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난 아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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뇽군
작품등록일 :
2020.11.16 09:07
최근연재일 :
2021.01.2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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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0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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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2

DUMMY

욕 이라는건 상대가 알아듣고 기분이 나빠야 욕이된다.

아무리 욕설을 퍼부어도 심드렁한 표정으로 듣기만 하는 판다들.


"관둬라!!"


눈앞에서 집이 홀라당 타고있는데 못본척 하기에는 무신경하지 못하기에 들고있던 천으로 열심히 불길을 잡아본다.


"이... 이렇게요?"


너덜너덜 해진 천조각을 주워들고 나름 따라하려 노력하는 아기판다.

처음엔 인간의 말을하는 녀석들이 조금 징그럽게도 느껴졌지만 조심스럽게 바라보는 아기판다의 눈을보니 웃음이 절로 나와버렸다.


"짜슥아!! 팍팍!! 이렇게 팍팍 해야지 불이죽지!!"


녀석의 머리털(?)을 마구잡이로 헝클어주고 불을향해 천조각으로 열심히 두들겨댄다.

호기심 많은 아기판다들이 더 모여들고 불을 끄려는 건지 불을 키우기 위해 부채질을 하는건지 아무튼 열심히 흔들어대자 어른판다들도 주섬주섬 일어서기 시작했다.


"이걸로 하지."


잎이 무성한 대나무 줄기를 챙겨오는 어른판다들.

엉성한 천조각 보다는 확실히 좋아보였다.


"자!! 빨리끄고 자자!!"

"이거 누구집이지?"

"몰라? 누구집이면 어때서 들어가서 잠만 자면되지."


우람한 어른판다들이 불을 두들기기 시작하자 불길이 빠르게 사그라들기 시작하는게 보였다.

검은 연기속에서도 어찌나 재잘재잘 떠들어대는지 가끔은 언어라는게 없다는것도 축복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다.


"우와!!"

"와아아!!"


불길이 잡히고 마지막 검은연기를 하늘로 올려보내자 아이판다들이 함성을 지르며 바닥을 뒹굴뒹굴 굴러다닌다.

어른판다들도 그런 아이들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다 같이 뒹굴거리며 잠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뭔가... 이녀석들 성격에 문제가 있는것 같은데?"


겨우 불만끄고 잔다고?

뒤에 좀전까지 생활하던 동료들의 시체가 이렇게 있는데?


"야이 곰탱이들아!! 여기 묻어주던지 태우던지 뭔가 해야될거 아냐!!"


막 잠이들려다 멍한표정으로 눈을뜬 판다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두눈을 부라리며 녀석들을 하나하나 노려본다.


"저기보여? 아기판다들이 죽은 엄마품에 안겨서 다시 잠이드는 모습이 정상으로 보이냐?"

"인간들의 풍습을 말하는거군."


거대한 엉덩이를 툭툭 털며일어나는 대장판다.


"물론 우리들이게도 그대들이 말하는 풍장이란게 있지. 하지만 지금의 우리들은 너무지쳤어. 조금 쉬도록 하자구."

"아무리 그래도 시체옆에서 잠이와?"


정말 이해를 못하겠다.

그런 날 바라보며 씨익 웃어주는 대장판다.


"생명을 잃고 자연으로 돌아갈 시신이지만 우리와 함께한 동족들이야. 죽었다고 해서 무서워 해야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만."


아기판다들도 죽은 엄마품에서 편하게 잠들어있었다.


"그러... 던가."


내가 이해하자. 이해 해야지. 이해 못하면 나만 이상한 놈이될것 같아.

납득 한듯하자 다시 자리에 눕는 대장판다.

달콤한 잠에 빠져드는 판다들을 보니 갑자기 졸려오기 시작한다.

대충 포동포동해 보이는 판다에게 다가가 녀석의 품으로 파고들자 무척이나 포근했다.

잠시 실눈을 뜨고 바라본 판다도 그대로 다시 잠이들었기에 따뜻함을 느끼고 잠에 빠져들수 있었다.


"으...음?"


닫힌 눈꺼풀사이로 밝은 햇살이 쏟아지기도 하고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도 들려오기도 해서 부스스 일어나 본다.

얼마나 잔거지?

마을에 쓰러져있던 판다의 시신들이 많이 옴겨진 상태였다.


"일어났군."


느릿느릿 걸어오는 대장판다.

어제 달려오던 모습과는 다르게 일상에서는 상당히 미적거리는 행동이었다.


"잘잤수다."


같이 잠들었던 판다도 일하러갔는지 길바닥에서 덩그러니 자고있었다.

전체적으로 느릿느릿 움직이기는 했지만 조금씩조금씩 마을을 정리하는 어른판다들의 모습이 너무나 사람들의 모습과 흡사했다.


"이런질문 지금하면 이상하겠지만 언제부터 두발로 걸어다니고 말을하기 시작했지?"


피식 웃어버리는 대장판다.


"그럼 그대는 언제부터 걸어다니고 말을하기 시작했는지 기억나는가?"


그거야 태어났을때부터 뒤집기도 하고 기어다니고 그러다 걸어다니고 달리고 말도 옹알이도 하고 하나하나 말문이 트이고 했겠지. 무언가 이상하고 실없는 질문이 되어버린것 같다.


"그래그래. 내 상식 선에서 생각하는건 관두자."

"그치. 그러면 편해진다네."


그래도 아무리 편해져도 당신 곰탱이들 처럼 살기는 힘들것 같아.


"자주 옵니까? 사냥꾼들?"

"... 그렇지."


마을을 좀 둘러보니 그럴것 같았다.

숲속이긴 하지만 시야가 탁트인 공터에 가깝고 마을을 지킬 담장하나 성벽하나 없으니 내가만약 도둑이거나 납치범이라면 손쉽게 찾아오겠지.


"일단 성벽이 안돼면 울타리라도 만들어 봅시다!!"

"... 울타리?"

"울타리!! 모릅니까? 사냥꾼들이 쉽게 못들어올 울타리를 만들자구요!!"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머리만 긁적이는 대장판다.

이걸 어쩌지?

한숨만 푹푹 내쉬다가 대장판다의 두꺼운 팔을 토닥토닥 두들겨 준다.


"내가 시키는대로만 하쇼. 알겠죠?"


멍한 표정으로 그냥 고개만 끄덕이는 대장판다.

다시한번 한숨을 내쉬고 시신들을 정리하고 돌아온 어른판다들을 돌아본다.


"자자!! 어른판다들은 이쪽으로 모여!!"


막 바닥에 드러눕던 어른판다들이 어정쩡한 자세로 대장판다를 바라본다.

대장판다가 고개를 끄덕이자 느릿느릿 다가오는 어른판다들.

속터져!! 빨리빨리!!


"자... 왜 자꾸만 인간놈들 그러니까 사냥꾼놈들이 쉽게쉽게 찾아온다 생각하나?"


나도 인간이었지.

아무튼 모르겠단 표정으로 어른판다 놈들을 쭈욱 돌아보다 이럴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건 네놈들이 쉬워보이니까!!"


아직까지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일관하는 어른판다들.


"견물생심!!"


귀한물건을 보면 욕심이 생기는 법. 즉 네놈들의 귀한 가죽을 그렇게 지키지않고 방치하니 가져가고 싶어하는게 당연한 이치지. 암 인간은 그러고도 남지.


"그러니까 우리가 뭘 하면되는건데?"


심드렁한 표정으로 엉덩이를 긁적이며 물어오는 통통한 판다놈.


"지켜야지!! 다시는 넘보지 못하도록!!"


여전히 어른판다들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모르면 움직여야지.

식량으로 구해온 대나무. 그중 굵고 늙어서 먹지못하는 부위를 마을주변에 박아넣기 시작한다.


"단단히 박아!! 몇번 밀었다고 쓰러지면 뒈진다 진짜!!"


풍성한 털이 눅눅 해질때까지 열심히 대나무를 나르고 다듬어 바닥에 박아넣기 시작하는 어른판다들.

마을 입구가 될 부분만 빼고 기초 기둥들이 세워지자 그곳을 바탕으로 또다시 대나무를 얼기설기 박아넣게 해 서로가 서로를 지탱하며 두꺼운 울타리로 변해가도록 지시한다.


"옆으로만 늘리지 말라고!! 앞뒤로 서로 교차해서 두껍고 밀리지 않는 벽을 만들라고!!"


처음해보는 일이라 힘들고 지쳐 보였지만 어른판다들은 나름 열심히 움직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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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겨울아이 1 21.01.10 74 0 7쪽
62 다시 길위로 21.01.09 78 0 7쪽
61 몬스터 7 21.01.08 72 0 7쪽
60 몬스터 6 21.01.07 78 0 7쪽
59 몬스터 5 21.01.06 80 0 7쪽
58 몬스터 4 21.01.05 80 1 7쪽
57 몬스터 3 21.01.04 87 1 7쪽
» 몬스터 2 21.01.03 85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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