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아카데미의 교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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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뚤루
작품등록일 :
2020.12.05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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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8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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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0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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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날 (2)

DUMMY

한겨울 동장군이 아직 기승을 부리는 시기.

뇌명산의 날카로운 바위산들을 헤쳐 지나가며 날카롭게 연마된 칼바람이 코트를 뚫고 들어온다.


혹여나 곱게 차려입은 양복이 구겨질세라 강태환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옷깃을 여밀었다.

겨울바람에 몸이 굳어질 정도로 옅게 쌓인 공부는 아니지만, 딱히 통각이 망가진 것도 아니니 사람으로서 추위를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추운 바람에 저 태양도 깜짝 놀란 것인지 저 수평선 너머의 집으로 서둘러 돌아가고 있었다.

잠시 붉게 물든 노을을 바라보던 강태환도 이내 발걸음을 옮겼다.


감격스럽고, 또한 경사스러운 개교 첫날이 지나가고 있었다.


지난 2주일간 잠도 줄여가며 오직 이날만을 준비했건만, 힘겨웠던 노력도 무색하게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가 버렸다.

강태환은 오늘의 수업을 잠시 되새겨 보았다.

과연 자신은 제대로 선생 노릇을 한 것일까? 알 수 없다.

적어도 학생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을 바랬다.


오늘 수업을 회상하다 보니 특별히 인상 깊던 세 학생들이 떠올랐다.

고작 첫날 만에 학생들의 무어를 파악할 수 있으며, 또한 특별하지 않은 학생들이 어디 있겠느냐만은, 아무래도 눈에 띄는 학생들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여령환.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정도로 반에서 눈에 띄는 아이.


동작 하나하나가 우아하고 자세가 반듯하니 필시 어디 귀한 집 아가씨일거라 확신케 만들지만, 가끔 보이는 사납고 호전적인 미소가 그런 첫인상을 망치는 소녀였다.


단순히 외모로 반 중에서 돋보이는가 싶더니, 그 실력 또한 군계일학.

적어도 전국의 비슷한 나이대에선 세 손가락 안에 들지 않겠느냐는 게 강태환의 생각이었다.


다시 한번 오늘 나눈 검격을 회상한다.

내심 천재라 자부했던 자신의 재능이 초라하게 보이는 순간이었다.


자신이 비교적 뒤늦게 오러를 배웠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어린 시절부터 기공에 입문했다 한들 저 나이에 여령환과 같은 경지에 오를 자신이 없는 강태환이었다.


<와아. 너 정말로 천재구나?>


<태환아, 그거 어떻게 한 거냐? 나도 좀 알려줘라.>


<네가 우리 중 가장 크게 될지 싶다.>


이제는 희미해진 기억 속에서 거친 시대를 이기지 못하고 사라져버린 인연들이 떠오른다.

재능에 크게 감탄하곤 했던 큰누님을 비롯해 여러 형들과 삼촌, 이모들.


저 아이를 보고도 어렸던 자신을 천재라 칭찬해 줬을까 싶다. 그리 생각해보니 가슴 속에서 무언가 울컥 올라오는 게 아닌가.

아직도 이런 유치한 심정이 남아있나 싶어 놀란다.

그러나 옛 형님 누님들의 칭찬을 독점하고픈 심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때는 참 어렸는데.'


무리에서 가장 어려 막내 역할을 하던 시기였다.

나름 막내랍시고 궂은일도 많이 해야 했지만, 그만큼 애정을 받기도 했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별의별 생각이 다 떠오르는군.'


평화로웠던 학창 시절은 캄캄한데, 혼란 속에서 다 같이 살기 위해 가열차게 발버둥 치던 시절은 아직도 생생한 듯했다.


'만약 그 아이가 그때 있었다면··· 하. 시덥지 않은 생각이다.'


그 재능을 마주 보니 어쩔 수 없이 자기 자신과 비교할 수밖에 없게 된다.


저 아이라면, 중간에 길을 잘못들지 않는 이상 장차 큰일을 해낼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 있다.

이미 스스로의 길을 걷고 있으니 왠만한 일이 없는 이상 사도(邪道)에 빠지지 않을 테지.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이 있다면, 자신이 무언가를 가르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아카데미의 정식 커리큘럼은 ――필기 부분은 그렇다고 쳐도―― 그녀에겐 너무 수준 낮을 터.

당연히 그녀에게 맞는 새로운 수업을 고안해야 하는데, 그녀는 이미 자신이 걷는 길에 확신을 가진 채 당당히 걸어나가고 있었다.

마치 한 번 걸어본 길이라는 듯이 말이다.

강태환으로서는 그녀를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고민되지 않을 수 없었다.


학생이 너무 뛰어나 고민이라니.

달리 생각해보면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으리라.



여령환이 너무 잘해서 눈에 띄는 학생이었다면, 그에 반대로 함우빈은 너무 못해서 눈에 띄는 학생이었다.


나름 급하게 몸을 단련한 티가 났지만, 그 기간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보였다.

입학시험을 통과했으니 정신력은 충분하겠으나 안타깝게도 몸이 따라가지 못한다.


올해 17세.

기공에 입문하기에는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또한 절망적이지도 않다.

성장기의 폭발적인 기세를 제대로 탈 수 있다면 금방 반 평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학교에 입학한 학생들 중 범속하게 있고자 하는 이들이 있을 리 없다.


최고는 아닐지라도 그 분야에서 확고한 위치를 자리 잡고 싶어 그 시험을 뚫고 들어온게 아닌가.


함우빈이 높은 경지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다른 외적인 요인이 필요했다.

특성을 각성한 게 아니니 마법을 공부하는 것도 한 방법이었으나, 꼭 기공을 공부해야 한다면 이계의 재료들이 필수적일 것이다.

예를 들어, 마나를 가득 담고 있어 섭취 시 오러를 격발시켜 그 그릇을 크게 넓히는 영약이라던가.

특수한 의식을 통해 오러를 단련하는 방법도 있었다.


그러나 개인의 사비를 털어 한 학생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차별이나 다름없다.


학업적 성취가 높은 학생에서 상으로 수여하는 방법도 생각해 보았으나, 그런 방식이면 여령환이 독식할 게 눈에 선하다.


열 손가락 깨물어 더 아픈 손가락이 있다면 그것이 함우빈이었다.


갓 수련을 시작한 걸로 보이니 어쩔 수 없겠지만, 마법사를 지망하는 학생보다도 낮은 신체능력은 너무나도 눈에 띄었다.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지만 본인이 거절하면 천하의 강태환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나마 마음 놓이는 것은 자신에게 알맞는 다른 방도를 아는 듯 보였다는 것이다.

스스로 최선을 다해 노력한 다음, 그럼에도 안되면 선생이 나서면 될 일 아닌가.


강태환은 어려움에 처한 학생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허."


하늘이 뒤에서 기획이라도 했는가.

마침 고민하고 있던 학생이 눈앞을 걸어가고 있었다.


노을이 바다 밑으로 떨어지며 하늘이 검게 물들기 시작하는 와중, 홀로 긴 지팡이를 든 채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이진회였다.



"이진회 학생?"


"···교장 선생님?"



강태환을 보는 이진회의 눈이 크게 떠진다.

그를 알고 있는 학생이라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강태환의 시선이 이진회의 손에 들린 긴 봉으로 향했다.



"훈련하러 가는 건가요?"


"네. 단련실에 가는 중이었습니다."



강태환은 의아한 마음에 턱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단련실은 아직 소개하지 않은 것 같은데··· 잘 알고 있군요."



원래 오늘 수업 마지막쯤에 학생들에게 단련실의 위치를 알려주려 했지만, 여령환 덕분에 계획에도 없던 대련을 했던 터라 까맣게 잊고 있던 것이다.


이진회는 당혹해하면서 잠시 뜸을 들이더니 대답했다.



"···! 그, 그러니까··· 기숙사에 짐을 풀고 학교를 탐방한 적이 있거든요. 네. 그 때 발견했습니다."


"아, 그렇군요."



이진회의 말을 듣고 보니 자신들이 꽤 무책임했다고 강태환은 생각했다.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그렇지, 학생들에게 학교 곳곳을 소개시켜줬어야 마땅했다.

차일피일 나중으로 미루다 결국 이리 되지 않았는가.


하지만 그건 그렇고, 학기 첫 날부터 단련실을 찾아가는 이진회가 괜시리 대견하게 느껴지는 강태환이었다.



"그럼 중간까지 같이 걸어도 될까요? 이야기도 좀 나누면서."


"네? 왜, 왜죠?"


"그냥 늙은이 시간 보내기에 어울려 줬으면 해서요. 바쁘시면 괜찮습니다."



강태환이 그렇게 말하자 이진회는 어렵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눈앞에 강태환을 두고 그의 제안을 거절할 사람은 이 나라에 많지 않았다.

단순히 실력의 문제가 아니었다.

어렸을 적부터 들어온 그의 전설같은 업적에 무심코 위압되는 것이다.

본래 나이가 40살에 가까운 이진회도 거절하지 못할 정도였다.


이 무형의 위압에 저항할 수 있는 사람은 여령환같이 자부심이 한없이 높거나, 아니면 함우빈처럼 애초에 강태환에 대해 모르는 사람 뿐이었다.


함께 길을 걷던 이진회는 어쩔 줄을 몰라하며 강태환과 보폭을 맞춰 걸어나갔다.


서쪽 바다 너머로 사그라들던 태양이 최후의 단발마를 내뱉듯 쥐어짜는 햇살이 그들을 비춘다.

강태환이 물었다.



"김태양 학생과 사이가 나쁜가요?"


"·········"



이진회.

처음 그에게 눈길이 갔던 이유는, 살기를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죽일 듯이 미워하는 사람이 내뿜는 오러의 파장은 섬뜩하기 그지 없어서,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어딘가 티가 날 수 밖에 없다.

그런 파장을 전문적으로 숨기는 기공이 있기는 하나 이진회는 그런 것을 배운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이진회가 살기를 숨기는 방식은 특수한 공부라기 보다는 실전을 통한 경험에서 터득한 노하우에 가까웠다.

어린 그가 직접 괴수와 싸워봤을 리는 없으니, 그런 노하우를 가진 누군가에게 사사받은게 틀림 없다.

누군가를 죽일 목적으로 가르쳤다기엔 엉성한 감이 있으니 괴수를 기습해서 더욱 수월하게 사냥하거나 혹은 도망갈 틈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친 것이리라.


그 연유와 사정이 어찌 되었든, 학생들 사이에 살기를 품은 학생이 있으니 절로 경계가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 학생이 살기를 숨기는 방법을 배웠다면 더더욱.


"······"


이진회가 침묵을 유지하자 강태환은 조심스럽게 다시 입을 열었다.


"김태양 학생은 딱히 이진회 학생에게 별다른 감정이 없던 것 같더군요. 혹 다른 곳에서 만난 적이 있습니까?"


"······입학시험 날,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잠깐 다퉜고요."


강태환은 입학시험 날, 강룡그룹 비서실장 한석진이 전해준 이야기가 떠올랐다. 네 명의 학생들이 서로 다투었는데 그중 한 명의 소재가 불분명하다 하였던가.


김태양의 아버지는 B급 헌터이며, 또한 대기업의 간부이기도 하다.

그러나 강룡그룹에 비하면 그 세력이 약한 기업이었다.

한석진이 김태양의 가문을 신경쓸 리 없으니, 아무래도 당시 치안을 관리하던 헌터가 일부러 눈을 돌린 듯 했다.

그로서도 별다른 문제를 만들기 싫었을 테니 어쩔 수 없었겠지.

정 문제가 된다 싶으면 그 때 가서 입을 열어도 늦지 않았을테니 말이다.


'그러고보니, 오늘 눈에 띈 학생들은 전부 그 때 그 사건에 연루되었던 건가.'


여령환과 함우빈.

김태양과 이진회가 다툰 적이 있다는 것은 그리 놀랍지 않으나, 그 사건에 다른 두 명이 관계되어 있다는 것은 퍽 신비로운 일이었다.

일종의 인연을 느낀다고 해야 하나.


"그렇군요. 다른 일은 없었나요?"


강태환은 이진회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치 않았다.

그러나 또한 이진회가 모든 것을 말하지 않았음을 간파했다.

그 정도를 모를 정도로 인생을 헛살지 않았다.


"·········"


이진회는 봉을 든 자신의 왼팔을 쓰다듬으며 침묵을 지켰다.

말할 낌새가 보이지 않는다.


"오늘 교실에 들어왔을 때, 이진회 군에게서 살기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강태환은 자신이 먼저 말하기로 마음 먹었다.


"무슨 일 일까. 어떻게 해야 하나. 그리 고민하다가, 이진회 학생을 퇴학시키는 방안도 생각했지요."


"···읏!"


퇴학이라는 단어에 이진회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단순히 학교에서 쫒겨난다는 것에 공포심을 품은 것 같지는 않았다.


그 나이대에 어울리는 학생의 반응이라기 보다는, PTSD를 겪는 군인에 가깝다.

이 아이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것일까?

의문은 더욱 깊어져만 간다.


"물론 그 정도로 학생을 퇴학시킬 수는 없으니 안심하세요."


거짓말이다.

강태환 정도의 사회적 지위와 명망이 있다면 이진회의 퇴학을 관철시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살기를 품었다 함은 신체에서 조금씩 흘러나오는 오러의 파장이 주인의 부정적인 감정에 반응함을 말한다.

그야말로, 생명 하나를 끊어버리고픈 강렬한 감정.

그 안에서 느껴진 것은 당장이라도 불타오를듯 들끓는 증오였으나, 모순적이게도 그것은 얼음처럼 차갑게 제련되어 있었다.


스스로의 살기를 제어하고 있다. 아니. 그렇다기 보다는 살기에 적응하고 있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단 하나.



눈 앞의 학생은 생명을 죽인 적이 있다.


작가의말

늦어서 정말로 죄송합니다! 수업 준비나 새해 맞이로 여러가지 바빴습니다. 연참하겠습니다!

이 작품에서 살기라는건 오러의 파장이 주인의 살의에 반응해서 내뿜는 미묘한 기운같은 겁니다.

딱히 물리력같은건 없는데 그런 오러의 파장을 맞으면 체내의 오러가 반응해서 뇌가 경고를 줍니다. 일종의 방어체계가 발동하는 거지요.

오러의 파장: 생명력(오러)에서 파생한 기운의 여파. 딱히 물리력은 없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A급 정도 되면 오러의 파장만으로 주변 공간이 일그러져 보이거나 괜히 온도가 올라가거나 하는 간섭력을 지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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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현장학습 (3) +48 21.02.18 2,036 105 15쪽
37 현장학습 (2) +19 21.02.17 1,446 89 12쪽
36 현장학습 (1) +35 21.02.02 1,935 126 11쪽
35 개인교습 (4) +34 21.02.01 1,871 127 9쪽
34 개인교습 (3) +29 21.01.23 2,317 141 10쪽
33 개인교습 (2) +9 21.01.23 1,861 113 9쪽
32 개인교습 (1) +58 21.01.19 2,473 165 11쪽
31 무기 선택 (2) +20 21.01.17 2,526 137 10쪽
30 무기 선택 (1) +30 21.01.11 2,839 159 13쪽
29 달리기 수업 (2) +36 21.01.10 3,056 184 14쪽
28 달리기 수업 (1) +26 21.01.09 3,185 165 13쪽
27 회의 +35 21.01.05 3,604 194 13쪽
26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날 (3) +33 21.01.04 3,614 237 11쪽
»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날 (2) +15 21.01.04 3,733 191 13쪽
24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날 (1) +48 21.01.01 4,419 262 11쪽
23 첫 수업 (5) +43 20.12.31 4,458 247 11쪽
22 첫 수업 (4) +46 20.12.30 4,592 253 14쪽
21 첫 수업 (3) +39 20.12.28 5,049 268 13쪽
20 첫 수업 (2) +25 20.12.27 5,072 256 9쪽
19 첫 수업 (1) +23 20.12.26 5,282 238 10쪽
18 징조 (2) +43 20.12.23 5,855 271 15쪽
17 징조 (1) +44 20.12.22 6,008 329 9쪽
16 입학시험 (6) +86 20.12.20 6,139 355 13쪽
15 입학시험 (5) +26 20.12.17 5,713 291 8쪽
14 입학시험 (4) +24 20.12.17 5,689 276 9쪽
13 입학시험 (3) (+수정) +14 20.12.17 5,875 269 8쪽
12 입학시험 (2) +16 20.12.13 5,816 279 8쪽
11 입학시험 (1) +16 20.12.13 6,148 26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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