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급 히든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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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秋辰)
작품등록일 :
2020.10.16 03:52
최근연재일 :
2020.12.01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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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9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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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초의 씨앗 (5화)

DUMMY

"왈~! 왈~!"


똘똘이가 저 앞에서 나를 향해 달려온다.


“어? 똘똘아!”


내 품속으로 파고들어 꼬리를 흔들며 나의 턱을 마구 핥는다.


“하하, 똘똘아 오랜만이야!”


나는 기분이 좋아져서 똘똘이를 들어 올렸다.


분명 똘똘이다.


내가 기억하는 하얀 새끼 진돗개의 그 모습이 선명하게 내 눈앞에 있다. 너무나도 반가웠다.


‘아... 이럴수가, 어린 나의 의식 속으로 들어왔구나!’


[ 태후 내 목소리가 들려? ]


“어...? 라미?”


[ 지금 너의 등에 손을 언지고 이야기 하고 있는 거야. ]


“그렇군요.

잘 들려요, 똘똘이가 내 앞에 있는 것으로 봐서 분명 과거의 나로 잘 들어온 것 같아요.”


[ 좋아! 그럼 그곳이 어디인지, 어느 순간인지를 잘 생각해봐. ]


‘아...여기가 어딜까?

이곳은...?’


나는 일어서서 주위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남산타워가 내 앞에 부러지지 않은 모습으로 우뚝 서있는 것이다.


항상 반쯤 부러저 있는 지저분한 모습의 남산타워만 보다가 멀쩡한 형태로 깨끗하게 우뚝 솟은 것을 바라보니 너무나도 신기하였다.


주변으로 평화롭게 비둘기가 날아다닌다.


“오, 이럴 수가~!!”


내 앞으로 산책 나온 사람들의 발걸음이 보인다.


사람들의 떠드는 소리로 가득한데 무슨말을 하는지 도무지 알아 들을 수 없다. 울리듯 번지면서 들려온다.


나는 집중을 해보려고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러니 어느 순간 "확~!" 하는 바람소리와 함께 정상적인 소리로 들린다.


내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나보다 키가 훨씬 크다.


나는 고개를 위로 들었다.


한 젊은 여자가 강아지를 앉고 있는 나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다.


“어머나~?, 강아지가 참 똘똘하게도 생겼네...”


“아... 네?”


젊은 여자가 똘똘이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는다.


"아고, 이뻐라~"


“저기... 그런데 여기가 어디죠?”


“여기, 남산공원이잖아, 꼬마야 혹시 엄마를 잃어버렸니?”


“네? 남산공원?”



“태후야~~!”


그때 나의 뒤에서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누군지 바로 알 수 있었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엄마다.


나는 재빠르게 몸을 뒤로 돌렸다. 저 앞에서 미소 지으며 나에게 손짓하고 있다.


‘아... 엄마?’


‘엄마... 그래 분명 엄마다.’


그토록 보고 싶던 엄마.


나는 갑자기 가슴이 울컥거리며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몬스터의 배에서 돌아가신 엄마가 저 앞에 서 있다. 나는 지금 이 순간 엄마에게 너무나도 달려가고 싶다.


그리고 한발을 내 뻗는 순간.


“콰~당!!”


몸이 앞으로 고쿠라 치며 넘어지고 말았다. 땅바닥에 턱을 부딪힌다.


“아이코~!”


‘이럴 수가...?

몸이 갑자기 작아지니 균형 잡기가 힘드네...아앗.’


눈가에 눈물이 핑돌았다.


똘똘이가 넘어진 내 얼굴 앞에서 코를 킁킁거린다.


“태후야, 조심해야지, 괜찮아?”


“엄마~~~!”


엄마가 손을 내밀자 나는 그 손을 잡으며 엄마에게 와락 안겼다.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아, 엄마... 엄마...”


“태후야, 왜 그래? 넘어진대 많이 아퍼?”


“아...아니요, 하나도 안 아파요.”


나는 고개를 들어 엄마를 바라보았다. 젊은 엄마의 모습이 굉장히 이쁘고 다정해 보였다.


“하하하하!, 하하하! 너무 좋아요!”


“울다가, 웃다가 우리 왕자님이 오늘 안 하던 행동을 다 하네? 호호.”


나는 엄마의 손을 잡고 남산공원을 걸었다.


똘똘이도 우리 옆에서 작은 발걸음으로 종종 거리며 뛰어다닌다. 기분이 좋아 보인다.


“엄마, 근데 똘똘인 목줄 안 해?”


“목줄...?”


나는 그 순간 기억이 떠올랐다.


똘똘이는 다른 개들에 비해 영리해서 목줄 없이도 길을 잃어버리지 않고 주인을 잘 따라 다녔었다.


“아... 아니에요. 엄마.”


그런데 똘똘이가 갑자기 저 앞쪽의 소나무숲 쪽으로 급하게 사라졌다.


“똘똘아~!”


내가 달려나가려고 하자, 엄마가 나의 손을 꽉 잡았다.


“엄마, 똘똘이 도망간다...”


“호호, 똘똘이 도망가는 거 아니야, 응가 하러 가는 거야.”


“응가..?”


“우리 똘똘이는 영리해서 응가도 저렇게 사람들이 안 다니는 숲 속 나무 뒤에 보잖아.”


“그래?”


“그래서 엄마가 얼마나 편한지 몰라...”


“와, 똘똘이 착하다!”



엄마와 나는 공원 벤치에 앉았다.


“태후야, 우리 똘똘이 돌아 올때까지 여기서 기다리자.”


나는 똘똘이가 사라진 소나무숲 주변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때 내 앞으로 솜사탕을 파는 작은 수레가 지나간다.


하늘색, 분홍색, 노란색 등 색색갈의 솜사탕이 커다랗게 매달려 있다.


“와~ 솜사탕이다!”


나는 순간 입가에 굉장한 침이 고였다. 주체 하지 못하고 침이 입 밖으로 길게 늘어나며 "뚝" 떨어졌다.


‘아... 내가 왜 이러는 걸까?

왜 이토록 솜사탕을 보고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거지?’


그순간 나도 모르게 나의 입가에서 말이 튀어나왔다.


“엄마, 솜사탕!!, 솜사탕 먹고 싶어.”


“그래? 솜사탕 먹으면 이 썩어...”


“그래도 솜사탕!!”


내가 계속 조르자 엄마가 못 이긴 척 작은 가방에서 지갑을 꺼낸다.


“우리 왕자님, 이거 먹으면 그대신 치카치카 잘해야 해요.”


“치카치카?”


내가 바라보자 엄마는 손으로 이를 닦는 시늉을 한다.


“응, 태후 치카치카 잘해!”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어린아이의 말투로 대답이 튀어나왔다.


솜사탕을 판매하는 아저씨가 나에게 내 얼굴보다 더 큰 솜사탕을 건네어 준다.


"하하, 아이가 아주 씩씩하게도 생겼네요... 어머님."


그 순간 나의 기분이 너무나도 들떴다.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다.


‘아... 진짜 내가 왜 이러지 고작 이 정도 솜사탕에.’


순간 나라미의 목소리가 들린다.


[ 이봐 태후, 정신 차리라고! 과거의 의식 속에서 정신줄을 놓으면, 현재의 의식으로 어린 너 자신을 제어할 수 없게 돼. ]


“아...그렇군요.”


[ 지금 그깟 솜사탕에 흥분할 게 아니야, 너는 지금 동료들을 구하러 간 거야! ]


나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태후야, 혼자 뭐라고 했니...?”


엄마가 나를 바라본다.


“아니에요, 엄마.”


나는 벤치에 앉은채 뒤를 돌아보았다.


남산 아래쪽으로 서울의 모습이 펼쳐져 있다.


푸른하늘 아래 높은 빌딩들이 세워져있고, 수많은 차들이 어디론가 바쁘게 이동하고 있다.


몬스터들이 세상을 지배한 미래와는 완전히 다르다. 지구는 원래 이런 모습이었던 것이다.


‘그래, 나는 동료들을 구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어린 몸으로 뭐부터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 나라미의 목소리가 들린다.


[ 추태후, 너는 지금 당장 경동시장 한약재 상으로 가야해! ]


“경동시장?”


이번엔 어르신의 목소리가 들린다.


[ 이보게 태후! 지금 라미를 통해 이야기하는걸세. 그렇다네, 지금 1호선 제기동역으로 가서 경동시장에 도착해야 해. ]


“1호선 제기동역요?”


[ 경동시장에 가면 과거의 내가 운영하는 약재상이 있어, 그곳에서 나를 찾아! 과거의 내가 반달초의 씨앗을 가지고 있거든.]


“아...그렇구나, 알겠어요!”


나는 엄마의 얼굴을 다시 바라보았다.


“우리태후, 오늘 뭐가 그리 신나서 혼자 중얼중얼? 솜사탕은 먹지도 않고...?”


“네?”


나는 내가 들고 있는 솜사탕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리고 입을 크게벌려 한 잎 베어 물었다.


‘와~! 진짜 끝내주게 맛있다!

솜사탕이 이런 맛이였나?’


입속에서 사르르 녹는 솜사탕은 진짜 끝장나게 맛있었다. 어린 나의 몸으로 느껴지는 맛은 상상 그 이상이다.


“와, 대박 쩐다~!!!”


“호호호, 태후야 그런말은 어디서 배웠니?”


“어...어 그러니까 유튜브...?”


“응?”


나는 다시한번 솜사탕을 한입 베물었다.


역시나 너무 달콤하다.

그리고 지금 내 옆에는 다정스레 웃고있는 엄마의 얼굴이 보인다.


‘아...이렇게 행복한 순간이 또 찾아올까...’


[ 추태후! 정신 차리래도...! 시간이 없어! ]


“아, 알았어요. 나라미!”


나는 다시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엄마의 다정한 저 눈빛, 목소리, 향기...

내 옆에 함께 있는 것 만으로도 나는 세상 모든 불안감과 두려움이 사라져 버렸다.


순간 이 과거의 의식속에 영원히 안주하고 싶다는 생각이 밀려왔다.


‘아...’


그와 동시에 내가 구해야할 나의 동료들, 멸망 해버린 지구, 이 모든것이 눈앞에 선하다.


하지만, 하지만... 나는 엄마손의 이 따스함이 너무나도 좋다. 이대로 영원히 시간이 멈춰 버렸으면 좋겠다.


“라미님? 부탁이 있어요.”


[ 뭐야? ]


“이 솜사탕 다 먹을 때 까지만 기다려 주세요. 그러고 바로 경동시장으로 달려갈게요.


제, 제발요...”


[ .... ]


"흑,흑...흑."


나도 모르게 어린아이 같은 울음이 터져 나왔다. 억지로 울음을 삼켰다.


나라미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다. 다급한 숨소리만 들린다.


나는 솜사탕을 다시 천천히 한입 베어 물었다.


‘아...’


그런데 자꾸만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나는 엄마에게 그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고 큰 솜사탕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런데 솜사탕이 나의 눈물에 젖어 들어가며 크기가 점점 줄어든다.


“아...훌쩍, 훌쩍...”


나는 작아진 솜사탕을 더 이상 먹지 못하고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다.


이제 거의 녹아버려 막대기만 보이고 그 막대기를 잡은 나의 작은 손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이잇..!’


나는 절레절레 흔들며 이를 악물었다.


순식간에 솜사탕 막대기를 벤치 뒤로 "확~" 던져 버렸다.


곧바로 벤치 아래로 내려와 똘똘이가 사라진 소나무숲 쪽으로 달려갔다.


“태후야~~ 어디가?”


엄마가 뒤에서 나를 부른다.


‘너무나도 돌아보고 싶다. 다시 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하지만 나는 돌아볼 수가 없다.


눈가에 눈물이 바람을 타고 뒤쪽으로 희날린다.


“똘똘이한테 가는 거예요~!”


그냥 저앞의 소나무 숲 쪽을 향해서 힘껏 달렸다.


‘작아진 나의 몸 탓인가...’


앞의 소나무 숲이 너무나 멀게만 느껴졌다.


“태후야~~!!”


‘엄마...

너무 반가웠어요... 흑, 흑...’


“태후야~!”

.

.

.


나를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가 내 등뒤에서 점점 작게 사라저 간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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