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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만화 속 실눈 캐릭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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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laz..
작품등록일 :
2020.12.05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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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6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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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13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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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각(2)

DUMMY

다행히 일반인들은 모두 대피한 것일까. 호텔 안에 남은 건 데르킨이 조종하는 사람들뿐이었다.


물론 아무리 조종당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들 또한 일반인이다. 차마 일반인을 죽일 수는 없기에 나는 그들을 제압하는 형식으로 접근하였다.


어차피 제압은 별로 어렵지도 않았다.


폭탄과 연결된 실은 물론이고, 사람들과 이어져 있던 실을 눈에 보이는 대로 전부 베어내면 그만.


그렇게 대충 10명이 넘는 인형들을 제압할 때쯤, 이제는 자폭 공격이 통하지 않다는 걸 안 것일까.


나는 돌연 벽면에 숨겨진 무언가에 푸른 실이 번뜩이자 망설임 없이 몸을 뒤로 당겼다.


콰아아아앙-!


그러자 기다렸다는 것처럼 앞으로 나아가던 복도가 통째로 날아가며, 부서진 콘크리트 파편 따위가 위협적으로 튀어 올랐다.


그런데 아직 끝난게 아니다.


나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부지런히 사방을 살폈다. 푸른 실이 여기서 저기서 번뜩이고 있었다.


이 이상 뒤로 물러서면 안 된다.


그 순간 빠르게 그걸 깨달은 나는 발꿈치가 바닥에 닿기 무섭게 앞으로 몸을 기울이며 땅을 박찼다.


이윽고 검은 연기와 흩날리는 잿가루 사이를 뚫고 복도를 돌파하던 그 순간, 방금까지 내가 발을 내딛고 있던 바닥에서 폭탄이 연달아 터지기 시작했다.


첫 폭탄은 단순한 눈속임이었다.


만약 내가 한 번 피하는 걸로 만족했다면, 물러선 그 자리에서 폭탄에 죽었겠지.


다른 건 몰라도 이러한 함정을 만드는 건 꽤나 도가 튼 녀석인 듯하다. 눈에 폭탄과 연결된 푸른 실이 보이지 않았다면 아무리 나라도 위험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데르킨이 사람들 몸에 폭탄을 붙이고 보냈을 때는 나도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자폭 병기로 만들어서 보내다니.


덕분에 살려놓으면 안 된다는 생각은 더욱 확신에 이르렀다. 데르킨의 능력은 위험하다.


내가 생각해보아도 녀석의 능력은 활용 방법이 무수히 많았고, 전부 쉽게 대처하기 힘든 것들뿐이다.


지금은 데르킨이 루터스에 대해 제대로 몰라서 이렇게 틈을 찔렸으나, 나중에 제대로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


나는 긴장감을 유지한 채 최상층으로 향했다.


계략과 온갖 술수에 능한 녀석이다. 내가 예상치 못한 어떤 방법으로 공격을 해올지 모른다······.

이윽고 녀석이 위치한 최상층에 이르렀을 때였다.


“이런.”


복도를 걷던 나는 급히 뒷걸음쳤다.

타다다다당!

뒤로 물러서기 무섭게 복도 저편에서 총탄이 빗발쳤다. 나는 벽에 기댄 채 반대편 복도를 살폈다.


일자로 쭉 뻗은 복도. 그 건너편에서 나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는 사람들이 여럿 보였다.


심지어 그중에는 헌터로 예상되는 이들도 여럿 있었다.

다만 다행히 그렇게 수준 높은 이들은 아니었다.

1레벨? 0레벨? 전부 고만고만한 수준들뿐.


‘···고레벨 헌터까지는 조종할 수 없다는 건가?’


애초에 레벨을 떠나 인형이 된 사람들 중에서 마력 신경계를 구축한 헌터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다행히 데르킨이 다룰 수 있는 건 거의 일반인뿐인 듯했다. 만약 녀석이 레벨 높은 헌터까지 조종할 수 있다면 이렇게 쉽게 올라오지 못했을 것이다.


“···흠.”


나는 벽에 기댄 채 잠시 생각에 잠겼다.


무언가 몸을 숨길 장애물 없이 쭉 뻗은 복도에서 빗발치는 총탄 세례를 뚫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내게 뭔가 좋은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어쩔 수 없이 조금 무리를 해봐야 하나?


안 그래도 몸 상태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라서 시간은 길게 끌 수가 없다.


아까부터 라이터가 점화된 것처럼 안구와 연결된 신경이 불타는 듯한 아픔이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시력이 깎이는 감각···.


그러니 이렇게 고민하는 것도 내게는 사치였다.


그렇기에 나는 망설임을 죽이고서 온몸에 힘을 불어넣으며 땅을 박찼다.


그리고 그대로 쭉 뻗은 복도를 질주하려던 찰나.


“?”


돌연 기묘한 풍경이 펼쳐졌다.


아직 한 것도 없는데 방금까지 총구를 겨누고 있던 인형들이 하나둘씩 힘없이 쓰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건···?’


······혹시 나를 방심 시킬 생각인가?


정작 눈에 보이는 건 없지만, 어쩌면 방금처럼 지뢰 같은 게 복도 바닥에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


루터스의 눈은 유용하다. 하지만 나는 섣불리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신뢰하지는 않았다.


내가 제대로 된 사용법을 아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아직 미완성된 마력 신경계다. 무작정 신뢰하기에는 어딘가 위험한 구석이 있었다.


이번에는 도대체 뭘 하려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


나는 일단 복도를 달리던 것을 멈추었다.


대신 천장이든 바닥이든 언제 어디서 당장 폭탄이 터져도 곧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온몸을 긴장시켰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복도를 얼마나 걸어갔을까.


아무리 기다려도.


내가 예상하던 것은 물론이고, 내 예상에서 벗어난 그 어떤 상황도 일어나지 않았다.


고요함이 내려앉은 복도. 너무나도 적막하다.


그래서 나는 당혹스러웠다.


“······?”


이쯤 되면 천장이든, 바닥이든, 벽이든 어디선가 폭탄이라도 터져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거지?


만약 나를 당황하게 만들려던 거였다면 녀석의 계획은 충분히 그 목표를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정말로 아무것도 없는 건가?’


희미하게 뭉개지고 있는 흐릿한 시야.

그 안에는 더 이상 데르킨과 연결된 푸른 실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텅 빈 복도를 가로질러 끝내 데르킨이 머물고 있는 방에 무사히 도착했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사실에 맘 편하게 안심할 수가 없었다.


혹시 이미 도망친 건가? 그래서 아무것도 없나?


···일단 안에 희미하지만 기척이 있기는 한데.


‘···직접 확인해봐야 하나.’


나는 일단 발로 문을 차보았다.

마력이 담겨 있는 발로 힘껏 밀어내자, 문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튕겨 나가더니 부서졌다.


“흠.”


나는 곧바로 현관에 들어서지 않고 물끄러미 안쪽을 쳐다보았다. 문을 열자마자 트랩이 작동하는 함정이 문득 뇌리를 스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없다.

폭탄은 물론이고, 마법이나 총도 없다.

어째서지?

오면서 보았던 것이 있던 탓일까. 차갑게 식은 이성 속에서 의문이 끊임없이 떠올랐다.


나는 점점 정체를 알 수 없는 상황에 의아함을 느끼며 방 안으로 들어섰다.


스위트룸이라 그런지 확실히 쓸데없을 정도로 화려하고 넓직한 방이었는데,


층이 높은 탓에 도시의 전경이 훤히 보이는 거실 안쪽에 누군가가 피를 토하며 쓰러져 있었다.


그 광경에 나는 무심코 얼굴이 굳었다.


혹시 내가 오기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걸까? 왜 혼자 쓰러져 있는 거지?


순간 저것마저도 나를 속이려는 함정이 아닐까 싶었지만 당장 죽을 것처럼 숨소리가 희미했다.


녀석은 아직 죽으면 안 된다.

붉은 지평선은 물론이고 루터스에 관해서 물어보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다.

나는 바쁘게 걸음을 옮겨 쓰러진 남성을 살폈다.


‘이 남자가 정말 데르킨인가?’


얼핏 보면 30대 정도 되었을까.

일단 겉모습은 평범했다.

뭐라고 표현할 뚜렷한 인상은 물론이고 특징도 없다. 그야말로 길 가다가 흔히 볼법한 생김새였다.


그래서일까. 나는 이 남자가 정말로 데르킨이 맞는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랑 너무 다르다.


“···크윽.”


마침, 내 기척을 느낀 건지 평범한 인상의 남성은 파리한 안색으로 느릿하게 눈을 뜨더니 말했다.


“루터스···! 이 빌어먹을···.”


“···일단 본인이 맞군요.”


나는 안심하듯 씨익 웃고 말았다.

원한 어린 눈빛과 두려움이 섞인 눈동자.

남성의 눈동자에 깃들어 있는 거무칙칙한 감정들을 보아하니 데르킨이 분명했다.


그러면 데르킨은 왜 이런 꼴이 되어 있는 걸까? 누구랑 벌써 한바탕 싸운 건가?


그래서 그렇게 허술하게 길을 열어준 건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상태가 이렇습니까? 혹시 누군가가 저보다 먼저 기습이라도 한 겁니까?”


“···뭣?”


내 물음에 데르킨은 눈을 부릅 뜨더니, 평범한 인상의 얼굴을 흉측하게 일그러뜨렸다.


“크으윽, 미친 새끼··· 마지막까지 그런 식으로 나를 조롱하는 거냐? 이게 다··· 네 놈이 한 짓인데···! 끄억!”


나는 순수하게 궁금해서 물었을 뿐인데 뭔가 오해가 있는 듯하다.


나를 저주한다는 듯이 핏발 선 눈으로 노려보던 데르킨은, 갑자기 입 밖으로 피를 한 움큼 울컥 토해내더니 고개를 떨궜다.


거기서 나는 표정을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죽었다?”


알 수 없는 소리를 해대던 데르킨의 숨이 홧병으로 사망한 환자처럼 갑자기 끊겼기 때문이었다.

눈, 귀, 코, 입···. 처참하게도 그는 몸의 모든 구멍에서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걸 내가 했다고?


내가 여기까지 오면서 한 거라고는 폭탄을 피하고, 인형들의 실을 베어낸 것밖에 없었다.


···그럼 설마 인형과의 연결을 끊은 게 문제였나?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만 나온다. 아무리 내가 죽일 생각이었다고 하지만 이렇게 허무하게 죽으면 조금 곤란하다.


“겨우 찾아냈는데 이렇게 죽다니···.”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정작 성과가 없다.


나는 싸늘하게 식어가는 데르킨의 시체를 바닥에 놔둔 채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렇게 된 이상 정보가 될만한 건 빠르게 챙기고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 곧 헌터국이든 어디든 올테니까.


대충 둘러본 스위트룸의 풍경은 평온했다. 싸움의 흔적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눈에 거슬리는 게 하나 있다면 바닥을 굴러다니는 약병들일까.


뭔가 싶어 하나씩 확인해보니 통증을 억누르는 마약성 진통제들이었다. 온몸에 피를 토하며 죽을 정도였으니 보통 고통이 아니었겠지.


“···흠.”


어쨌든 지금 중요한 건 데르킨의 사인이 아니다.


나는 나직이 한숨을 쉬며 눈에 들어오는 데르킨의 물품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문득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새하얀 책이 눈에 들어왔다.


“···창각의 마도서?”


데르킨을 쫓느라 잠시 잊고 있었다. 녀석이 경매장에서 창각의 마도서를 훔쳐 갔다는 것을···.


나는 호기심에 창각의 마도서를 향해 손을 뻗었다. 도대체 이게 뭐길래 그 난리를 피우면서 훔치려고 했던 것일까. 그게 궁금했다.


“······이건?”


이윽고 그 내용을 확인하는 순간 나는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이게 왜 여기에?”


전혀 생각지 못한 익숙한 것의 등장에 잠시 머리가 굳어 있던 그때였다.

저벅저벅···.

갑자기 근처에서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 소리에 나는 급히 창각의 마도서를 살피던 것을 멈추고서 품 속에 넣고는 근처에 몸을 숨겼다.


‘누구지?’


헌터국인가? 아니, 이건 헌터국이 아니다.


피 냄새가 연상될 정도로 불길한 분위기···.


이러한 느낌을 지닌 존재들이 지금 타이밍에 등장한다면 누굴지는 뻔했다.


그렇게 얼마나 기다렸을까.


이윽고 2명의 남성이 방 안에 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그중 한 명이 죽은 데르킨을 살피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설마 싶었는데, 이 녀석 정말로 죽었는데요?”


작가의말

이래화님,Eyrun님 후원 감사합니다! 


마지막에 수정 좀 하느라 조금 늦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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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헌터 킬러(2) +114 21.01.03 24,393 83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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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의문(1) +22 20.12.21 26,692 678 11쪽
15 융합 아귀(3) +15 20.12.20 26,329 637 11쪽
14 융합 아귀(2) +23 20.12.18 26,199 614 10쪽
13 융합 아귀(1) +21 20.12.18 27,044 661 13쪽
12 개화(3) +16 20.12.17 28,223 609 14쪽
11 개화(2) +18 20.12.15 29,159 61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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