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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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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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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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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3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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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188. 예언

DUMMY

쾅!!


눈앞에서 커다란 폭발음이 울렸다. 제대로 나를 노리고 쐈다기보다는 그저 내 근처로 마법을 날렸다고 봐야할 정도로 떨어진 거리였다.


그야말로 ‘화가났다’는 걸 잘보여주는 방식의 싸움이었다.


“잘했네.”


“비앙카...”


“ 제대로 도발됐잖아.”


비앙카의 빈정거림이 들렸다.


그녀는 지친표정으로 나를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쾅!


나는 서둘러 옆으로 피했고, 내가 서 있던 자리는 마법이 떨어지며 움푹패였다. 주위에 멀쩡한 땅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화가났다고는 해도, 자신의 신목앞을 이렇게 쑥대밭으로 만들어도 되는 건가?


이렇게되도록 도발한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는 정말 아무런 대책도 없이 마법을 쓴다고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시간 끌기는 성공적일지도..’


“윈드 커터!”


휘이잉!


팟-


날아오는 마법 중 몇몇은 내 마법으로 막아냈고, 보석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이 아닌 이상은 대부분 엘론이 베어낼 수 있었다.


“그래서, 시간을 끈 뒤의 계획은 있어요?”


촥!


엘론이 눈앞으로 날아오는 얼음을 베며 말했다.


날카로운 얼음들이 갈라질 때는 주위로 퍼지는 얼음알갱이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이 나며 지금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클로이 님?”


“......”


잠시 도망갔던 정신을 현실로 되돌렸다. 그리고 엘론의 얼굴을 보았다.


“글쎄...”


“네?!”


“예언이 실현되는 걸 기다리고 있다고 할까?”


“...뭐라고요?”


엘론은 어이없어하는 듯했다. 하지만 과연 내 판단을 신뢰해주는 그답게 그 이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예언이 실현되는 걸 기다리고 있다고는 했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일부러든, 아니든 시간을 끄는 것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비앙카를 향해 심장의 불꽃을 내뿜고 있는 녀석 쪽으로 손을 뻗으며 외쳤다.


“윈드 스피어!”


녀석은 손을 살짝 흔들었다.


팟!


땅에서부터 튀어나온 커다란 바위가 바람을 막고는 스르르 사라졌다.


쿠쿵!


그 틈으로 화살같은 불꽃이 쏟아져 내렸다. 그건 비앙카의 마법이었다. 녀석은 이번엔 손을 흔들어 파도같은 물을 내뿜었다.


파도는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출렁였다. 그리고 불꽃화살을 덮쳐 그대로 비앙카가 있는 곳까지 뻗어나갔다.


휘이잉!


파도를 맞서는 비앙카의 주위로 바람이 휘몰아쳤다.


그 바람은 점점 커지며 파도를 휘감았고, 결국 파도는 사방으로 흐트러져 버렸다.


쏴아아-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흩어진 파도는 결국 맑은 하늘아래에서 빗줄기가 되어 쏟아졌다.


햇빛에 닿은 빗줄기는 곳곳에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들어 내었다.


“...”


나는 그 장면을 바라보며 ‘마법의 상성을 설명하기에 좋은 장면이다..’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살며시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


짧다고는 해도 여기서 주문을 외워가며 마법을 쓰는 것은 나뿐이었다.


한명은 드래곤, 다른 한명은 신의 환생자.


둘다 쓸데없는 주문따윈 쓰지 않으며 마법책에 나와있지 않을 법한 마법을 마구 써대고 있다.


사실, 이건 내가 낄만한 전투가 아니다.


‘..아니, 끼어들고 싶은 마음도 없는데.’


나는 그저 어쩌다가 말려든 불쌍한 일반인일 뿐이지 않은가.


녀석은 뒤로 물러나며 손을 높이 들었다.


그의 머리 위로 물방울이 생겨났다. 마치 주위의 물들을 흡수하는 듯이 물방울은 점점 커져갔다. 게다가 불운하게도, 지금 이곳은 호수로 둘러싸여 있다.


쏴아아!


쏴아아!


주위의 호수에서도 물기둥이 몇 개 솟아올랐다.


불길한 느낌은 언제나 정확하게 맞는다. 이걸 막는 게 쉽지 않다는 건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나는 비앙카를 보았다.


그녀는 약간 몸을 숙인 채로 숨을 고르며 마법사 녀석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미 그녀의 발밑은 물론이고 주변에는 수많은 빈병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가방안에 물약이 얼마나 남았을지 상상하고 싶지않았다.


그리고 어쩌면 이미 그녀는 한계에 가까울지 모른다.


‘...도대체 언제야?!’


예언은 언제 실현되는 것인가.


그 예언자는 시간을 끌면 된다는 듯한 말을 했지만, 이 이상은 시간을 끌 수 없다.


나는 다시 마법사 녀석을 봤다.


물방울은 벌써 우리를 덮칠정도로 커져 있었다. 저 마법 그대로 우리를 덮칠 수도 있고, 지난번처럼 여러 개로 갈라져 우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주변에는 솟아오른 여러개의 물기둥.


그야말로 위기. 지금까지 중 가장 심한 위기다.


“자..잠깐만요!”


다급한 목소리에 녀석의 눈이 나를 향했다.


그 눈에서 ‘이제와서 뭐야?’라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왜 나를 죽이려고 하는 건데요!”


이건 마지막 시간끌기이자, 마지막 발악이었다.


하지만 그건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녀석은 피식 웃더니 들어올린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나는 처음부터 말했는데. 네가 윈프리드의 사자이기 때문이라고.”


시간끌기는 실패했다.


한데 모인 커다란 물방울이 은은한 빛을 발했다. 그 중간중간 은빛이 섞여 있는 것은 눈의 착각이 아닐 것이다.


‘...신성력!’


지금도 딱히 방법은 없지만, 신성력이 섞여있다면 더더욱 막을 수 없다.


촤아아-


호수의 물기둥이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녀석의 머리 위에 물방울 역시 금방이라고 터질 것처럼 출렁였다.


나는 눈을 감고 현실로부터 도망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이미 예전에 하지 않았던가.


게다가 그럴 때마다 결국 나는 후회했다.


윈드 스톰을 외울 시간은 없다.


하지만 어쩌면 날아오는 마법을 맞춰 흩어지게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른다.


나는 요동치고 있는 물방울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리고 물방울이 터지려고 하던 그때,


“...윽?!”


갑자기 녀석이 낮은 신음을 터트리며 몸을 앞으로 숙였다.


“...뭐야?”


한걸음 앞으로 내디디려던 내 발목에 무언가 차가운 것이 얽혀 붙었다.


촤아악!


“으앗?!”


“클로이 님!”


그리고 나를 거꾸로 들어올렸다.


나는 발밑을 봤다. 발에는 호수에서 솟아오른 물줄기가 마치 의지라고 갖고 있는 것처럼 나를 붙잡고 살랑살랑 흔들고 있었다.


엘론은 물줄기를 베어보려고 검을 들었으나, 높이 치솟은 물줄기에 검이 닿지는 않았다.


머리에 피가 쏠리는 느낌은 썩 그리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두번째로 겪는 일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마음은 침착해졌다. 게다가 이 물줄기는 이대로 나를 내던지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


나는 매딜린 채로 앞을 보았다.


먼 곳, 거리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밝은 빛이 하늘로 이어져 있었다.


‘...하늘과 땅을 잇는 끈...’


그건 마치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끈과 같은 모습이었다.


나는 재빨리 몸을 틀어 마법사 녀석을 보았다.


‘...!’


미세하게 녀석의 몸이 가느다란 빛으로 묶여있는 것 같았고, 그 빛의 끝은 하늘로 연결되어 있었다. 마치 인형극에 쓰는 인형같다.


‘...거꾸로 매달린 나는 세상이 뒤집혀 보이고...!’


예언자의 예언을 떠올렸다.


‘바람같이 움직인다.’


‘...바람!’


바람이라면 역시 바람의 왕국 레이엔이다. 그리고 바람같이 움직일 수 있는 레이엔 출신,


“..로즈마리!”


보이지 않는 그녀를 향해 와쳤다.


“보석을...!”


드래곤의 심장에 대해 알리가 없는 예언자는 ‘심장’을 ‘마음’이라고 해석해줬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 순간, 물줄기는 나를 옆으로 내동댕이쳤다.


“으앗!!”


풍경이 빠르게 눈앞으로 스쳐지나가는 가운데 , 무언가 따뜻한 것이 나를 감쌌다.


촤아악!


그리고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져 몇번 뒹굴었다.


“으..윽...”


바로 떨어진 것은 아니라 크게 다치진 않았으나, 그 충격 역시 만만치 않았다.


마치 뭔가로 사정없이 맞은 것만 같은 몸을 간신히 일으켰다. 그리고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손에 잡고 있는 독약병이었다.


날아가던 순간 무의식적으로 품에 꼭 끌어안은 덕분인지 병은 미세한 금 하나 없이 멀쩡했다.


“휴우...”


안도의 숨이 절로 나왔다.


“아, 에..엘론 괜찮아?”


그리고 그제야 나를 감싸고 떨어진 엘론의 상태를 살필 정신이 들었다.


“..괜찮아요...”


엘론은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는 있었지만 크게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았다.


그는 나를 일으키고는 옷을 한번 툭툭 털고 바닥에 떨어진 검을 주으러 걸어갔다.


“와우~ 가까이서 보니, 더 대단한데요? 정말 피를 머금고 있는 것 같은 짙은 빛이네요.

이걸로 저는 드래곤의 심장을 훔친자?”


내 앞으로 내려온 로즈마리의 손에는 붉은 보석이 들려있었다.


그녀는 햇빛에 보석을 비추며 감탄을 쏟아냈다.


‘...알베르 신관의 심장!’


드디어 심장을 되찾았다는 생각에 기쁨이 샘솟았다. 로즈마리는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장난스런 표정으로 한손으로는 심장을 쥐고는 눈을 찡긋거렸다.


“응응, 드래곤의 심장을 훔친자라니! 멋지네요!

어머, 그렇다면 이 드래곤의 마음은 이제 제것인가요?”


그 순간, 서늘한 공기가 우리 위로 내려앉았다.


로즈마리에게는 그게 단순한, 아니 제법 값나가는 최상급 보석이었기 때문에 그저 장난으로 내뱉은 말일지 모르지만 너무나 위험한 발언이었다.


“..로...로즈마리? 그 보석, 저에게 주실 수 있을까요?”


나는 그녀를 향해 비어있는 다른 손을 내밀었다.


로즈마리는 나를 물끄러미 보았다.


최상급 보석에 대한 욕심과 자신의 아이들 구한 은인에게의 보답, 그 두가지가 서로 뒤엉켜 싸우고 있음이 그 두 눈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었다.


‘...뭐, 도둑이 욕심낼 만한 보석이긴 하지.’


그정도로 아름답고 매력적인 보석이다.


하지만, 만약 그녀가 그 보석을 갖기로 마음먹는다면 아마 이자리에서 그 목숨은 끝났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저 마법사 녀석의 손에서 심장을 되찾는 것과 그녀의 손에 있는 심장을 되찾는 것. 둘 중 어느 게 더 쉬운 일인지는 고민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비앙카에게 저 심장을 되찾기 위해 도둑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 따윈 문제도 되지 않을 것이다.


“흠, 아쉽긴 하지만 어쩔 수 없죠.

은혜는 갚아야하는 것이고, 게다가 이건 아름답긴 하지만 갖기엔 조~금 불길하네요.”


잠시 고민하던 로즈마리는 내 손에 보석을 살며시 올려놓았다.


그건 여느 보석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마치 자신이 심장이라는 것을 나타내려는 듯 따뜻함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약간의 맥박이 느껴지는 듯했다.


“큭...이런 함정을 준비하고 있었나...”


마법사 녀석은 비틀거리며 자세를 바로잡고 섰다.


그 뒤로 얽혔던 빛줄기는 이제 옅어져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여전히 힘이 빠져나가는 모양이었다.


촤아악!


크기는 작아졌지만 여전히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던 물방울이 작게 나뉘며 사방으로 퍼졌다.


양손이 막힌 나는 마법을 쓰지 못하고 바로 옆으로 뛰었다.


촥! 촥!


내 뒤로 물방울들이 빠르게 날아와 박혔다.


로즈마리는 이미 자리를 피했는지,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촥!


나는 다시 달리며 마법을 피했다.


녀석의 기운은 제법 흉흉했다. 우리가 도발했을 때보다 더 기분이 안좋아보였다. 하지만 침착함도 보이지 않았다.


‘...좋아!’


나는 재빨리 신목쪽으로 달렸다.


그는 나에게만 신경쓰는 것이 아닌 비앙카와 엘론에게도 마법을 쓰고 있었기에 내가 신목으로 달리고 있음을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았다.


핑-


하지만 내가 신목 바로 근처까지 달려갔을 때, 빠른 속도로 얼음 조각이 나에게 날아왔다.


‘...눈치 챈건가!’


이렇게까지 가까이가면 눈치채는 건 당연할지 모른다.


나는 날아오는 마법을 피하며 계속 달렸다.


“꺅!”


하지만 미처 피하지 못한 마법 하나가 내 다리에 박혔다.


고통과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나는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상처로부터 퍼지는 차가운 기운이 다리 전체를 얼려버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동시에 맥박치는 뜨거운 고통이 느껴졌다.


나는 넘어지면서 앞을 보았다.


‘신목은 앞으로 몇 걸음 안남았는데!’


그래, 신목까지는 앞으로 몇 걸음 남지 않았다. 그렇다면...닿을지 모른다.


“이얏!!”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신목을 향해 병을 힘껏 던졌다.


지금이 아니면 다신 신목 가까이 올 기회가 없을 거라는 예감때문이었다.


땅으로 쓰러지면서도 나는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고 있는 병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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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215. 계약 종료 +1 21.04.27 82 4 16쪽
214 214. 마지막 축복 21.04.26 54 2 14쪽
213 213. 물의 성소 21.04.26 58 3 12쪽
212 212. 싸움의 끝 21.04.25 51 3 13쪽
211 211. 위기 21.04.25 53 3 14쪽
210 210. 접전 21.04.24 55 3 13쪽
209 209. 반격 21.04.24 52 2 12쪽
208 208. 왕궁 마법사 리안 21.04.23 53 2 13쪽
207 207. 결투 장소 21.04.23 56 3 12쪽
206 206. 예언자의 이야기 21.04.22 55 3 13쪽
205 205. 습격의 이유 21.04.22 56 3 11쪽
204 204. 훈련의 성과 21.04.21 56 2 12쪽
203 203. 다시 훈련 21.04.21 56 2 12쪽
202 202. 스승의 조언 21.04.20 58 3 12쪽
201 201. 예언자의 정체 21.04.20 56 2 12쪽
200 200. 책의 사용법 21.04.19 57 2 12쪽
199 199. 회오리 바람 21.04.19 54 3 12쪽
198 198. 약혼자 21.04.18 59 2 12쪽
197 197. 불길함 21.04.18 55 2 13쪽
196 196. 숲 21.04.17 52 2 12쪽
195 195. 협력의 형태 21.04.17 53 1 12쪽
194 194. 운명 21.04.16 51 1 11쪽
193 193. 안전한 길 21.04.16 60 1 11쪽
192 192. 예언자 21.04.15 52 1 12쪽
191 191. 수도로 가는 길 21.04.15 51 3 13쪽
190 190. 재정비 21.04.14 52 2 12쪽
189 189. 독약의 효능 21.04.14 52 2 12쪽
» 188. 예언 21.04.13 54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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