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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얼굴천재 아이돌 연예계 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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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다크
작품등록일 :
2020.12.0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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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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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1. 운도 실력이다 (3)

DUMMY

“이번 사연은 잠 깨기 딱 좋은 무서운 사연이네요.”


신의 차분한 목소리가 울리면서 라디오 관계자들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았다. 생각한 것보다 더 괜찮았다. 낮은 목소리이긴 하나, 그렇다고 확 가라앉은 것도 아니라서 듣기 좋았다.


“잠을 자는데 다리가 막 간지러운 거예요. 가끔 이유 없이 간지러울 때가 있으니까 무시하고 자려는데 소름 끼치는 감각 아시나요? 본능적으로 이건 그거다 싶은 그런 느낌이요.”


어리둥절하면서도 사연에 집중하는 멤버들의 얼굴이 화면에 비치면서 신은 조금 더 몰입감 있게 사연을 읽었다.


“눈을 뜨고 싶지 않은데 확인은 해봐야 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겨우 용기를 내서 눈을 떴죠.”


의도적으로 침 삼키는 소리를 내자 다들 벌써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무엇인지 정체도 모르면서 이와 같은 반응을 보이자 내용을 아는 라디오 작가가 조용히 감탄했다.


듣는 사람의 호흡을 안다.


“눈을 뜬 순간 보이는 건 그분이었어요. 제 손가락 한 마디 정도 크기의 갈색빛이 도는 지구 최강의 생존력을 가진 그분이었죠.”

“으아아.”


이제야 정체를 알았는지 다들 소름 끼치는 표정을 지었다. 하나같이 좋은 집에 살다 보니 그분을 안 본 지가 오래되었기에 잊고 있었다. 게다가 손가락 한 마디 정도 크기라니 듣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았다.


“저는 있는 대로 소리를 질렀고 덕분에 주무시던 엄마, 아빠까지 놀라서 제 방으로 뛰쳐나왔어요. 저는 단번에 바퀴벌레를 잡아낸 엄마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다시 자려고 했어요. 하지만 그걸로 끝이 났다면 이렇게 사연을 보내지도 않았겠죠.”


제발 그러지 말라고 고개를 흔드는 멤버들의 모습은 귀엽기 짝이 없으나, 읽어야 하는 처지에서는 멈출 수 없었다.


“현관문 문틈 사이로 더듬이 두 개가 올라오는데······.”


끔찍하다는 듯이 도리질을 열심히 하는 멤버들을 보며 신은 웃음을 꾹 참았다.


결말은 지금도 바퀴벌레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거였다.


“대낮부터 엄청 무서운 이야기를 듣고 말았네요.”


남자인데도 싫은 바퀴벌레 이야기인데 오지수는 어떻겠는가? 오지수는 끔찍하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아! 시청자분께서 말씀하시네요. 큰 바퀴벌레는 주로 하천을 통해 들어오는 애들이니 들어오는 입구만 잘 막아주면 된다고요. 그나마 집에 사는 애들이 아니니 그게 어디냐고 하시네요.”

“집에서 살든 하천에서 오는 애들이든 싫은 건 마찬가지죠.”

“사연자분께서 너무 실감 나게 사연을 적어주셔서 오늘 잠 못 잘 것 같아요.”


이번 말은 대본에 있는 게 아니라 솔직한 감상이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현실 공포였다.


“어떤 시청자분께서는 낮부터 무서운 이야기 들으려고 켠 게 아니니 빨리 다른 사연으로 넘어가시라고 하네요.”


오지수의 눈짓에 신은 바로 다음 사연으로 넘겨서 읽었다. 이번 사연은 웃긴 사연이었다. 덕분에 추웠던 공기가 다시 따뜻해지면서 부드럽게 진행되었다.


“오늘의 라이브는 동주 씨가 하게 되었습니다.”

“매우 긴장되지만,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동주가 스탠드 마이크 앞에 서자 다들 잘할 수 있다고 응원의 몸짓을 하였다. 반주가 나오고 동주는 그대로 눈을 감은 채 노래를 불렀다.


‘역시 잘하네.’


걱정을 왜 했는지 모를 정도로 동주는 평소 실력대로 불렀다. 신은 동주의 사교성도 부러워했지만, 사실 저 노래 실력을 가장 부러워했다.


지금도 노력은 한다지만, 노래는 타고난 게 크므로 노력해도 안 되는 영역이었다.


깔끔한 동주의 라이브가 끝나면서 손뼉을 쳤다. 해냈다는 생각에 동주의 얼굴이 급격하게 밝아지면서 이제야 동주가 카메라를 향해 웃었다.


이어서 신이 개인기를 보여주자 라디오 관계자들은 헛웃음이 나왔다.


‘이건 개인기를 하는 건지 아니면 얼굴에 철판을 깐 건지.’


하나도 안 똑같은데 뻔뻔한 태도 때문에 웃음이 나오는 이상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


신은 조준성 사장이 가져다준 오디션 정보에 감사하다고 고개를 꾸벅 숙였다. 조준성 사장은 여전히 탐탁지 않아 하는 반응이었다.


“떨어지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말고.”

“네.”


뭐라 해도 좋다는 신의 얼굴에 조준서 사장은 한숨을 쉬었다. 귓등으로도 받아들이지 않는 게 느껴졌다.


그래도 팀 안에서 가장 정신력이 강한 녀석이니 나름대로 좋은 경험이 될 거다.


“그렇다고 너무 오디션 생각만 하지 말고.”

“그럼요. 프로인 걸요.”


신인의 입에서 나왔다고 하기에는 당돌한 말이었지만, 조준성 사장은 기특하게 신을 보았다.


“그래. 진우 오면 바로 출발하자.”


맛집 탐방 VJ 일을 잘했기에 거의 반고정으로 나오게 되었다. 특히 진우의 먹방이 인터넷에서 화제라 원 플러스 원으로 신까지 함께하게 되었다.


신의 어설픈 먹방이 진우의 먹방을 극대화한다나 뭐라나.


신은 먼저 봉고차에 올라타 조준성 사장이 건네준 오디션 서류를 보았다. 신은 배역을 보자마자 아! 소리가 나왔다. 역할을 보자마자 한 출연자 이름이 떠올랐다.


‘강휘성.’


아역 스타 신지호를 대신해서 들어간 게 학교 폭력 가해자 강휘성일 줄은 몰랐다. 그와 함께 울리는 메시지에 신은 미소를 지었다.


[미션: 시트콤 ‘아이GO!’ 시즌2의 오디션에 합격하여 배역을 따내십시오.]


신의 눈이 반짝였다. 조준성 사장의 말대로 내정자가 있어 안 될 가능성이 크다고 여겼는데 미션으로 왔다는 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다는 거다.


신은 곧장 배역의 정보를 읽었다.


‘학생이고, 주인공 가족이구나.’


모범생형 역할이었다. 그래서 의문이었다. 모범생이라니 강휘성과 너무 맞지 않았다.


행사 때문에 지나가면서 봤다지만 흐린 기억 속에서도 강휘성이 맡은 역할이 모범생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캐릭터가 변경됐나?’


드라마 안에서도 캐릭터가 엎어지는 건 흔한 일이다. 여러 사정에 따라 새 캐릭터가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한다. 그러니 출연자에 따라 캐릭터가 바뀌었을 수도 있다.


“형. 오디션 보게요?”


언제 탔는지 진우가 토끼 눈을 하고 신을 보았다.


“어. 보려고.”


팀이 뜨지도 않았는데 벌써 다른 생각을 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진우는 그저 신기하게 쳐다보기만 했다.


“하긴 이번에 라디오 사연 읽는 거 보니까 잘할 것 같아요.”


거의 칭찬 로봇 수준이라 신은 아니라면서도 올라간 입꼬리를 내리지 않았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는가.


솔직히 다른 분야는 몰라도 연기 쪽은 자신 있다.


“안 되더라도 좋은 경험이라 생각해야지.”


조준성 사장이 했던 말을 그대로 하자 시동을 건 조준성 사장이 웃었다. 물론 말한 것과 다르게 신은 붙을 생각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어느 시장으로 가면 돼요?”

“오늘은 잠실 쪽으로 갈 거야.”


잠실이라 하니 잠실 경기장과 올림픽 공원이 떠올랐다. 보통은 야구 경기나 올림픽을 떠올리는 장소이지만, 아이돌에게는 다른 의미의 장소였다.


‘콘서트.’


유감스럽게도 스페이스는 콘서트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안 했다기보다는 못했다는 쪽이 맞았다. 콘서트를 열 만큼의 팬이 없어서였다.


미래의 진우도 솔로 활동 이후 대학로 소극장에서 며칠하고 끝낸 것으로 알고 있다. 신이 보기에는 그것도 그냥 팬 서비스 차원으로 해준 거다.


“오늘 공연 있죠?”

“어.”


지난번 자선 콘서트와는 아예 규모가 콘서트였다. 카드회사 주체로 진행되는 콘서트인데 이름 있는 아이돌만 모은 콘서트였다.


스페이스의 이름값이 올라갔다고 해도 그런 콘서트에 초대될 정도는 아니어서 언젠가 그 무대에 서리라는 도전 의식이 생겼다.


“우리 올림픽 공원 지나가요?”

“응.”


말이 잠실이지 거의 서울 끝으로 가는 거였다. 해산물로 유명한 시장으로 가는 거라 둘 다 해산물을 좋아하여 기대하였다. 이번에는 어떤 맛집에 들를까?


잠실을 지나쳐 얼마 안 가자 사람들로 북적이는 올림픽 공원 역이 보였다. 가을 음악 축제 때와는 또 다르게 더 다양한 색의 응원 봉이 보였다.


그때 조준성 사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 열심히 하자.”


두 사람에게 말하는 것 같지만, 조준성 사장 자신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다. 신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올림픽 공원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이번에는 스페이스의 이름을 걸고 꼭 콘서트를 하고 싶다.


***


“저는 반대예요. 특히 이 포맷과 소재로는 절대 시청률이 잘 나올 리가 없어요.”


인지도가 높은 아이돌 그룹을 섭외해도 실패할까 말까인데 이제 막 떠오르는 신인을 쓰는 건 악수였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반대하였다.


오히려 영미의 감이 떨어진 게 아닌가, 인한은 진심으로 걱정하였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누나가 망해서는 안 되죠.”


애인이기 전에 동경하는 업계 선배로서 영미는 한 발짝이라도 실수해서는 안 되었다. 영미를 물어뜯을 인간이 그만큼 많아서였다.


그런 인한의 마음을 영미가 모를 리가 없기에 영미가 웃었다.


“그럼 네가 할래?”


이러한 반응을 의도한 것처럼 영미가 여유롭게 쳐다봤다.


“네?”


이번에는 인한이 당황할 차례였다. 순간 인한의 머릿속에 많은 생각이 오갔다. 영미의 말이 진심인가부터 시작하여 진심이라 해도 수많은 문제점이 떠올랐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인한이 이 소재로 방송하고 싶지 않다는 거다.


“저는 운동 예능 하고 싶은데요?”


그래서 이전부터 신을 점 찍어둔 거였다. ‘꿈을 향해 달려라’를 통해서도 운동 실력을 확인하였고, 최근에 한 라디오를 통해서도 예능감이 있어 보였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성대모사를 하는데 뻔뻔한 표정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꿈을 향해 달려라, 같은 거?”

“네. 아니면 요즘 아이돌이 대중적으로 괜찮으니까 명절 특집으로 아이돌 올림픽 같은 걸 해도 좋겠죠.”


수많은 미래의 아이돌 팬이 분노할 아이디어가 인한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꿈을 향해 달려라, 요즘 방송국 안에서도 말 많은 거 알아?”


인한의 입술이 튀어나왔다. 연하다운 어린 행동이었지만, 이럴 땐 애인이고 뭐고 없었다.


‘꿈을 향해 달려라’는 블랙의 강재 건만으로도 복잡한 상황이었다. 블랙의 팬들이 끈질기게 지금까지 항의하였다.


항의 정도야 그냥 무시하면 그만이지만, 홈페이지를 도배하는 수준으로 ‘미방영 분을 내놓아라’부터 시작해서 위험 상황이 영상으로 올라와 버리는 바람에 위에서도 고민이 많았다.


“괜히 출연자들 부상 때문에 말 나오는 거 찍지 말고 힐링 되는 거 찍어. 안 그래도 너한테 프로그램 맡겨보자는 이야기 나오고 있어. 내가 옆에서 도와준다고 하면 오케이 해줄걸? 그리고 SBC 동물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꾸준히 잘 나오잖아.”


시청률이 확 잘 나오는 건 아니지만, 꾸준히 보는 시청자층이 적지 않게 있다는 게 중요했다.


영미의 끝없는 설득에 인한은 흔들렸다. 게다가 처음으로 메인 연출이 되어서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하니 흔들리다 못해 거의 넘어갔다.


“근데 이 기획을 받아줄까요?”

“파일럿에다가 저예산이라 좋아할 거야. 스페이스도 신인이니까 출연비 싸잖아. 다른 프로그램처럼 지방 곳곳에 돌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한 곳에만 머물 생각이니까.”


무엇보다 영미가 도와준다는 이야기에 인한은 결국 넘어갔다.


‘어차피 파일럿이니까.’


시청률이 잘 나올 것 같은 소재로는 안 보이니 이참에 경험이나 쌓기로 했다. 첫 연출이니만큼 위에서도 크게 기대하지 않을 거라는 계산에서 나온 결론이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드립니다! 월할상각님 후원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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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8. 대세로 가는 길 (5) +31 21.01.21 16,280 636 13쪽
47 47. 대세로 가는 길 (4) +35 21.01.20 17,388 661 12쪽
46 46. 대세로 가는 길 (3) +26 21.01.19 17,427 688 12쪽
45 45. 대세로 가는 길 (2) +33 21.01.18 18,034 692 11쪽
44 44. 대세로 가는 길 (1) +34 21.01.17 18,493 682 12쪽
43 43. 내정자 +34 21.01.16 18,193 755 13쪽
42 42. 운도 실력이다 (4) +26 21.01.15 18,929 648 13쪽
» 41. 운도 실력이다 (3) +25 21.01.14 19,340 608 12쪽
40 40. 운도 실력이다 (2) +26 21.01.13 19,857 643 12쪽
39 39. 운도 실력이다 (1) +27 21.01.12 20,243 632 11쪽
38 38. 팬과 함께 +37 21.01.11 20,317 673 12쪽
37 37. 자선 콘서트 (3) +31 21.01.10 20,499 673 12쪽
36 36. 자선 콘서트 (2) +29 21.01.09 20,565 682 12쪽
35 35. 자선 콘서트 (1) +26 21.01.08 20,959 667 12쪽
34 34. 자체 콘텐츠 (2) +23 21.01.07 21,344 632 11쪽
33 33. 자체 콘텐츠 (1) +부분 수정했습니다 +27 21.01.06 21,607 703 12쪽
32 32. 꿈을 향해 달려라 (4) +24 21.01.05 21,981 663 11쪽
31 31. 꿈을 향해 달려라 (3) +32 21.01.04 22,166 662 13쪽
30 30. 꿈을 향해 달려라 (2) +20 21.01.03 22,092 622 12쪽
29 29. 꿈을 향해 달려라 (1) +17 21.01.02 22,811 605 14쪽
28 28. 독이 든 성배 (3) +26 21.01.01 22,662 620 12쪽
27 27. 독이 든 성배 (2) +33 20.12.31 22,269 659 14쪽
26 26. 독이 든 성배 (1) +18 20.12.30 22,342 549 12쪽
25 25. 행사돌! (2) +19 20.12.29 22,764 58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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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 팀 스페이스 (2) +26 20.12.27 22,799 53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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