’


‘석천아. 난 말이다. 어릴 때 니 할애비가 무서웠단다. 허구한날 하기 싫은 운동을 강제로 시키고 체중관리한다고 나만 쥐꼬리만한 식사만 주고. 예전에 말해준적 있지? 니 할애비의 꿈. 지가 이루지 못한다고 아들한테 기대는 나는 그런 애비는 되기 싫구나.’


‘그렇게 급하게 갈 필요가 있어? 석천이한테 밥 정도는 차려... 아.. 알았어. 석천아 지금 좀 급해서 빨리 나가야겠구나. 니 엄마 성질이 워낙.. 크흠. 금방 다녀오마.’


부모님의 안타까운 죽음이후 믿었던 사람들에 배신을 당했던 나는 세상에게 눈을 돌렸지만 사실 알고 있었다.

실의에 빠진 진흙탕에서 나를 꺼내준 사람인 관장님과.

매일 투덜거리며 성질내던 나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와주던 동료들만큼은.

진실된 사람들이었다는 걸.


모든 인연이 모여 눈앞에 자리했다.

석천은 눈물을 흘렸다.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한낱 과거였기에.

너무나도 안타깝고 그리운.


다시 돌아가고 싶었다.

인생을 살아가고 싶었다.

여우같은 여인과 결혼해 곰같은 자식들과 어화둥둥 살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단잠에서 깨어나 눈을 떠야했다.


석천은 병원에서 볼법한 인큐베이터 속에서 나왔다.

치료소에 있는 만능치료기다.

어떤 부상도 치료가 된다고 들었다.

길잡이의 안내에 따라 12시간씩 3일째, 석천은 눈을 내리깔아 팔을 내려다보았다.

외관상으로 보기엔 어떤 흉도 남지 않은 팔.

들어올려, 휘둘러보기도 모든 움직임에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다행이군.’


석천은 다시한번 두 주먹을 꽉 쥐고선 자리에서 일어섰다.

자신이 있던 곳을 제외한 4개의 치료기에는 각각 사람들이 들어가 있었다.

석천은 그 중 하나의 치료기 앞에 섰다.


자신과 다르게 24시간 전력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종수.

처음 그의 상태는 언제 죽지 않더라도 심각할 화상을 입었었으나 지금은 나름 붓기도 많이 가라앉아 겉보기에는 큰 문제가 없어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종수도 정신을 차릴 듯 해보인다.

석천은 치료소 밖으로 나갔다.


못보던 동상이 하나 건설된 것이 보였다.

동상은 왼팔을 들어올려 휘두를 듯이 역동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었다.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린다.

직업을 얻는곳이나 무구점같이 무슨 기능이 있나 싶은 호기심의 발로였다.


이맘때쯤이면 소환자들이 저 문에서 나온다.

새로운 소환자맞이를 준비하기 위해 이리저리 준비를 하고 있는 지현이 보였다.


‘열심히 사네.’


아무것도 모르는 세계에 떨어졌어도 나름의 체계를 갖추고 이곳을 이끌어나가는 모습을 보니 그녀에게 존경심이 생긴다.

손을 들어올려 땀을 닦던 지현은 석천을 발견하고 그에게 다가온다.

그녀는 석천의 오른팔과 다리를 스윽 훑어보았다.


“이제 다 나으셨나 본데요.”

“그런가 본데.”


석천은 오른팔을 들어올려 멀쩡함을 과시했다.

풉, 실소를 내뱉은 지현은 이내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짐작 가는 상황이 있었으나 석천이 해결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슬슬 때가 되쓰니까 몸이라도 푸러야지.”


얼굴이 굳어졌다.

건물이 생기고 소환자가 온다는 말인 즉슨, 길잡이가 활동할 시간이라는 것.

길잡이의 목적은 모르나 석천은 그의 말을 온전히 따랐다.

애초에 술로 찌든 인생이었으니 맘대로 굴린다고 해도 불만은 없었다.

허나 빈둥빈둥 누워 굴러다니고 있는 사내는 달랐다.

그는 벌떡 일어나며 혼자 발광을 한다.


“시발,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됬다고? 아니, 시발. 시발. 씨발!!!”


몸을 일으킨 현성은 재빨리 몸을 놀려 광견이 있는곳으로 달려간다.

그를 보며 석천은 속으로 혀를 끌끌 찼다.


‘저래도 끌려가더만. 괜히 힘낭비를 하고 있어.’


그런 그를 보고 있자니 사람들도 이제 적응을 하고 있다는 것이 새삼 느껴졌다.

벌써 이세계에 정착한지 일주일이 넘었다.

사람들은 어느정도 체계를 갖추고 생활을 하기 시작했으며 웬만한 사람들은 규칙을 준수를 했다.


“오우, 형씨 팔 다 나았나봐?”

“그래.”

“하하하, 뭐 그렇게 사람을 뚱하게 대해요? 안부묻는사람 무안하게 시리.”


이놈만 빼고.

석천과 같은 파티였던 상현과 2명의 원소술사는 던전을 공략한 후 급속도로 성장했다.

자신이 다친 사이 그들의 손에 이전에 없었던 반지를 보고 저것때문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추론도 해보았으나.


‘이거? 내가 저기 무구점에서 산건데요. 설마 지금 나를 의심 하는거에요?’


막무가내로 나가는 상현에게 대꾸할 힘이 석천에게는 없었다.

다른 파티원들도 상현과 마찬가지로 입을 꾹 다물었으니.

그저 그들이 강해진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고 믿을 수 밖에.


상현은 전직소에서 힘이 강한 사람이 최고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이곳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키워나갔다.

지현이 주장하는 낯선상황에선 모든 사람이 서로를 돕고 살아야 한다는 말과 대척점에 서있는 상황.

자연스레 세력은 두 개로 나뉘었고, 많은 사람들이 지현을 지지했다.

허나 그것은 전직을 하지 못한 사람들뿐, 전직자들은 상현을 지지했다.


사람들의 지지를 받은 상현은 더더욱 강하게 나갔다.

10개의 방밖에 없는 여관은 우선적으로 전직자에게 배정, 산에서 사냥감을 얻을 시 전직자들이 우선적으로 섭취등 힘이 모든 것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항변했지만 당장 눈앞에 보이는 단검과 파이어볼 앞에서 맥을 못추리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 어제를 기점으로 전직자가 대폭 늘었다.

지현을 지지하던 그들은 전직 후 욕망을 드러내며 상현을 지지하기 시작했다.


왕이나 다름없는 권력을 얻은 상현은 그래도 지현의 말은 어느정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허나 그것은 지현의 의견을 존중하기 때문이 아닌 은밀하고도 추잡한 의도가 깔린 행동이었다.

그녀의 몸을 훑는 상현의 눈빛은 나날이 노골적으로 바뀌었고 지현은 수척해져갔다.


“이... 이곳은 어딘가요?”

“당신 누구야! 내가 누군지 알아!? 빨리 나를 원래 있던곳으로 돌려보내라고! 얼른!”

“자자, 진정들 하시고. 일단 이 옷부터 받아가세요.”


잠시 딴생각을 한 사이 새로운 소환자들이 왔다.

그런 그들을 지현은 진정시키며 적응하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몸이나 풀러가자.’


저 멀리 뛰어가고 있는 현성을 보며 자신도 들개나 잡으러 가고 있던 그때.

길잡이가 지시를 했다.

아니, 이건 길잡이가 아니었다.


무언가 신성하고 더욱 근원적인 무언가가 석천의 의지를 자극하고 있었다.

이것은 내 의지로 따르고 말고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따라야한다.

다시 거점으로 향하는 석천의 눈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세상이 도래했다.

석천은 이 표현말고는 떠올릴 수 없었다.

동상이 있던 자리에 동상이 사라지고 한 사내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는 사람들을 굽어보고 있었다.

그를보자 석천은 성스럽고 따뜻하며 공포스럽고 맹목적인 갖가지 감정이 자신의 속에서 끌어오르기 시작했다.

이번에 새로온 8기 소환자가 입을 벌린다.


“당... 당신은 누굽니까?”


사내는 따분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에 사람들은 전부 자신이 죄를 지은것마냥 무릎을 꿇었다.


“질문은 안받는다. 모두 고개를 들어라.”


석천은 사내의 얼굴을 보는것조차 불경하다고 느꼈다.

겨우 그의 목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가득찬다.

동시에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저자가 길잡이다.’


이토록 신성스럽게 느껴지는 저자는 신인가.

사내가 말한다.


“보니까 너희들 서로 배척하면서 세력을 나눴던데.”

“아... 아닙니다.”

“아... 아니에요!”


지현과 상현이 동시에 대답한다.

사내는 그들을 향해 말한다.


“너하고 너. 앞으로 와봐.”


지현과 상현은 한마디도 찍 못뱉고 그의 말을 따랐다.

쭈뼛쭈뼛 그의 앞에 선 그들을 향해 사내가 말한다.


“서로 악수.”

“네?”“...?”

“악수하라고.”


지현과 상현은 잠시 머뭇거리다 서로를 향해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한다.

억지로 하는걸 티내는 듯 하는둥 마는둥 손을 흔들고 있는 악수가 마음에 안들었던걸까.

사내는 그들의 손위로 손을 엎고선 힘껏 흔든다.


“니들은 몰라서 그러는데 니들끼리 싸우라고 소환한거 아니다. 너희들의 적은 따로 있어. 그러니까 화해해.”


반목과 대립으로 인해 격화된 감정을 악수 한번 하고선 화해하라 한들 해소가 되겠는가.

둘 사이에 침묵이 감돌았다.

서로 맞잡은 두 손에 땀이 맺혔다.

날카로운 눈빛을 나누고 있던 그들에게 나지막한 목소리가 파고든다.


“대답.”

“...네.”

“... 알겠어요.”


흡족한 듯이 웃음을 지어보인 사내.

잠시 하늘을 바라보더니 때가 됬다는 듯 동상이 취하고 있던 자세를 다시 취한다.

사내는 발에서부터 위로 점점 돌로 변해 굳어져간다.


“아, 그리고 신현성.”

“네... 넷!”

“말좀 잘들어라. 귀찮으니까.”

“....”

“대답.”

“... 넵!”

“그래. 그럼 나는 간다.”


이내 돌로 변한 사내는 와장창 깨져버렸다.

한순간 폭풍우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어색함 분위기만 맴돌았다.

한 남자의 중얼거림이 정적을 깬다.


“대체 뭐 였던거지...”


* * *


돌로 만든 동상.

강림 종류의 건물은 도전자를 게임 내부로 참여를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이때, 할 수 있는 행동은 대화밖에 없지만 평소 내리는 명령보다도 효과가 잘 듣는다는 장점이 있다.

소환자와 도전자의 직접적 소통을 꾀할 수 있는 건물.

30점.


“그 정도로 해뒀으면 잘 해결됬겠지.”


남의 감정에 무감각한 나는 사람들이 왜 싸우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싸움은 그저 무의미한 힘의 낭비를 불러온다.

정 상대방이 싫고 자신의 마음에 안든다면.


‘마음에 안드는 원인을 고쳐야지.’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하는 행동이 안들면 교정을 시키던가, 상대의 말이 마음에 안들면 입을 바느질로 꿰매든가, 존재자체가 마음에 안들면.


각설하고 소환자들의 치고받음을 보면 답답하기 그지 없었다.

같은 동료들끼리 서로 싸우고 반목하다니 애들과 다를바가 뭐가 있는가.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싸운 아이들을 저렇게 화해시켰던 경험을 떠올려 행동했다.

이로써 갈등은 해결.


남은 것은 상대의 거점 위치다.


‘최고의 방어는 공격이지.’


피할 수 있으면 피해야하지만 필연적으로 전쟁으로 번질 상황이 되었다면.

상대가 거점을 공격하기 전에 내가 먼저 침공한다.


[저질 3명, 평범 2명, 총 5명 소환]


이번에도 역시 2명의 [평범]등급 소환자가 소환됐다.

이번턴에 해야 할 것을 순차적으로 떠올린다.

첫 번째, 토끼사냥터 북쪽으로 정찰.


“신현성, 147번 칸 정찰.”

강림해서 그를 언급한 덕인지 한번의 명령으로도 재깍재깍 정찰에 나선다.

두 번째, 현재 병력들의 전력을 다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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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진]

등급 : 저질

재능 : 없음

직업 : 중급정령사

전투력 : 24


[고창주]

등급 : 평범

재능 : 없음

직업 : 중급정령사

전투력 :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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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자 정보창을 확인해 정령사들의 전력을 확인한다.

대부분의 정령사들은 [저질]은 24~25 [평범]은 30~31의 전투력을 지녔다.

확실히 [저질]등급의 직업보다는 월등히 높은 수치.


세 번째, 창고를 확인했으나 아무런 설계도가 없었다.

네 번째, 임무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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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문을 파괴]

난이도 : 극악

내용 : 타 도전자의 차원문 1개 파괴 [0/1]

보상 : 무작위 [으뜸]등급 건물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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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는 무작위로 설정되지만 일정조건을 만족할 시 확정적인 임무와 보상이 주어지는 경우도 있다.

지금 임무도 그런 종류 중 하나.

이 임무가 뜻하는 바는 도전자중 마침표동안 누군가 탈락했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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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자]

총 인원 : 8명

남은 수 : 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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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도전자의 차원문을 가장 없애기 좋은 시기는 지금같은 임무가 떳을때이다.

보상은 가장 최고 등급인 [으뜸]등급의 건물을 무작위로 하나 얻는 것.

막대한 보상이지만 쉽사리 완료할 수 없는 임무다.


자신은 한명을 쓰러뜨렸는데 정작 임무는 뒤늦게 떠서 보상이 없다.

그렇기에 도전자들은 쉽사리 전쟁을 하지 않는다.

내가 누군가를 쓰러뜨리더라도 뒤늦게 임무를 받은 누군가가 이득을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게임을 거칠수록 전쟁이 지지부진해지는 원인 중 하나다.


‘벌써 한명이 탈락하다니.’


이것참 내가 45번의 경기를 해왔지만 이토록 빠르게 탈락한 도전자는 처음본다.

토끼보다 빠른 그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

동시에 눈을 빛낸다.


‘운이 좋으면.’


“모든 소환자들은 토끼사냥터로 이동.”


이 게임의 밸런스는 이번 임무로 인해 무너질 것이다.

55분.


작가의말

음... 음.. 글 전개가 뭔가 좀 아쉬운데.

무엇이 아쉬운지 모르겠넹.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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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0번째 턴 +1 20.10.22 47 2 12쪽
11 첫 전투 +1 20.10.21 52 2 13쪽
» 나 강림 +1 20.10.20 57 2 13쪽
9 7번째 턴 +1 20.10.20 48 2 12쪽
8 2시대 +1 20.10.19 50 2 13쪽
7 5번째 턴 +1 20.10.19 48 2 13쪽
6 던전 +2 20.10.18 59 2 12쪽
5 3번째 턴 +1 20.10.18 63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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