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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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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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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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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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58화 대재앙을 막아내다.

DUMMY

지각 해일. 그것은 소행성과 같은 막대한 질량을 가진 물체가 고속으로 행성에 충돌하였을 때. 그 충격으로 지각이 버티지 못하고 용해되어 하늘로 치솟아. 마치 쓰나미처럼 행성의 표면을 쓸어버리는 현상입니다.

그래... 행성의 표면을 호수의 표면이라고 생각하면 그곳에 폭탄을 터트린 것과 다름없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 충돌지점에서 펼쳐진 초고열만 하더라도 수 천 도는 넘어가겠지요. 그런 상황에 생겨난 지각 해일의 높이는 약 2000km. 열권이 지상에서 약 1000km란 것을 생각하면, 우주에서 행성을 내려다보았을 때. 똑똑히 볼 수 있는 규모입니다. 일반적으로 이 현상이 펼쳐진다면... 그 행성 필멸자들의 몰살이자. 이 지각 해일을 눈으로 본이들은 모조리 자신을 덮어버리는 지각 해일의 모습이나, 혹은 지각 해일 후. 하늘에서 떨어지는 잔해들에게 맞아 그대로 죽고 말겁니다.

그러한 재해는.... 솔직히 말해서 제가 온 2세계 고향의 인류가 그 동안 모와 온 핵무기들을 동시다발적으로 폭발시킨다고 하더라도, 결코 이룰 수 없는 화력이겠지요. 그런데...

그것이 오늘 단 한 명의 괴물에 의해 재현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제가 현재 있는 행성인 ‘르뤼에’에서 말이죠. 그렇기에 이 행성에 있는 저는 이곳에서 죽는 것이 확신화가 되어야하지만.... 제가 현재 살아가는 현실은 저의 상상을 뛰어 넘은지 오래였습니다.


“....이제 놀랄 기운도 없어.”


하피퀸이 저에게 건네준 스마트폰 화면에... 대기권에서 서서히 불덩어리가 되어 지상을 향해 추락해가는 잔해들이 보입니다.

제가 현재 서있는 곳에서 하늘을 바라보았을 때. 이미 지각 해일의 그림자가 가득 채운 상태이므로 모르고 있었지만...

거의 300km의 범위로 지각 해일을 중심으로 잔해들이 포자처럼 뿌려지고 있었습니다.

마치... 지구 종말의 한 장면 같군요. 하지만 제가 놀란 사실은 그 장면이 아니었습니다.


“이건 누구 짓인지 알 것 같아.....”


현재 제가 보는 영상에선 행성 전체가 검게 물들여져 있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요?

거대한 지각 해일의 그림자가 매우 작아 보일 정도의 수많은 그림자가 제가 보는 행성의 하늘을 뒤덮고 있었습니다.

빛이라고는 한 곳도 들어갈 수 없게 말이죠! 왜 이것이 가능하냐면....

행성의 하늘에 수를 셀 수 없는 검은 구멍들이 열리더니, 그 구멍으로 기하급수적인 숫자의 망령들이 쏟아져 나와. 그대로 하늘을 메우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솔직히 사하라사막의 모래알갱이보다 더 많아 보이는 숫자입니다! 그것들이 행성 전체를 뒤덮어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잔해들을 막아내는 그 모습은...

솔직히 너무나 비현실적인 장면이라. 제가 보는 것이 현실인지조차 인식되지 않네요.


“둠로드...겠지?”


“그 녀석 말고 이렇게나 많은 망령들을 다루는 놈이 있을 리가 없잖아?”


얼마 전에 보았던 둠로드란 괴물이 손을 쓴 거겠지요. 하하... 진짜 경악적인 스케일 같으니. 인간 형태로 돌아온 달기가 고맙게도 저의 의문을 확인시켜주는 군요.


“아아! 더럽게 귀찮아!!! 내가 왜 이래야 하는데! 칫!!!”


물론 둠로드 뿐만이 아닙니다. 엘리스의 협박 이후. 둠로드의 망령들이 훑고 지나가는 대기권 위로는 달기와 위치퀸이 이전에 펼쳐준 마법진과 주술진이 저의 눈으로도 볼 수 있을 만큼. 빛을 내며 활성화되더니,

거기서 나온 사슬들이 2개의 원반형으로 지각 해일의 움직임을 고정시키고 있었습니다.

그래.... 현재 대재앙이라고 칭할 지각 해일이.... 달기와 위치퀸이라는 두 괴물의 손짓에 그대로 붙잡혀 있는 거였습니다...


“아무리 위치퀸이라도 혼자선 행성 규모의 술식은 힘들기 때문이지.

솔직히 미리 준비한다면 혼자서도 막겠지만... 급조한 거라 별 수 없잖아?

게다가... 이제 ‘그 날’까진 얼마 안 남았으니까...”


“오빠. 나도 ‘그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은 알아. 그래서 용돈 좀 벌려고 참가했지만....”


달기는 신경질적으로 꼬리를 흔듭니다. 저것은 상당히 화가 나있다는 뜻입니다.


“그래도 패널티가 너무 심해! 엘리스! 너의 협박 때문에, 500명이 넘는 666의 괴물들이 이런 ‘작은 일’에 참가해야겠어!? 앙!?”


작은 일....이라고요? 행성 하나가 마그마로 뒤덮이는 것이... 작은 일?

이에 손가락하나 까닥하지 않는 엘리스가 달기에게 지지 않고 눈을 마주칩니다.


“니들이 막을 수 있는데, 놀고만 하는 것이 꼴도 보기 싫어서 그렇다! 4세계를 지키는 데에 관심이 눈곱만큼도 없는 놈들아!”


엘리스는 가학증 때문에 보는 이를 찢어죽이고 싶은 충동이 있는 광인이지만. 적어도 4세계의 치안을 지키는 의무만큼 알짜배기인 괴물입니다. 그런 그녀의 눈에 막는 것이 귀찮아서 도주하는 666의 괴물들의 모습이 매우 마음에 들지 않았나봅니다.


“노아! 민간인 지역 보호 시스템으로 지각 해일을 감싸! 일단 불안정한 에너지를 저 내부에 가둬놓아야 하니까 말이지.”


우주전함에서 수 백 개의 드론이 사출되어 지각 해일 주위로 에너지 보호막을 만들어가고...


[<땅이 모든 물을 집어삼켜, 나로부터 여인을 보호할 지어라!!!!>]


사탄의 마법에 의해 작은 지진이 생기는가 싶더니,

하피퀸이 준 우주영상에서도 보일만한 흙의 벽이 솟아올라 지각 해일 주위를 감쌉니다.

그 두께는 얼마나 두꺼운지. 우주영상에서도 보일 정도군요? 만약 만리장성을 만든 중국인들이 저걸 본다면 통탕할 정도의 크기입니다. 사탄이 일시적으로 만든 저 벽은... 거의 히말라야 산맥의 두께였으니까 말이죠.


“호에에에에~~. 이대로라면 난 다음 달에 마이너스 통장을 받고 말아!!!!”


하피퀸이 제 곁에서 영상을 보더니 두 날개를 자신의 볼을 가져가. 과장되게 놀란 표정을 짓습니다. 그리고는 곧 제 곁에서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


지각 해일 주위로 붉은 선이 나타납니다. 네.... 붉은 선의 일부가 굵게 반짝이며 빠르게 회전하는 것을 보면...

저건 아무래도 아까 전만하더라도 제 곁에 있던 하피퀸으로 보입니다.

....거대한 토네이도가 생성되기 시작한 모습에 저는 기가 막혀하면서도 곧 깊은 한숨을 내쉽니다.


“당신들. 적당이라는 말을 모르죠?”


“그런 단어를 우리 666의 괴물들에게 기대하면 안 돼. 마리.”


저를 안고 있는 하은이 저의 몸을 살며시 지면에 내리더니 곧 검을 들어 지각 해일 쪽에 가볍게 휘둘렀습니다. 이에 휘둘려진 부분이 살짝 흔들렸지만. 그다지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


“숟가락만 올린 거야. 난 저 바보짓에 합류하긴 싫거든.”


확실히.. 제가 아는 하은은 그다지 돈에 관심을 가지는 분류가 아닙니다. 현재 저 행동은 언제까지나 ‘참여’만 해서 벌금을 받지 않기 위한 행위이지.

그 이상은 아닙니다. 꽤나 정상적인 행동이군요? 그 모습이 어이가 없었는지. 엘리스가 저희에게 다가옵니다.


“야! 하은! 진짜 숟가락만 올릴 거야? 봉인술은 너도 잘하잖아?”


“미안하지만. 이런 규모는 자신이 없어. 내 전문은 검이라고? 엘리스.”


하은은 그 말과 자신의 허리춤에 있는 검을 가리킵니다. 그 모습에 엘리스가 눈썹을 찌푸리는 군요.


“정확히는 제 실력을 내는 것이 귀찮아서겠지. 안 그래?”


엘리스의 물음에 하은이 쓴웃음을 짓습니다. 네?.... 그럼 당신도.....? 저런 규모를....?


“필멸자 시절에 폭주하던 나를 때려서 제압한 것도 모자라서, 봉인해버린 것이 내 오빠의 주술 솜씨야. 그런 나의 오빠가... 대주술 정도를 못할 리가 없잖아?”


‘......네?’


“잠깐만요?! 그 산만한 덩치를 가진 달기가....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는 하은에게 제압되었다고요!? 게다가 봉인까지?”


“어. 내 오빠는 최상위 요괴 종족중 하나인 구미호족 수장이라서 그런지. 더럽게 쌔거든.

내 오빠는 대요괴로서 호랑이 일족인 지황 금호 차오린이랑 텐구 일족인 천황 텐구 후타바 같은 대요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장이었거든. 그러니 강할 수밖에 없지.

오빠의 현재 이명인 ‘방랑자’도 그때 당시의 이명을 그대로 가져온 거야. 3세계 출신이라면 내 오빠의 이름은 전설이거든.”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하은이 구미호족의 수장이었다니...

잠깐! 어디선가 앞에 이름들을 들어본 듯한데....


“설마 666의 괴물들인가요?”


“응. 그 녀석들도 전부 죽어서 4세계로 왔어. 죽는 시간대는 다들 다르지만 말이지.”


4세계는 무슨 만남의 광장인가요? 좀 강하다고 싶으면 죽고 나서 4세계로 오는 것은 정통인가 봅니다.

뭐. 요괴는 선악구별 없이 4세계로 무조건 오는 운명이지만 말이죠. 그 말에 저는 물끄러미 하은을 올려다봅니다.


“대체 얼마나 강한 거죠?”


“난 그다지 강하지 않.....”


“천 년 전 전쟁에서 날 죽일 뻔할 정도?”


하은의 뒷말을 끊고, 달기가 투덜거리는군요. 이에 제 시선이 달기를 향합니다.


“시스터콤플렉스인 하은씨가 달기와 다시 싸웠어요!?”


“그때 내가 네메시스님에게 가는 플로라를 막는다고 그 년을 적대했거든. 그런데 내 오빠란 놈은 그 플로라를 지키겠다고 나랑 한바탕했지. 결과는... 뭐. 저 엿 같은 검 때문에 져버렸지만.”


그러자 제 시선이 하은의 허리춤에 있는 검으로 향합니다.


“능력의 상성과 주술로는 이것만 파온 내가 유리한데... 문제는 저 엿 같은 검이야. 저건 2세계 인류가 만들어낸 최악의 검이라니까!”


“2세계 인류라면.. 제 고향에서 만든 것인가요?”


“달라. 정확히는... 실비의 우주전함 보이지? 저것과 동일시대야.”


아.... ‘잊혀진 문명’이라고 불리는 시대군요... 최고의 인류 과학기술의 시대...

그런 시대에서 만들어진 검이라면 확실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내 친구가 선물해준 검을 그렇게 매도하지 말아줘. 여동생님.”


“그 친구기 ‘인간’이란 종족에서 이미 글렀어! 오빠!”


“....달기는 왜 인간을 싫어하는 건가요?”


투덜거리며 남매싸움을 하는 곳에 제가 끼어들어 달기에게 물어봅니다.

왜 달기가 저렇게나 인간을 싫어하는지. 예전부터 궁금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너 말이야... 내가 4세계로 오기 전에 본 것이 뭐라고 생각해?”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4세계로 오기 전에 본 것이라면.... 자신의 죽음과 관련된 일이겠지요.

이에 저는 상식적인 선에서 대답했습니다.


“당신이... 죽는 장면이겠지요.”


“맞아. 하지만... 그 곁엔 내 오빠 녀석도 있었어.”


“....아!”


달기가 죽었을 당시에 하은이 곁에 있었다면.. 분명...


“하은씨가... 당신보다 먼저 나서서 죽은 건가요?”


“응... 정말 바보 같게도 말이지.”


달기가 기분 나쁜 듯이 꼬리들을 거칠게 흔들어 지면을 훑어갑니다.


“내 멍청한 오빠 놈은 나만이라도 살리겠다고 당시에 그 ‘인간놈’에게 먼저 달려들었거든...

뭐. 그 결과. 내 눈앞에서 8토막이 되어서 그 인간에게 살해당했어. 지금 생각해도 짜증나네!”


하은씨가...... 8토막이 되면서 죽는다니.... 솔직히 상상하기 무서운 광경입니다. 그런데...

달기는 그때의 장면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겠지요.

자신의 오빠가 8토막으로 죽어 가는데.... 그것을 볼 수밖에 없는 무력함.... 잠깐!?

하은과 달기.... 당신들은 요괴로서 엄청나게 강한 것 아니었나요!? 전제조건 자체가 이상하잖아!!!


“...왜 나를 그딴 시선으로 보는지.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상대가 좋지 않았어. 그 녀석은 인간이면서도 주신이었거든.”


“네? 주신은 분명....”


“처음부터 불멸자라고? 보통의 주신이라면 그렇지. 하지만 우리를 죽인 존재는....

인간의 출신의 주신이었어.”


달기의 말에 하은과 그녀의 시선이 서로를 향하더니, 곧 깊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3세계 혼돈의 주신. 시온이야.””


“시온....?”


“그래. 전대의 시온으로부터 이름을 물려받은... 인간 출신의 빌어먹을 자식이지.

그 녀석은 내 오빠를 8토막 내고 나서, 분노에 찬 나를 팔다리부터 잘라내고, 농락하는 듯이 죽여 갔어.

그때의 감정을.... 너라면 상상할 수 있겠어? 마리?

그 자식이 주신이라서 아무리 나랑 오빠라도 상대조차 못하고 죽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달기에게서 섬뜩한 살기가 흘려 나옵니다. 그 모습에 저는 왜 달기가 인간을 그토록 싫어하는지 알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과 하은을 죽인 주신이... ‘인간’출신인 것은 물론이고 당사자로선 견디기 힘들 정도로 괴롭히며 죽였으니...

인간이란 종족을 혐오할 수밖에 없겠지요. 이에 저는 급히 화제를 돌렸습니다.


“..그 이전의 혼돈의 주신은 어땠나요?”


“착했어. 이 한 마디면 충분해.”


하은은 옛날에 만났던 전대 혼돈의 주신을 생각한 듯이 먼 곳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습니다.


“솔직히.... 지금 생각해도 그녀가 2명의 4세계 주신들을 살해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아.

8명의 주신들 중 가장 필멸자와 비슷하고, 자상하셨던 주신이었는데 말이지... 그분은 주신들 중 유일하게 필멸자를 지키고자 할 정도였거든...

요괴들로 하여금 필멸자들을 해하지 못하도록 주의를 자주 주었고, 그녀를 만난 대요괴들이라면 모두다 그녀를 존경할 걸? 나도.... 첫사랑이 그녀일 정도로 였으니까. 쿠큭!”


그 한 마디에 저는 하은을 보며 마음이 답답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눈빛을 봤는지. 하은이 미소 짓는군요.


“내가 꼬마여우라고 불릴 정도로 옛날이야기야. 그녀는 어떤 필멸자와 사랑에 빠졌다고 우리 대요괴들을 모와 놓고 자랑했거든.

뭐. 그 상대가 누군지는 현재까지도 아무도 모르지만 말이지.”


하은은 그 말과 함께 문뜩 이상한 것을 느꼈다. 왜 시온은 사랑에 대해 자랑하면서도 그 상대를 자신과 같은 대요괴들에게 알려주지 않았을까? 같은 세계의 주신인 용의 여왕마저도 그 상대를 모른다고 하은은 알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정보를 인위적으로 통제하는 것처럼.... 이에 고뇌하는 하은이었지만. 곧 달기의 말에 상념이 깨졌다.


“그냥 그 상대에게 차이기라도 해서 미쳐버린 거 아니야? 그래서 다 죽였나보지. 흥!”


“......”


하은도 그 말만은 참지 못했는지. 손날로 달기의 머리를 내려찍었다. 이에 달기는 아파하며 뒤로 물러서더니 그를 노려보았다.


“무슨 짓이야! 오빠!”


“다른 것은 몰라도 전대의 시온은 모욕하지 말아줘. 그건... 아무리 나라도 견디기 힘들 정도의 모욕이거든.”


“흥! 내가 얼굴도 모르는 주신 따윈 상관없어! 게다가...!!!”


“게다가?”


“나도 네메시스님이 죽는다면 그렇게 날뛸 것 같은데?”


“아니. 그건 무리지.”


하은이 달기의 말에 고개를 좌우로 흔듭니다.


“....왕이 죽을 리가 없잖아?”


“그치?”


“...엄청난 확신이네요. 둘 다.”


“666의 괴물로서 곁에서 그를 봐온 괴물이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걸?”


“신체적으로 최강이거든. 난 네메시스님이 중성자별에 특수한 광석을 구한다고 맨 몸으로 다녀오는 것도 보았는걸?”


“........그건 생물이긴 한가요?”


중성자별이라면.... 블랙홀 다음의 중력이잖아... 그곳에 맨 몸으로 다녀온다고? 아무리 666의 괴물이라도 상식선을 지켜주세요!!!!


“그냥 전신이 문스톤 같은 느낌? 처음에는 성격이 차가워서 좋았지만... 최근에는 따뜻해서 좋아!!!!”


“....골대 수비범위가 너무 넓은 데요!? 달기!?”


“그냥 네메시스님이면 좋아!”


“....글러군. 콩깍지가 장난이 아니야...”


“너도 마찬가지일 텐데?”


“전 당신과 다르다고요!!!!!”


저는 애써 부정해보지만... 어째 확신은 서지 않습니다.


“하지만 만약에 네메시스님이 죽는다면.....”


“죽는다면?”


“그것이 창조주라도 확실히 죽을 거야. 우리 666의 괴물들 전체가 그 대상을 조지려고 날뛸 테니까.”


“.............”


상상만 해도 끔찍한 전개입니다. 달기의 말에 제가 하은을 돌아보니....


“이 말은 나도 동의해.”


“...................”


혹시 몰라 곁에 있는 엘리스와 사탄을 향해 고개를 돌립니다.


“죽은 존재가 네메시스님이라면... 그렇겠지? 다들 안 그래?”


[물론이다.]


“..................................................................”


이건 뭐. 주변에 있는 모든 666의 괴물들이 달기의 말에 동의합니다.


“현 666의 괴물들이 네메시스에게 보내는 신뢰가 끝내주거든. 네메시스님이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그를 따를 뿐이야.

네메시스님은 우리에 대한 신뢰를 모두 지켜왔거든. 그런 우리에게 네메시스님에 대한 느낌은... 상하관계보다는...”


“믿을 수 있는 친구나....”


“바지사장.”


“곁에 있으면 즐거운 지인?”


“666의 괴물들 중 가장 열심히 일하고, 제일 손해 보는 괴물.”


[나의 주인님.]


“언제라도 붙어있어도 될 연인 같은 느낌?”


꽤나 다양한 반응들이 돌아옵니다. 공통적으로... 모두 즐거워하고 있군요?


[어이! 그건 아니지.]


“뭐! 임마!?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는데. 네가 보태주는 거라도 있냐!?

이전에 네메시스님을 배신한 적이 있는 배신 도마뱀 같은 놈이!!!”


달기랑 사탄이 투닥 거립니다. 그 모습에 저는 그들에게서 시선을 뗍니다.

괜히 저런 싸움에 끼어들어봤자. 좋은 거 하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여러분에게 신뢰받고 있네요. 네메시스란 이름의 괴물은...”


“그렇지!”


“각기 따로 노는 666의 괴물들을 모조리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네메시스님뿐일 걸?”


과연 서열 1위의 괴물인가요....? 재잘거리는 666의 괴물들이 모두 즐거운 것을 보면...

상당한 인망을 자랑하는 괴물인 것 같습니다. 언젠가... 저도 한 번 보고 싶군요.


“좋아! 주위를 포위하는 결계의 안정화는 끝났고....”


“이제 내부 에너지만 소멸시키면.... 응?”


드르르르르르르르륵!!!!!!


저희가 있는 땅 위가 크게 진동하더니 곧 하늘이 붉게 물들여집니다. 그러한 이변에....

모든 666의 괴물들의 시선이 하늘로 향합니다. 그러자...


“.....달?”


제가 보는 하늘 전체를 메우는 붉은 형상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붉게 물든 에너지가 모여, 마치 달처럼 보이는 그 모습은.....

주위에 있던 결계와 망령들을 모조리 몰아내고 지상을 향해 서서히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이건 누군가의 공격인가요? 아니면 거신병의 조력자인가요!? 제 시선이 주위 666의 괴물들을 향하니 모두 굳어져있었습니다.


“망할.....! 저 년이 여기서 왜 튀어 나오냐고!!!!!”


“이 힘은.... 그 분의 것이네요.”


아쿠아마린이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저를 보며 방긋! 웃습니다.


“마리씨도 저번에 저와 같이 만난 괴물이에요.”


“......?”


아쿠아마린의 말에 제가 생각을 더듬으니..... 한 명의 용의자가 떠올랐습니다. 설마.....!!!


“서열 14위..... 레퀴엠!?!?!?!”


그 생각에 제가 급히 하피퀸의 스마트폰 내부를 보니... 우주바깥에서 지각 해일에 비해 작은 붉은 구체가 보입니다. 그리고 그것의 위. 백색의 형태가 눈에 들어오는군요? 이에 제가 손가락으로 확대해보니.... 인공위성을 보며 웃고 있는 레퀴엠의 모습입니다.


“맙소사! 진짜 레퀴엠이잖아....!!!!! 대체 뭘.....?”


보란 듯이 인공위성에 손을 흔들고는 반대 손을 하늘로 올리더니, 곧 아래를 향해 내립니다.


쿠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서서히 내려오는 붉은 달에.... 저는 턱을 벌립니다. 저게 무엇인지를 정확히는 몰랐지만....

저것을 보는 순간. 저의 모든 위험신호가 이곳에서 벗어나라고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확실히 죽는다고요!!! 이에 제가 황급히 다른 666의 괴물들을 보니...


“막타치냐! 이 망할 년아?!!!!!”


“우리가 작업 다해났는데! 이제 와서 무슨 짓이야!!!!”


...그들은 다른 이유로 화를 내고 있었습니다.


‘나도 모르겠다. 그냥 지켜봐야지. 저들도 그다지 위험의식이 없는 것을 보면 이번에도 안전하겠지. 뭐.’


그런 모습에 저도 적응이 되어. 심드렁한 모습으로 하늘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곧....


파아아아앗!!!!!!!!!!!!


지각 해일의 위층부터... 차근차근 붉은 달에 삼켜져 모습을 감추어갑니다. 그에 따라 빠른 속도로 붉은 달도 줄어들어가는 군요?

그렇게 작아져가는 붉은 달덕에 멀쩡한 하늘이 다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지각 해일로 가려져있던 하늘이 다시 보이니 상당히 기분이 좋군요!


“지각 해일이.... 순식간에 사라져가네요....”


그 내부에 있는 붉은 마그마가 사라져가고.... 에너지를 잃은 책들이 힘없이 지상을 향해 추락해갑니다.

그와 함께.... 하늘 전체가 붉은 달에서 나온 불빛으로 붉게 물들어갑니다.

마치 황혼과 같은 빛깔입니다. 그러한 아름다운 빛 속에서.... 하늘에서 빛이 반짝이는가 싶더니, 곧 저희 쪽으로 순식간에 누군가가 돌진해왔습니다.


콰앙!!!!


다행히 거리가 있는 곳에 추락해서 여기까지 충격파가 오지 않았습니다. 작은 크레이터가 생겼군요?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크레이터 안. 그곳에서 새하얀 웨딩드레스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저희를 도도한 눈으로 바라보며 서서히 걸어오는 그녀의 모습이 보입니다.


“레퀴엠! 무슨 짓이야!!!”


“이 행성에 없는 괴물이라도 참가하지 말란 법은 없었잖아요? 암캐!”


레퀴엠은 그 말과 함께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저희 앞에 도착했습니다. 지각 해일을 한 순간에 없앴다고는 결코 믿어지지 않는 연약한 모습이었지만.... 아까의 모습을 생생하게 봐버린 저는 멍하니 그녀를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네가 무슨 돈이 필요해서 갑자기 나선 건데! 네메시스님의 성에만 붙어있는 지박령 같은 년이!!!”


으득!


달기의 찰진 비판에 레퀴엠의 이마에 십자형상의 혈관이 튀어나왔습니다. 네... 엄청나게 화가 난 것으로 보이네요.


“제가 나선 건.... 전부 당신들 때문이잖아요!!!”


“?”


레퀴엠이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곧 팔을 자신의 가슴에 얹고는 입을 열었습니다.


“당신들 덕에 제 달링의 성이 얼마나 부수어졌는데. 그딴 말이 나와?! 응!? 벌써 수 십 번이 박살났어! 네메시스님이 1세계로 갔는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수 십 번이야! 네메시스님이 지금 4세계에 없다고 왜 이렇게 달링의 성으로 놀려오는 건데!?

달링의 성이 너희 놀이터야!? 응!? 부수어지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하도 박살나서 지금 복구할 자재가 부족할 지경이야!

이전이라면 네메시스님이 검은 피를 변환시켜서 자재를 만들거나, 퍼런 도마뱀에게 자재를 받아내면 그만인데. 지금 그 둘이 1세계로 가버린 이후. 자재 보충도 안 되는데. 당신들 덕에 성이 매일 같이 박살나고 있어!

이러니 아무리 나라도 돈이 필요할 수밖에 없잖아요!!! 난 양아치 같은 당신들과는 달리! 성을 복구해야만 하는 입장이니까! 그런데 이 상황을 막는 보상을 너희가 받는다고? 어림없는 소리! 그러니 이번 월급 보너스는 제가 받는 것이 옳은 일이에요!”


“...애초에 성이 부수어지는 것도, 네가 스스로 부순 거잖아.”


666의 괴물들이 네메시스의 성에서 노닥거리긴 하지만. 그 누구도 직접적으로 성을 부순 적은 없었다. 그저 제 성질을 못 이긴 레퀴엠이 폭발해서 그 과정에서 박살이 났을 뿐. 그 말에 레퀴엠의 주위로 불길한 기운들이 줄기줄기 치솟아 올랐다.


“당신들이 놀러오지 않았으면 그렇게 부수지 않았다니까요!!!!! 정말 당신들만 생각하면...!!”


저의 시선이 문뜩. 레퀴엠의 허리춤에 묶여진 물체에 향합니다. 그녀의 웨딩드레스랑 어울리지 않는 물체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선이 가는군요.


‘건축학개론’, ‘아름다운 성의 건축방법’, ‘토목...’


“..........”


다른 666의 괴물들의 시선도 그곳을 향합니다. 그리고... 모두 의심의 시선으로 레퀴엠을 바라봅니다.


“그냥 네 취미생활을 위해 돈이 필요한 거라고 솔직하게 말해.”


“아...아니에요! 이건....!!!! 그저 달링의 성을 복구하기 위해서...”


[그리고 보니! 레퀴엠이 얼마 전에 저에게서 자재를 뜯어갔지요... 그게 얼마 전인데....

벌써 복구를 위해 전부 사용했다고는 믿어지지 않군요.

그렇다면 아마.....]


통신망에서 미친 과학자 츄럴이라는 괴물의 증언이 흘러나오자. 의심의 시선이 강해집니다.

요컨대... 레퀴엠이 현재 월급 보너스가 필요한 이유는... 저 책들을 이용한 일과 관련되었다는 거겠지요...


“아아! 그런 거였어? 그럼 바다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우리가 이해해줘야지~. 안 그래? 고귀한 레.퀴.엠?”


“다....닥쳐요!!!”


이야! 엄청나게 얄미운 눈으로 레퀴엠을 바라보는 달기입니다. 그 모습에 레퀴엠이 당황해서 얼굴을 붉히는군요. 도도한 그녀로서는 인정하기 싫은 사실이라는 거겠지요.

요컨대 자존심의 문제라는 겁니다.


“근데.... 린에게 모두 가봐야 하지 않나요? 이제 저곳으로 들어갈 수 있잖아요? 안 그래요? 마리씨?”


“아......”


잊고 있었던 사실이군요. 하도 지각 해일을 막는 데에 정신이 팔려서, 일시적으로 잊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에 레퀴엠이 저를 향해 다가와 훑어봅니다.


“흥! 아무도 오늘 최고공로자를 치료하지 않는 건가요? 하여간....”


“인삼 녀석이 인삼이라고 불러서 삐져서 그냥 가버려서 말이지. 게다가 치료를 해주려고 해도, 다들 지각 해일 막는다고 바빴잖아? 곧 치료할 테니. 너무 뭐라 하지 말아줘.”


“....아뇨. 이건 제가 하도록 하죠.”


레퀴엠이 저를 향해 손을 펼치자. 그곳에서 흘러나온 빛이 저의 상처부위를 부드럽게 감쌉니다. 그리고..... 통증이 순식간에 사라져가는 군요?!


“...어라?”


순식간에 멀쩡하게 재생된 두 팔과 눈에 저는 어리둥절하여 레퀴엠을 바라봅니다.


“그렇게 놀라지 말아요. 빛의 속성은 그 어떤 속성보다 회복시키는 데에 빠르거든요.”


그 말과 함께 레퀴엠은 흥! 하는 소리와 함께 고개를 돌렸습니다.


“치료마법 정도는 익히고 있는 것을 추천해요. 아까 당신의 상처를 재생으로 회복하려면 한 달은 걸렸을 테니까요.”


“....고마워요.”


“이번만 특별히 해준 것뿐이에요. 오늘은 멍청한 다른 666의 놈들보다, 당신이 더 활약했으니까요.”


“우와! 밥맛 떨어진다! 진짜 저 외톨이 녀석!”


“뭐라고요!?”


“자자.. 다들 그만 노닥거리고 린이나 보러가자고. 다들 걱정도 안 되냐!?”


“린은 충분히 강하니. 걱정이 안 되지만... 상황이 궁금하긴 하군요.”


의외로 레퀴엠이 먼저 앞장서서 린이 있는 곳을 향합니다. 이에 다른 666의 괴물들도 의외라는 듯이 서로를 바라보더니 그 뒤를 따라가는 군요? 그리고...


[내 등에 타.]


하은씨가 거대한 은빛 여우의 형상으로 저에게 몸을 숙였습니다.


“...그게 본래 모습인가요?”


[응. 난 종족이 구미호니. 당연하잖아?]


하긴.... 인간 모습만 보고 살다보니, 가끔씩 하은이 구미호라는 것을 깜빡하는 저였습니다. 눈앞의 여우가 하은이라고 하니. 전혀 연관이 안 지어지는군요. 그런데...


“동생분에 비해 아담하네요.”


저는 하은이 몸을 숙인 곳으로 겨우 기어 올라가. 그의 털을 붙잡았습니다. 이에 하은이 몸을 일으키는군요.


[이게 본래 구미호족의 크기야. 동생이 좀... 큰 편이지.]


“좀이 아닌 것 같은.... 꺄아앗!?”


하은의 말에 딴죽을 걸어보는 저였지만... 갑자기 그가 달리기 시작하자. 비명을 질렀습니다. 속도로만 따지면 동생분인 달기보다도 훨씬 빠릅니다.


‘....하은씨의 털은 따뜻하네. 그리고 좋은 향기가 나.’


제가 하은씨의 위에 타고 있다니. 상당히 기분이 좋습니다! 하은씨를 저의 아래에 두고 앉아있을 수 있다니!!!!!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네요!!!!! 하늘로 승천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무언가 어감이 이상하지만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언제까지나 여우형태의 하은 등 뒤를 탄 거니까 말이죠!

저는 그렇게 바람을 가르며 린이 있는 곳을 향했습니다.


-----------------------------------------------------------


“린?”


하은이 인간 형상으로 돌아와 제 곁에 서고, 저는 린으로 보이는 형상에게 다가갔습니다.


“응? 왔어? 하은 오빠? 마리?”


실오라기 하나 없는 아름다운 소녀의 모습이군요. 머리를 묶고 있을 때는 전혀 몰랐는데. 지금은 머리를 묶고 있던 끈도 타버렸는지. 순수한 육체. 그 자체였습니다. 그 모습에 저는 얼굴이 빨개지는 것을 느끼며 하은을 바라봅니다.


“옷이 전부 타버린 것은 너무하잖아. 린.”


하은이 겉옷을 벗어. 린을 덮어줍니다. 다행히도 린이 작은 소녀이다 보니. 온 몸이 가려지네요. 이에 린이 눈을 빛내며 하은을 바라봅니다.


“하지만 내가 최대의 힘을 사용하였을 때. 버티는 옷 따위는 없는 걸?”


하긴야. 수 천도에 이르는 온도를 버티는 옷이 있는 것이 이상합니다. 근데... 린은 그 내부에서 괜찮은 걸까요?


“다친 곳은 없어요?”


“조금 지친 것은 제외하면... 괜찮아.”


확실히 오른팔이 조금씩 떨리는 것을 제외하고는 멀쩡한 모습입니다. 아무래도 저것이 기술의 부작용이겠지요. 기술의 여파에 비해 저 정도의 부작용이라니. 엄청난 효율이 따로 없습니다.


“마리. 미안해.”


“?”


“너의 말은 지켜줄 수 없을 것 같아.”


“네?”


“저 놈... 죽질 않거든.”


린이 하은이 준 겉옷을 잡아당기며 앞을 향해 시선을 돌렸습니다. 이에 저는 혹시나 하면서도 그곳을 바라보았습니다.


“살아...있었잖아....?”


멀쩡한 모습은 아닙니다. 척추로 보이는 부분과 상체만이 남은 상태로 지면에 꽂혀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명백히 살아서 저를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분하다! 분해!!! 이 내가!!! 너희들 따위에게!!!!!”


‘불멸’


“불멸이란 글자가...”


상태창에 멀쩡하게 활성화되어있습니다. 아무래도 저것 때문에 살아있는 거겠지요. 뭐. 저 상태로는 그다지 위협이 되지 않지만 말이지요.


“받아요. 마리씨.”


아쿠아마린이 언제 챙겨났는지. 달기의 이빨로 만든 단검을 저에게 건네줍니다. 이에 저는 묵직한 감각을 느끼며 그것을 쥐었습니다. 제가 괴물로서 말한 이상. 약속을 지킬 시간이지요.


“저 상태에서 목을 친다고 죽을 것 같지는 않지만.... 해볼 수밖에.... 어라?”


이곳에 있는 것은 저랑 하은, 린과 아쿠아마린. 그리고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는 레퀴엠과 이곳에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666의 괴물들뿐입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하늘에서 떨어져오더니, 거신병의 곁에 섰습니다.


“.......!!!!!!”


저를 제외한 모두가 경악하는 표정으로 그 존재를 바라보는군요. 이에 저는 고개를 갸우뚱거립니다.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공포’란 감정 같은.....?


“안녕. 이름이 마리라고 했던가? 엑스트라?”


“........................................................!!!!!!!!!!!!!!!!!!!!!!!!!!!!!!!!!!!!!!!!!!!!”


그를 자세히 보는 순간. 저의 눈이 뜨겁게 불타오르기 시작합니다. 아니... 정확히는 눈을 통해 보는 그의 모습이.... 견딜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뇌가 타들어가는 감각. 그것이 너무나 생상하게 느껴져서 더욱 소름이 끼칩니다. 하지만 이런 것 따위는 문제가 아닙니다. 제가 지금 경악한 것은.... 이런 감각 따위가 아니니까요!

눈을 감고, 최대한 두 손으로 막아보지만 당장이라도 붕괴될 것 같은 고통에 저는 몸을 떨었습니다.


“당신.... 대체 뭐야.....? 정말 인간 출신의 괴물이 맞아.....? 그 힘은.....”


“꽤나 재미있는 눈이네. 내 힘을 측정하려는 모양이지만... 절대무리야. 나의 힘은...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의 영역이거든.”


너무나 거대한 힘. 제가 그를 보는 순간... 저를 둘러싼 모든 세상이 그로 채워졌습니다. 그 힘이 너무나 거대해서..... 666의 괴물들이라 불리는 존재조차 하찮게 보일 정도의 힘....

그것이 형태화되어 보이는 모습은.... 너무나 구역질나올 정도였습니다.


“어째서 수많은 괴물들이 얽히고설켜있는 지옥 같은 모습인데.....!!!!!!”


마치 눈앞의 괴물에게 억지로 엮여버린 것마냥... 추악하기 짝이 없는 힘이었습니다. 둠로드라고 불리는 괴물의 악성 정도는... 오히려 맑아 보일 정도로 탁한 힘. 저는 앞을 볼 수 없었지만 눈앞의 괴물이 미소 짓는 것이 똑똑히 느껴졌습니다.


“난 서열 3위 괴물. ‘분노의 야누스’니까 말이지.”


666의 괴물들 중 최강이라 불리는 그 괴물이었습니다!!! 너무나 섬뜩한 그의 모습에 저는 그 자리에서 소화액을 토해내면서도 피눈물로 가려진 시야로 야누스를 들여다보았습니다.


“역겨워....! 너무나....!!”


속이 뒤집어집니다. 솔직히.... 눈앞의 존재는 결코 들여다보거나 인식해서 안 되는 재해에 가까운 존재였습니다. 눈앞의 존재가 손짓만 하면... 이 행성 따윈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대체 얼마나 많은 4세계 괴물들을 저런 형태로 엮어버린 걸까요? 너무나 썩어빠져서..... 제 뇌가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마리! 그만!!!”


저의 행동에 하은이 경악해서 외칩니다. 그럴 만도 합니다. 눈앞의 존재는....

서열 3위의, 최강의 괴물이고 저는 확실히 실례가 되는 행동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현재의 저는 그런 생각 따윈 결코 할 수가 없이... 공포에 사로잡힐 뿐이었습니다.


“아아. 괜찮아. 본래라면 그대로 죽여 버려도 이상하지 않는 실례지만.... 내가 먼저 그 엑스트라에게 실례를 할 예정이거든.”


“?”


“이 녀석은... 내가 죽이겠어.”


거신병의 목을 잡은 야누스의 모습에 모두가 경악합니다!


“......뭐라고!?”


엘리스가 갑자기 달려와. 야누스에게 외칩니다.


“남의 사냥감을 노리는 것은 금기일 텐데?! 이게 무슨 짓이야! 야누스!”


“미안하지만. 엘리스. 이건 나의 부탁이 아니야.”


야누스는 엘리스를 보며 비웃기라도 한 듯이 비린한 웃음을 짓습니다.


“일방적인 통보지.”


그 말과 함께..... 저는 제 몸이 풍압에 튕겨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아까 야누스가 있었던 자리가....

추악한 깃털들로 둘러싸여있는 구형으로 변해가는 것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건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저는 더 이상 뇌의 과부하를 견디지 못한 상태로 그대로 의식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니네요.


작가의말

남의 먹이를 막타치는 야누스입니다.

마리는 닭 쫓던 개가 되버렸네요.

이번에도 35장이라는 정신나간 분량 때문에, 2개로 분할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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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60 제 659화 실비의 결단. NEW 2시간 전 1 0 23쪽
659 제 658화 동족을 파멸시킨 자. NEW 4시간 전 2 0 14쪽
658 제 657화 토끼몰이 사냥. NEW 8시간 전 2 0 25쪽
657 제 656화 지원군 NEW 11시간 전 2 0 19쪽
656 제 655화 666의 괴물의 사냥의 시간. NEW 13시간 전 3 1 16쪽
655 제 654화 자본주의의 괴물의 무서운 비밀. NEW 21시간 전 4 1 21쪽
654 제 653화 방패의 비스타와 거짓된 영웅 살인귀의 관계 +1 24.02.29 9 2 16쪽
653 제 652화 대한민국이 만들어낸 666의 괴물. +1 24.02.29 9 2 14쪽
652 제 651화 이상한 괴물들의 만남. +1 24.02.29 12 2 23쪽
651 제 650화 아쿠아마린과 마리는 학교에서 공부중! +1 24.02.29 8 2 15쪽
650 제 649화 네메시스와 사라. +1 24.02.29 6 2 13쪽
649 제 648화 마나의 주신 후계자가 결정되는 날. +1 24.02.29 7 2 20쪽
648 제 647화 재앙을 향해 나아가는 용의 여왕. +1 24.01.15 11 2 12쪽
647 제 646화 드래곤 모녀 +1 24.01.15 12 2 17쪽
646 제 645화 미끼. +1 24.01.15 11 2 16쪽
645 제 644화 비트레이를 지원하는 자. +1 24.01.15 9 2 20쪽
644 제 643화 1세계, 2세계, 3세계가 모이는 곳. +1 24.01.15 12 2 39쪽
643 제 642화 천지인요신비아람 +1 24.01.12 18 2 31쪽
642 제 641화 이것이 이 행성의 모든 힘을 담은 대주술이니! +1 24.01.12 9 2 30쪽
641 제 640화 우리는 혼자가 아니며, 모두 함께 하고 있다. +1 24.01.12 9 2 26쪽
640 제 639화 역경을 넘어서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의 대답이니. +1 24.01.12 9 2 16쪽
639 제 638화 이것이 이 행성에 사는 모든 이의 대답이며 +1 24.01.12 10 2 14쪽
638 제 637화 괴롭고 힘들어도 다시 일어나라. +1 24.01.12 10 2 15쪽
637 제 636화 종말이 다가와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니. +1 24.01.12 9 2 19쪽
636 제 635화 꺼져가는 희망. +1 24.01.12 12 2 13쪽
635 제 634화 예상치 못한 악몽 +2 23.12.14 18 2 19쪽
634 제 633화 검은 달의 메시지 +1 23.12.14 12 2 18쪽
633 제 632화 다가오는 위협 +1 23.12.14 13 2 13쪽
632 제 631화 요괴들의 절망. +1 23.12.14 15 2 20쪽
631 제 630화 요괴들의 희망. +1 23.12.14 10 2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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