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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붉은 입술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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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러버
작품등록일 :
2020.12.01 04:36
최근연재일 :
2021.02.1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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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16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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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중역회의 - 나무 같이 자라는 아이들

DUMMY

18. 중역회의



크리스마스 날 아침, 아홉시에 바웬은 직접 캐딜락을 꺼내와서 알렉산드리아와 아밀리아를 태웠다. 밀턴 허쉬가 머물고 있는 뉴요커 윈드햄호텔로 갔다. 이 48층짜리 아르데코 호텔은 바웬에게도 감회가 새로웠다. 처음 미국에 도착했을 때 그들이 머물렀던 곳이었다. 아밀리아와 알렉산드라는 차에서 내리자 마자 고개를 들어 두리번 거리며 이전에 머물 때의 흔적을 찾고 있었다. 미스터 밀턴 허쉬는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밤색 양복에 동글고 온화한 얼굴, 짧고 단정한 헤어컷의 허쉬는 이미 84세의 노인이었다. 바웬은 허쉬가 참 멋있게 노인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인사를 하고, 알렉산드라의 사기질에 대한 사과를 하고, 차에 모셨다.

"자넨 사업가군."

허쉬는 조잘거리는 알렉산드라와 아밀리아 사이에 앉아서 말했다.

"타이어를 수리를 합니다."

바웬이 말하자 아밀리아가 바웬의 명함을 찾아서 허쉬에게 주었다. 바웬의 명함은 그가 늘 앉는 자리 옆에 보관되어 있었다.

"적당한 긴장이 좋아. 호기심을 끌 정도의 적당한 긴장. 난 그걸 잘 못했지."

하며 허쉬는 웃었다. 그의 음성은 밀도가 높았다. 무슨 말을 하든 진지하고 진정성이 있었다. 그러나 허쉬의 음성은 설레임으로 약간 들떠있었다.

마제스틱에 도착했을 때, 로비에 있던 마피아들이 바웬을 발견하고 짧게 머리를 끄덕인 후 즉시 한쪽 구석으로 움직여 불편하지 않게 했다. 허쉬는 그들의 태도에 의아해 했다. 한눈에 보아도 일반인이 아닌 사람들이 알아서 바웬에게 거리를 두려 하는 게 느껴졌던 것이다. 마제스틱에 마피아 보스가 산다는 것 정도는 비밀도 아니었다.

알렉산드라가 허쉬의 팔을 끌며 설명했다.

"사설 시큐리티예요. 우리하고는 상관없어요."

허쉬는 매우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 촐랑거리며 엘리베이트로 가는 두 여자 아이는 여느 아이들이과 다르다. 바웬은 로비에서 마주치는 이웃 사람들과 짧은 인사를 주고 받았다. 이웃들 모두 나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바웬에게 정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20 세도 되어 보이지 않는 청년이 이웃에게 이런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건 매우 놀라웠다.

"불편해도 조금만 참으세요."

아밀리아가 엘레베이터에 오르면서 말했다.

허쉬는 어지러움을 느꼈다. 전원 생활을 좋아하는 그에게 엘리베이터는 언제나 익숙해지지 않는 도구였다. 바웬이 옆에 서서 흔들림을 줄여주었다. 허쉬가 얼굴을 바웬에게 돌리며 말했다.

"초대에 익숙지 않아서 선물 준비하는 걸 잊어버렸네. 늙으면 사람들이 다 잊어버리거든."

"초코렛 한통 받았잖아요."

하고 아밀리아가 말했다.

"그건 내가 딴 건데."

하고 알렉산드라가 말했다.

바웬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알렉스를 초청해주신 것과 저희 초대에 응해주신 것만으로도 큰 선물입니다. 모실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자넨 나를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 같네. 난 그만한 사람이 아니라네."

하고 허쉬가 겸손하게 말했다.

바원은 아니라는 뜻으로 고개를 저었고 다른 말을 더 하지는 않았다.

집안에는 파티 준비가 대대적으로 진행 중이었다. 이른 새벽부터 진행된 파티 준비는 셀렌부인의 지휘하에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졌다. 요리들이 준비되었고, 어느 구석에 숨겨 놓았던 풍선들을 찾아내서 매달고, 체스바와가 솜씨를 부려 색종이로 글자를 만들어서 문안에 들어서자 마자 볼 수 있게 해놓았다. "WELKOM, Mr. MILTON SNAVELY HERSHEY" 라고 쓴 플래카드에는 각종의 초코렛 그림까지 붙어있었다.

집에 들어섰을 때 셀렌부인이 아이들을 데리고 문 앞에서 허쉬를 맞이했다.

"Bedankt dat je mijn bescheiden thuis bent."

네덜란드어로 셀렌부인이 인사했고, 이어 조피아와 체스바와도 네덜란드어로 인사했다.

"Bedankt voor het bezoeken van ons huis."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뜻이었다.

허쉬는 퀸 가족이 많아서 놀랐고 그들이 네덜란드어로 맞아주어서 더 놀랐다. 허쉬는 메노라이트로 영어보다 펜실바니아 네덜란드어가 더 편한 사람이었다. 감사인사를 하면서도 허쉬는 매우 굳은 표정이었다. 소년 소녀들의 태도는 말할 것도 없고, 많은 유럽의 귀족들을 만나봤지만 셀렌부인의 귀족적인 태도는 그 누구도 비교할 수 없는 기품이 있었다.

"제가 함부로 와도 될 자리인지 모르겠습니다."

하고 허쉬는 허리를 숙였다.

"저희의 영광입니다."

셀렌부인은 거실로 허쉬를 안내한 후에 바웬부터 차례대로 아이들을 소개했다. 줄리아 등이 각자 맡은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움직였고, 거실에서는 잠시 셀렌부인과 허쉬만 함께 차를 앞에 두고 앉게 되었다.

"부인께서는 보통 사람이 아니군요. 신분이 높은 분을 제가 함부로 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셀렌부인이 사과했다.

"본의아니게 존경하는 분께 불편을 드렸군요. 사과드립니다. 저와 아이들을 편하게 대해주십시오. 그저 혼자 된 늙은 여자와 어린 소년 소녀들일 뿐입니다."

"그래야 할 이유가 있다면 더 여쭙지 않겠습니다."

허쉬는 정중하게 말했다.

셀렌부인이 허리를 숙여서 감사를 표했다.

허쉬가 창문 쪽에서 망원경을 조립해서 설치하는 쯔비그니를 보며 물었다.

"아이들이 많아서 참 부렵습니다. 손주들인가요?"

"제 아들과 딸들입니다."

셀렌부인의 나이를 얼굴로 짐작하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풍겨나오는 연륜으로봐서 허쉬는 자기와 큰 차이가 없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의아한 표정을 짓자 셀렌부인이 말했다.

"허쉬씨도 마음으로 낳은 자식들이 많잖습니까."

허쉬가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 같이 놀라운 아이들이군요. 어떻게 만나서 거두게 되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셀렌부인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제가 거두지 않았습니다. 이 아이들이 저를 거두었답니다."

허쉬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셀렌부인이 나직하게 말했다.

"정말이랍니다. 저 아이들을 보세요. 저 아이들은 모두 독특하고 탁월합니다. 어디서 저런 아이들을 찾을 수 있겠습니까? 저는 저 아이들에게 선택되어 거두어진 것이랍니다. 그리고 그게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이었답니다."

허쉬는 기적을 눈 앞에 둔 사람처럼 물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습니까? 저 아이들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들입니까?"

허쉬는 경건한 삶을 살아가는 독실한 메노라이트 개신교 신자였다.

셀렌부인이 말했다.

"천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아직 제 아이들을 다 모릅니다. 날마다 껍질을 벗는 것처럼 달라지고 있으니까요."

허쉬는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의미도 없었고 그래야 할 것 같아서였다.

셀렌부인이 말을 이었다.

"첫째인 바웬은 17 살입니다. 새해에는 18살이 됩니다. 바웬은 30명 정도 되는 직원을 둔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동쪽 강 가까이에 있는 퀸스 타이어 회사입니다. 아이들이 힘을 합쳐서 함께 회사를 세웠고, 바웬이 운영합니다. 우리는 바웬이 벌어오는 돈으로 삽니다. 저는 살림을 하고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지요."

"열 일곱 살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입니까?"

하고 허쉬가 물었다.

"시작할 때는 바웬이 열 여섯 살 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의논해서 어떤 사업을 할 것인지 정했고 어디서 할 건지와 어떻게 할 건지도 다 정해서 실행했답니다. 저는 아이들의 이 사업에 대해서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습니다. 모두 스스로 알아서 했지요."

허쉬는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그러나 그도 일찍부터 사업을 하였으며 온갖 역경을 뚫고 성공한 대 사업가였기에 셀렌부인의 이야기에 온 마음을 집중하여 듣고 있었다.

"늙은 여자인 제가 사업에 대해서 무엇을 알겠습니까? 반 평생을 제 몸하나 건사하기도 버거워하며 살아왔는데, 제게 무슨 능력이 있어 이 아이들 모두를 유복하게 키울 수 있겠습니까? 감사하게도 아이들 덕으로 이런 호사를 누린답니다."

"부인의 가르침이 있어서 아이들이 잘 자란 것이 아닐지요?"

셀렌부인은 또 부인했다.

"저는 돈버는 것을 가르칠 능력이 없습니다. 바른 것을 가르칠 재주도 부족하지요. 이 아이들은 뭐든지 가까이서 보면 배웁니다. 꼭 가르쳐야 할 건 거의 없답니다. 물과 햇빛만 있으면 잘 자라는 나무처럼, 이 아이들은 절로 자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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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18. 중역회의 - 사업에서 성공하는 법 21.02.16 22 0 8쪽
74 18. 중역회의 - 흥겨운 크리스마스 21.02.16 19 0 10쪽
» 18. 중역회의 - 나무 같이 자라는 아이들 21.02.16 68 0 9쪽
72 17. With Peace and Hershey - 착한 부자, 착해서 부자가 된 사람 21.02.16 21 0 10쪽
71 17. With Peace and Hershey - 학업 중단, 어떤 사람들의 이상한 성공 조건 21.02.16 18 0 11쪽
70 17. With Peace and Hershey - 미국이 두려워 하는 것 21.02.16 25 0 11쪽
69 16. 전야의 반전주의 - 반전주의자 랜킨 의원 21.02.14 20 0 11쪽
68 16. 전야의 반전주의 - 사탕이 좋아 21.02.14 24 0 9쪽
67 16. 전야의 반전주의 - 프린스 바웬 21.02.14 22 0 10쪽
66 15. 철학하는 침대 - 데카르트의 연인, 여자 왕 크리스티나 21.02.12 30 0 14쪽
65 15. 철학하는 침대 - 모순 덩어리 철학자들 21.02.12 16 0 11쪽
64 14. 테이블 위의 전쟁 - 자유와 정의, 그리고 반전 21.02.12 21 0 10쪽
63 14. 테이블 위의 전쟁 - 이유 21.02.12 21 0 12쪽
62 12. 유혹하는 진리들 21.02.11 19 0 12쪽
61 11. 아사신 - 거래 21.02.11 24 0 13쪽
60 11. 아사신 - 암살교단의 우두머리 21.02.11 24 0 7쪽
59 10. 크리스마스의 거미 21.02.11 20 0 18쪽
58 9. 위대한 독재자 - 비극도 행운도 언제나 옆을 스치는 세상 21.01.23 3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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