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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투수 인생 3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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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별
작품등록일 :
2020.12.08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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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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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13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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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09. No.1 (3)

DUMMY

“대단하군.”

“저렇게 잘 던질 줄은 몰랐는데?”

영상을 통해 보긴 했지만 실제 경기장에서 지켜 본 박유신의 피칭은 그야말로 거침이 없었다.

마치 상대를 한 수, 아니 두 수 아래로 내려다보고 찍어 누르는 듯한 포심 패스트 볼도 일품이지만 그 빠른 공을 원하는 코스에 정확하게 집어넣는 커맨드는 영상에서 보던 것 이상으로 압도적이었다.

“······.”

투수가 바뀐 마운드를 멍하니 바라보던 다저스의 에이전트 빌리 게스파노는 도민규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상황을 곱씹었다.

박유신이 초구에 몸 쪽 높은 코스의 공을 던졌을 때만 해도 제법이다 싶었다.

2사에 주자가 없는 가운데 공격적인 피칭으로 앞선 두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냈으니 3번 타자라면 분명 초구부터 노림수를 가지고 들어 올 터.

그 허를 찌르듯 힘 있는 하이 패스트 볼로 범타를 유도해 내려는거라 여겼다.

하지만 시원하게 내돌린 타자의 방망이는 박유신의 공을 건드리지 못했다.

그러자 박유신은 2구 째 거의 비슷한 높이의 바깥 쪽 코스에 포심 패스트 볼을 찔러 넣어 타자의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이 때 까진 박유신이 영리하게 느껴졌다. 장타를 노리기 위해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을 타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가장 효율적인 코스에 공을 던진 거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3구 째.

오늘 경기에서 가장 빠른 공을 초구와 거의 비슷한 코스로 찍어던지는 걸 보며 빌리 게스파노는 눈을 치떴다.

이건 칠 테면 쳐 보라고 던진 공이 아니었다.

먹잇감을 궁지로 몰아넣은 뒤 시커먼 아가리를 벌리고 정면으로 달려드는 맹수처럼 타자를 잡아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던진 공이었다.

다시 말해 결정구를 클린업 타자의 몸 쪽 높은 코스로 내던진 것이다.

“썬의 동생이라 그런가? 배짱 두둑한 피칭이 아주 마음에 들어.”

배럴 타구를 양산하기 위한 어퍼 스윙의 붐이 일어난 메이저리그에서 하이 코스 공략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필수 레퍼토리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실제로 하이 패스트 볼을 효율적으로 던지는 투수는 손에 꼽혔다. 높게 던지면 얻어맞을 거라는 두려움에 대부분 빠지는 볼을 던졌고 타자들은 그 공을 침착하게 거르며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 나갔다.

오죽하면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라 빠른 공을 공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강심장을 가진 투수들을 찾으라는 지시가 내려왔을 정도.

그런데 그렇게 찾던 투수가 저기 경기장에 있었다.

블루제이스의 스카우트 제프리 킹스턴은 박유신의 옆에 류현신이라는 이름을 적어 넣었다.

2020년 블루제이스로 이적한 이래 에이스로 활약하며 팀을 4년 연속 포스트 시즌에 진출시켰던 코리안 몬스터.

체격 조건이나 구속에서는 차이가 났지만 타자를 상대하는 영리함만큼은 류현신을 빼다 박은 느낌이 들었다.

앞선 세 타석에서 제프리 킹스턴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던 건 두 번째 타석.

쓰리 번트를 시도하던 타자를 브레이킹 볼로 잡아낸 장면이었다.

그 전까지 박유신은 5구 연속 포심 패스트 볼을 던졌다.

그리고 화제가 된 영상에서도 4회 초반까지 포심 패스트 볼만 던지며 타자들을 힘으로 찍어 눌렀다.

연이은 번트 실패로 타자가 궁지에 몰렸으니 자신이 가장 자신있는 빠른 공으로 여유롭게 삼진을 잡아낼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박유신은 방심하지 않았다. 상대의 쓰리 번트 시도를 간파한 것으로도 모자라 포심 패스트 볼 타이밍에 맞춰 움직일 거라는 것 까지 예상하고 일부러 브레이킹 볼을 던졌다.

정확한 구종은 파악하지 못했지만 90mile/h(≒144.8km/h)에 달하는 빠른 공이 홈플레이트 앞에서 뚝 떨어졌고.

바운드 된 공을 포수가 실수 없이 처리하면서 두 번째 아웃 카운트를 만들어냈다.

보통 투수들은 투 스트라이크 이후로 낮은 코스의 브레이킹 볼을 던지려 하지 않는다. 만에 하나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주자가 출루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박유신은 망설임 없이 바운드 볼을 던졌다.

‘그만큼 연습을 많이 한 걸까? 아니면······ 볼이 빠져서 타자 주자가 출루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 걸까?’

능숙한 포수의 블로킹으로 보아 전자일 가능성이 높았지만 제프리 킹스턴은 후자였으면 좋겠다고 마음먹었다.

지금 블루제이스 마운드에는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뻔한 레퍼토리를 고집하는 투수보다 상대의 허를 찌르며 경기를 지배해 나가는 투수가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박유신의 피칭을 가장 앞에서 지켜 본 앤드류 톰슨은 잔뜩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리고는 홀로 고개를 갸웃거리다 의아해하는 데이비드 킴을 보며 물었다.

“이런 걸 한국에서 뭐라고 하지?”

“이런 거라니요?”

“유신의 압도적인 피칭.”

“나이스 피칭?”

“그건 영어잖아.”

“한국 말을 알려달라는 거에요?”

“그게 아니라 썬이 내게 해 준 말이 있다고. 무슨 줄임말 같았는데······.”

“혹시 양학?”

“오! 그래! 바로 그거야. 그게 어떤 표현의 줄임말이지?”

“양민 학살의 줄임말이에요. 시대가 바뀌면서 본래의 의미보다 순화된 표현으로 쓰이고 있고요.”

“그렇게까지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 단어만으로 한국민을 오해할 생각은 없으니까.”

“그런데 갑자기 양학은 왜요?”

“썬이 그랬거든. 동생의 영상을 보는데 잊고 있었던 양학 본능이 깨어났다고.”

“양학 본능?”

“고등학교 시절 썬도 유신 못지않게 압도적인 공을 던졌잖아.”

앤드류 톰슨은 당시 동아시아 전담 에이전트였던 피터 킴과 함께 박유성의 피칭을 여러 차례 눈으로 확인했다.

그리고 직접 구단 수뇌를 설득해 박유성의 계약을 이끌어냈다.

다른 구단에서 간을 보듯 100만 달러 정도를 제안할 때 레이즈에서 150만 달러를 내지른 것도 앤드류 톰슨이 강력히 추천했기 때문이었다.

“썬이 공을 던지는 것도 직접 봤어요?”

“자네는 못 봤나?”

“저는 그 때 에이전트가 아니었으니까요. 영상으로 본 게 전부죠.”

“이런. 대단한 피칭을 놓쳤군.”

마치 애송이를 보듯 앤드류 톰슨이 피식 웃었다. 그러자 데이비드 킴이 궁금한 듯 물었다.

“썬의 피칭은 어땠어요? 유신의 피칭처럼 압도적이었나요?”

“흠······. 글쎄. 압도적이긴 했지. 썬은 피지컬도 좋았고 유신처럼 로케이션에 신경 쓰지도 않았으니까.”

“동영상으로 봤을 때는 칠 테면 쳐 보라는 식으로 포심 패스트 볼만 죽어라 던지는 느낌이었어요.”

“피칭 내용만 놓고 보자면 영상과 큰 차이는 없어. 다만 영상으로 보는 것 보다 메이크 업이 좋았지.”

“어떤 점에서요?”

“당시 썬의 팀은 수비가 좋지 않았어. 눈에 보이지 않는 실책들이 많았지. 하지만 썬은 그런 상황을 그냥 웃어 넘겼어.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졌고 결국 팀을 승리로 이끌었지.”

데이비드 킴이 묵묵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편집된 박유성의 영상만 놓고 보다가 수석 스카우트인 앤드류 톰슨의 소회를 들으니 아시아인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박유성이 메이저리그 10승 투수로 성장한 게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그럼 유신은요?”

데이비드 킴이 다시 물었다. 그러자 앤드류 톰슨이 미간을 찌푸렸다.

“흠······. 아직은 모르겠어.”

“······?”

“패기 넘치는 것 같으면서도 노련해 보이고. 고집스러우면서도 영리한 느낌이랄까.”

“그거 칭찬인 거죠?”

“글쎄. 그건 오늘 경기를 끝까지 봐야 알 것 같은데.”

앤드류 톰슨은 말을 아꼈다. 정확하게는 박유신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내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어제 양키즈를 상대로 팀의 첫 승을 따낸 박유성조차 앤드류 톰슨의 계산속에 있었다.

아마추어일 때는 어느 정도 레벨의 투수이고 마이너리그에서 적응기를 마치면 메이저리그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내 주겠다는 예상이 가능했다.

반면 1회 초 박유신의 피칭은 20년차 스카우트인 앤드류 톰슨조차 가늠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은 경기를 좀 더 지켜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하지만 박유신의 피칭이 이어질수록 앤드류 톰슨의 머릿속은 점점 복잡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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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09. No.1 (4) +11 21.01.14 22,235 513 8쪽
» 09. No.1 (3) +18 21.01.13 21,493 505 8쪽
59 09. No.1 (2) +17 21.01.13 22,074 552 8쪽
58 09. No.1 (1) +8 21.01.12 21,793 528 9쪽
57 08. 개막! 주말 리그 (7) +21 21.01.12 22,429 519 8쪽
56 08. 개막! 주말 리그 (6) +21 21.01.11 21,085 507 8쪽
55 08. 개막! 주말 리그 (5) +8 21.01.11 22,133 513 8쪽
54 08. 개막! 주말 리그 (4) +8 21.01.10 21,993 53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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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08. 개막! 주말 리그 (1) +18 21.01.09 23,644 543 9쪽
50 07. 라이벌 같은 소리하네 (9) +31 21.01.08 22,661 523 9쪽
49 07. 라이벌 같은 소리하네 (8) +24 21.01.08 23,148 530 8쪽
48 07. 라이벌 같은 소리하네 (7) +19 21.01.07 23,145 525 8쪽
47 07. 라이벌 같은 소리하네 (6) +11 21.01.07 24,131 544 8쪽
46 07. 라이벌 같은 소리하네 (5) +17 21.01.06 23,945 545 9쪽
45 07. 라이벌 같은 소리하네 (4) +24 21.01.06 24,699 523 8쪽
44 07. 라이벌 같은 소리하네 (3) +13 21.01.05 24,590 546 9쪽
43 07. 라이벌 같은 소리하네 (2) +15 21.01.05 25,100 560 9쪽
42 07. 라이벌 같은 소리하네 (1) +12 21.01.04 25,379 550 8쪽
41 06. 큰 그림을 그려야 하지 않겠어요? (5) +19 21.01.04 25,963 562 10쪽
40 06. 큰 그림을 그려야 하지 않겠어요? (4) +13 21.01.03 25,465 566 9쪽
39 06. 큰 그림을 그려야 하지 않겠어요? (3) +55 21.01.03 27,042 591 8쪽
38 06. 큰 그림을 그려야 하지 않겠어요? (2) +18 21.01.02 29,279 542 8쪽
37 06. 큰 그림을 그려야 하지 않겠어요? (1) +16 21.01.01 30,317 583 8쪽
36 05. 네가 박유신이냐? (8) +23 21.01.01 29,390 60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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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05. 네가 박유신이냐? (5) +20 20.12.30 28,747 562 8쪽
32 05. 네가 박유신이냐? (4) +26 20.12.30 30,092 550 8쪽
31 05. 네가 박유신이냐? (3) +19 20.12.29 29,832 612 8쪽
30 05. 네가 박유신이냐? (2) +11 20.12.29 29,925 623 9쪽
29 05. 네가 박유신이냐? (1) +19 20.12.28 30,438 623 9쪽
28 04. 인터뷰 한 번 하죠? (5) +21 20.12.28 29,966 611 9쪽
27 04. 인터뷰 한 번 하죠? (4) +26 20.12.27 29,943 666 9쪽
26 04. 인터뷰 한 번 하죠? (3) +13 20.12.27 30,793 593 9쪽
25 04. 인터뷰 한 번 하죠? (2) +17 20.12.26 30,789 599 9쪽
24 04. 인터뷰 한 번 하죠? (1) +21 20.12.26 31,536 608 8쪽
23 03. 이게 중학생의 공이라고? (8) +23 20.12.25 31,955 58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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