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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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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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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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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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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97. 불길함

DUMMY

길을 따라가면 본부대와 마주칠 가능성이 있으므로, 우리는 길이 아닌 곳으로 돌아서 가고 있었다.


숲을 빠져나오니 긴박했던 분위기는 사라졌고 다들 아무런 말이 없었다.


나 역시 말없이 그들을 따라 마냥 걸었다.


주위 풍경이나 맑은 하늘도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때 옷에 달려있던 작은 장식 하나가 땅에 떨어졌다. 땅에 떨어질 때까지 있었는지 조차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거슬린 적이 없는 장식이었다.


‘지금껏 한번도 이런적이 없었는데...’


장식은 작게 듬성듬성 자라있는 잔디 사이로 떨어져 있었다.


“......”


나는 아무말없이 허리를 숙여 장식으로 손을 뻗었다.


“앗...!”


“괜찮으세요?”


“괘...괜찮아.”


나는 재빨리 장식을 잡아들고 벌떡 일어나 앞으로 걸어갔다. 엘론은 잠시 자리에 멈춰 서 있었으나 곧 다시 나를 따라와, 정말 괜찮은지 한번 살펴본 뒤 예언자와 함께 앞서서 길을 걸었다.


‘...불길한데...’


멀쩡하던 장식이 떨어질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게 하필 작은 잔디 사이, 가시가 돋은 풀의 바로 옆에 떨어지고 내가 그 가시에 찔릴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런 우연이 연달아 일어날 수있는 걸까?


나는 가시에 찔린 손가락을 비비며 불길함을 떨쳐내려 애썼다.


손가락에서는 피가 나오지 않았지만, 찔린 자리가 욱씬거리며 아팠다.


‘....그냥...우연이겠지.’


고통이 점점 줄어들고 신경을 안쓰게 될 때쯤, 조용히 걷던 예언자가 갑자기 뒤를 돌아봤다.


“...고귀한 손에 깊은 바다의 물결이 잡혀 있도다.”


갑작스런 말을 툭 내뱉은 그는 아무 설명도 덧붙이지 않았고, 그저 가만히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등을 돌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길을 걸었다.


“...? 예언이에요...?”


“....흠.”


확실한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예언이 아니면 이 상황에 나올만한 얘기도 아니다.


그의 예언은 알기쉬운 편이다.


그렇다면,


‘...고귀하다라...고귀한건 보통 왕족이겠지. 그럼 고귀한 손이란 건 퓨린의 왕일테고...깊은 바다...’


순간 떠오르는 것은 짙은 푸른 머리의 스텔라였다. 그녀일까?


‘......’


나는 떠오른 직감을 믿어보기로 했다. 이 상황에서 그 말이 가리키는 것은 그녀 이외엔 있을 수 없다.


‘그럼 잡혀 있다는 건....’


순간 떠오른 장면에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멈춰 서버렸다.


내가 멈추자, 어떻게 알았는지 앞서가던 엘론과 예언자도 함께 우뚝 멈췄다. 그리고는 슬쩍 뒤를 돌아 나를 바라보는 엘론의 눈에는 의문이 가득해보였다.


나는 다시 발을 움직이려 했다.


하지만 복잡한 마음을 대변하려는 듯이 발은 천천히 움직였고, 앞이 아닌 뒤쪽으로 디디려다가 또다시 멈춰버리고 말았다.


“......”


눈앞에 처음만났을 당시 우리를 돕던 스텔라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도와달라고 하던 모습이 지나가며, 도망자의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스치듯 지나갔다.


그녀는 내가 자신들의 희망이라 하지만, 오히려 그들의 희망은 스텔라가 아닌가?


머뭇거리던 나는 결국 완전히 뒤를 돌았다.


“...음?”


“클로이 님?”


등뒤에서 당황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가 떴다. 역시 찝찝한 상태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가자.”


이번엔 거침없는 발걸음으로 빠르게 왔던 길을 거슬러 돌아갔다. 뒤에서 급하게 따라오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뒤를 돌아보지는 않았다.


“정말 괜찮습니까?”


어느새 옆까지 따라온 엘론이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이 행동으로 지금까지 ‘반란’과 조금도 연결되고싶지 않아 피해왔던 것들이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명은 살리고 볼일이다.


인연이 있는 상대라면 더욱.


게다가 그들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반란군들과는 느낌이 조금 달랐다. 이번에야말로 뭐가 목적인지 묻는 것도 나쁘지않다.


“만약 그들이 아직 행동 전이라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음...”


나는 걷는 속도를 조금 늦췄다. 그말에도 일리는 있다.


자칫 잘못하면 그들을 무방비로 병사 무리들에게 둘러싸이게 만들지도 모른다.


“로즈마리~?”


“어머, 뭔가요. 그 불길한 억양은?”


위험을 잘 감지하는 그녀답게 로즈마리는 내게서 한걸음 옆으로 떨어지며 어색하게 미소지었다.


“정찰 좀...”


“그 속으로요? 아무리 내가 뛰어나다지만 그건 정신나간 짓이라고요.”


내 말이 다 끝나기도전에 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층 더 멀리 떨어졌다.


하지만 그들을 돕기 위해서는 지금 상황을 잘 파악해야 했고, 우리들 중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정찰을 다녀올만한 인물은 그녀밖에 없었다.


나는 로즈마리를 힐끗 바라보고는 일부러 크게 함숨을 쉬고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그래요. 싫으면 할 수 없죠. 루이스랑 마리아가 다시 놀러오라고 했는데...여기서 잘못되버리면...못 갈지도 모르겠네....”


그리고 투덜거리듯 중얼거렸다.


...


‘...응?’


로즈마리는 대답이 없었다.


아무 반응도 없는 그녀를 다시 곁눈질로 살폈다.


그녀는 마치 정신이 이곳에 있지 않은 듯, 미소지은 표정 그대로 굳어있었다.


“로즈마리?”


내가 이름을 부르고 나서야 다시 현실로 되돌아온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는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기 바빴다.


“로즈마리?”


다시 이름을 부르자 완전히 정신을 차린 것인지 두눈이 나를 잡았다.


그녀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알겠어요~ 은인의 부탁인데, 거절할 수 없네요. 하지만 정말 둘러보고만 올거예요?”


“물론이죠. 절대 끼어들지말고 바로 와요.”


전투능력이 없는 로즈마리는 괜히 끼어들었다가 오히려 붙잡힐 가능성이 높았다. 차라리 그대로 빨리 돌아와 상황을 알려주는 편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럼 다녀올게요~”


그녀는 한손을 흔들며 밝게 인사를 건넨 후, 가볍게 길을 가로질러 빠르게 달려나갔다.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그야말로 바람의 신이 다스리는 나라에 어울리는 모습이라고 할까? 그녀의 몸은 바람처럼 가벼울지 모른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그럼 우리도 가까이는 가야지. 서두르자.”


다시 되돌아가는 발걸음은 힘차고 가벼웠다.




***




“...흠...”


우리는 숲에서 거리를 두고 근처의 커다란 나무 근처로 몸을 숨겼다.


로즈마리가 돌아와야 확실하게 상황을 알 수있었지만, 겉으로 보기에 숲은 매우 고요해보였다.


숲을 주시하고 있을 때, 정적을 깨듯이 ‘푸드득’하고 큰 새가 날아올랐다.


가만히 새가 날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문득,


‘...응? 아니, 잠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사냥대회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조용할 수있나?


“아, 클로이 님. 저기보세요.”


엘론이 가리키는 쪽에서 로즈마리가 달려오는 게 보였다.


그녀는 여전히 가벼운 발걸음으로 달려오고 있었는데, 묘하게 다급해보이는 느낌이었다.


나는 로즈마리가 우리를 발견하기 쉽도록 손을 높이 들어 흔들었다.


흔드는 손끝이 부들부들 떨렸고, 이상하게 마음이 답답했다.


“하...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로즈마리는 우리들 앞까지 달려와서 투덜투덜 말을 꺼냈다.


“무...무슨 일인데요!”


“...들켰다고 해야하나요? 완벽하게 대치상태네요. 우리가 끼는 건...”


“...!!”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는 숲으로 달렸다.


“어? 잠깐만요!”


뒤에서 로즈마리의 소리가 들려왔지만 내 다리를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달리면서 나는 가방에서 마법책을 꺼내들었다. 마법이 발달한 나라이니 적들에게 유능한 마법사가 넘칠지 모른다. 하지만 그건 지금 크게 걱정되지 않았다.


‘이렇게 움직이는 성격은 아닌데...!’


나는 가망성없는 일에 쉽게 뛰어드는 성격은 아니다. 목숨이 위험한 일은 더욱 그랬다.


이렇게 친구를 위해 위험으로 뛰어드는 경우는...


‘아, 난 친구도 없지.’


아니, 애초에 그녀와 내가 친구던가?


어쩌면 그들이 내게 심어버린 그들의 ‘희망’이라는 단어가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숲이 코앞까지 다가왔고, 나는 아무런 망설임없이 숲 안으로 뛰어들었다.


“...응?”


숲으로 뛰어든 내 눈앞엔, 로즈마리의 말대로 서로에거 검을 겨눈 채 대치중인 병사들이 있었다.


하지만 스텔라의 반란군도 그들과 같은 갑옷으로 무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쪽이 왕의 부대이고 어느쪽이 반란군인지 알아 볼 수 없었다.


물론 미세한 차이는 있었으나, 우리나라의 병사도 아닌데 내가 구별할리가 없다.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지...’


그것보다 이상한 것은 두 무리들이 서로 검을 겨눈 채 가만히 서 있다는 것이었다. 싸우려는 의지가 없다기보단, 서로 눈치를 보는 느낌이다.


엘론도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며 검을 든 상태로 그들 사이로 끼어들지도 내버려 두지도 못하고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나는 마법을 쓰려고 뻗었던 손을 살며시 내려놓으며 물었다.


“...스텔라는?”


그러자 한쪽 병사가 손가락으로 한곳을 가리켰다.


나는 서둘러 그쪽으로 달렸다. 숲이 고요해 소리를 들은 것인지, 아니면 나를 알아보는 것인지 지나치는 병사들이 나를 보면서 한곳으로 손을 뻗었다.


‘...이상한데?’


병사들 중 싸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다고 서로 검을 내려놓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뿜어내는 것도 아니다. 그 속에 팽팽한 긴장감이 섞여 있었다.


기폭제 역할을 할 사소한 사건 하나만 터져도 순식간에 폭발할 것만 같은 긴장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병사 가리킨 곳, 그 중심에 스텔라가 있었다.


“...!”


평소 그녀의 허리춤에 놓여있던 검은 이미 그녀의 손에서 길고 날카로운 빛을 뽐내며 누군가의 목을 겨누고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그녀의 검 바로 옆에 목이 놓인 인물, 그건 분명 지난 번 마주쳤던 퓨린의 왕이었다.


스텔라의 머리가 깊은 바다의 짙은 푸른 머리라면 그는 수면에 비치는 시원한 느낌의 파란 머리였다.


검이 목을 겨누고 있는 상태임에도 그는 전혀 두려워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에게 눈을 돌린 스텔라에게 낮게 미소지으며 손을 뻗었다. 그리고 당황한 그녀의 검이 움직이는 것에 조금도 신경쓰지 않는 것인지 스텔라의 턱을 붙잡고는 자신에게로 바짝 끌어당겼다.


마치 그녀가 자신을 해치지 않을 것임을 확신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남자에게 손을 뻗으며 외쳤다.


“..윈드 스피어!”


슉! 슉!


그는 가볍게 뒤로 물러났고, 스텔라는 빠르게 검을 내리며 몸을 뒤로 뺐다.


나와 엘론은 서둘러 두 사람 사이로 미끄러지듯이 달려들었다.


“클.....아니, 왜 이곳에 계십니까?”


스텔라는 내 이름을 부르려다가 남자를 한번 쓱 쳐다보고는 이름을 얼버무리며 말했다.


“신경이 쓰여서요...!”


“네?”


“또 너희들인가? 이번에도 방해를 한다면 누군지, 무엇이 목적인지 조사를 할 수밖에 없겠군.”


그는 움직이려는 병사들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듯 손짓을 하며 말했다.


‘이미 우리의 정체는 안다고 생각했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 이 사람은 저희 친구고, 친구가 위험해보이길래 뛰어든 것 뿐이에요!”


“하, 친구라...”


“왕이라는 사람이 뭐하는 짓이죠?! 왕비님께 부끄럽지도 않으세요?”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행동하며 떠오르는 말을 마구 내뱉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이판사판이다. 이미 퓨린의 일들은 모든 게 엉망진창이라는 생각을 하지않을 수없었다.


‘신의 가호를...’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


이럴 때만 찾는 것도 민망하지만, 지금은 바람의 신의 가호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그런 간절한 바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바람의 신은 응답이 없었고 눈앞의 남자의 미소는 깊어졌다.


“하하, 그래. 난 분명 지금 왕비는 없는데...”


“...앗.”


그건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아니, 그렇다고 괜찮은 건 아니지!


“하지만 약혼자라면 지금 눈앞에 있다.”


“....네???”


나는 남자를 바라봤다. 그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그리고 시선을 옮겨 스텔라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조금 곤란한 듯, 살짝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스텔라??”


“확실히 그와는 약혼관계였습니다만...”


“아니, 아직 진행 중이지.”


둘은 서로를 노려보았다. 아니, 정확히는 스텔라가 그를 노려보고 있는 것이었다.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두 사람 사이에 껴있는 나는,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괜히 왔나?’


퓨린의 일들은 예측할 수있는 게 하나도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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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213. 물의 성소 21.04.26 58 3 12쪽
212 212. 싸움의 끝 21.04.25 51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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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210. 접전 21.04.24 55 3 13쪽
209 209. 반격 21.04.24 52 2 12쪽
208 208. 왕궁 마법사 리안 21.04.23 53 2 13쪽
207 207. 결투 장소 21.04.23 56 3 12쪽
206 206. 예언자의 이야기 21.04.22 55 3 13쪽
205 205. 습격의 이유 21.04.22 56 3 11쪽
204 204. 훈련의 성과 21.04.21 56 2 12쪽
203 203. 다시 훈련 21.04.21 56 2 12쪽
202 202. 스승의 조언 21.04.20 58 3 12쪽
201 201. 예언자의 정체 21.04.20 56 2 12쪽
200 200. 책의 사용법 21.04.19 57 2 12쪽
199 199. 회오리 바람 21.04.19 54 3 12쪽
198 198. 약혼자 21.04.18 59 2 12쪽
» 197. 불길함 21.04.18 55 2 13쪽
196 196. 숲 21.04.17 52 2 12쪽
195 195. 협력의 형태 21.04.17 53 1 12쪽
194 194. 운명 21.04.16 51 1 11쪽
193 193. 안전한 길 21.04.16 60 1 11쪽
192 192. 예언자 21.04.15 52 1 12쪽
191 191. 수도로 가는 길 21.04.15 51 3 13쪽
190 190. 재정비 21.04.14 52 2 12쪽
189 189. 독약의 효능 21.04.14 52 2 12쪽
188 188. 예언 21.04.13 53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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