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자가 은하에서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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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쑥
작품등록일 :
2020.10.20 20:08
최근연재일 :
2020.11.2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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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9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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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더(2)

DUMMY

끝없이 펼쳐진 녹색 초원,

어느샌가 나는 그곳에 있었다.


“어서오세요. 이렇게 당신을 만나는 것은 처음일까요?”

“하이드렌시아?”


여러 종족의 미적인 부분만 모아둔 것 같은 존재.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여성이 그곳에 있었다.


“이 모습을 알고 있다니, 당신 회귀자군요?”

“그게 무슨 소리야! 네가 나를!”

“다른 차원에서 온데다가 회귀자라니. 은하가 이번에는 정말 작정을 했군요.”


그곳에 있던 것은 근원교의 성녀 하이드렌시아.

나를 회귀시킨 인물이었다.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이 모습은 당신이 회귀자라는 것을 확인해 보기 위해 빌린 것일 뿐. 저는 하이드렌시아가 아닙니다. 보세요.”


하이드렌시아의 모습을 하고 있던 그 존재는 그렇게 말하며, 이 은하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인간에서부터 변방행성의 소수 종족까지 다양한 종족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하이드렌시아의 모습으로 돌아온 그 존재.


“아름답지 않나요? 하이드렌시아는 이 은하의 축복을 받고 태어난 존재. 그렇기 때문에 결코 있을 수 없는 미를 자랑하죠.”

“너는 누구지?”

“일단 앉아서 이야기 할까요? 당신과 할 이야기가 아주 많답니다.”


달라진 풍경.

초원에 있던 나는 어느샌가 중앙에 테이블이 있는 방으로 이동되었다.

그리고 그곳에 앉은 그 존재는 자신을 소개했다.


“저는 시더. 이 은하에서 도망친 종족입니다.”


시더.

그 종족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2.


삐비비비빅.


[전력 부족으로 인해 생명 유지 장치를 유지할 수 없으므로 이용자를 각성시킵니다.]


시끄러운 소리에 서서히 깨어나는 육체.


‘이건?’


내가 다시 눈을 떴을 때, 나의 몸은 전과 많이 달라져있었다.


“내가 이곳에 얼마나 있었지?”


[임시관리자께서는 10년 동안 캡슐에 계셨습니다.]


10년.


'장막의 안과 밖은 시간이 약간 다르게 흘러간다고는 했지만.'


내가 그곳에 있었던 시간은 고작 한 달.

한 달이 10년이 되었다.


'나의 상태는 어떻지?'


털썩.


갑작스럽게 변화한 신체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균형을 잃고 쓰러진 나.


은하의 경계, 장막이라 불리는 장소.

그곳에서 시더와 거래한 나는 그의 협력을 얻기 위해 잠깐 그곳에 머무는 것을 택했다.


‘사이오닉은 어떻게 됐지?’


내가 장막에 머무는 대신 얻은 능력 사이오닉.

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이 신비한 힘은 정신력을 통해 사물을 조종하며 아머로이드에 제일 최적화된 마력이었다.


게다가 사이오닉 능력자는 은하에서도 아주 극소수.

그렇기 때문에 능력의 대처법 또한 밝혀지지 않았다.


지이잉.


나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주변 사물들.

이 힘만 있다면 이 은하에서 살아남는 것은 매우 쉬울 것이다.


[경고! 현재 각성소를 향해 소행성 접근 중. 전력 부족으로 인해 쉴드 전개 불가. 각성소 안에 있는 인원들은 모두 대피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말로 이곳을 부실 생각인가? 일단 벗어나야 한다.’


팡.


전력이 끊어져 닫힌 문들은 끄떡도 하지 않았지만 사이오닉 능력에서 비롯된 염동력으로 손쉽게 날려버릴 수 있었다.


그렇게 각성소를 뒤로하고 밖으로 나오자 보이는 것은 먼지가 가득 낀 우주선.


그것에 탑승한 나는 조종석에 앉아 지도를 켜 시더가 말한 스크리아의 위치를 확인해 보았다.


아머로이드 파일럿 육성학교가 있는 인공거주지 스크리아.

이곳은 최고의 아머로이드 파일럿 육성학교로 알려져 있으며 이후 은하에 이름을 떨친 아머로이드 파일럿은 대부분 스크리아 소속이었다.


그리고 이곳에 나의 자리를 마련해 두었다는 시더의 말.


그것이 함정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가 나를 제거하려고 했으면 장막에서 진작에 죽일 수가 있었다.


스크리아까지의 거리는 이 함선으로 쉬지 않고 워프를 해도 1년.


게이트를 사용한다면 시간을 비약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지만 이 함선의 교단의 것.

당연히 정식으로 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게다가 연방의 게이트는 시민권을 가진 신원이 확실한 자들만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민권이 없는 난 이용이 불가능했다.

애초에 내가 정식적으로 시민권을 가진 연방의 시민이었다면 코시카 백작에게 노예로 팔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찰나.

조종석에 붙어있던 화면이 점멸하면서 무언가 붉게 빛나기 시작했다.


누군가 근처에서 구조요청신호를 보냈다는 증거.


확인해보니 3일 전에 도착했던 신호였다.


가끔 해적이 다른 함선을 유인하기 위해 거짓으로 구조신호를 보내기는 하지만 이곳은 일반적으로 민간선이 지나가지 않는 경로.

그렇기 때문에 함정일 확률은 적을 것이다.


‘시더의 안배인가?’


스크리아로 어떻게 가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 나타난 구조신호.

이것을 그저 우연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타이밍이 잘 맞았다.


[구조신호를 받았습니다.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그렇게 구조신호를 보낸 함선에 통신을 연결하자 보이는 것은 뾰족한 귀.


[흐어엉! 감사합니다! 정말 이대로 꼼짝없이 콜드슬립 버튼을 눌러야 하나 했어요.]


내가 보낸 통신을 받음과 동시에 탄성을 내뱉으며 화면에 얼굴을 드러낸 이는 엘프 여성이었다.


3.

내가 구조신호를 받고 도착한 장소에는 부서진 소형 함선과 함께 응급탈출용 포트가 있었다.

포트를 그것을 인양해 배로 끌고 와 열어본 결과 그곳에는 다 죽어가는 엘프 한 명이 타고 있었다.


엘프.


이들에 대해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고귀함과 아름다움.


시더의 유물인 세계수의 가호를 받은 종족으로 그것으로 인해 다른 종족과 달리 매우 긴 수명과 아름다움을 가지게 된 종족.

그리고 자신들이야 말로 시더의 후계자라고 생각하는 선민의식에 젖어 자신들을 제외한 종족들을 무시하는 자들.


우걱우걱.


그 존재가 내 앞에서 마치 다람쥐처럼 입안 가득히 보존식을 채워 넣고 있었다.

볼이 꽉찰 정도로 가득히 음식을 때려놓고 계속 입으로 계속해서 먹을 것을 가져가는 그 모습을 보고 엘프에 대한 상식이 조금씩 깨지기 시작했다.


꿀꺽.


“감사합니다. 정말 죽는 줄 알았어요. 이 주변은 배도 지나가지 않는데다가 식량도 없어서 도와주지 않으셨더라면 콜드슬립 버튼을 누르고 구조가 올 때까지 영원히 기다릴 뻔했어요.”

“왜 그런 곳에 있었지?”

“워프 단층을 확인 안하고 워프를 해버렸거든요. 그러다가 쾅하고 워프 도중 배가 부서져버렸지 뭐에요. 헤헷.”

“어이가 없는 이유군. 워프 하기 전 안전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 아닌가? 게다가 비상포트에는 한 달은 버틸 수 있는 식량이 있을 텐데?”

“탈출용 포트에 있던 비상식량은 먹어치운 지 오래라..”


정말 어처구니없는 엘프였다.

도착지점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도 안하고 그냥 초장거리 워프를 하고 게다가 비상용 식량까지 먹어치우다니.


“그런 눈으로 보지마세요. 보존식에 질릴 때 비상식량을 먹으면 맛이 색다르단 말이에요. 비상식량을 맛있게 만든 게 잘못이에요. 제 소개를 먼저 안 했네요. 리사 페이로즈라고 해요. 페이로즈라고 불러주세요. 저... 혹시 성함이...”

“최유리.”

“유리씨는 왜 이곳에 계셨나요? 저야 그 덕에 살았지만 이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고 워프단층도 불안정해서 위험한 구역인데.”

“내가 여기에 온 이유도 말해줘야 하나? 개인적인 용무다.”

“그렇죠... 말해주실 필요는 없죠... 아!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내 대답에 의해 어색함만이 감돌던 침묵 속에서 그녀가 나에게 명함을 건넸다.

라신 코퍼레이션을 상징하는 뿌리를 상징하는 마크와 함께 보이는 ‘리사 페이로즈’라는 이름.

그녀가 일하고 있는 곳은 테라포밍 관리부로 그곳에서도 낮지 않은 직책이었다.


“라신 코퍼레이션의 인물이 왜 혼자 여기까지?”

“XF-41 행성에 있는 이그드라실의 가지에 소행성 충돌 경보가 울려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왔거든요. 그리고 가는 김에 겸사겸사 돌아오는 길에 새로 생겼다는 오락 지구에 들려서 식도락 여행을 좀...”

“식도락 여행이 저승길 여행이 될 뻔군.”

“히익, 그렇지만 이 주변으로는 올 일이 없어서 이번이 기회였다고요.”


고작 식도락 여행을 위해 죽을 뻔했다는 페이로즈의 말에 나는 그녀를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저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어디로 가시는 지 알 수 있을까요?”

“일단은 스크리아로 향하고 있다.”

“아! 아머로이드 파일럿 전문육성 학교가 생겼다는 거기요? 아, 제가 아는 사람도 거기에 입학한다는데. 그리고 갤럭시 푸드 매거진에 실린 맛집도 많다던데.”

“난 먹으러 가는 게 아니야.”

“아... 그러시겠죠...”


행선지를 대답해주자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하는 페이로즈에게 따끔하게 한마디 하자 다시 침울해진 그녀는 나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말했다.


“저도 그곳으로 같이 갈 수 있을까요?”

“하지만 내가 시민권도 없고 이 함선도 무허가함선이라 게이트 이용을 못 해.”

“아, 혹시 해적? 막 제 몸을 노리거나 그러시는...”

“내가 해적처럼 보이나? 연방 바깥에서 왔다.”

“그렇죠. 해적이라면 이렇게 식량까지 내어주실 리가 없죠.”


아직까지 연방에 속하지 않은 국가는 많았기에 연방의 시민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그렇게 이상하지 않았다.


“뭐, 시민권이야 등록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발급이 되고. 함선 허가증도 받으면 되죠. 제가 도와드릴까요? 아는 사람 중에 그쪽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 금방 만들 수 있을 거 에요.”

“정말인가? 그렇게 해주면 정말 고맙겠군.”


내가 걱정했던 시민권과 함선의 허가 문제는 페이로즈를 만나고 정말 간단하게 해결되었다. 이게 시더의 힘인가?


“함선은 저곳에 나둬도 되나?”

“괜찮아요. 보험처리하면 회사에서 어떻게든 해주겠죠. 그건 그렇고...”

“왜 그러지? 무언가 필요한 게 있나?”


내가 화면 너머에 있는 부서진 그녀의 함선을 가리키며 말하자 페이로즈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그리곤 나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건 그렇고...”


그렇게 무언가 원하는 듯 나를 보며 우물쭈물하는 페이로즈.


“헤헷, 혹시 먹을 게 더 있나요?”


이건 뭐하는 엘프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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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생존 평가(1) +3 20.11.21 153 12 13쪽
19 수습기간(4) +4 20.11.18 163 16 12쪽
18 수습기간(3) +6 20.11.15 192 18 14쪽
17 수습기간(2) +4 20.11.13 198 18 15쪽
16 수습기간(1) +7 20.11.09 228 19 12쪽
15 만남 (3) +4 20.11.07 216 18 12쪽
14 만남 (2) +4 20.11.05 227 17 12쪽
13 만남 (1) +1 20.11.04 219 18 12쪽
12 발할라(2) +1 20.11.02 230 17 12쪽
11 발할라(1) 20.10.30 237 14 10쪽
» 시더(2) +1 20.10.29 236 20 11쪽
9 시더(1) +1 20.10.28 226 20 11쪽
8 고르니 우주정거장(5) 20.10.27 231 17 10쪽
7 고르니 우주정거장(4) 20.10.26 237 17 10쪽
6 고르니 우주정거장(3) +1 20.10.25 262 20 11쪽
5 고르니 우주정거장(2) +1 20.10.24 262 15 13쪽
4 고르니 우주정거장(1) +4 20.10.23 295 17 16쪽
3 코시카 백작가(2) 20.10.22 333 18 10쪽
2 코시카 백작가(1) 20.10.20 368 16 13쪽
1 되돌려지다 20.10.20 647 1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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