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가기가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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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심장
작품등록일 :
2020.11.27 13:52
최근연재일 :
2020.12.24 00:45
연재수 :
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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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8,450

작성
20.12.0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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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1

DUMMY

“너도 받았냐?”


“예, 파티장님. 지난 오 년 동안 한 번도 없었던 업데이트가 두 번 연속으로 일어나네요.”


갑자기 업데이트가 어째서 진행된 거지? 나의 업데이트에 모지리가 큰 깨달음이라도 얻은 건가. 기왕 업데이트 하는김에 스킬 설명이 개판으로 적혀있는 부분을 수정해줬으면 좋겠는데.


[시스템에 등록된 모든 플레이어가 안전한 장소로 이동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지금부터 업데이트를 진행합니다. ····0.01%]


“야, 이거 대형 업데이트인가 봐. 숫자 올라가는 속도 졸라 느려.”


····0.02%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주입하는 과정도 이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도대체 무엇을 업데이트하는 거지.


고민을 해도 알 방법은 없다.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현우야, 헌터들이 사용하는 사이트가 헌터넷 맞지?”


헌터넷을 검색해 들어간 화면을 현우에게 내밀었다.


“네, 거기 맞아요.”


“가입도 끝났고··· 오! 야, 여기 정보 글을 사고팔 수도 있다고 그러네!”


“확실히 그런 기능이 있기는 있죠. 그런데 요새는 그 게시판 잘 안 써요.”


“···? 이런 좋은 게시판을 왜 안 써? 서로 정보 공유도 하고 정보를 판 사람은 돈을 벌고 나쁠 것 하나 없는 시스템이잖아.”


“게시판 들어가서 아무 글이나 읽어보시겠어요?”


어디 보자. ‘슬라임 쉽게 잡는 법.’


슬라임은 주변에 마나만 있으면 자연적으로 생겨나는 몬스터다.


핵을 중심으로 주위에 있는 물체가 뭉쳐서 생겨난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양의 수에 비해 슬라임이 만들어지는 광경을 목격한 이는 별로 없다. 그러고 보니 지구에서도 슬라임이 나올 수도 있겠다. 도로에서 만들어진다면 아스팔트 슬라임 같은 개체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슬라임은 몬스터로 분류된 종이지만, 특이하게도 대부분의 개체가 다른 생명체에게 적의를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만지기 어려운 애시드 슬라임이나, 라바 슬라임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다양한 종류의 슬라임을 키우는 광경을 종종 볼 수 있었다.


말랑말랑하지, 밥은 마나만 있으면 따로 챙겨줄 필요도 없고 심지어 사람 말도 잘 듣는다.


돈 많은 귀족이 보석을 한군데에 몰아넣어 쥬얼 킹 슬라임을 만들어 키우는 것도 봤으니···


슬라임은 몬스터 중에서도 이로운 몬스터라고 볼 수 있다.


그런 귀여운 슬라임을 잡는 공략 글이 올라온 걸 보면 아직 지구는 슬라임을 키워본 사례가 없는 듯했다.


슬라임 펫 사업이나 시작해볼까···. 대박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오, 드디어 로딩이 끝났다. 시스템 창의 업데이트 알림 때문인지 서버가 과부화 돼서 로딩 속도가 너무 느렸다.



-슬라임 쉽게 잡는 법.


1. 슬라임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2. 핵을 찾아 찌른다.


끝.



···? 이게 다라고?


이글을 연다고 1000포인트나 사용했단 말이야.


포인트와 실제 돈은 1 대 1 비율로 환전된다. 그 말인즉 나는 이런 쓸모없는 똥글을 보기 위해 1000원이나 썼다는 말이다.



- 아, 너 이새끼 계속 이딴 쓰레기 올리지말라고. 이걸 누가 몰라.


- 아니, 왜 이 게시판은 익명으로 올리는 기능이 있는 거야. 사기꾼들밖에 없어. ㅁㅊ


- 야 솔직히 지금까지 쓴 낚시글로 솔직히 얼마 벌었냐.



댓글 창은 슬쩍 봤지만, 글쓴이에 대한 욕으로 가득했다.


익명으로 써진 글이었지만, 이런 식의 글이 한 두 번 올라온 게 아닌 듯 보였다.


그런 욕으로 이루어진 댓글들의 마지막에는 페이지에는 이환이 적은 욕설도 섞여 있었다.


‘아니, 익명이라 신고도 안 되네. 운영을 왜 이렇게 하냐.’


이환이 손가락과 눈을 바쁘게 움직여 정보 게시판을 빠르게 훑어봤다.


익명으로 올라온 글보다 자신의 닉네임을 공개한 글이 조회수가 훨씬 많고 추천수도 많았다.


이환이 고른 닉네임은 ‘S2초고수S2‘ 이환은 이 정도면 충분히 멋있다고 생각했다.


첫 글을 잘 써야 이름의 가치가 올라간다.


첫 번째 글에서 사람들의 신뢰를 잃으면 다음 글부터는 보는 사람도 적어질 것이 분명하다.


’첫 글은 초보를 위한 글을 써야겠다.‘


홈페이지 정보를 보며, 초보 헌터들이 가는 던전에 나오는 몬스터들을 전부 외운 뒤 몬스터들의 약점, 특징 등 알고 있는 정보들을 작성해갔다.


“현우야, 공략글 올렸는데 얼마면 적당해 보이냐?”


“파티장님이 공략글을 썼어요? 볼래요!”


“보고 너 같으면 얼마에 살 것 같은지 알려줘.”


진지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받아들인 현우가 작성한 글을 읽기 시작했다.


30분을 넘게 작성한 글이니 다 읽는데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다.


헌터넷을 구경하며 시간을 꽤나 소비했으니, 업데이트도 어느 정도 진행됬을 것이다.


[업데이트를 진행합니다. ····70.51%]


아직도 70%라니. 뭐가 이렇게 느린거야.


“파티장님.”


내가 쓴 글을 읽던 현우가 휴대폰 화면을 보다 말고 갑작스럽게 말을 걸어왔다.


“벌써 다 읽었어?”


“아뇨, 이 글 내용··· 전부 사실인가요?”


“당연한 걸 묻고 있냐.”


“고블린을 던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잡초를 우린 물로 마비시키는 것도 그렇고 지금의 상식과는 차원이 다른 정보인데요.”


“그럼 좋은 거 아니냐. 헌터들의 지식 수준은 올라가고 나는 돈 벌고.”


뭐가 문제라는 거야.


“저는 파티장님을 믿기에 이 정보를 믿지만, 다른 헌터들은 그렇지 않을 것 같다는 소리에요.”


왜, 왜 안 믿는데 이런 정보는 어디 가서 쉽게 들을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특정 음역대의 소리를 자이언트 배트에게 쏴서 기절시키는 것도 믿어주지는 않을 것 같아요. 이렇게 하나로 합쳐서 비싸게 정보를 판다면 아무도 안 살 것 같은데요.”


“그럼 나눠서 판다면 사주지 않을까. 이거 다 진짜야. 진짜라고.”


“정보가 다 진짜라고 가정했을 때 10000포인트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파티장님?”


“만원··· 헐값에 팔리는 건 맘에 들지 않지만, 어쩔 수 없나···. 일단 구매자가 나와야 입소문이 퍼지기라도 할 테니.”


“만원이면 같은 몬스터 정보와 비교하면 나름 비싼 편인데요. 비싸게 팔리는 정보는 던전의 숨겨진 아이템 같은 거나 높은 계급의 몬스터 정보가 비싸죠.”


“오늘 가입한 신입회원이 상위 몬스터의 정보글을 적어내면 잘도 구매하겠다.”


“그건···· 그것도 그렇네요.”


현우와의 이야기를 통해 결정된 10000포인트의 가격으로 여러 몬스터에 대한 글들을 올려놨다.


오늘 자고 일어나면 결과가 들어오지 않을까.


“파티장님, 업데이트 98%에요!”


정보 게시판에 글을 다 올리니 타이밍 좋게 업데이트도 다 끝나간 듯 했다.


98.5%····


99.2%·····


99.9%·······


100.0%


다 됐다!


업데이트의 퍼센트가 100퍼센트가 되자 옆에 있던 현우가 의식을 잃고 앞으로 쓰러졌다.


’뭐야, 갑자기 왜 쓰러져.’


쓰러진 현우에게로 다가가 양쪽 뺨을 한 번씩 쳐줬는데도 일어나지 않는다.


한 번 더 쳐야되나··· 다시 뺨을 치기 위해 손을 올리고 있자 내 옆에서 엄청난 빛이 쏟아져 나옴과 함께 툭 소리를 내며 무언가가 떨어져 내렸다.


지구 모형···?


저게 왜 갑자기 여기에?


“걔 더 이상 때리지마!”


이환의 옆에서 굴러다니던 지구 모형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이 목소리는···· 모지리잖아.


“모지리가 여기는 무슨 일로 왔냐.”


“차라리 지구라고 불러! 내가 여기 온 이유는 상황이 심각해져서 그래.”


“상황이 심각해졌다니 무슨 소리냐.”


지구 모형이 방방 뛰며 말했다.


“시스템을 내가 만들었다고 했었잖아.”


“그랬지.”


“사, 사실은 시스템은 나 혼자서 만들어낸 게 아니야. 내가 별로 한 게 없었다는 건 아니야! 시스템의 기초 설계와 뼈대 같은 큼직한 작업은 내가 다했어. 다만····· 시스템을 완성시킬 힘이 나에게는 부족했어.”


“그러면 부족한 힘은 어디에서 끌어온 거지?”


“그, 그게 바깥 세계의 외신들한테 빌렸어····.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조금씩 힘을 빌려서 지금의 시스템을 만들어 낼 수 있었어. 그리고 최근에 너의 도움으로 시스템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됐고 말이야.”


외신이라······ 뭐하는 놈들이지?


“외신이라는 놈들에게 힘을 공짜로 빌렸을 것 같지는 않은데, 무슨 거래를 한 거지?”


“그들은 지구를 구경하고 싶다고 했어. 그리고 시스템의 지분을 조금 가져갔어. 그, 그게 이런 상황을 만들 줄은 몰랐어.”


지구 모형이 달달 떨며 말했다.


“떨지 말고 설명해봐.”


“알, 알았어. 외신들이 시스템의 지분을 가져갔다고 했잖아. 처음에는 신경을 쓸 필요도 없을 정도의 양만 가져갔었어. 그래서 나도 별 걱정하지 않았지.”


지구 모형에서 빨간색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다. 말하면 안 되는 제약이라도 있는 건가.


“그들이 내 자식들에게 접근했어. 자식들에게 힘을 나눠줌으로써 시스템의 지분을 조금씩 뺏어갔어···!”


-파직 파직!


외신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자 스파크가 더욱 세게 튀고 있다.


“외신. 스스로. 성좌. 명명! 늘어난 지분. 업데이트! 성좌들을 쉽게 믿으면 안 돼!”


단어를 늘어놓던 지구 모형은 성좌를 믿으면 안 된다는 말과 함께 파삭!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


모형이 부서짐과 동시에 쓰러져있었던 현우가 일어났다.


“아아아악!”


현우는 곧장 일어나는가 싶더니 비명과 함께 원인을 알 수 없는 고통에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저, 저거 설마 내가 일어나라고 뺨을 때려서 그런 건가?


현우의 몸부림이 점점 멎어 들자 이번엔 시스템이 나타났다.


[업데이트가 적용되었습니다.]


[수많은 성좌가 유저들을 바라봅니다!]


[성좌들은 시스템을 인류에게 선물한 존재입니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인류는 성좌의 메시지를 듣게 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류에게 별의 빛이 닿기를.]


성좌, 이 녀석들이 모지리가 말한 외신이라는 녀석들인가.


“파, 파티장님 성좌는 도대체···”


정신을 차린 현우가 성좌에 관해 물어왔다.


때린 건 미안하게 됐지만, 성좌에 관해 물어도 이건 나도 모른다.


하지만.


한가지는 알 수 있었다.


“밖으로 잠깐 따라와 봐.”


“예? 갑자기 밖으로요?”


“그래, 나도 성좌가 뭔지 뭐 하는 새끼들인지 몰라. 아무것도 몰라도 너한테 지금 보여줄 건 있는 것 같네.”


말을 마치고 바로 문을 열어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불쾌하다. 불쾌하다는 감정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뒤늦게 따라온 현우가 가만히 서 있는 이환의 옆으로 달려왔다.


“파티장님, 보여줄 거란 건 도대체?”


나는 대답 대신 손가락을 들어 보여주고 싶은 것을 향해 가리켰다.


손가락이 향하는 곳은···


“하늘이요···? 하늘이 어때서 그런·····”


지금 시간은 오후 6시쯤 아직 태양이 밝게 빛나고 있을 시간이다.


그런 하늘에 밝은 태양 빛뿐만이 아닌 무수히 많은 별이 빛나고 있었다.


공기가 깨끗해져서 별이 보이는 거라고? 아니다. 그런 듣기 좋은 일이 아니다.


저건 그냥 별이 아니야····.


저 별들은 지구를 쳐다보고 있었다.


[성좌들이 지구를 바라봅니다.]


하늘에서 빛나는 별은 그들의 눈이자 몸이다.


별자리라고 이름 드럽게 잘 지었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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