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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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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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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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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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08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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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31화

DUMMY

31.

제목. 염라

글. 도유화

31.


#1. 적천교 북구 입구. 낮

장의사들의 검은 밴이 지나간 도로 위를 멍하니 쳐다보는 아서.

아서의 시선으로 두툼한 손이 불쑥 튀어나온다.

고개를 들면, 장로로 불리는 중년 여성, 섬뜩하게도 웃는다.


장로: (씨익) 도를 아십니까?


#2. 로드의 집. 상하의 방 낮.

아서가 없으면 아무도 쓰지 않는 안방. 로드, 멍하니 빈방을 쳐다보다가 방문을 닫는다.

탁- 문 닫힌 안방, 고요하다.


#3. 로드의 집. 거실. 낮

로드, 안방 맞은편 아서가 나간 현관문을 보는데, 고요하다. 잠금장치가 열려 있다.

열릴 기색도, 바깥의 인기척도 없다.

외로운 표정.


로드: (현관문 응시) 보내지 말 걸 그랬나···오랜만에 시끄러웠는데 말이야.

(한숨) 너무 험하게 대한 것 같기도 하고···

(머리를 긁적인다.) 쯧. 뭐, 알아서 하겠지. 다시 오든, 딴 데로 가든.

(뒤돌아, 스위치에 손을 가져간다.) 자자··· 지상은 내일이 오니까!


안방 문 바로 옆의 스위치에 로드의 손이 가까워지면, 빠른 인기척이 들린다.

탁탁탁- 빠른 발걸음 소리. 로드, 불 끄다 말고, 고개를 돌리면,

아서, 현관문을 열어 집안에 서 있다.



#4. 동일/낮

아서, 현관문 닫지도 않고, 로드에게 따진다.

꽤 큰 목소리. 로드, 현관문을 닫아준다. 딸칵- 문이 잠긴다.


아서: 미친 거야? 이게 대체···아니지.

저 사람들, 저 향이 어떤 향인지는 알고 있는 거야?

저 색은, 하늘의 인간도 죽이는 향이라고!

다 같이 모여서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같이 죽자는 거야? 왜 서로 축하해 주는 건데?

뭐가 그렇게 좋은 거야? 뭐 지상 아래는 낙원이라도 된데?

로드: 용케 잘 찾아왔네? 기억력이 나쁘진 않아.

하나씩 물어봐, 하나씩.

아서: (숨을 가쁘게 내쉰다.) 헉···헉···(침을 삼킨다.) 끕.

로드: 저 놈들은 향을 볼 수가 없지.

신은 지상에 불을 내어주지 않았으니까. 쓰임을 허락했을 뿐.

아서: 모여서 뭘 하는 건데?

로드: 흑암굴, 감옥, 혓바닥, 수풀림, 사막까지, 원하는 지옥을 골라서 새 삶을 살겠다는 거지.

지을 수 있는 죄를 저지른 다음에, 확신이 들면

서로 죽고, 죽이는 거야. 그걸 의식이라고 부르고.

아서: 그게 된다고? 설마..


Flashcut> 귀왕과의 전쟁, 아서에게로 미친 듯이 달려오던, 검게 썩은 죄인들.


로드: 안 되지. 죽음은 이용하는 게 아니라 받아들이는 거니까.

(아서를 가리키며) 그래서 민이랑 내가 상하를 구하려고 했던 거야.

말이 안 되니까.

아서: (로드를 빤히 쳐다보며) 천상으로 가는 방법. 알려줘.

로드: (아서를 위아래로 훑는다.) ···

로드N: (생각) 염라···푸른색 향···해결책···새로운 하늘···

Flashcut> 눈물에 가려진 듯, 흐릿하게 보이는 붉은 하늘이 비치는 커다란 방. 머리가 긴 한 여성이 터벅터벅, 붉은 물 속으로 서서히 가라앉는다.


로드: 도와줘.

너 보러 왔던, 여자애 기억해?

아서: ···? (의심스러운 눈) 응···

로드: 상하를 구해줘.

그 아이가 흑암굴로 못 가게 도와줘.

자기 자식 버리고, 스스로 목숨 끊는 걸 막아줘.

(악수를 청한다.) 그 다음에, 알려줄게.

이걸 “딜” 이라고 하지. 거래라는 뜻이야.


로드의 손, 푸른 빛이 일기 시작하면, 아서, 살짝 놀라더니, 의심하는 눈초리를 거둔다.


로드: 아직 스물도 안된 여자애가 이루지도 못할 이유로 자기 목숨을 버리겠다는데,

설마 모른 척할 건 아니지?

왕이잖아?

아서: (악수를 받는다.) 글쎄, 한 번쯤 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아서, 로드 공감하듯이, 쓴웃음을 짓는다.


#5. 적천교 북구 입구. 낮

아서, 다시 적천교 앞에 선다.

적천교의 건물. 낡아 여기저기 얼룩지고, 이파리 하나 없는 가로수에, 거미줄처럼 여러겹 펼쳐진 전선까지, 으스스한 모습으로 주변을 짓누른다.


아서, 교회로 진입한다.

들어서면, 중앙 승강기 양쪽으로 예배당으로 가는 문이 나 있다.

오른쪽 벽은 계단, 반대편은 막다른 벽.


아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으면, 장로로 불리는 중년 여성, 예배당에서 나온다.

기쁜 듯, 환영한다.


장로: (뭐라 말하지만, 로드의 목소리에 가려진다.)

로드N: 교회에 조심할 인간은 딱 한 명이야. 장로.

4층짜리 건물 안에서 가장 높은 인간이지.


예배당 안쪽, 다른 신도들 지나가는 모습, 초췌하다.

Flashcut> 30회, #12, 축하받는 중년 남성. 웃지만, 눈 밑이 어둡고, 몸은 말랐다.


로드N: 그 안 전부가 장로란 여자가 죽으라면 죽을 인간들이야.

아무도 믿지 마. 총도 없는 이 땅에서 남자가 제일 조심할 건,

사이비뿐이니.


장로, 아서에게 이리 오라는 듯, 예배당으로 손짓한다.


#6. 적천교 북구 1층. 예배당. 낮

예배당, 새하얀 방에, 허름한 철제 의자가 잔뜩 있다.

조를 짠듯, 의자로 만든 원이 여러 개.

아서, 상하를 찾지만,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 아서의 손을 잡는데, 재민.


재민: (아서를 당기면서) 가.

장로: 이리로 오세요!

아서: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 한다.) ···.?


자리에 앉는 아서와 재민.

신도들 모여모여 작은 예배당 꽉 차면, 처음 듣는 점잖은 남자 목소리, 방안에 가득 찬다.


장로: 지금은 낙원으로 가신 저희 예전 장로님 목소리예요.

(잘 들으라는 듯, 자기 귀를 톡톡 친다.) 좋은 말, 남기고 가셨죠.


아서N: 교회라는 곳이 원래 그런 곳이야?

로드N: 아니? 원래는···.천국으로 가는 방법을 알려주지.

아서N: 뭐?

로N드: 신을 믿고, 착하고 바르게 살면 죽어서 천국에 갈 수 있다~이런 거 가르칠 거야.

신이 인간 시절에는 어떠셨나~그런 거나.

좀 많이 걸릴걸?


아서, 입 삐쭉 내밀며, 다른 신도들처럼, 손을 모으고 기도하려는데,

재민, 아서의 손을 놓지 않는다.

손 대신, 눈만 감고 있는 재민. 아서, 그를 따라 눈만 감는다.


아서: (눈을 감는다)···?


#7. 동일/낮

장로, 신도들에게 작은 컵과 수상한 액체를 나눠주는데, 붉다.

재민, 그리고 아서, 새빨간 물을 받는다.

장로: (쫄쫄쫄 따르며) 윤회의 강물이에요~

모두 죽음을 미리 받아들이자구요~

아서: (킁킁) 아닌데?

재민: (홀짝홀짝 마신다.) 핏물이야.

아서: (이젠 알겠다는 듯) 이상한 건 아니구나? (홀짝홀짝 마신다. 달다.) 음~.


#8. 적천교 1층 계단. 밤

예배당 문이 열리면 통유리 입구가 보인다. 어느새 해가 진 바깥. 어둑어둑하다.

대부분은 바깥으로 나가고, 몇몇 일부는 교회에 남는다.


로드N: 간단해. 밤까지 버티면, 재워줄 거야. 그럼, 의식에 참여할 수 있어.


마지막까지 남는 아서, 예배당에서 나와 왼쪽의 계단, 오른다.

재민, 여전히 아서의 손을 잡고 있다.

작은 아이가 익숙한 아서.


#9. 적천교 2층. 기숙사. 밤

작은 복도에 여러 개로 난 문.

차례로 4명씩 방안에 들어가는데, 장로, 안내한다.


장로: (손을 입에 모아 외친다.) 들어가기 전에, 휴대폰은 바구니에 넣어주세요~

우리 일등 신도분들 전화는 제가 당분간 보관할게요~

죽은 사람은 전화를 못 받으니까요~


아서의 주머니, 살짝 불룩하다.


로드N: 내지 마. 항상 몸에 지니고 있어. 어떻게 쓰는지는 알려 줄게.

쓸데없이 보지마. 들킨다.


아서, 아무것도 안내고 지나치면, 장로 이상하게 쳐다보는데,


장로: 핸드폰 없어요?

아서: ···? 그게 뭐죠?

장로: ···? 들어가요.


#10. 적천교 2층 기숙사. 방안. 밤

가구없이 그냥 이부자리만 깔려 있는 작은 방.

아서, 들어오자마자 주머니를 살짝 더듬는데, 아무것도 없다.

아서: (당황) 어엉?


재민, 아서에게 무언가 건넨다.

아서의 스마트폰.


재민: (스마트폰을 건넨다.) 스마트폰이 핸드폰인데···

아서: (받아든다.) 아···고마워.

(살짝 고민한다.) 어···모르겠다!


아서, 재민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당황하는 재민에게 웃어 보이는 아서.


#11. 동일/밤

아서, 누워있다. 옆에는 역시 재민. 잠들었다.


아서: (잠든 재민 지켜보다, 천장 본다.) 하아···상하라고 했던가..?

어디있으려나···

(눈 감는다.) 후···조금만 참자···

로드N: 의식은 격주에 한 번.

아서N: 그럼 한참 뒤 아냐?

나 했잖아.

로드N: 아니, 무조건 한 명, 교회 안에서 죽어야 해.

넌···아니, 민이는 창 밖으로 몸을 던졌어.

못해도, 아무리 길어도, 해가 2번 뜨기 전이야.

부탁할게. 막아줘.


상하가 이제, 만삭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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