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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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원(省元)
작품등록일 :
2020.11.2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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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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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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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화 - 가족이 될 준비.

DUMMY

부정주에게 혼사를 허락받은 을지문덕은 으리의 손을 잡고 다시금 경당 내 수수리의 거처로 향했다.



”저기 낭자 먼저 들어가오. 그리고 잠깐 온달형을 밖으로 불러주시오.“


”같이 들어가지 않고요?“


”잠깐 할 이야기가 있어서 그러니..“



을지문덕은 으리에게 먼저 들어가라 손을 내밀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방문이 열리고 으리가 들어오자 모두 걱정어린 모습을 하고 있었다.



「“으리야, 어딜 갔다 오는 거야?”」


“참나~ 그렇게 후다닥 밖에 나가면 어떡해? 어디 갔다 왔어?”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줄 몰랐던 으리는 고담현의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해하며 몸을 낮추었다.



“고, 공주님.. 그게..”



공주는 고개를 한쪽으로 살짝 기울이며 찡그린 눈으로 으리를 바라보았다.



“으리는 아마도.. 어머님께 허락받고 오는 길이지!?”


“공주님.. 어떻게 아셨어요..?”


“하하. 척하면 척이지~! 얼굴에 쓰여 있는 걸? 저는 앞으로 을지문덕의 배필이요~ 라고. 나간 사이에 이야기 다 들었어. 어머님께선 뭐라고 하셨을까?”


“그, 그게.. 흔쾌히 승낙을 해주셨습니다..”


“아.. 그렇구나. 정말 잘 됐다..”



을지문덕과 으리의 혼사를 축하해주는 고담현이었지만 흔쾌히 허락했다는 말에 말끝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저, 오라버니.”


「“응?”」


“을지문덕님이 드릴 말씀이 있다며 잠깐 밖으로..”


「“문덕이?”」


“네..”


『"온달 잘 됐어. 안 그래도 오랜만에 문덕일 만난 건데, 유수는 어떻게 됐는지 문덕인 알거 아냐? 한번 들어봐야겠어. 공주님까지 나오시면 곤란하니 여기 두고 우리만 잠깐 나갔다 오자.”』



온달은 물끄러미 공주를 바라보았다.



“왜요~?”


「“아, 아닙니다.”」


“사내들끼리 무언가 할 이야기가 있나보군요? 어서 다녀오세요. 낭군님.”


「“그, 그럼 잠깐 다녀오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공주님.”」



낭군이라는 말에 아직도 적응하지 못한 온달은 애써 미소 지으며 밖으로 나왔다.


캄캄한 달빛이 멀찌감치 떨어져있는 을지문덕을 비추고 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본다. 을지문덕이 정말 조의선인이 되다니! 그나저나 유수씨에 대해서 좀 물어봐줘.”』


“온달형. 오랜만에 다시 만났네.”


「“고승이라는 놈한테서 구해줘서 정말 고맙다. 네가 나타날 줄은 몰랐어. 그나저나 이방인이 궁금해 하는 게 있어.”」


“온달형이 그렇게 말했던 그 뚱딴지같은 내면이 다시 돌아온 거야?” 언제 돌아온 거였어!?“


『”이노무시끼가 뚱딴지같은 내면이라니..』


「“돌아온 지 얼마 안됐다고 해야 할까.. 이럴 게 아니다. 잠깐 활 좀 가지고 나와야겠어.”」



밖으로 나갔단 온달은 다시금 방문을 열고 으리를 불렀다.



「“으리야. 저기 활 좀 줄래?”」


“활..이요? 아~ 네!”



이방인이 필요로하는 것을 눈치 챈 으리는 곧바로 동개 안의 활을 꺼내들어 온달에게 건넸다.



“낭군님.. 을지문덕과 활쏘기라도 할 셈입니까?”


『“아. 아니예요~ 공주님.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느닷없이 온달이 활을 들고 다시금 을지문덕에게 향했다.



“활은 갑자기 왜 들고 나온 거야?”


『“너의 운명을 줄곧 이야기했던 이 형이 온달과 다시 합쳐진지 좀 됐다. 정말 될 놈이었구나. 넌. 불세출의 영웅의 첫걸음을 먼저 뗐어. 우리 을지문덕님이.”』



갑작스레 태도가 달라졌지만 분명 낯익은 느낌이었기에 을지문덕 역시 반가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어.. 어라? 전에 온달형이 괜히 뚱딴지같은 소릴 했던 게 아니었구나. 아. 이 느낌.. 북제에 끌려갔을 때..”


『“기억하니 다행이네. 을지문덕도 기억해둬. 가끔 온달형이 두 명 같을 때가 있다고.”』


“하하. 두 명이든 한명이든 난 아무렴 좋대도. 그나저나 궁금해 하는 거라면 아마도..?“


『”공주님과 같이 있는 저 표영이라는 아이.. 대체 유수씨는 어딜 가고 저 아이가 공주님을 호위하는 거지?“』



을지문덕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곧 구석진곳으로 자리를 이끌고는 가까이 다가와 소곤거렸다.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갔어.. 개기지라고 기억하지?“


『”개기지라면? 호권 동료에 마방간 관리했던 그 재수 없게 생긴 놈이잖아.“』


”그 개기지라는 사내가 정하시 그년과 엮여있는 것 같았어. 문제는 그들이 또 서부의 해씨가문과 엮여있는 것 같아.“


『”개기자가 정하시 부하가 됐다고? 을지문덕 넌 그걸 어떻게 알았는데?“』


”강이식님 밑에 있을 때 기억나지? 강이식님은 서부 소속이야.“


『”잠깐.. 생각 좀 해보자. 호권의 마을에서 어떤 놈들이 쳐들어왔었고.. 그때 개기지는 말들을 몰고 도망쳤어. 그 뒤로 한참 뒤에 난 한동안 온달 몸속에서 사라졌었는데,,“』


”아.. 그 개기지라는 놈이 그렇게 된 거였구나.“


『”그렇게 된 거라니?“』


”얼마 전, 서부의 고추가와 동부의 대대로께서 대대로 선출을 위해 전쟁을 벌였는데 그때 서부가 패배해서 고추가께서 서거하셨어. 강이식님은 서부 소속이라 난 우연찮게 조문 차 해씨가문을 방문했어. 그러던 중에 우연히 서부의 차남께서 개기지를 만난 것을 목격했지.“


『”소노부라면.. 고려의 옛 왕족이잖아. 근데 개기지가 왜 서부의 차남을 만났다는 거야? 그 놈 어디가서 출세라도 했대?“』


”개기지라는 자가 해준종님과 꿍꿍이를 벌인 게 틀림없어. 어떤 여잘 치워버리겠다고 했는데 짐작해보니 그 여자가 유수님이었던 것 같아.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 유수님이 희생을 자처하신 거였는데.. 분명 정하시 그년이 엮여있는 것이 틀림없어.“


『”유수씨가 희생을 자처하다니? 정하시 걔 이름이 또 튀어나오네?“』


”유수님게 말씀드렸더니 자길 찾는 것 같다고 하셨어. 적들이 노리고 있는 목표가 온달형과 유수님이었던 것 같아..“



을지문덕은 그간의 상황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황실을 원망하는 심마니로 위장해서 적들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유인책을 벌이니 곧 정체모를 상단이 접근했었으나 일이 이상하게 꼬여버렸다고.



”우리 측에 접근했던 상단이 있었어. 그 개기지라는 놈이..“


『”개기지가 상단의 행수가 됐단 말이야?“』


”분명 한족 의상을 입고는 자기가 상단을 이끈다고 했었어. 심마니로 위장한 우리 군사들에게 접근한 그들이 우리와 거래를 하자고 했었지.“



자신들을 핍박하는 유수를 제거하려는 상황을 연출해서 강가로 유인해 적들을 속이려 했으나 오히려 정체모를 적들에게 상단과 심마니들마저 공격당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었다.



『”그 상황에서 네가 검으로 유수를 찔렀다고!?“』


”물론 급소를 피해서 얕게 찔렀어. 그런데..“


『”그런데?“』


”내가 유수님을 검으로 찌르고 유수님이 강물에 빠지셨어. 개기지 그놈과 되돌아가려는데 정체모를 놈들이 습격해왔어.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이.“


『”정체모를 놈들이라니.. 대체..“』


”갑자기 달려드는 적들 때문에 나도 경황이 없어서 심마니로 위장한 군사들과 함께 맞섰지만 보통 놈들이 아니었어. 심마니들은 나를 구해주고 모두 몰살당했던 것 같아.“


『”무탈했다니 정말 다행이긴 하지만.. 개기지, 그놈들은 어떻게 됐어?“』


”난리가 벌어질 때 개기지는 어디론가 혼비백산하며 달아났고 나타난 적들이 그의 부하들도 모두 죽였던 것 같아. 나 역시 목숨을 겨우 부지해서 경황이 없었어.“


『”유인책도 실패하고 유수씨도 실종됐다니..“』


”그 뒤로 이상하리만큼 잠잠해졌어. 정하시 그년의 상단도 고려에 들어온 적이 없던 것 같고, 서부의 차남께서도 잠잠해졌고..“


”여기서들 뭐하고 있어!?“



갑작스레 대화의 흐름을 끊는 공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표영과 함께 밖으로 나온 공주가 나타난 것이었다.



”잠깐 대화한대놓고 이렇게 기다리게 할 셈이야? 걱정돼서 나와 봤는데..“


『”아.. 공주님! 조의선인이자 고려의 장군이 되실 을지문덕이를 너무 오랜만에 만나게 되다보니 기다리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응? 을지문덕이 장군이 된다고?“


『”아.. 그게 아니라.. 그, 장군이 되는 방법에 대해서 좀 의논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하.“』


”장군이 되는 방법이야 전쟁터에서 공을 세운다면 장군이 될 수 있지. 적들의 성을 함락시키거나 아니면 수성(守成)에 성공한다면야 그 공으로도 장군이 될 수 있고. 그 전에 낭군님은 부마가 먼저 되실 겁니다?“


『”예. 물론입니다. 그리고 훗날 저희 둘 모두 반드시 고려를 빛낼 장군이 되겠습니다. 공주님. 그치? 을지문덕?“』


”응, 아니, 예.. 무, 물론이옵니다. 공주님.“


”하하, 둘이 사이가 좋아보여서 참 다행이야. 그나저나 어서 잠들지 않으면 안 돼, 수수리 야장도 잠을 참느라고 지금 고생이라고. 우리도 이제 자야 돼.“


『”공주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그렇게 을지문덕과의 대화를 뒤로 하고 공주와의 마지막 밤을 경당에서 보냈다.



***



서늘한 새벽공기가 잠을 깨울 무렵, 이른 시간에 기상한 고담현은 부정주에게 인사를 드리기 위해 그녀의 거처로 향했다.


부정주 역시 단장하고 공주를 맞이하기 위해 일찍 기상한 터였다. 부정주는 공주일행의 인기척이 들여오자 으리와 함께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고담현은 부정주에게 예를 올리며 근심어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어머님, 근자에 소녀 어머니께 그릇된 행동을 보이게 돼서 송구합니다. 저의 실체를 거짓으로 속인 것, 진심으로 송구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아니옵니다.. 공주님.. 그런 말씀 마시옵소서.. 도리어 저희 가족을 구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옵니다.“



부정주가 자세를 낮추어 숙이자 그녀가 다가가 손을 잡으며 말을 이었다.



”어머님께서 편히 생활하실 수 있도록 소녀가 주문을 해놓았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그저 저의 아들을 잘 부탁드릴 뿐이옵니다. 공주님..“


”약조 드리겠습니다. 어머님도, 온달님도 으리도.. 이곳의 모든 분들은 제가 반드시 지켜드릴 테니 너무 걱정 마세요. 저는 부왕께 말씀드리고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그때까지 몸 건강하세요. 어머님.“


”감사하옵니다..“


”경당 사람들이 깨기 전에 먼저 떠나겠습니다. 곧 다시 뵙겠습니다.“



부정주에게 묵례한 공주는 곧이어 으리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내가 다시 돌아올 때쯤이면 우리가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거처가 마련될 거야. 그때까지만 좀 불편하더라도 참아. 으리야.“


”부, 불편하다니요.. 당치도 않습.. 당치도 않사옵니다. 공주님..“


”전에 약속했던 쌀도 보내줄 테니 잠깐만 기다려줘. 알았지?“


”예.. 공주님.“


”짧은 시간동안 정말 반갑고 고마웠어. 조만간 더 가깝게 지낼 수 있겠구나. 그때까지 너도 건강해야 해. 알았지?“



고담현은 으리를 안아주며 등을 토닥인 후, 표영과 을지문덕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낭군님도 만났고 어머님도 뵈었으니 이제 입궁할 것이다.“


”예. 공주님.“


”소신이 안전하게 모시겠사옵니다.“


”을지문덕도 아마 다시 이곳에 와야할 것이다.“


”예?“


”으리와 혼인해야할 것 아니냐?“


”아..그, 그렇사옵니다..“


”훗날 우리는 모두 한 가족이 될 것이니, 그대의 서옥 또한 낭군님과의 서옥이 되겠구나. 표영은 가는 길에 내성(內城)에 지어질 서옥의 규모를 늘리도록 주문해 두어라.“


”알겠사옵니다. 공주님.“


”그리고 온달님.“


「『”예. 공주님.“』」


”부왕께 허락을 맡고 다시 오겠습니다. 그리고 온달님께서 필요로 하실 군마를 준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만간 뵙겠습니다. 공주님.“』」



약속이라도 하듯 우리는 그녀의 말에 동시에 반응했다.


며칠을 함께 했던 공주는 그렇게 도성으로 떠났으니 으리 덕분에 을지문덕과 오묘한 가족관계가 형성이 될 줄 몰랐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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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221화 - 대모달 온달. +2 22.08.11 127 5 14쪽
222 220화 - 수풀들의 공격. +1 22.08.05 74 4 16쪽
221 219화 - 적목성(赤木城)으로. +4 22.08.04 85 4 15쪽
220 218화 - 대대로의 능욕. +4 22.07.23 79 4 15쪽
219 217화 - 적들을 물리치는 아내. +2 22.07.19 63 3 12쪽
218 216화 - 염탐. +2 22.07.15 58 3 14쪽
217 215화 - 아내와 남쪽으로. +2 22.07.11 71 3 15쪽
216 214화 - 강국과의 거래. +4 22.07.08 61 3 13쪽
215 213화 - 혼혈임을 이용하는 온달. +4 22.07.04 70 3 17쪽
214 212화 - 맹세. +4 22.06.29 84 3 15쪽
213 211화 - 담판. +2 22.06.27 76 3 14쪽
212 210화 - 출산. +4 22.06.21 102 3 14쪽
211 209화 - 온달의 무기. +4 22.06.14 73 3 13쪽
210 208화 - 부정적인 소문. +2 22.06.08 73 3 13쪽
209 207화 - 남하를 위한 준비. +2 22.06.07 72 3 13쪽
208 206화 - 오열. +2 22.06.02 81 3 14쪽
207 205화 - 떠나는 사람들. +2 22.05.30 79 2 12쪽
206 204화 - 도망자들. +2 22.05.26 67 2 14쪽
205 203 화 -무너진 상단. +2 22.05.24 79 2 13쪽
204 202화 - 신라땅에서의 습격. +2 22.05.21 77 2 12쪽
203 201화 - 발각. +2 22.05.18 75 3 16쪽
202 200화 - 회임 소식. +2 22.05.14 88 3 16쪽
201 199화 - 처리해야할 자. +2 22.05.11 83 3 13쪽
200 198화 - 남은 이들을 위한 목표. +2 22.05.07 98 3 13쪽
199 197화 - 충격에서 충격으로. +2 22.05.04 83 2 13쪽
198 196화 - 넋 잃은 온달. +2 22.05.03 71 3 14쪽
197 195화 - 용서를 구하는 부녀. +2 22.04.27 83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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