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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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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최근연재일 :
2021.04.27 21: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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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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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6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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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94. 운명

DUMMY

스텔라가 우리를 데려간 곳은 산에서 꽤 떨어진 장소였다.


바닥에는 무성히 자란 풀들이 흔들리고 있었고, 한쪽으로는 작은 개울이 졸졸 흘렀다.


듬성듬성 자라있는 나무들 사이로 사람들이 몸을 숨기 듯 앉아있었다.


‘...반란군!’


스텔라를 따라 나무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곳에 짐을 풀고 자리잡은 반란군들은 긴장한 듯 표정을 굳히고 스텔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많은 수가 잡혔다고 알려는 반란군이었으나, 이렇게 모여있으니 그 수가 제법 많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위치가 노출되는 것은 염려한 것인지 불도 피우지 않았고 눈앞에 놓여있는 마법석의 은은한 빛에만 의지하고 있었다.


빛은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아무래도 일정거리가 떨어지면 보이지 않도록 되어있는 듯했다.


이렇게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단순히 순찰을 돌기 위해 나왔다는 말은 믿기 어려웠다.


스텔라는 그들과 조금 떨어진 구석에 앉았다.


“이쪽에 앉으십시오.”


그리고 손을 뻗어 자신의 앞을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는 그녀의 근처로 둘러앉았고, 우리와 함께 왔던 병사들은 조용히 자리를 피했다.


“저 사람...”


“그래, 그때 마을에서 봤던...”


“예언자님도 함께야.”


“도대체 무슨 일이지?”


병사들은 우리에게 들리지않게 하려는 듯 소리낮춰 말하고 있었지만, 아무리 작게 말한다해도 이 조용한 공간에 울리는 말은 쉽게 내 귀에 닿았다.


그들의 눈에는 이 구성원들이 간단하게 반란군의 리더, 예언자, 반란군의 희망이라는 모습으로 보이겠지.


어쩌면 그건 반란군의 입장에서는 희망적인 상황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들여다보면, 신의 사자, 교단의 기사, 유명한 도둑, 정체불명의 예언자, 반란군의 리더였다.


어디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조합이며, 상관없는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스텔라는 웅성거리는 병사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신경쓰지 않는 것인지 그쪽으론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품에서 작은 돌을 꺼냈다. 그리고 그걸 우리들의 중앙에 놓았다.


징-


돌은 빛을 뿜어내며 은은하게 주위를 밝혔고, 그런 빛에서 나올거라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따뜻함을 퍼트렸다.


‘역시 마법석이 편리하긴 하네...’


힘들게 나뭇가지들을 모아 불을 피울 필요도 없고, 중간중간 불을 점검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마법석 쪽으로 손을 뻗어보았다. 따뜻한 기운이 손바닥을 통해 온몸으로 스며드는 듯했다.


“워프 마법이 담긴 마법석도 존재할까요?”


마법석을 가만히 보고 있으니, 그런 의문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스텔라는 눈을 조금 크게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설마 그런 질문이 나올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는 듯한 모습이다.


“...워프 마법은 보통의 마법사도 쓰기 힘들기 때문에...저도 그런 마법석은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말끝을 흐린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에 잠긴 듯, 한동안 마법석의 빛을 바라보고 있었다.


곧, 시선을 올려 똑바로 나를 보며 말했다.


“왕궁 마법사 리안이 그걸 만들어냈다는 소문은 들었습니다. 단지 소문일 뿐이지만, 만약 사실이라해도 몇 개 갖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스텔라는 그건 어려운 일이라고 하면서도 그녀석이라면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녀석의 실력만큼은 인정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 생각이 맞았다.


신목에서의 전투 때 퓨린의 왕이 쓴 것은 분명 워프가 담긴 마법석이었다.


그때 쓴 두개가 전부라면 좋을 텐데..


녀석은 지금 신목 두 그루에 힘을 흡수당하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의 마법석은 만들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미 녀석이 워프를 사용하는 시점에서, 그가 워프 마법석을 만들 수 없다는 게 우리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어쨌든 녀석이 못하는 게 많을수록 우리에겐 득이 되지 않을까?


나는 녀석의 대한 생각은 거기까지만 하기로하고, 현재에 집중했다.


“그럼, 이제 왜 여기에 있는지 알려줄 수 있나요?”


희미하게 미소를 띄고 있던 스텔라의 입꼬리가 내려갔다.


그녀는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희는 수도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뭐!”


나는 순간적으로 큰소리를 내질렀다. 하지만 곧,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로 쏠리는 것을 느껴 간신히 목소리를 낮출 수 있었다.


“뭐라고요...? 수도를 공격하기라도 하겠다는 말이에요?”


“진정하십시오. 저도 이 인원으로 수도를 공격하는 건 바보같은 짓이라는 건 압니다.”


“그...그럼?”


“며칠 후, 왕이 수도 근처 사냥터에서 사냥대회를 연다고 합니다.”


“...사냥대회?”


물론 왕가에서 주최하는 사냥대회는 흔한 풍경이다.


진지하게 사냥을 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그저 귀족들과의 화합과 친목을 다지는 것이 목적인 경우가 허다하다.


대충 자신들의 무기를 자랑하며 근황얘기에 빠지는 것이다.


그건 레이엔에서도 많이 벌어졌던 행사였다. 물론 나는 참여한적은 없고, 그저 주위에서 수근거리는 소문만 주워들었을 뿐이다.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 사냥대회를 개최하다니, 대단하다고 해야하나?


“많은 귀족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취소할 수는 없을 겁니다.”


“아하...그래서, 그때 습격하려고요?”


“습격이라...성까지 들어가는 것보다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그럴지도 모르는데...”


눈앞에서 왕을 습격한다는 소리를 들으니 현실감각이 없어지는 기분이었다.


‘나는 사실 꿈속에 있는 게 아닐까...’


결국 현실도피를 하며 가만히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전혀 다른 현실이 눈앞에 펼쳐지기를 바라면서.


“...설마 저희에게 그걸 도와달라는 겁니까?”


가만히 옆에서 듣고 있던 엘론이 조심스럽게 묻는 소리가 들렸다.


스텔라는 대답이 없었다.


“......”


어쩔 수 없이 나는 감았던 눈을 뜨고 앞을 보았다.


현실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스텔라는 가만히 마법석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한번 거절당했기 때문인지, 그녀는 답을 망설였다.


‘...스텔라에겐 미안하지만...’


역시 반란군과 엮이고 싶지 않다는 게 내 본심이다.


“이렇게 만난 것도 운명이지 않습니까?”


“...응?”


“우린 벌써 세 번이나 만났습니다. 운명이라해도 좋지 않겠습니까?”


“......”


그녀의 말대로 우리는 이번까지 세 번의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첫 번째는 항구에서, 두 번째는 도망자의 마을, 그리고 지금.


보통은 운명이라 생각해도 좋을 정도다.


하지만,


“...하지만 그 중 ‘진짜로’ 우연히 만난 건 한번뿐이잖아요.”


나는 피식 웃으며 답했다.


첫 번째는 예언자가 우리를 그들의 희망이라 칭하며 어디에 나타날지 알려준 것이었고, 두 번째 도망자의 마을이야말로 우연한 만남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나는 예언자 쪽을 힐끗 보았다.


그는 물끄러미 마법석을 바라보며 우리들이 하는 말을 조용히 듣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다시 스텔라에게로 눈을 돌렸다.


침착한 표정을 하고 있는 스텔라는 고개를 돌려 가만히 내 눈을 바라보았다.


흔들림없는 눈동자를 보고 있으니, 아무런 말도 듣고 있지 않는데 설득당하는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음...”


“하지만~ 결국 지금은 저 예언자의 인도로 만남이 이루어졌다고 봐도 되지 않나요? 그걸 운명으로 치부하는 건 좋지 않죠~”


타닥-


내 옆으로 작은 돌멩이가 날아왔다.


작은 그 돌멩이는 내 허벅지를 때리고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 전혀 아프지 않았지만 갑자기 정신이 번쩍드는 느낌이었다.


나는 돌이 날아온 방향을 보았다.


로즈마리는 만약 내가 자신을 보지 않으면 하나 더 던지려고 했는지 손안에 있는 돌멩이를 공중에 던졌다가 받기를 반복하며 나를 보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한쪽 눈을 찡긋 감고는 돌멩이를 가만히 내려놓았다.


‘...그대로 눈을 마주치고 있었으면 위험했을지도...’


마법의 기운이 있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 눈은 가만히 보고있으면 무슨 말이든 설득당할 것 같은 기묘한 매력이 담겨 있었다.


나는 느긋하게 한숨을 내쉬고 스텔라의 답을 기다렸다.


“...예언자님께 이곳으로 지나가는 게 좋다는 말은 들었습니다만, 당신들을 만날 줄은 몰랐습니다.”


스텔라의 대답은 충분히 예상가능한 범위였다.


그것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지금 스텔라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말일 것이다.


“이제 그만하면 됐소. 어차피 행선지가 같으니 함께 움직이면 되지 않겠소?”


“어...?”


“그렇군요. 여기서부턴 길이 하나뿐이니 같이 움직이는 게 좋겠습니다.”


“뭐??”


“괜찮습니다. 그저 동행해주는 것만으로 모두 힘을 낼 수 있을 겁니다. 희망이 우리와 함께 있으니...”


그렇게 말하며 스텔라는 나를 향해 상냥하게 미소지었다.


‘..으윽...’


그녀의 미소를 보니, 싫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스텔라는 많은 부분을 양보해서 지금은 단순한 ‘동행’을 바라고 있었다. 게다가 가는 길도 같다.


아니, 잠깐. 그걸 양보라고 생각해야하는 건가?


“......”


“그럼 오늘은 편히 쉬십시오.”


스텔라는 우리를 남기고 자리를 옮겼다. 그녀가 지나갈 때마다 반란군의 병사들은 그녀에게 무언가 묻는 듯한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우리에게서 꽤 멀어졌을 때,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따라나서며 무언가를 묻는 병사들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우리의 대화는 생각보다 주목을 받았던 것 같다.


“괜찮아요?”


엘론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가는 길이 같을 뿐이니까....뭐, 예언자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예언자도 스텔라도 반란군도 그저 가는 길이 같을 뿐이다.


나는 그렇게 다시 한번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희망이 함께 한다라...’


일반적으로 쓰이면 좋은 말일텐데.


지금은 그 한마디가 어깨를 짓누르는 기분이었다.






***





그리고 다음 날,


출발하는 우리에게 따라붙는 것은 스텔라뿐이었다.


다른 병사들은 자신의 자리를 정리하고 있을 뿐, 출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어? 왜...혼자만 움직여요?”


“병사들은 뒤에서 천천히 따라오라고 했습니다. 괜찮습니다. 모두, 실력이 좋으니까.”


“그...그래요?”


결국 우리는 병사들을 그대로 둔 채로 길을 따라 움직였다.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이미 후버에서 겪은 후였다. 게다가 지금은 그때와 다르게 얌전히 따라가는 입장이 아니다.


따로간다면 부담감이 줄어서 좋긴한데.


“...희망이 함께 한다는 건...?”


“후후...괜찮습니다. 저와 함께 가고 있잖습니까?”


그렇게 말하며 스텔라는 앞서 걸어갔다.


‘......’


나는 그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려다가 곧, 그만두기로 했다.


너무 깊이 생각을 했다간 이 행동에도 회의감이 들 것 같았다.


지금은 빨리 일을 끝내는 것에만 집중하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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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214. 마지막 축복 21.04.26 57 2 14쪽
213 213. 물의 성소 21.04.26 60 3 12쪽
212 212. 싸움의 끝 21.04.25 53 3 13쪽
211 211. 위기 21.04.25 54 3 14쪽
210 210. 접전 21.04.24 56 3 13쪽
209 209. 반격 21.04.24 53 2 12쪽
208 208. 왕궁 마법사 리안 21.04.23 54 2 13쪽
207 207. 결투 장소 21.04.23 57 3 12쪽
206 206. 예언자의 이야기 21.04.22 56 3 13쪽
205 205. 습격의 이유 21.04.22 57 3 11쪽
204 204. 훈련의 성과 21.04.21 57 2 12쪽
203 203. 다시 훈련 21.04.21 58 2 12쪽
202 202. 스승의 조언 21.04.20 59 3 12쪽
201 201. 예언자의 정체 21.04.20 57 2 12쪽
200 200. 책의 사용법 21.04.19 59 2 12쪽
199 199. 회오리 바람 21.04.19 56 3 12쪽
198 198. 약혼자 21.04.18 62 2 12쪽
197 197. 불길함 21.04.18 56 2 13쪽
196 196. 숲 21.04.17 53 2 12쪽
195 195. 협력의 형태 21.04.17 54 1 12쪽
» 194. 운명 21.04.16 53 1 11쪽
193 193. 안전한 길 21.04.16 62 1 11쪽
192 192. 예언자 21.04.15 54 1 12쪽
191 191. 수도로 가는 길 21.04.15 53 3 13쪽
190 190. 재정비 21.04.14 53 2 12쪽
189 189. 독약의 효능 21.04.14 53 2 12쪽
188 188. 예언 21.04.13 5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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