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 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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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엘유
작품등록일 :
2020.10.16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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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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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점준비 (3)

DUMMY

----------


안녕하세요~ 에링입니다~

요즘 날씨가 추워지고 있는데 다들 옷 따듯하게 입으셨나요? 저는 완전 중무장 상태로 잠깐 시내에 나왔는데도 엄청나게 춥더라구요~ 슬슬 옷장에 쟁여논 롱패딩을 꺼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모두들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시고 남은 연말 행복하게 보내세여~~


[대충 대머리 캐릭터가 따봉하고 있는 아이콘]


그런데 여러분 오늘 에링이가 길을 걷고 있는데 어디에서 맛있는 냄새가 폴~폴~ 풍기더라구요. 요즘 다이어트를 하느라 하루에 한 끼만 먹고 있어서 그런지 저도 모르게 냄새가 나는 곳으로 발이 움직여버렸어요. 그런데 헉!!


[린이 해맑은 모습으로 웃고 있는 사진]


외국인으로 보이는 예쁜 여자얘가 닭꼬치를 팔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오잉? 이게 뭐지??

잘 보니까 앞에 시식회라고 써져있는 종이가 붙여져 있더라구요. 새로 가게가 들어서면서 개점하기 전에 시식을 하고 있던 것 같았어요~

하지만 에링이는 참았어요. 올 가을에 3kg나 쪄버려서...(그 놈의 술이 웬수지..) 게다가 닭꼬치는 칼로리도 높잖아요?? 엄청 먹고 싶었지만 고개를 돌리고 발길을 돌렸어요..

그런데 그때!!


[대충 대머리 캐릭터가 번쩍하며 놀라는 이모티콘]


요 천사 같은 꼬마아이가 먹어보라며 닭꼬치를 주더라구요.

어쩌겠어요. 아이가 주는 건데.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면서 안 받을 수도 없잖아요?? (절대로 닭꼬치의 유혹에 진 게 아니에요!!)

그래서 한 입 먹어봤는데 럴수럴수 이럴수가!!! 너~~~~~무 맛있는 거예요!!


양념은 조금 특이하면서도 익숙했고 닭고기 자체도 쫀득쫀득해서 정~~~~말로 맛있어요!!


[대충 대머리 캐릭터가 흡족해하는 이모티콘]


결국 그 자리에서 세 개나 먹어버렸답니다... (다이어트는 다시 내일부터...)

그런데 여러분! 여기도 더 놀라운 사실이 있었어요! 닭꼬치를 먹으니 갑자기 힘이 솟고 기운이 막 나기 시작하는 게 아니겠어요?!

처음에는 안 먹다 먹어서 그런가? 했지만 그 순간 제 날카로운 눈에 들어온 종이 한 장.


[내가 적어 붙였던 엠브로시아에 대한 a4용지 사진]


잉??? 이게 뭐지??

스테이터스가 오르는 음식?? 먹는 것만으로 강해질 수 있다고??

단순한 홍보성 멘트일까요? 아니면 진짜일까요?

시식대에 서 있는 꼬마아가씨에게 물어봤지만 아쉽게도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구요. 가게 안쪽에 사람이 있는 것 같긴 했지만 바빠서 물어보지는 못했고요.

신기한 경험이지만 한 편으로는 조금 수상쩍기도 했네요.


스테이터스를 올려주는 요리를 파는 가게.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시식회는 3일 동안 진행한다고 하니 근처에 사시는 분들은 한 번쯤 가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대충 대머리 캐릭터가 골똘히 뭔가를 생각하는 이모티콘]



댓글...+2.000


키키루 - 닭꼬치 무료 시식이라니... 부럽습니다 ㅠㅠ


katada - 엇!! 저기 저희 집 근천데 저도 한 번 가볼까요?


깜깜이 - 스테이터스를 올려준다구요?? 예전에 헌터들이 쓴다고 하는 걸 들은 적 있는데 혹시 그런 거 아닐까요?

ㄴ소다캔디 - 아님 그거 한 병에 5백만 원인가 한다던데 미쳤다고 닭꼬치에 넣겠음?

ㄴsst - 헐... 500만원 ㅎㄷㄷ

ㄴ깜깜이 - 근데 님 왜 반말?

ㄴ소다캔디 -[삭제된 댓글입니다]


고양이 나만 없어 - 뭔가 수상하네요... 이상한 거 넣은 거 아닐까요?

ㄴ민수엄마 - 여기 헌터관리국이랑도 가까운 곳인데 설마요...


코코아 - 나도 먹어보고 싶다.... 근데 집이랑 너무 머네요..


taroro - 괜찮으시면 주소 좀 자세히 알려주실 수 있나요?

ㄴ에링 - ㅇㅇ시 ㅇㅇ동 ox-*** 예요. 아직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후로도 갖가지 의견이 담긴 댓글들이 잔뜩 기재되어 있다.



----------



닭꼬치의 맛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엠브로시아의 효능에 대해서는 믿지 않는 눈치였다. 직접 몸으로 느낀 사람들도 기분 탓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고, 먹어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마치 먹어본 양 분탕을 쳤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 블로그의 댓글은 뒤로 갈수록 양쪽이 대립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갑자기 왜 나는 2000년대 초반 인터넷 분위기가 생각나는 파워 블로그를 읽고 있는 것일까? 닭꼬치의 반응을 보기 위해서? 아쉽지만 아니다. 나는 반쯤 강요당해 이 글을 읽고 있는 것이었으므로.


현재 나는 1평 정도의 사방이 콘크리트 벽으로 막힌 취조실 같은 곳에 앉아있었다. 작은 탁자 위에는 노트북 한 대가 올려져있었고. 그 외에는 천장에서 빛을 밝히고 있는 전등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었다.


“이래도 발뺌할 셈인가?”


블로그 글을 읽고 한숨을 쉬고 있으려니 반대편에 앉은 사나운 인상의 사내가 낮은 목소리로 위협하듯 물었다.


“아니 발뺌이고 뭐고 저는 아무것도 한 게 없다니까요....”


“하아...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면 죄만 더 무거워질 뿐이야. 뻔히 증거가 있잖아.”


자신을 헌터관리국의 수사관이라고 밝힌 남자. 최승철이 노트북을 툭 하고 내 쪽으로 밀며 말했다.


“허위사실을 유포해 물건을 파는 건 명백한 사기죄야. 거기다 어린아이를 노동에 썼다는 혐의도 있다고.”


“몇 번을 말합니까! 허위사실을 유포한 적도! 돈 받고 물건을 판적도 없어요!! 린에게는 그냥 도움만 좀 받았을 뿐이고!”


“끈길기군.... 자백을 하는 편이 편할 텐데 말이야.”


벌써 2시간째 같은 문답이 오가고 있었다.

나는 엠브로시아가 사실이라고 몇 번을 말했지만 수사관은 조금도 믿어주지 않았다. 그 결과 고착상태가 이어진 것이다. 거기다 린과의 관계까지 의심받고 있는 실정. 서류상 나와 린은 아무런 연관이 없는 생판 남이니까 보기에 따라서는 안 좋게 볼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강제노동이라니.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가벼운 홍보목적으로 시작한 시식회가 설마 이런 식으로 번지게 될 줄이야.....


“저기요 수사관님. 이러지 말고 그냥 시험해보면 될 일 아닙니까. 여기는 헌터관리국이니까 스테이터스 측정기기도 있잖아요. 제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금방 아실 수 있을 것 아닙니까.”


“적당히 좀 하지 못하겠나!! 시험은 무슨... 요리 따위를 먹는다고 스테이터스가 올라갈리 없잖아!!”


-쾅!!


수사관이 주먹으로 책상을 치며 소리쳤다. 답답한 건 난데 말이지...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다. 엠브로시아는 지금껏 전혀 전례가 없던 새로운 형태의 음식이니까. 만약 반대의 입장이었다면 나도 개소리하지 말라며 콧방귀를 뀌었을 것이다.

비유하자면 수명이 늘어나는 알약. 혹은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모든 액운을 막아주는 부적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사기취급 받는 것도 이해는 갔다.


“내가 수사관 짬밥만 10년이 넘었다. 너 같은 녀석은 아주 잘 알고 있어. 물건을 판 게 아니니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버팅기고 있는 거겠지.”


“전혀 아닌데요..”


“하지만 내 직감상 이 사건 뒤에는 더욱 큰 배후가 있을 거라는 예감이 든다. 아니. 분명 그럴 거야. 아마도 대대적인 사기에 앞서 효과를 시험해보려는 목적이 크겠지.”


최승철이 날카롭게 눈빛을 바꾸며 추리했다. 수사관 10년의 직감이 완벽하게 빗나간 추리를.


“그냥 음식점을 열기 전에 홍보삼아 시식회를 연 것뿐이라고 몇 번을 말합니까.... 그보다 가게에 혼자 있는 린이 걱정되니 그만 좀 돌려보내 주세요.”


“....끈질긴 놈이군. 퍽이나 이런 상황이 익숙한 모양이지? 정곡을 찔렸음에도 조금도 당황하지 않는 걸 보면.”


당신 수사관 자질 없어. 그냥 때려 치고 다른 일 알아봐. 라고 나는 마음속으로 불만을 토로하며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말이야 너는 크게 실수했어.”


최승철이 한쪽 입 꼬리를 올리며 조소를 띄었다. 마치 회심의 한 방이 준비되어 있다는 듯이.


“너는 자기 계획에 취한 나머지 커다란 걸 잊고 말았어..... 그래. 너는 스스로 목을 조를 한 수를 직접 마련한 거야.”


사뭇 비장함이 감돌았다. 뭘 말해도 내가 잘못한 사실은 없으니 타격은 없겠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진지하게 말하니 궁금하기는 했다. 어쩌면 나도 모르는 새 뭐가를 잘못했을 지도 모르는 일이고.


“뭐...뭔데요??”


“훗.”


최승철은 노트북을 조작해 한 장의 사진을 띄웠다. 그것은 아까도 보았던 사진으로 시식회와 엠브로시아의 내용이 기입된 a4용지 사진이었다.


“이건 네가 직접 기술한 게 맞겠지?”


“네. 그건 맞아요.”


“그렇다면 이 부분 역시..... 네가 쓴 거라는 소리군.”


수사관이 회심의 미소를 띄며 가리킨 부분은 설화에 대한 내용이 적혀있는 구절이었다.


-S랭크 헌터 얼음공주 신설화도 극찬한 환상의 음식!!-

이라는 다소의 진실과 다수의 과장이 섞인 문구.


“멍청한 놈. 아무리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싶어도 그렇지 하필 S랭크 헌터를 건드리다니.”


엥? 혹시 준비해둔 비장의 카드라는 게 이거였어??

황당한 나머지 입가가 조금 움찔거렸다. 하지만 그걸 수사관은 다른 뜻으로 생각했는지 점점 짙은 미소를 지으며 나를 압박해오기 시작했다.


“S랭크 헌터의 존재가 얼마나 큰지는 너도 알겠지? 반항하는 범죄자 하나 따위는 순식간에 깜방에 처넣을 수 있어. 그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완전히 말소시키는 것도 가능하지.”


그야 그렇기는 하다. S랭크 헌터는 국가의 최고전력이니까. 설령 한 나라의 지도자라도 해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한다.

하지만 그건 상대가 범죄자일 경우에 얘기지 나랑은 상관없는 얘기다.


“너를 위해서라도 충고하마. 순순히 자백하고 동료들의 위치를 불어라. 그렇게만 하면 너만은 특별히 선처해주마.”


이쪽을 신경써주는 듯 하면서 자연스럽게 여죄까지 추궁하는 고급 화법. 만약 내가 정말로 사기범이었다면 이 유혹에 넘어갔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정말로 아무것도 없습니다. 스텟이 오르는 것도 사실이고 동료도 없어요.”


말하고 싶어도 할 게 없다고.

나는 그냥 요리사다. 상자라는 조금 특이한 수단을 갖고 있긴 하지만 켕기는 건 조금도 없다.


“하아.... 끝까지 시치미를 떼겠다 이건가? 보통 놈이 아니군..”


최승철이 한숨을 쉬며 짜증난다는 듯 머리를 벅벅 문질렀다.


“하지만 이럴 일도 있을 줄 알고 이미 연락해뒀다.”


“네? 누구한테요?”


“S랭크 헌터. 신설화 님에게 말이다. 장담하겠는데 너는 방금 전에 입을 열지 않은 걸 후회하게 될 거야. 그 분이 오시면 너의 거짓된 진술도 곧바로 규명할 수 있을 테니까.”


엥? 설화가 온다고? 여기에??

그야 나는 잘못한 게 없으니 설화가 온다고 해서 딱히 상황이 변하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혼은 좀 날지도 모르겠다. 귀찮은 일에 말려들게 한데가 싫어하는 이명을 멋대로 사용했으니까.


하아.... 나는 그냥 닭꼬치를 나눠줬을 뿐인데 왜 이렇게 된 건지. 장사의 신에게 미움이라도 받고 있는 것 같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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