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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붉은 입술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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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러버
작품등록일 :
2020.12.01 04:36
최근연재일 :
2021.02.1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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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1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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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중역회의 - 흥겨운 크리스마스

DUMMY

허쉬가 물었다.

"아이들이 무슨 돈이 있어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까? 그 정도 사업이면 적잖은 돈이 들었을 것 같군요."

"이 사업이 처음이 아닙니다."

하고 셀렌부인이 말을 이었다.

"헝가리에 우리 퀸 일가의 회사가 있습니다. 그때는 저도 함께 하지 않았을 때입니다. 허쉬씨를 골탕먹였던 알렉스가 주도하여 빈손으로 회계회사를 만들었답니다. 크게 성공했지요. 알렉스가 열살 때였습니다."

허쉬는 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너무 믿기 어려운 말이었다. 기가막혀 말도 안 나왔다.

셀렌부인이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도 헝가리에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회계회사와 트럭 운송회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도무지 믿기 힘든 말입니다. 운송회사까지 가지고 있다니."

"헝가리에 파트너가 있기는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저 아이들이 만들었고 소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롸키펠러도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허쉬는 쯔비그니가 망원경을 조절하는 것을 다시 보았다. 눈을 가져다 대는 부위에 종이로 만든 상자 같은 것을 불였는데 갑자기 한쪽 벽에 센트럴 파크 풍경이 나타났다. 상이 왜곡되기는 했지만 정말 망원경을 눈에 대야 볼 수 있는 모습과 같았다.

셀렌부인이 대수롭지 않은 듯이 말했다.

"쯔비그니는 15 살입니다. 새벽부터 저걸 만드는 중이었습니다. 굴절광학을 이용해서 저걸 만들겠다길래 허락해줬습니다. 쯔비그니는 생각이 많고 행동도 그만큼 많은 아이입니다. 뭐든지 만들고 싶어하고, 만들기 위해서 알고 싶어 한답니다. 얼마전에는 전기가 지나간 흔적을 조작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고 싶어하더군요."

"저는 학교를 오래 다니지 못했습니다. 요즘 학교에서는 저런 것도 배웁니까?"

하고 허쉬가 물었다.

셀렌부인이 웃음을 머금었다.

"굴절광학으로 상을 저만큼 확대하는 건 과학을 가르치는 선생들도 못할 걸요. 확대할 때 보정해주기 위해서 작은 렌즈들도 많이 사용되어야 하니까요. 쯔비그니는 그 렌즈들을 아크릴판에 한꺼번에 새기는 방식으로 만들더군요."

셀렌부인의 눈이 부억에 있는 줄리아를 향했다.

"둘째인 줄리아는 16 살인데, 우리집 살림의 기둥이랍니다. 동생들에게 할일을 나눠주고 살림도 합니다. 일찍 일어나서 요리하고 학교갔다가 오면 집안을 정리해요. 저녁을 준비하고, 저녁 먹은 후에는 바웬이 가져온 장부를 검토합니다. 줄리아는 회계에 아주 능숙합니다. 가족을 돌보고 공부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지요. 학교 시험은 틀리는 것이 없습니다. 집안일 아니면 언제나 공부하고 책을 읽지요."

"곳곳에 책이 많아 보입니다."

"제가 가져다 놓는 책은 거의 없습니다. 아이들이 학교나 도서관에서 빌려오고, 서점이나 통신판매로 사서 보는 것들입니다. 과학과 철학, 역사, 소설, 시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자기가 필요하면 구해서 보지요. 생활비 중에서 책값이 제일 많이 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라틴어와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어, 헝가리어, 스페인어를 가리지 않아요. 어떤 언어든지 그 책을 읽기 위해서 그 언어를 배워버립니다."

허쉬는 마치 딴 세상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다.

셀렌부인은 테이블에 음식을 이쁘게 놓기 위해서 맴돌고 있는 체스바와를 가리켰다.

"저기 저 아이 보이시죠?"

"예."

"체스바와입니다. 15 살이지요. 그림을 좋아하는데 조각도 곧잘 한답니다. 램브란트 그림 때문에 네덜란드 말을 배웠더군요. 일본 그림 때문에 일본어도 한답니다. 스페인어도 좀 하지요. 공부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알고 싶은 건 배웁니다. 공부도 형제들이 모두 잘 하니까 어쩔 수 없이 따라 잘 하는 편이지요. 감성이 풍부하고 사랑도 많습니다. 집안의 장식은 체스바와의 손을 안 거치는 게 없습니다. 마음에 들때까지 주무르지요."

그들의 아파트는 처음부터 고급으로 지어져 넓고 호화로웠지만 체스바와가 구석구석 꾸며서 마치 집안에도 아르데코를 한 것 같은 곳이 많았다. 줄리아가 뭘 사오면 막상 그걸 어디에 놓을지는 체스바와가 결정하곤 했다.

"우리집에는 메이드를 두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다 합니다. 요리에서 청소 빨래까지. 저기 몸이 큰 타테우쉬는 15 살인데 셋째입니다. 솔선수범할 줄 알고 어떤 어려움에서도 물러서지 않지요. 형제들을 위해 기꺼이 희생할 줄 안답니다. 문학에 심취해 있는데, 특히 시를 좋아합니다. 직관도 뛰어나고 생각하는 것이 무겁고 단단합니다. 요즘은 러시아 문학에 심취해있는 것 같은데, 군인이 나오는 전쟁 문학을 좋아하는군요. 학교 공부도 매우 잘한답니다."

셀렌부인은 고개를 숙였다.

"제가 우리 아이들 자랑만 늘어놓는 것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아닙니다. 얼마든지 하십시오. 이제는 제가 더 알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저는 허쉬씨가 우리 아이들에게 알맞는 가르침을 주시길 바라면서 자랑하고 있습니다."

허쉬는 한숨을 쉬었다.

"제가 이렇게 총명한 아이들에게 뭘 가르칠 게 있겠습니까. 저는 많이 배우지 못한 사람입니다. 가난해서 학교도 조금 다니고 말았지요."

"우리 퀸 일가는 선량한 분을 가장 존경한답니다. 저는 우리 아이들도 허쉬씨 같은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남들의 존경을 받게 하고 싶습니다."

셀렌부인이 간곡하게 부탁했다.

허쉬는 뭉클하여 대답했다.

"저는, 그렇게 훌륭하지 못합니다. 그냥 남한테 해끼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금 도우며 살았을 뿐입니다."

셀렌부인이 말했다.

"긴 인생을 살면서, 그 보다 더 어렵고 숭고한 삶이 어디있을지요?"

허쉬는 대답하지 못했다.

셀렌부인이 다시 한번 정중하게 예를 표했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조피아는 넷째입니다. 15 살이고, 아주 똑 부러지는 아이입니다. 예쁘고, 용기가 있습니다. 옳다고 생각하면 과감하지만 지혜롭고 현명하지요. 사람을 대할 줄 알고, 다룰 줄도 안답니다. 얼마 전에 지네트 랜킨 연방의원을 몰아세우기도 했지요. 여러 나라 말을 유창하게 하고, 글도 잘 씁니다. 어디서나 돋보이는 아이지요. 공부도 줄리아처럼 잘해서 시험에서 틀리는 경우가 없습니다. 학교에 다녀오면 늘 비서처럼 저를 챙기지요."

"대단하군요."

하고 허쉬가 감탄했다. 셀렌부인이 말했다.

"서로 비슷한 아이들이 없습니다. 모두 개성이 뚜렷하지요. 아밀리아는 13 살 입니다. 일곱 번째지요. 숫자와 논리에 아주 밝은 아이입니다. 책임감도 몹시 강하고요. 동생인 알렉스를 위해서는 간이라도 빼줄 것 같은 아이죠. 그건 다른 아이들도 다 마찬가지지만, 더 유별나게 알렉스를 챙기지요. 13 살이지만 11살부터 회계를 했는데, 일단 하면 뭐든 못하는 것이 없는 애예요. 요즘 요리도 가끔 배워서 하는데 잘한답니다. 공부도 다 잘합니다. 늘 선생을 놀라게 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다른 면에서는 아이입니다. 알렉스와 마찬가지로 놀기를 좋아해지요."

허쉬가 말했다.

"이런 아이들이니 회계회사도 하고 타이어 회사도 할 수 있었군요. 전 아직도 어떻게 어린아이들이 이렇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전쟁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셀렌부인의 얼굴에 슬픔이 드리웠다..

"우리 아이들은 보살펴주는 어른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전쟁터에서 살아남아야 했습니다. 가진 것도 없이요. 못 먹어서 굻어죽을 지경에 처하기도 했지만 스스로 그 역경을 빠져나왔답니다. 줄리아가 그러더군요. 너무 배가 고파서 자기와 조피아, 체스바와가 길거리에 나가 몸을 팔려고 했다고요."

셀렌부인은 목메여 말을 잇지 못했고, 허쉬는 숨이 막혀 안색이 창백해졌다.

숨을 몇 번 들이키고 셀렌부인이 입을 열었다.

"그때 막내 알렉스는 너무 굶어서 죽었답니다. 의사가 사망진단까지 했지만 다행히 다시 살아났지만.....그때 아이들은."

셀렌부인은 또 말하지 못하고 천장을 보며 눈물을 참다가 손수건으로 눈시울을 닦았다. 그때 아이들이 느꼈을 절망과 고통이 어땠을지를 생각하면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허쉬가 조용한 어조로 위로했다.

"부인, 아이들은 모두 건강하게 여기에 있습니다. 다 지나간 일이지요."

셀렌부인 고개를 끄덕였다.

체스바와가 와서 알렸다.

"허쉬씨, 음식 준비 다 됐어요. 먹으면서 말씀 나눠요."

음식 이외에도 아이들은 많은 준비를 해놓았다. 부를 노래들의 리스트도 준비해놓았고, 함께 즐길 게임들도 있었다. 수수께끼 놀이도 하고, 흉내내기도 하였다.

허쉬는 웃고, 노래하고, 아이들과 함께 춤도 추었다. 무용을 한 아이들의 동선은 아름다웠고, 남자 여자 가릴 것 없이 동작들은 기품이 있었다. 허쉬는 꿈속에 초대를 받은 것처럼 즐겁고 흥겹게 놀았다. 모든 게 신선했다. 쉬기 위해서 둘러 앉았을 때는 앉아서 노래하거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이들의 합창은 셀렌부인의 지도에 따라 다듬어져서 경지에 올라 있었다. 눈짓이나 작은 음의 변화만으로도 서로를 느끼면서 음의 조화를 이루었다. 그들이 꾸준한 연습으로 이루어낸 성과였다.

"천사들의 합창이야."

허쉬는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몸은 지쳤지만 상쾌했다. 줄리아가 따뜻한 음료를 가져다 주었다.

"이런 크리스마스 파티는 내 인생에 다시는 없을 줄 알았어."

하고 허쉬가 말했다.

줄리아가 생긋 웃었다.

"내년에도 우리집에 오세요. 더 잘 준비할게요."

"내년에도 내년에도."

하는 소리와 함께,

"초코렛도."

하는 소리가 끼어들었다.

알렉산드라였다.

허쉬가 웃으며 말했다.

"원하는 만큼 가져다 주지. 네 방을 가득 채울 만큼."

알렉산드라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만드는 법을 알려주면 줄리아 언니가 만들 수 있을텐데."

허쉬가 껄껄웃었다.

"난 초코렛 공장부터 만들고 초코렛 제조법을 만들었단다. 초코렛을 만들면 돈을 많이 벌 걸 같아서 만들 줄도 모르면서 공장부터 지었지."

"우와."

하고 쯔비그니와 체스바와가 동시에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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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중역회의 - 흥겨운 크리스마스 21.02.16 20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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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16. 전야의 반전주의 - 반전주의자 랜킨 의원 21.02.14 20 0 11쪽
68 16. 전야의 반전주의 - 사탕이 좋아 21.02.14 24 0 9쪽
67 16. 전야의 반전주의 - 프린스 바웬 21.02.14 22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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