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화 - 혼담 상대.
장안성 주변의 산에 위치한 온달의 거처에서 수수리와 으리, 그리고 으리의 팬클럽인 기선과 윤춘이 갑자기 달라진 온달의 모습에 놀라고 있었다.
온달의 몸으로 돌아오기 몇 년 전에 어떤 일이 발생했기에 유수가 실종되었고 온달도 거처를 옮긴 상황이 되었다.
『”유수가 말도 없이 사라지다니.. 분명 뭔 일이 있었을 텐데..“』
「”유수가 실종되기 전에 을지문덕이 와서 무슨 일을 벌일 거라고 했었어.“」
『”을지문덕? 을지문덕도 만났었어? 을지문덕이 무슨 일을 벌여?“』
「”개기지 기억나지?“」
『”그 재수 없게 생긴 놈?“』
「”어. 그놈이 정하시의 개가 됐던 것 같아. 그놈을 유인해서 놈들을 처리할 생각이었던 것 같았는데 도리어 당한 상황이었던 것 같아. 그런 상황에서 유수가 실종되어버렸고..“」
유체 이탈(?)한 상황에서 유수와 을지문덕이 뭔가 일을 꾸미는 상황이었는데 온달은 제대로 알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유수가 사라졌다면 을지문덕은 어떻게 됐어?“』
「”유수가 실종되고 난 뒤 열린 국중대회에서 조의선인이 됐어. 비사성에서 있던 그를 태왕께서 을지문덕을 직접 선택하셨어. 조의선인이 되고 나서 한번 만났었는데..“」
『”만났는데? 뭐?“』
「”굉장히 자책하는 듯했었어. 자기가 유수를 구하지 못했다고..“」
갑작스럽게 온달이 혼잣말을 해대는 모습에 기선과 윤춘은 이런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숯을 굽기 위해 나무를 정리하던 두 청년은 갑자기 이상해진 온달을 보며 숙덕였다.
”기선. 온달주몽 왜 저런대? 갑자기 혼잣말을 하시는데.. 왜 저러는지 알아?“
”내가 어떻게 알아. 근데 왜 낭자와 야장은 아까 표정이 밝았던 거야?“
”낸들 어떻게 아냐?“
손등으로 턱을 괴고 한참을 생각하던 나는 곧 으리를 바라보았다.
『”유수가 실종됐으면.. 평강공주가 제일 힘들어할 텐데.. 잠깐.. 으리야? 삼촌 좀 볼래?“』
오랜만의 이방인의 등장에 으리는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았다.
”왜요? 삼촌?“
『”흠.. 정말 예쁘게 컸네. 아마 공주도 훌쩍 컸을 것 같다.“』
”삼촌, 공주라니요?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머지않아 아주 귀한 손님이 찾아오실 거야. 아직 어떤 여자애가 찾아오거나 한 적 없지?“』
”네.. 없어요.“
「”아직 공주가 찾아온 적 없어. 왜?“」
『”자세한 상황은 모르겠지만 아마 공주가 슬슬 너를 찾으러 다닐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장안성터에 있었다면 더 일찍 찾으러 다녔을지도 모르지만. 네가 숨어 지낸다고 했으니..“』
「”공주가.. 나와 결혼하겠다고 찾아 나서는 그 상황?“」
『”아마도.. 그렇겠지? 이봐! 너희 둘!“』
”예!“
”부르셨습니까!“
두 청년은 후다닥 앞으로 달려와 호궤했다.
기선은 긴 머리에 두건을 쓰고 있었으나 윤춘은 반삭발에 가까운 짧은 머리를 하고 있었다. 체격은 차이가 났으나 둘 다 근육질의 몸을 가지고 있었다.
기선이 호리호리한 잔 근육의 청년이었다면 윤춘은 우락부락한 근육의 청년이라 구분하기가 쉬웠다.
『”저기 미안한데 자기소개 좀 해볼래?“』
”예? 주몽.. 그게 무슨..“
”저는 열일곱의 기선이라고 합니다! 낭자와 주몽을 지켜드리기 위해 이곳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으읏! 저, 저는 윤춘이라고 합니다~ 기선 따위는 충분히 힘으로 제압할 수 있습니다!“
”윤춘! 이놈이 지금 뭐라고!?“
『”됐어. 싸우지들 말고. 보아하니 온달의 심복 같은데.. 너희 을지문덕이라고 혹시 들어봤어?“』
을지문덕이라는 말에 으리와 두 청년 모두 놀라는 표정이었다.
”을지문덕님은 태왕폐하께서 직접 선택하신 조의선인인데 모를 리 있겠습니까. 그 해 국중대회는 정말 대단했었습니다.“
”기선이 말대로입니다. 궁술과 승마, 검술과 투석까지 만능인 분이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온달주몽을 가장 존경합니다!“
『”하하. 이놈들 재밌는 놈들이네. 온달, 뭔가 존경받을 일이라고 한 거야?“』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아.. 미안. 원래.. 내가 예전에 혼잣말 하는 병이 좀 있었어. 오늘 갑자기 그 병이 도진 것 같으니까 그러려니 해.“』
”병이라니요! 어디 편찮으십니까!? 잔수님께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아.. 맞다. 잔수도 있었지..“』
「”얘들 원래 비실거리던 애들이었는데 어느 날부터 날 따라서 열심히 몸을 다지더라고. 그러더니 다른 애들보다 몸이 부쩍 좋아지면서 그때부터 호위를 자처하겠다나 뭐라나..“」
『”을지문덕에 대한 감정도 좋아 보이는걸.“』
「”호권도 을지문덕이 참가했던 국중대회 때 나갔었는데 아쉽게 탈락했지만.. 호권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니까 얘들도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지.“」
『”그나저나 너희도 국중대회에 참가했었어?“』
”예. 해마다 참가하고는 있지만 결과는..“
”하지만 저희도 곧 호권님을 따라서 조의선인이 되겠습니다! 을지문덕님을 뛰어넘는 조의선인이 되겠습니다!“
『”하하. 윤춘이는 패기 하나는 쩌네. 그래 너희도 을지문덕 같은 장군이 됐으면 좋겠다. 정말.“』
을지문덕이라는 이름이 재차 나오자 으리의 얼굴이 붉어졌다.
『”으리야. 왜? 어디 아파?“』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어머니 좀 보고 올게요.“
『”어머니?“』
”주몽. 그럼 저희도 가보겠습니다.“
”이따 뵙겠습니다.“
으리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기선과 윤춘도 부랴부랴 그녀의 뒤를 따르자 수수리가 말을 이었다.
”주몽. 내가 예전에 을지문덕이를 처음 만났을 때, 싹수가 아주 파랗다고 느꼈었거든. 주몽 말대로 대단한 녀석이었어. 그래서 내가 우리 으리와 연을 맺으면 어떨까 하고 기다리는 중이야.“
『”으리랑 을지문덕이? 으리는 어때하는데?“』
”으리가 문덕이한테 먼저 호감 가지는 듯 했어. 온달 형, 온달 형 착실하게도 부르더라고? 주몽이 보기엔 어때?“
『”어떻긴 뭘 어때, 을지문덕이면 뭐 고민할 필요가 있겠어?“』
”그치? 아직 오지는 않았지만 언젠가 으리를 만나러 올 거야. 조의선인이 되고 나서 꼭 찾아오라고 했어. 으리의 혼인상대로 아주 제격인 사내야! 하하!“
『”다행이네. 우리 을지문덕도 잘 지내고 있겠지. 근데 수수리는 혼인 생각이 없는 거야?“』
”나? 흠~ 글쎄.“
수수리는 혼인상대라는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잠시 정적이 흘렀을 때 문득 잘 대해주었던 유수가 재차 떠올랐다.
『”그나저나 유수씨는 정말 안타깝네..“』
「”유수가 실종되고 난 뒤에 공주에게 유수를 닮은 새로운 시위가 생겼다고 들었어.“」
『”새로운 시위?“』
「”응. 표영이라고 하는 여자앤데 몇 해 전 국중대회 때 실력이 마치 유수를 보는 것 같다며 태왕께서 데려가셨대.“」
『”표영이라.. 이런 정보는 누가 말해주는 거야?“』
「”˚혜자라는 승려가 있는데 공주의 스승이라고 해. 종종 장안성터로 와서 연락을 주곤 하시지.“」
『”혜자? 설마 여자는 아니지?“』
「”아니. 남자야.“」
『”미안.. 갑자기 김혜자가 머릿속에 떠올랐어..“』
「”김혜자는 누군데?“」
『”아. 아무튼 미래에 어떤 여성분이 있어.. 혜자.. 쇼토쿠 태자의 스승이 될 승려 혜자가 공주의 스승이었다니..“』
「”˚쇼토쿠 태자?“」
『”응. 공주의 스승이라는 그 사람은 왜 나라로 넘어가서 큰 지도자가 될 분이야. 언젠가 만나 뵙게 되겠지.“』
유수와 을지문덕이 무슨 일을 벌였는지는 몰랐지만 여러 가지로 상황이 변해있었기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당장 온달에게 중요한 이벤트인 혼인이 발생하지 않았던 것은 다행일지 불행일지 고민인 상황이었다.
***
평강공주가 극도로 경계하는 새 왕후 대실진은 평원왕과 합방 후 머지않아 왕자를 잉태했다.
절노부의 한 왕후족이었던 명림(明臨)씨가 명림단이 세상을 떠나면서 쇠하고 대실(大室)씨에서 왕후가 나온 뒤 왕자를 잉태하자 오부의 세력 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십대 초의 젊은 새 왕후는 새로운 왕자를 잉태하기를 학수고대했고 그녀의 바람대로 왕자를 생산하기에 이르니 그가 영류왕이 될 ˚고건무(高建武)였다.
왕비전에서 아기인 고건무를 돌보던 새 왕후 대실진은 자신의 시녀와 함께 동글동글한 아기의 모습을 보며 함박웃음을 띠었다.
”응애.. 응애..“
”우리 왕자님. 우는 목소리도 어찌도 이리 늠름할까. 으구~“
”왕자님께서 아름다우신 전하를 꼭 닮았사옵니다.“
”귀한 아우가 생겼거늘 태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누나인 공주는 모친과 동생에게 대하는 행동이 참으로 불만스럽구나.“
”공주님을 불러들일까요?“
”그래. 내 공주의 혼담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으니 기별을 넣거라.“
”알겠사옵니다.“
왕후의 시녀는 곧 공주의 궁전으로 가 상황을 전했다.
”왕후께서 날 보자고 하신다고?“
”그러하옵니다. 공주님.“
평강공주 고담현은 눈을 질근 감고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표영을 불렀다.
”왕후께서 보자고 하시는구나. 왕비전으로 이동할거야.“
”예. 공주님.“
표영과 함께 왕비전으로 간 평강공주는 곧 새 왕후를 알현했다.
촘촘한 가림막에 가려진 왕후의 모습에 허리 숙여 묵례한 공주는 새 모친의 삐딱한 태도에 짜증스러운 감정을 애써 감추고 있었다.
”공주. 이제야 오셨습니까?“
”왕후를 뵈옵니다.“
”그래요. 요새 공주가 통 안부가 없어서 먼저 연통을 넣었습니다.“
”황공하옵니다.“
”저는 공주와 가까워지고 싶은데 공주가 마음의 벽을 허물었으면 하는군요.“
”황공하옵니다.“
”전에 이야기했었던 혼담문제에 대해서는 잘 생각해보셨습니까?“
평강공주는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는 새 왕후의 모습에 그저 눈을 흘기고 있었다.
”공주의 나이도 이제 혼기가 가득 찼으니 낭군 감을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여 이 어미가 상부에서 이름난 청년인 고승을 태왕께 추천해주었는데.. 고승이라면 인물도 훤칠하고 가문도 출중하거늘 공주의 마음에는 들지 않습니까?“
눈을 흘기던 공주는 새 어머니의 입에서 고승이라는 이름이 또 나오자 그녀를 똑바로 응시하며 대답했다.
”배려해주신 점 황공하옵니다만 소녀의 낭군은 소녀가 직접 찾아보겠사옵니다.“
평강공주가 은근히 감정 섞인 말투로 대꾸하자 대실진도 코웃음을 치며 되물었다.
”공주가요? 방구석에만 틀어박힌 공주가 무슨 수로 직접 찾겠다는 거지요? 공주가 하도 답답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기에 어미가 공주를 생각해서 추천한 것입니다.“
궁에 들어온 지 초반에 새 왕후는 이렇게 대놓고 무례하게 굴지 않았다. 그러나 고건무를 생산하고 난 뒤로부터 평강공주에게 시비조로 일관했다.
”그 방구석을 나가 낭군 감을 찾고자 하는데 부왕께서 허락을 해주지 않으시니 나가지 못하는 것일 뿐이옵니다.“
”아하~ 그러셨군요. 그렇다면 부왕께 허락을 맡아보면 되겠군요. 이 어미가 폐하께 한 말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고담현은 대꾸 없이 침묵하고 있었다. 새 왕후가 왕자를 잉태하자 평원왕은 새로운 근왕세력이라 여기며 절노부의 대실 가문을 나름 아끼려고 하고 있었다.
그러나 공주 고담현은 대실진이 부왕을 도울 주춧돌이 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고건무를 생산하고 난 뒤부터 자신의 생모와는 너무도 다른 감정들을 숨김없이 드러내자 이에 큰 불만을 갖고 있었고 자신의 혼사문제에 사사건건 따지는 태도도 못마땅했다.
”허면 소녀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그래요. 자주 안부를 물었으면 좋겠습니다. 공주.“
예를 올리고 곧장 왕비전에서 나온 공주는 울분을 참느라 표정이 일그러지고 있었다.
공주를 걱정하던 표영이 곧 다가와 공주에게 말을 건넸다.
”공주님. 괜찮으시옵니까?“
”아니. 안 괜찮아. 지금 당장 부왕을 뵈어야겠어.“
”공주님. 태왕 폐하께서는 현재 어전회의를 주관하고 계시지 않사옵니까?“
”어전회의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 거야. 가자. 표영.“
”아.. 예. 공주님.“
새 왕후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인 혼담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을 부왕에게 토로하기 위해, 공주는 표영을 포함한 궁인들과 함께 어전회의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 작가의말
˚혜자(惠慈) :(? ~ 622) 고구려의 승려. 일본인들이 신으로 받들어 모시는 쇼토쿠태자(聖德太子)의 스승으로 백제의 승려 혜총과 함께 왜에 불교를 널리 알렸고 20년간 쇼토쿠태자의 교육을 담당하였으며 정치고문으로 활동하였습니다. 615년 쇼토쿠태자가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과 ‘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 ‘승만부인경(勝夫人經)’ 이 세가지 경전의 소(疏)를 지었을 때 이를 가지고 귀국, 포교활동에 힘썼고 영류왕 4년인 621년 쇼토쿠 태자의 부음이 전해지자 매우 슬퍼하다가 이듬해 음력 2월 5일에 자신의 죽음을 예언, 바로 다음날 자신도 죽었다고 합니다. 수의술(獸醫術)에도 능통하였던 혜자는 일본에서 매년 쇼토쿠태자와 함께 제사를 모시며 성인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고건무(高建武) : (? ~ 642년) 고구려 제 27대 태왕으로 연개소문에게 시해당하는 것으로 유명한 ’영류왕‘입니다. 영양왕 고대원의 이복동생으로 영양왕이 죽은 뒤 왕위를 계승(재위-618~642)하는 태왕으로, 재위기간만 놓고봐도 이복형인 고대원과 나이치가 제법 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구려 수나라와의 전쟁영웅으로 수나라의 장군 내호아가 이끄는 수군 4만을 소수의 병력으로 격파하는 공을 세우며 을지문덕과 함께 고구려 수나라 전쟁에서 크게 활약한 영웅 중 한 명입니다.그러나 수나라가 멸망하고 당나라가 들어서면서부터는 친당정책으로 하여금 점차 외교적으로 중국왕조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당이라는 새로운 중국왕조가 들어서면서 신라와 백제는 당나라에 고구려를 견제해달라고 종종 요구했는데 이를 빌미로 당나라 역시 삼국이 화친하기를 요구했고 영류왕이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외교정책에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이후 경관(京觀)의 해체로 하여금 스스로 심한 모욕감을 자처하는 상황을 만들었고 (경관이란 수나라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음을 기념하기 위해 적들의 시신을 모아 만든 기념물로 고구려 군사들의 자부심과도 같은 전쟁기념물) 태자를 당에 유학보내기도 하였으며, 당의 진대덕 등 군사기밀을 유출하게 방치하고 당나라의 내정간섭에 확실히 대응하지 않는 등 외교 안보 면에서 영양왕 시대에 승리한 근왕세력과 대외강경파 귀족들에게 안일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연개소문이 쿠데타를 일으킬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이세민이 고구려를 재차 침공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던 영류왕은 전쟁이 한쪽이 피하려고 한들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이후 연씨 가문의 최대 실권자인 연개소문에게 참살당하면서 왕권이 완전히 무너지게 되었고 고구려는 연개소문 사후 멸망에 접어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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