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 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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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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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8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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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2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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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고 그런 것은 아니다

DUMMY

세 사람이 돌아가고 나자 화령이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


[해신문이 술법과 무공을 함께 배운다는 게 사실이야? 그런 것 치고 너는 술법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것 같던데.]

“그건 나도 모르지. 해신문에 가본적도 없고 해신문 문도를 만나본적도 없는데. 난 해신문에 대해서 아무것도 아는 게 없어. 그냥 해신문의 비급으로 무공만 배운 게 전부지.”

[······그럼 무슨 이유 그런 거짓말을 하는 거지? 어제도 십삼세의 직계들은 해신문에 대해서 알고 있다느니 그런 소리를 했고, 천군이나 총군사에게도 진경에 이른 사부가 있다느니 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느냐.]


화령의 말에 진소명이 씨익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동안 사람들을 만나보니까 나만 해신문에 대해서 모르는 게 아니더라고 천부에서도 천성자가 개파한 문파라는 것 말고는 거의 아는 것이 없는 것 같고.”

[그런 거랑 거짓말 하는 게 무슨 상관이지?]


화령의 말에 진소명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딱히 거짓말은 아니지 않나? 해신문에 대해서 내가 모를 뿐이지 사실일 수도 있지. 그리고 내가 익힌 무공이 진경의 고수의 무공인 것도 맞고, 죽었는지도 확실치 않은 것도 사실이고.”

[모르는 얘기를 사실처럼 얘기하면서 거짓말이 아니라고?]

“뭐 어쨌든 사실이든 거짓이든 그게 중요한 건 아니지. 해신문의 위세를 부풀릴 필요가 있어서 그런 거니까. 그냥 십삼세에 속하는 신비문파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위협적인 문파로 소문을 낼 필요가 있거든. 이제 문파를 재건하려다 보면 이리저리 다른 문파들하고 엮일 일이 많을 건데. 다른 문파들이 해신문이라는 이름이 나오면 알아서 조심하게 하려는 거지.”

[네가 화경의 무인인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내가 일일이 그걸 알리고 다닐 수는 없는 거잖아. 실제로 겪지 않으면 믿지 않는 인간들도 많고.”


***


진소명은 연지란과 진야를 마주하고 앉아있었다.


한 모금 마신 찻잔을 내려놓은 진소명이 차분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며칠 후에 천부의 무인들이 천중성으로 출정하게 될 겁니다. 천부의 분타와 연락이 끊긴 것을 조사하기 위해서라는 이유인데. 실질적으로는 하가와 싸우기 위한 선발대에 가깝습니다.”

“네? 이렇게 갑자기요?”


연지란이 깜짝 놀라 목소리를 높였다.


진소명의 연락에 혈귀와 암혼대의 남은 인원을 천부에 넘긴 것이 열흘이 조금 넘었다.


연가에서 모은 증거들도 같이 넘기기는 했지만 천부가 십삼세 중 한곳인 하가와 전쟁을 결심하기에는 증거도 빈약하고 시기가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천부에서 따로 조사한 것들이 있는 것 같더군요. 게다가 증거를 인멸하겠다고 천부의 분타를 공격한 상황입니다.”

“하가에서 천부의 분타를 공격했다고요?”


연지란이 놀란 듯 눈을 부릅뜨며 묻자 진소명이 고개를 저었다.


“공격은 요괴들이 했지만 하가가 요괴들과 협력중이라는 것은 명확히 드러난 상황입니다.”

“무슨 생각으로 천부의 분타를 공격한 것이죠?”

“요괴들이 천부와 하가를 싸움 붙이기 위해 그런 것으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네? 하가에서 요괴들을 부리는 것이 아니었나요?”


당황 섞인 연지란의 말에 진소명이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천부에서는 애초에 요괴들이 하가를 이용한 것을 보고 있습니다.”


진소명의 대답에 연지란의 눈동자에 불안감이 떠올랐다.


“서, 설마. 천부에서는 하가를 구제하려는 건가요?”

“그건 아닙니다. 이용당했다고 해도 하가가 저지른 일들을 덮을 수는 없지요. 게다가 하가의 가주까지 관여한 정황이 드러난 상황이니 좋게 끝나기는 어려울 겁니다.”

“하가의 가주까지 엮여 있다고요?”

“그렇습니다. 뭐 어쨌든 그런 상황인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번 출정에 함께 움직이시겠습니까?”


진소명의 물음에 연지란이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요. 하가가 무너지는 것을 직접 봐야겠어요.”

“그럼 천부 쪽에 얘기를 해놓겠습니다. 2차로 파견되는 본대인원들과 함께 이동하도록 하십시오.”


진소명의 말에 연지란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네? 이번이 아니고요? 소문주님도 그때 가시나요?”

“저는 오늘 먼저 출발합니다.”

“그럼 왜 저희는······.”

“최상급 요괴가 나타났다는 정보가 있어 천부에서 따로 요청을 받았습니다. 빠르게 이동할 생각이라 혼자 움직일 생각입니다.”

“그, 그럼 왜 본대죠? 선발대와 함께 가면 안 되나요?”


연지란의 말에 진소명이 미간을 모으며 입을 열었다.


“어차피 하가와의 싸움은 본대가 도착해야 하게 될 겁니다. 굳이 선발대와 함께 움직일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진소명의 말에 연지란이 아랫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그동안 조사한 것들도 있고 길잡이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어요. 선발대와 함께 가게 해주세요.”


연지란의 말에 진소명이 나직하게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굳이 그렇게 해야겠습니까? 선발대는 상당히 위험이 클 겁니다. 연소저의 수준에서는 크게 도움이 되지도 않을 것이고요.”


진소명의 말에 연지란이 깊숙이 고개를 숙여 보이며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이번 한번만 고집 부리게 해주세요. 제 능력이 모자란 것도 알고 소문주님이 생각해서 해주신 말씀이라는 것도 알지만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하고 싶어요. 제게는 가문의 복수니까요. 앞으로 다시는 소문주님의 명을 거스르는 일은 없을 겁니다.”


연지란의 절실한 목소리에 진소명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선발대와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얘기해 놓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삼두룡이 목격되었다는 곳은 하가가 있는 천중성의 성도에서 말을 타고 5일 정도 걸리는 청현산이라는 곳이었다.


진소명이 청현산 인근의 마을에 도착한 것은 천부에서 출발하고 6일이 지났을 때였다.


말을 타고 이동 한다면 거의 20일 정도가 걸리는 거리였지만 풍익을 사용하여 전력으로 비행을 해보니 6일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저녁마다 마을을 찾아 묵었으니 6일이지 마음먹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비행만 했다면 3일도 가능 할 것 같았다.


딱히 경공으로 달리는 것 보다 더 빠른 것 같지는 않았지만 하늘에서 보는 경치는 꽤 괜찮았다.


진소명이 들어선 마을은 생각 외로 규모가 큰 편이었다.


객잔을 찾아 걸음을 옮기던 진소명이 턱을 문지르며 의아한 눈빛을 했다.


묘하게 마을 안에 무인들이 많았던 것이다.


‘이정도면 그냥 많은 정도가 아닌데.’


그냥 많은 게 아니라 바글바글 하다고 할 정도였다.


진소명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제일 화려해 보이는 객잔으로 들어섰다.


“어서오십시오.”

“방하나 주게. 제일 좋은 방으로.”


진소명의 말에 점원이 난감한 얼굴을 했다.


“저, 죄송하지만 지금 빈방이 없습니다.”

“그럼 별채는 있나?”


점원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시선을 들었다.


“혹시 일행분들이 계십니까? 저희 객잔의 별채는 규모가 상당히 큰 편이라.”

“일행은 없네. 그래서 별채는 있나?”

“있긴 합니다만······.”

“그럼 별채를 쓰지.”


점원이 곧바로 대꾸를 않고 진소명을 힐끔 살폈다.


방이 열 개가 넘고 가격은 최상급 객실의 이십배가 넘는 다는 얘기를 해줘야 하는 건지 잠시 고민하던 점소이가 곧 입을 열었다.


“네. 모시겠습니다.”


차림새를 보니 돈이 없을 듯 보이지는 않았고 괜히 말을 꺼냈다가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앞서 걸음을 옮기는 점원을 향해 진소명이 물었다.


“오다보니 묘하게 무인들이 많아 보이던데. 근처에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아. 청현산에서 무슨 비고 같은 것이 발견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누가 법보를 얻었다는 얘기도 있고 영단을 얻었다는 말도 있고. 아무튼 그런 소문 때문에 갑자기 무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점원의 말에 진소명이 입매를 일그러뜨렸다.


뭔가 정상적인 상황으로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최상급 요괴가 목격된 곳에서 뜬금없이 비고라니, 천중성의 상황을 감안하면 꽤나 수상하지 않은가.


“소문이 나기 시작한지는 얼마나 됐지?”


진소명의 물음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잠시 생각을 해보던 점원이 입을 열었다.


“제가 소문을 들은 건 닷새 정도 된 듯합니다.”

“무인들이 몰려오기 시작한건 언제쯤인가?”

“그건 삼일 정도 됐습니다.”


점원의 말에 진소명이 실소를 지었다.


소문이 돌고 이틀 만에 저렇게 많은 무인들이 모여들었다는 것이 정상일 리가 없는 것이다.


‘저 산에서 뭔가 일을 저지르겠다는 건데.’


진소명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법보와 영단이 나왔다는 소문을 퍼뜨렸으니 무인들과 술사들을 모으는 것인데.


삼두룡이 본신의 힘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라 양질의 먹이가 필요하다거나, 아니면 술법의 제물?


뭐가 되었든 좋은 건 아니겠지.


‘빨리 처리 해야겠군.’


상황을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인원이 늘어날 확률이 높았다.


사실 생각을 좀 해보면 누가 봐도 수상한 상황이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법보와 영단을 얻었다는 소문이니 혹시나 싶어서라도 찾아오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사실적인 소문을 내기 위해서 법보와 영단을 실제로도 어느 정도는 뿌렸을 확률이 높고.


별채로 들어선 진소명은 점원에게 목욕물과 식사를 부탁하고 의자에 앉았다.


“화령. 최상급 요괴가 무인들과 술사들을 제물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지?”

[······어이없는 질문이구나. 네게 돈이 많으면 뭘 할 수 있냐고 물으면 무어라 대답을 하겠느냐? 술사에게 내단이나 요단과 비슷한 것이다. 모든 술법에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어떻게 특정을 짓겠느냐.]


화령의 대답에 진소명이 민망한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다.


듣고 보니 자신도 모르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생각 없는 질문을 했네.”

[그렇기는 해도 상황을 감안하면 요력 회복이나 다른 요괴의 봉인의 해제가 가능성이 가장 높겠구나. 둘 다 일수도 있고.]


화령의 말에 진소명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뭔데. 그냥 그렇게 대답해주면 되는 거 아냐. 내가 원한 대답도 그런 거였고. 굳이 핀잔을 주는 이유가 뭔데?”

[······생각하고 그런 것은 아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그냥 저절로 그렇게 말이 나온다. 이유는 네가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알 것이다.]


화령의 말에 잠시 생각을 해보던 진소명은 더 이상 따지지 않기로 했다.


이래저래 찔리는 것이 꽤나 많았던 것이다.


“식사가 늦네.”

[점원이 나간 지 몇 분 되지도 않았다.]

“근데 화령은 음식 못 먹나? 힘을 다 회복하면 암영처럼 봉인물 밖으로 나와서 움직일 수 있는 거야?”

[6할 정도 회복하면 검 밖으로 나가는 것은 가능하다. 시간제한은 있겠지만. 음식은 지금도 먹을 수는 있지만 안 먹겠다.]


진소명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왜? 먹을 수 있으면 네 것도 시켰을 건데. 지금이라도 시켜 줄까?”

[요단이나 영단을 흡수하듯이 먹어야 한다. 그런 식으로 음식을 먹고 싶지는 않다.]


화령의 말에 진소명이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생각해보니 음식을 갈아서 빨대로 먹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다.


그런 식으로 음식을 먹어야 한다면 굳이 먹을 필요는 없을 듯 했다.


생존에 음식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고.


“지금 요력은 얼마나 회복 됐지?”

[3할5푼 정도다.]


화령의 대답에 진소명이 눈을 치떴다.


“뭐야? 그것 밖에 안 돼? 저번에 혈귀들 요단 다 흡수했잖아.”

[하급요괴들의 요단은 큰 효과를 보기 힘들다.]

“그럼 최상급 요괴의 요단은 어때? 삼두룡 잡아서 그 요단이면?”

[상태에 따라 다르다. 삼두룡이 완전한 상태이고 요단을 온전하게 얻는 다면 7할 정도는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너도 최상급 요괴 아니었어? 왜 7할 밖에 안 돼?”

[남의 것이지 않느냐. 내게 맞는 기운만 걸러내면 그 것도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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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넌 템을 챙겨 +2 20.11.28 714 28 11쪽
38 순진하기는······. +4 20.11.27 744 27 11쪽
37 전부 거짓말이었잖아 +2 20.11.26 796 20 12쪽
36 마지막으로 권고한다. 물러나라. +5 20.11.25 832 29 11쪽
35 이건 또 어떤 쓰레기야 +4 20.11.23 792 28 12쪽
» 생각하고 그런 것은 아니다 +2 20.11.22 806 24 12쪽
33 하. 이런 미친놈이 있나. +2 20.11.20 872 25 11쪽
32 약빨이기는 했지만 +2 20.11.18 920 25 12쪽
31 전차와 전폭기의 싸움이랄까 +3 20.11.16 946 25 11쪽
30 광마 잖아 +3 20.11.14 959 24 11쪽
29 아주 지랄을 떨고 있네 +2 20.11.13 942 21 10쪽
28 이런 게 기선제압이지 +2 20.11.11 972 24 12쪽
27 이 노인네가 갑자기 왜 이래? +3 20.11.10 1,000 2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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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흠. 클리셰라고나 할까 +2 20.11.07 1,083 22 12쪽
24 상당히 머리가 복잡해지는 떡밥들이다. +3 20.11.07 1,142 21 10쪽
23 꿀팁인데 +2 20.11.05 1,150 2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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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이래서 남자들이 기타를 배우는 거 아냐 +4 20.11.01 1,239 2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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