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관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삼이형
작품등록일 :
2020.11.05 10:29
최근연재일 :
2020.12.18 10:46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12,442
추천수 :
125
글자수 :
236,596

작성
20.12.07 20:44
조회
153
추천
1
글자
8쪽

개전 3

DUMMY

판석이 적진 깊숙이 파고들어 사람 키만한 정사각형의 쉴드를 만들더니 투포환 선수처럼 쉴드를 돌려 던졌다. 천성의 검강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엄청난 위력의 표창이 순식간에 다가오는 괴수들의 몸뚱이를 잘라나갔다.


‘달려오는 괴수들의 기세를 죽여야 한다.’


판석이 생각을 정리하고 잔뜩 기세를 모아 사방으로 기파를 뿌렸다. 그러자 판석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비석처럼 여기저기에 쉴드로 만든 기둥이 솟아 올랐다. 달려오는 괴수들이 갑자기 나타난 장애물에 부딪히거나 급하게 방향을 틀면서 서로 엉켜가더니, 혼란이 파도처럼 뒤로, 뒤로 밀려나갔다. 판석의 쉴드 비석 때문에 달려오는 괴수들의 기세가 급격하게 꺾이자 천성이 다시 한 번 뛰어올랐다. 그리고 검강을 다섯 개나 연거푸 뿌려대자 천성과 판석 앞으로 한 폭의 지옥도가 펼쳐졌다.


루거는 천성이 하늘로 뛰어올라 검강을 뿌리자 경악하며 제자리에 멈춰 섰다. 앞으로 더 가면 무조건 죽을 거 같은 불안감이 끊임없이 자신의 심장을 방망이질했다. 괴수들 역시 상대의 실력에 경악하며 손가락 사이로 쌀알이 흘러내리듯 서둘러 백경의 고수들을 가로질러 협곡 안으로 들어갔다. 저 악마같은 자들이 뒤따르는 자들을 재물삼아 자신들에게 관심을 꺼주길 바라며 정신없이 달려 나갔다. 그리고 만만한 먹잇감을 찾아 화풀이 하겠다는 듯 살기 가득한 눈을 희번덕거렸다. 하지만 서둘러 고수들의 그물을 빠져나왔다고 생각하던 괴수들 앞을 견고하고 단단한 방패들이 막아섰다. 괴수들이 연속해서 휘몰아치며 충격파가 쌓이고 쌓였지만 좀처럼 방패벽이 밀려날 줄 몰랐다.


‘나... 나는 붉은 악마 놈의 아비가 없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루거가 급하게 살길을 찾기 위해 자기합리화를 시작했다. 그리고 뒤돌아서서 본진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밀려들어오는 괴수들과 부딪혔지만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분명 루카는 붉은 악마의 아비가 있는지 알아오라고 했었다. 나는 그것을 알리러 가야한다.’


그의 비겁한 선택이 결코 전장에 좋은 영향을 끼칠 리가 없었다. 대부분의 고위등급 괴수들이 서로의 눈치만 살피며 전장에 합류하지 못하고 멀어져 가는 루카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도 그들 나름의 살길을 찾아야 했다.


“가라!”


적당한 시기를 가늠하던 루카가 2선을 투입했다. 흙먼지 때문에 전장의 상황이 보이지는 않지만 적과, 아군의 규모를 봤을 때 지금이 적당할듯했다.

잔뜩 살기를 세운 발란과 5만의 괴수들을 물밀듯이 협곡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사령관님! 2진이 들어옵니다.”


“거리는?”


“10분후쯤 도착할 거 같습니다.”


“포격중지하고 10분간 장비 점검하라고 해.”


“네. 알겠습니다.”


여유가 있을 때 조금씩 쉬게 해줘야 했다.


“그리고 2진 규모 대충이라도 파악되면 알려줘.”


‘좀 빠듯하겠지만 지금이 아니면 기회는 없어. 어떻게 해서든 2파가 도착하기 전에 1차 교전을 끝내는 게 좋다.’


“다들 힘내. 승기 잡았어. 모두 밀어붙여.”


더 이상 몰려오는 괴수들의 수가 줄어들자, 백경의 고수들이 뒤돌아서며 방패벽과 자신들 사이에 끼어있는 괴수들을 짓이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괴수들 앞을 철옹성처럼 버티고 섰던 방패벽이 중간쯤에서 틈이 벌어지더니 드디어 그 입구가 열리기 시작했다. 자루 속에 담기는 볍씨처럼 괴수들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쫓기듯 들어간 방패벽 안은 또 다른 지옥이었다. 견고한 방패들이 하나의 커다란 방을 만들어 놓고 괴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방으로 들어서자마자 괴수들은 뭔가가 잘못됐음을 직감할 수 있었고 정신없이 살길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그물에 걸린 물고기 때처럼 우왕좌왕 하는 괴수들 사이로 기다란 창들이 박히기 시작했고 수류탄이 날아들었다. 이미 사기를 떨어질 대로 떨어져 어떻게든 살겠다는 의지로 탈출을 모색했지만 생로는 자신들이 들어왔던 쪽 말고는 없었다. 밀려들어오는 괴수들과 밀고 나가려는 괴수들이 서로 뒤엉켜 아비규환을 만들었고 제대로 된 저항 한번 못해보고 황망히 명을 달리했다.

다행히 포위망에 갇히지 않은 괴수들이 처절한 살육전을 지켜보며 완전히 전의를 상실하고 각자의 살길을 찾아 나섰다.


-------------------------


가영구내 신세계 주둔군 사령부로 각국의 관계자들이 잔뜩 몰려갔다. 큰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말에 잔뜩 기대를 했건만 이건 뭔가 이상했다. 벌써 포격을 시작한지 반시간 가까이 되어가지만 괴수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이건 분명 뭔가가 잘못된 것이다.


“도대체 왜 괴수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요?”


“가영구 방어에 대한 구체적인 작전사항까지 보고할 의무는 없습니다.”


“보고해 달라는 말이 아니고 정보를 공유해 달라는 말입니다. 가영구의 방어는 단순한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


“아니. 왜 말씀이 없으십니까? 가영구 방어를 우리가 방해라도 한답니까? 저희 중에 괴수들의 첩자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얼토당토 않는 이유는 아닐 테고 이런 식으로 보안을 유지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한참 각국의 관계자들이 열을 올리고 있을 때 누군가로부터 연락을 받은 제임스의 인상이 구겨졌다.


“현제 늑대인간들과 한국의 각성자들간에 대규모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말이 사실입니까?”


“아이. 거참. 듣자듣자 하니까 말투가 영 이상하시네. 왜요? 거드시게요?”


옆에서 듣고 있던 문호가 신경질 적으로 쏴붙였다.


“유리한 가영구를 버리고 다른 곳에서 싸우시는 이유를 여쭈어 봐도 될까요?”


“맞습니다. 민간인들까지 다 대피시킨 가영구를 놔두고 왜 다른 곳에서 전쟁을 벌이시는 겁니까?”


‘아오. 이 뻔뻔한 새끼들...’


문호가 화가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것을 가까스로 참아내고 대꾸하기 시작했다.


“가영구보다 더 유리한 곳이 있으니까 그리로 늑대인간들을 유인해 싸우고 있습니다.”


“...”


“자꾸 가영구가 유리하다고 하시는데. 그건 저번 교전이전까지의 얘기지요. 늑대인간들의 경우 그 수가 20만 가까이 되고 고위등급의 괴수들 또한 많습니다. 적어도 백명이 넘는 B5등급 괴수들은 물론이고 보라색등급의 괴수들과 저번처럼 악마등급의 괴수들이 또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신세계 내에서 최강의 존재라고 불리는 붉은색 마정석의 괴수도 확인됐습니다. 이래도 가영구에서 지키는 게 유리해 보이십니까?”


“...”


“기껏 만들어 놓은 가영구가 망가지는 것도 싫고, 그 와중에 대규모의 적을 맞이하기에 최적에 장소도 찾았고 그래서 전략적인 선택을 한 겁니다. 뭐가 잘못됐습니까?”


“그래도 미리 사전에 작전을 협의하셔야 했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가영구에 대한 방어는 한국군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니. 협의를 해서 저희가 ‘이쪽을 지켜주세요’, 혹은 ‘이쪽에 가서 목숨 걸고 싸워주세요’ 라고 하면 그렇게 하실 겁니까? 그럼 좋습니다. 지금이라도 장소는 이미 알고 계신 것 같으니 달려가서 한손 거드세요. 그럼 될 것을 왜 여기 와서 따집니까? 다들 바빠 죽겠는데.”


제임스가 생각해 봐도 이러고 있는 건 너무 속보이고 우스운 짓이었다. 결국 전쟁에서 생기는 전리품들이 탐나서 이러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건 단순한 교전이 아니라 전쟁이다. 늑대인간들과 한국군 모두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걸었다. 위험하겠지만 승리한다면 얻을 수 있는 것이 엄청났다. 결코 이런 전쟁을 앉아서 구경만 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해서든 설득하고 우리도 참전해야 한다. 서둘러야 한다. 마정석이 파괴되는 1시간 안에 모든 전리품의 향방이 결정된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차원관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여기까지를 1부로 하고 잠시 쉬겠습니다. 20.12.30 25 0 -
50 멕시코 대전 20.12.18 61 1 10쪽
49 원숭이들의 사명 20.12.16 78 1 11쪽
48 원숭이들의 사명 20.12.15 90 2 10쪽
47 폭탄 테러 20.12.13 102 1 10쪽
46 폭탄 테러 20.12.12 111 2 9쪽
45 미국에서의 3자회담 20.12.11 121 1 9쪽
44 이제는 두발로 뛸 때다 20.12.10 144 1 10쪽
43 개전 6 20.12.09 152 2 7쪽
42 개전 5 20.12.09 152 1 10쪽
41 개전 4 20.12.08 150 2 11쪽
» 개전 3 20.12.07 154 1 8쪽
39 개전 2 20.12.06 166 2 10쪽
38 개전 1 20.12.05 176 2 11쪽
37 전력강화 20.12.04 179 1 7쪽
36 전력강화 20.12.04 171 1 10쪽
35 평화를 위해 20.12.03 179 1 9쪽
34 평화를 위해 20.12.03 183 2 9쪽
33 루카의 간보기 20.12.01 202 2 8쪽
32 루카의 간보기 20.12.01 186 1 10쪽
31 1호 구출작전 20.11.30 189 1 10쪽
30 1호 구출작전 20.11.30 197 1 9쪽
29 수련 +1 20.11.29 214 2 9쪽
28 수련 +1 20.11.28 217 2 9쪽
27 붉은 악마 루카 20.11.27 225 1 11쪽
26 휴가 20.11.26 224 2 8쪽
25 겨루기 20.11.26 226 1 9쪽
24 겨루기 20.11.25 232 2 11쪽
23 B5 등급 마정석 +2 20.11.25 238 3 9쪽
22 늑대인간 +1 20.11.24 233 3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