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그녀들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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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제희
작품등록일 :
2020.11.27 21:05
최근연재일 :
2021.06.24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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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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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3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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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03.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

DUMMY

"유진 씨. 내일부터 영업 중단하는 게 사실인가요?"


주문한 커피를 내어주다가 젊은 남성에게 질문받는다.


"아, 네."


유진은 고개를 끄덕인다.


"이번에 카페 크기를 늘리기로 했거든요."


리모델링 공사는 다음 주 월요일부터 들어간다.

금요일인 오늘까지 영업하고, 주말에는 집기 정리할 예정이다.


"좋은 소식이긴 한데, 좀 아쉽네요."


남성은 아쉬운 미소를 짓는다.

그도 그럴 것이, 리모델링 기간에는 영업할 수 없다.

커피나 디저트를 사 먹을 수 없다.


"그 이상으로 유진 씨를 직접 볼 수 없는 게 가장 아쉽네요."


"정말요?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기뻐요."


유진은 활짝 웃는다

하지만 솔직한 심정으로는 혀를 차고 싶다.

그 말을 몇 번이나 들었다.

이제는 듣는 것도 지겨울 정도다.


"재오픈 뒤에 꼭 찾아주세요. 기다릴게요."


그래도 속내가 아닌, 영업용 멘트를 웃으면서 전한다.


"꼭 올게요."


남성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히죽거린다.

기분 나빠.

유진은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린다.


"그럼 그때 봐요."


남성은 손을 흔들면서 가게 밖으로 나간다.

그 모습을 보면서 유진은 한숨 쉬고 싶은 걸 꾹 참는다.


"다음 손님, 주문 도와드릴게요."


당분간 영업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기라도 한 걸까?

카페에는 평소보다 많은 손님이 줄지어 서 있다.


"아메리카노 하나랑 에그타르트 4개 주세요."


게다가 손님마다 대량의 디저트를 주문한다.

오늘 영업 마감까지 괜찮으려나?


"곧 준비해드리겠습니다."


그래도 유진은 웃는 낯으로 주문을 받는다.

영업이 끝날 때까지는 최선을 다해야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다음 손님을 맞이한다.




"사장님~!"


작업하던 지후의 귀에 유진의 목소리가 들린다.


"여기야!"


크게 부르자, 유진이 작업실로 고개를 내민다.


"많이 바쁘세요?"


"지금은 괜찮아."


곧 연아가 도시락을 들고 을 때다.

지후는 의자를 돌려 다가온 유진과 마주 본다.


"휴식 시간이야?"


"아뇨."


유진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아니라고?"


지후가 의아하다는 듯이 묻는다.

현재 시각은 2시 15분.

분명 브레이크 타임이 맞다.

그런데 이 반응은 뭐지?


"내일부터 영업 중단한다는 소식을 들었는지, 손님이 많더라고요."


유진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거린다.


"그래서 오전 중에 커피랑 디저트를 전부 완판했어요."


"그 많은 걸 다 팔았다고!?"


입이 떡 벌어진다.

오늘 마지막 영업인 걸 알고, 전보다 훨씬 많은 준비를 해두었다.

연아의 디저트도 평소의 배는 진열했다.

그런데 그걸 오전 영업 중에 다 팔았다니···.


"안 믿기시죠?"


놀라 어쩔 줄 몰라 하는 지후를 보면서 유진은 싱긋 웃는다.


"저도 깜짝 놀랐어요. 손님을 상대하다 보니까, 그새 다 팔렸으니까요."


평소보다 손님이 많다는 생각은 했다.

그런데 오전 중에 영업을 마치게 될 줄은 몰랐다.


"알바생들은?"


"카페 뒷정리를 마친 다음에 귀가하라고 했어요."


더 이상 영업을 할 수 없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퇴근시키는 게 낫다.


"잘했어."


지후가 칭찬한다.

유진의 판단이 옳다.

내일부터는 집기 정리에 알바생들도 힘을 보태야 한다.

그럼 미리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제 당분간은 영업할 수 없게 됐네?"


그 말에 유진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석 달 동안 어떻게 할래? 예능 방송 게스트 출연이라도 잡아줄까?"


지후의 말에 유진은 잠시 생각에 잠긴다.


"그럼 일주일에 두 번 정도로 부탁드려요."


"그걸로 되겠어?"


좀 의외다.

이제 시간도 넉넉하니, 더 많은 방송에 출연할 줄 알았는데.


"저는요, 사장님."


유진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이번 리모델링하는 동안에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려고 해요."


"진짜?"


지후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카페 영업에 열중하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자격증 취득까지 생각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전에 애들이 그러더라고요.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하라고요."


유진은 두 주먹을 불끈 쥔다.

앞으로도 카페는 계속 운영하고 싶다.

그러려면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연아도 이번에 제과기능사 자격증 취득하겠대요."


"연아까지?"


다들 본격적이네.

좀 놀라긴 했지만, 각자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럼 네 의견대로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예능에 나갈 수 있게 조정할게."


"감사합니다~."


"그런데 석 달 안에 바리스타 자격증 딸 수 있겠어?"


바리스타 자격증은 1급과 2급이 있다.

2급은 쉽게 딸 수 있어서 그런지, 업계에서 취급도 안 해준다고 한다.

하지만 1급은 다르다.

2급 합격자의 반 정도만 합격한다고 얼핏 들었다.


"일단 2급부터 따야겠네."


"아, 그거요?"


유진은 메고 있던 가방을 뒤적거린다.

그리고는 뭔가를 꺼내 지후에게 건넨다.


"이게 뭐야? 카드?"


유진이 건넨 건 플라스틱 카드다.

신용카드인가?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카드에 적힌 문구가 보인다.

「커피바리스타전문가 2급」.

그리고 그 밑에는 유진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에, 에엑!?"


지후가 비명을 지르면서 벌떡 일어선다.


"헤헤, 놀라셨죠?"


유진은 자랑스럽게 가슴을 활짝 편다.


"이, 이거 언제 딴 거야?"


"지난 달에요. 한 달 좀 넘게 수업을 들어서 시험 봤어요."


유진은 사정을 자세히 설명한다.

인터넷을 통해 바리스타 2급 실기 수업을 받을 수 있는 학원을 찾아보았다.

그 중, 야간에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었다.

그래서 카페 영업을 마친 뒤에 수업을 들으러 다녔다.


"고생 많았네."


지후가 측은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바쁜 카페 영업에, 브레이크 타임에는 음료 제작을 배우러 다녔다.

그 와중에 수업을 듣고 자격증 시험까지 보다니.

유진의 열정에 감탄밖에 안 나온다.


"사장님께 고집부려서 하게 된 카페인걸요."


유진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한다.

모든 일이 어려웠다.

하지만 자신을 믿어준 지후의 기대에 꼭 보답하고 싶었다.

그 일념 하나만으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래."


지후는 미소 짓는다.

그리고 유진의 머리에 손을 얹는다.


"정말 잘했어."


"헤헤."


지후가 머리를 쓰다듬자, 유진은 활짝 웃는다.

역시 지후에게 칭찬받으면 기쁘다.


"시험 준비는 그렇다 치고, 내일은 카페 물건을 옮겨야 하는 건 알지?"


"그럼요."


유진은 자신 있게 대답한다.

카페를 리모델링하는 동안, 집기는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 보관하기로 했다.

다행히 지하에 창고가 하나 비어있어서 단기 임대하기로 했다.


"카페 물건은 많지 않으니까, 하루에 다 옮길 수 있을 거야."


계획은 이렇다.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의자와 테이블처럼 무거운 건 차에 싣는다.

그 외에 가벼운 건 차에 싣거나, 직접 옮길 생각이다.


"그럼 점심 먹고 나서 카페 정리하러 가야겠네요."


"같이 갈까?"


그 말에 유진이 손을 내젓는다.


"굳이 그러실 필요는 없어요."


숙소에는 다른 멤버들이 있다.

불러서 같이 해야지.

게다가 지후는 아직 의뢰로 바쁘다.

가능하면 부담을 줄여주는 게 좋겠다.


"저 왔어요."


사무실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연아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럼 전 갈게요."


유진이 응접실로 나선다.


"어? 너 여기 있었어?"


유진을 발견한 연아의 눈이 동그래진다.


"응, 카페 영업 끝났다고 보고하러 왔어."


"벌써?"


연아의 눈이 커진다.

그래도 상황을 눈치챘는지, 이유를 묻지는 않는다.


"이제 어쩔 거야?"


"이따가 점심 먹고 애들이랑 카페 물건 정리하려고."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한 유진은 사무실을 나간다.


"점심 먹을까요?"


연아가 가져온 도시락을 펼친다.

맞은편에 앉으면서 지후가 복잡한 표정을 짓는다.


"가서 도와주지 않아도 될까?"


"그럴 필요 없어요."


연아가 딱 잘라 말한다.


"오늘은 간단한 정리만 하는 건데요. 게다가 물건 자체는 많지 않은걸요."


그 말이 맞다.

카페가 작은데다가, 판매 99%가 포장이다.

컵이나 그릇 같은 건 많지 않다.


"오히려 사장님께서 돕는다고 하신다면 애들이 반대하고 나설걸요."


바쁜데 뭘 하러 왔냐고 할 게 뻔하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지후는 입을 다문다.

그리고 연아가 내민 밥통을 받아든다.




"생각보다 빨리 끝났네."


혜민은 상자에 냅킨 케이스를 넣는다.

이걸로 정리는 끝이다.


"여기서 많이 쓰는 건 일회용기였으니까."


할 일이 없어진 수지는 의자에 앉는다.


"그래도 좀 아쉽네."


미나는 카페 내부를 둘러본다.


"나름 정이 많이 들었는데."


그 말에 다들 입을 다문다.

멋쩍은 공기만이 카페를 채운다.


"그러게."


수지 역시 카페를 둘러본다.

그 시선에는 아쉬움이 담겨 있다.


"그래도 리모델링하면 거기에 정 붙이면 되지."


"그렇네."


미나는 납득했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정이 들었다는 이유로 예정을 포기할 수도 없다.


"그건 그렇고 유진아."


미나의 부름에 카운터 뒤에서 정리 중이던 유진이 고개를 내민다.


"왜?"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뭘?"


유진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주어가 빠진 탓에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르겠다.


"웹예능 말이야. 리모델링 기간에는 찍을 수 없잖아."


"···아."


유진의 입이 떡 벌어진다.

맞다.

그걸 잊고 있었네.


"리모델링 끝날 때까지 채널도 휴업이야?"


수지의 질문에 유진은 고개를 젓는다.


"그건 안 돼."


인터넷 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채널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걸 위해서라도 영상은 주기적으로 올려야 한다.


"너, 영상 찍을 시간은 있어?"


수지가 묻자, 유진은 할 말을 잃는다.

반박할 수가 없다.

앞으로 3개월, 그 안에 할 일이 많다.

예능 방송에도 나가야 하고, 바리스타전문가 1급 자격증에도 도전해야 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콘텐츠도 없다는 사실이다.

시간도 부족하지만, 계획도 미정이다.


"으음···."


유진은 복잡한 얼굴로 생각에 잠긴다.

그래도 좋은 대답은 나오지 않는다.


"너희는 뭐 콘텐츠가 될 만한 좋은 아이디어 없어?"


결국 멤버들에게 의견을 구한다.


"으음~."


창문의 블라인드를 떼던 혜민이 생각에 잠긴다.


"영상 댓글 중에서 요청받은 적 없어?"


"요청?"


"이런 영상 찍어달라, 뭐 이런 거."


그 말에 유진은 곰곰이 생각한다.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긴 한다.

하지만 워낙 많은 양이라, 뒤에 달린 건 거의 보지 못했다.

몇몇 댓글에서 요청이 있긴 했다.

···어떤 요청이었는지는 전혀 기억이 안 나지만.


"이따가 숙소에 돌아가서 확인해볼게. 고마워."


덕분에 힌트를 얻었다는 말에 혜민도 만족해한다.


"이거, 그냥 지금 옮기자."


수지는 테이블 위에 있던 상자를 가리킨다.


"왜? 그냥 내일 하면 되지."


"내일 해도 되는 일이면 빨리 끝내는 게 낫잖아. 어차피 많은 것도 아닌데."


그 말대로 작은 소품이 담긴 상자는 네 개뿐이다.

이 정도면 한 사람씩 옮길 수 있다.


"간 김에 사장님도 봬야지."


"나도 갈래."


혜민이 상자를 들고 밖으로 나선다.


"혜민이 쟤는 참 알기 쉽단 말이지."


미나가 중얼거리면서 상자를 챙긴다.

그리고 혜민의 뒤를 따른다.


"넌 어쩔래?"


자리에서 일어선 수지가 유진에게 묻는다.


"넌 내일도 와야 하지? 그럼 내일 차로 옮기던가."


"아니, 나도 갈래."


유진은 주방에서 쓰던 물건이 담긴 상자를 가지고 나온다.

그 모습을 본 수지는 쓴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있던 상자를 들고 나간다.

카페 문을 잠그고, 수지에게 맡겨 놓은 상자를 건네받는다.


"이거 다 나르면 음료라도 사주라."


사무실로 향하던 중, 수지가 그렇게 말한다.


"카페 매니저에게 음료를 사달라고 하는 건 이상하지 않아?"


수지를 향해 눈을 흘긴다.


"지금 상황에서 음료를 만들 수나 있어?"


"못 만들 건 없지."


"오오~."


유진이 세게 나오는 게 의외였을까?

수지의 눈이 커진다.


"그럼 숙소에 돌아가면 뭐 만들어 줄 거야?"


"아니, 사무실에서 만들어 줄게."


유진이 들고 있는 상자에는 음료 제작에 필요한 재료가 담겨 있다.

이건 사무실 안에 있는 냉장고에 넣을 생각이다.

여기에 탄산음료가 있으면 에이드를 만들 수 있다.


"난 블루베리 맛이 좋아.'


"블루베리 시럽이 없는데···."


"생블루베리로는 안 돼?"


"그럼 숙소에서 만들어야 해."


그런 얘기를 나누면서 두 사람은 사무실 건물로 향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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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204, 새로운 웹예능 기획 21.06.04 47 2 12쪽
» 203.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 21.06.03 44 2 12쪽
202 202. 최고의 생일선물 21.06.01 36 2 13쪽
201 201. 이미지 체인지 21.05.31 30 2 13쪽
200 200. 알면서도 속아주기 21.05.30 42 2 12쪽
199 199. 연속적 트러블 21.05.27 57 2 13쪽
198 198. 생일파티 준비 21.05.26 37 2 12쪽
197 197. 스텝 바이 스텝 21.05.25 35 2 12쪽
196 196. 혜민의 또 다른 목표 21.05.24 40 2 12쪽
195 195. 혜민에게는 극비비밀 21.05.22 36 2 11쪽
194 194. 신데렐라 콤플렉스의 원인 21.05.21 30 2 12쪽
193 193. 신데렐라 콤플렉스 거부론 21.05.20 37 2 12쪽
192 192. 선물을 위한 밑준비 21.05.19 32 2 11쪽
191 191. 도시락 소란 21.05.17 40 2 14쪽
190 190. 집안일 촬영하기 21.05.16 71 2 12쪽
189 189. 흥정과 감상회 21.05.15 59 2 11쪽
188 188. 오전 집안일 21.05.14 40 2 11쪽
187 187. 집안일 계획 21.05.13 35 2 11쪽
186 186. 바쁜 일정이 정해지다 21.05.12 40 2 13쪽
185 185. 새로운 관심사 21.05.11 72 2 12쪽
184 184. 선물 결정하기 21.05.10 6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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