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온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드라마

성원(省元)
작품등록일 :
2020.11.28 17:19
최근연재일 :
2022.08.11 00:05
연재수 :
223 회
조회수 :
43,009
추천수 :
1,767
글자수 :
1,373,441

작성
21.04.09 23:13
조회
137
추천
10
글자
13쪽

94화 - 나의 낭군님.

DUMMY

캄캄한 밤, 작은 화롯불이 비추는 평상에 앉아있던 온달이 공주를 보자마자 한 첫 마디는 ‘평강공주’였다.



“평강공주.. 라니?”


『“평강공주님. 저의 세상에서는 그렇게 불러요.”』


“저기, 혹시 졸린 거야? 저의 세상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지?”


『“태왕께서 아니면 유수씨가 뭐라고 하지 않든가요? 가끔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갔다하며 이상해진다고. 지금부터 믿기 힘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닐 거예요.”』


“가끔 유수가 온달이가 이상하긴 하다고 말했었는데.. 믿기 힘든 일이라니..?”


『“이쪽으로 가까이 와서 앉아보세요.”』



고담현은 그토록 기대했던 그가 이상한 말을 해대자 고개를 기웃거리고는 가까이 다가와 평상에 앉았다.


온달은 화살이 담긴 동개와 함께 평범한 활이 아닌 이상하게 생긴 활을 쥐고 있었다.



“이상하게 생긴 활이네? 혹시 이것도 직접 만든 거야?”


『“아.. 네. 수수리와 만든 활인데, 대량으로 빠르게 만들 수 있는 활이에요. 맥궁이 좋긴 하지만 맥궁은 관리가 어렵잖아요. 그래서 만든 거예요.”』


“맞아. 맥궁은 습기에도 약하고 재료도 너무 비싸고 잘 다루지 못하면 망가지기 쉬우니 아무나 가질 수 없지.”


『“네. 그래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만든 활이에요. 맥궁이 좋긴 좋았는데..”』



잠시 동안 두 남녀는 말을 잇지 않고 정적이 흘렀다.



『“저기.. 아까 많이 놀라게 해서 너무 미안했어요.”』


“날 껴안았던 거?”



갑자기 부끄러워진 고담현은 자리에 앉은 채 두 다리를 앞뒤로 휘젓기 시작했다.



“깜짝 놀랐어.. 아버님 빼고 외간 사내가 나를 껴안은 건 처음 있는 일이었는데.. 다른 사내였다면 아마 목이 달아났을걸?”


『“살려주셔서 감사해요. 공주님. 하하..”』


“그나저나 은진이라고 했었는데.. 은진이가 누구야?”


『“음.. 공주님과 아주 닮은 주몽 같은 여성이 있어요.”』


“주몽이라니? 나랑 닮았다고?”


『“예. 정말 닮았어요.”』


“음.. 근데 왜 온달이가 그 여자를 아는 거지!? 그 여자와 무슨 관계인데!?”



조금은 기분이 상한 듯 공주의 말투가 까칠해졌다.



『“하하. 진정하세요. 공주님. 아주 먼 미래에 공주님이 다시 태어나는 것 같아요. 그 은진이라는 여자로.”』


“뭐? 그게 무슨 어처구니없는 소리야? 내가 은진이라는 여자가 된다고?”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



온달이 진지하게 이상한 소리를 해대는 것이 어이없던 공주는 피식 웃었다.



“괜히 날 안아놓고 이상한 핑계로 무마시키려는 거지? 온달이가 이런 농담을 좋아하는 줄 몰랐어.”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농담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런 농담을 할 거면 차라리 솔직하게 말하는 게 좋아. 난 위선적이고 거짓말하는 사람 좋아하지 않아.”


『“음.. 거짓말이 아닌데.. 어쨌든 공주님 앞에 있는 온달이는 평범한 속특인이 아니랍니다. 어디 믿기 힘든 이야기를 더 해볼까요?”』


“무슨.. 이야기?”



그녀가 바라보던 온달이 곧 덥수룩한 수염을 매만지며 고민에 빠지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흐음.. 여기 오시기 전에.. 아버님과 많이 싸우셨잖아요. 그렇죠? 오시느라 고생 하셨을 텐데..”』


“어!? 어.. 아버님과 다툰 걸 온달이가 어떻게 알았어?”


『“상부 고씨에 시집보내려던 걸 온달이에게 시집가겠다고 아웅다웅하셨잖아요. 그렇죠?”』


“어!? 맞는데.. 어떻게 이렇게 알고 있었지? 혹시 온달이는 고승을 아는 거야?”


“고승..요?”


“응. 아버님과 새 어머님이 나를 계루부 소속의 귀족인 고승에게 시집보내시려 해. 난 그 사내가 마음에 들지 않아.”


『“고승이라면.. 훗날 신라를 공격했다가 실패했던 장수인데..”』


“신라? 동이를 말하는 거야?”


『“예. 아마도요. 결국엔 실패하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어. 고승이 왜 동이를 공격한다는 거지?”


『“아. 그건 아주 먼 미래의 일이니까 지금은 신경 쓸 필요는 없어요. 어쨌든 상부 고씨라는 사내가 고승인가 보네요.”』


“못난 사내는 아니지만 아주 위선적인 사내야. 그런데 어떻게 알았어!? 신기한데?”


『“아까 말했잖아요. 평범한 속특인이 아니라고.”』


“그럼 온달이는 타심통(他心通)이나 예언이라도 할 줄 아는 거야?”


『“타심통이 뭐죠?”』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거..”


『“음.. 관심법 같은 건가?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우리의 운명을 대충은 알죠.”』


“우리의 운명? 어떤 운명? 우리는 어떻게 되는데? 설마 나 고승이랑 결혼하는 건 아니지?”



공주가 기대에 찬 눈으로 가까이 다가와 물었다.



『“하하. 네. 아니에요. 그 고승이가 어떤 자인지는 모르겠지만..”』


“남들은 그만한 사내가 없다고 하지만 난 싫어. 그리고 더 짜증나는 건 새 어머님이 그 자를 자꾸만 추천한다는 거야.”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공주님은 절대 그 자와 결혼하지 않을 테니까요.”』


“나도 그러고 싶어.”


『“음.. 그리고 새로운 왕자님.. 공주님의 이복동생의 이름이 고건무라는 아이죠?”』



아직 아기인 왕자 고건무의 이름을 온달이 알 방법이 없었으나 태연하게 고건무라는 이름을 물어보는 그의 모습에 고담현의 눈이 탁구공처럼 커졌다.



“뭐어~!? 지금 고건무라고 했어!? 건무를 온달이 어떻게 알아!? 건무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온달이가 어떻게 동생의 이름을 아는 거야!?”


『“말씀드렸잖아요. 평범한 속특인이 아니라고요. 나중에 그 아이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말씀드릴 일이 생길 거예요.”』


“어머나.. 세상에..”



고담현은 믿기 어렵다는 듯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오늘의 요점!”』


“요점?”


『“공주님의 혼사!”』


“맞아! 그래. 그게 제일 중요해. 그것 때문에 나 여기 왔어.. 내 혼사! 난 어떻게 되는 거야?”


『“공주님 앞에 있는 이 온달이는요. 공주님께서 대단한 장군으로 만들어주실 겁니다.”』


“온달이가.. 장군이 된다고? 공주님이 만들어주실..? 내가? 온달이를 장군으로 만든다고?”


『“예. 공주님의 낭군님은 앞에 있는 온달이가 될 거예요.”』



부드러운 태도로 말을 이은 뒤, 쥐고 있던 활을 평상에 내려놓자 갑자기 그의 태도가 변하기 시작했다.



「“어.. 저.. 흐흠!”」


“온달이 내 낭군..이 될 거라고? 이것도 타심통인거야?”


「“아.. 그게.. 아마도 그런 것 같습니다. 공주님.”」


“어? 왜.. 말투가 조금 달라진 것 같네?”


「“공주님.. 저도 믿기 어렵지만.. 아무튼 제 마음이 그렇게 말했기에..”」


“마음이.. 그렇다는 건.. 진심이라는 거지?”


「“예?”」


“온달이의 진심이라면 믿을 수 있을 것 같아. 있잖아. 온달이 만들어준 금동불.. 아! 그러고 보니! 금동불을 가져온다는 걸 깜빡했네! 아이참..”



공주는 눈을 질근 감으며 양쪽 관자놀이를 두 손으로 지그시 누르며 고개를 저었다.



『“금동불? 설마!?”』


「“공주님, 금동불이라면.. 제가 만들어 드렸던 걸 말씀하시는 겁니까?”」


“응.. 그걸 빼먹고 오다니.. 너무 급하게 나오느라 깜빡해버렸네.. 하아.”



항상 어디든 지니고 다녔던 금동불을 깜빡하고 잊어버린 공주의 표정이 침울해지기 시작했다.



『“금동불이라니? 너 언제 금동불 만들어준 적 있었어!?”』


「“공주님이 울음이 많으시다기에 만들어 드렸었는데..”」


“정말 고맙게 생각해. 온달이 그렇게 손재주가 뛰어난 줄 몰랐어. 받고 나서 어디든 항상 지니고 있었던 건데 깜빡해버렸어. 미안해.”


「“아, 아닙니다. 공주님. 그래도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정말 다행입니다.”」


“덕분에 지금까지 마음을 다스리는 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 앞으로도 잘 간직할 거야.”


「“황공합니다. 공주님.”」


『“온달. 나중에 그 불상 꼭 보여줘.”』


“왜?”


“응?“


”아, 아닙니다. 공주님.“


『”그 금동불이 내가 이곳으로 다시 오게 된 매개물인 것 같아. 온달.. 그 불상이 내가 만진 불상이 맞는지 꼭 확인해보고 싶어.“』



멍하니 공주를 응시하던 온달이 고개를 끄덕이자 공주가 설마 하며 물었다.



”무슨 생각을 했기에 고개를 끄덕이는 거야?“


「”고, 공주님께서 제가 드린 금동불을 소중히 대해주시니 감격스러워서 그만..“」


”그래서 정말 온달이 내 낭군님이 되는 거라고?“


「”예. 그렇게 될 운명이라고 제 마음이 오랫동안 말했습니다.“」


”마음이 오랫동안.. 진심이지?“


「”예. 운명이라면 받아들이겠습니다.“」


”흠..“



온달을 빤히 바라보던 고담현은 평상에서 내려와 정면에 서서 그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럼 오늘부터 고담현은 온달님을 낭군님으로 모실 것입니다. 저의 낭군님이 되어주세요. 온달님.“


『”고담현이라? 어!?“』


「”공주님! 갑자기 왜 이러십니까!?“」



갑작스레 고담현이 온달을 향해 호궤하며 예를 올리자 멀리서 지켜보던 표영 역시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마, 맙소사! 고, 공주님께서.. 저 자에게 호궤하시다니!’


『”크억.. 얘 갑자기 이러는 거야!?“』


「”고, 공주님..“」



공주는 일어서서 기쁜 얼굴로 말을 이었다.



”남녀가 마음만 맞으면 혼인하는 데 있어서 문제가 될 것은 없잖습니까. 어머님께서 주무시니 말씀을 먼저 드리지 못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나지만 해가 뜨면 허락을 받겠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갑자기 이렇게 나오시면..“」


”혹시.. 온달님은 싫으십니까?“


「”아, 아닙니다. 싫은 건 아니지만..“」


『”난 완전 마음에 드는걸? 와! 고구려인들 정말 화끈해서 좋네!“』


「‘이방인.. 좀 조용히 좀 하라고!!’」



온달의 표정이 잠시 일그러지자 공주가 걱정하듯 물었다.



”어렵게 출궁하여 온달님을 찾아온 것인데.. 혹시 마음에 안 드시는 것이라면..“



달빛에 비친 공주의 표정에 울상이 드러나려 하자 온달은 바닥에 엎드려 머리를 숙였다.



「”어쩌다가 이런 운명이 찾아왔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게 저의 운명이라면.. 이 온달. 평생 공주님을 곁에서 모시겠습니다.“」


”오~ 정말입니까? 일어서세요. 온달님.“



온달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고담현은 그의 손을 잡고 말을 이었다.



”저와 마음이 통해서 너무나 기쁩니다. 마음은 맞았으나.. 대신 조건이 있습니다. 온달님.“


「”공주님, 조건이라 하심은..“」


『”열심히 수련해서 장군될 기회를 잡으라고 말 할 거 같은데..“』


”타심통인지는 모르겠으나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명색이 고려 태왕의 부마가 되실 분이라면 결코 평범한 인물이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아.. 그 말씀은..“」


”소녀가 비록 아버님과 다투었다고 할지라도 아버님과 이 고려에 누가 되고 싶진 않습니다. 온달님이 국중대회에 참가하시고 조의선인이 되시어 태왕의 간택을 받으실 수 있도록 소녀 혼신을 다해 도울 것입니다.“



온달보다도 더 결의에 찬 듯, 달빛에 비친 공주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현모양처 만랩이시니 이 기회를 놓치면 아니 되오. 온달군.“』


「”알겠습니다. 공주님. 최선을 다해 태왕께 간택 받을 수 있도록 약속드리겠습니다.“」



어두운데도 불구하고 서로의 얼굴이 붉어진 것이 확인될 정도로 온달도 고담현도 긴장하고 있었다.



”휴우~ 그럼 서로 마음을 확인했으니 소녀는 이만 방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아.. 예. 공주님.“」


”아참. 온달님의 지인들이 많이 당황할 것이니 아직은 아가씨라고 불러주셨으면 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가씨..“」


"아.. 저기.. 이거.. 이럴 때 하는 거 맞나..?"



고담현은 온달에게 손을 쭉 뻗어 손가락으로 하트 제스처를 보여주었다.


쭈뼛거리던 온달도 미소 지으며 그녀를 향해 제스처를 만들어 보였다.


두 남녀는 그렇게 서로 감정을 교환한 뒤 각자의 방으로 향했다.


공주가 다가오는 것을 본 표영은 잽싸게 자리에 누워 자는 시늉을 했다.



”휴우.. 오늘 잠은 다 잤네.. 가슴이 이렇게 뛸 줄 몰랐네..“



방으로 돌아온 온달 역시 잠이 확 달아난 것은 마찬가지였다.



「”맙소사. 정말 이방인말대로 되다니.. 그나저나 국중대회라니..“」


『”걱정할 거 없어. 나 없는 사이에 너도 활쏘기가 엄청 늘었으니까 네 실력대로 해도 충분히 왕이 간택하실 거야. 그게 너의 운명이니까.“』


「”내 운명이라니.. 정말 이렇게 흘러가는 게 맞는 거긴 한 건지 모르겠어..“」


『”화살은 이미 떠났어. 이제 우리도 제대로 준비해야 해. 공주가 열과 성을 다해서 널 지원할 거야.“』



뜬 눈으로 흘러간 두 남녀의 밤이 지나고 아침 해가 밝게 떠오르기 시작할 무렵, 왕후의 명을 받은 내관은 부랴부랴 고승의 저택으로 향하고 있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방인온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업로드 주기 변경. (월, 수, 금) 22.01.10 125 0 -
공지 이야기에서 나오는 역사 속 실존 인물들. (2021.06.18작성) 21.06.18 227 0 -
공지 이야기에 대해서.. +6 21.01.25 662 0 -
223 221화 - 대모달 온달. +2 22.08.11 127 5 14쪽
222 220화 - 수풀들의 공격. +1 22.08.05 74 4 16쪽
221 219화 - 적목성(赤木城)으로. +4 22.08.04 85 4 15쪽
220 218화 - 대대로의 능욕. +4 22.07.23 79 4 15쪽
219 217화 - 적들을 물리치는 아내. +2 22.07.19 63 3 12쪽
218 216화 - 염탐. +2 22.07.15 58 3 14쪽
217 215화 - 아내와 남쪽으로. +2 22.07.11 71 3 15쪽
216 214화 - 강국과의 거래. +4 22.07.08 61 3 13쪽
215 213화 - 혼혈임을 이용하는 온달. +4 22.07.04 70 3 17쪽
214 212화 - 맹세. +4 22.06.29 84 3 15쪽
213 211화 - 담판. +2 22.06.27 76 3 14쪽
212 210화 - 출산. +4 22.06.21 102 3 14쪽
211 209화 - 온달의 무기. +4 22.06.14 73 3 13쪽
210 208화 - 부정적인 소문. +2 22.06.08 73 3 13쪽
209 207화 - 남하를 위한 준비. +2 22.06.07 72 3 13쪽
208 206화 - 오열. +2 22.06.02 81 3 14쪽
207 205화 - 떠나는 사람들. +2 22.05.30 79 2 12쪽
206 204화 - 도망자들. +2 22.05.26 67 2 14쪽
205 203 화 -무너진 상단. +2 22.05.24 79 2 13쪽
204 202화 - 신라땅에서의 습격. +2 22.05.21 77 2 12쪽
203 201화 - 발각. +2 22.05.18 75 3 16쪽
202 200화 - 회임 소식. +2 22.05.14 88 3 16쪽
201 199화 - 처리해야할 자. +2 22.05.11 83 3 13쪽
200 198화 - 남은 이들을 위한 목표. +2 22.05.07 98 3 13쪽
199 197화 - 충격에서 충격으로. +2 22.05.04 83 2 13쪽
198 196화 - 넋 잃은 온달. +2 22.05.03 71 3 14쪽
197 195화 - 용서를 구하는 부녀. +2 22.04.27 83 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