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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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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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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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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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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98. 약혼자

DUMMY

갑자기 분위기는 미묘해져 버렸고,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중간에서 눈치만 보고 서 있었다.


그때 스텔라는 검을 집어넣고는 작을 돌을 꺼내 남자에게 던졌다.


돌은 완만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 남자의 가슴, 정확히는 심장부근을 치고 땅을 떨어졌다. 그는 돌을 눈으로 쫓을 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괘...괜찮은 거냐고.’


오히려 나만 그 모습을 긴장한 상태로 바라보는 것 같았다.


“옛 방식대로 결투를 신청합니다.”


“...호오.”


‘결투?!’


침착함을 되찾은 스텔라는 조용히 그에게 결투를 청했다. 아무래도 방금 그녀가 했던 행동은 퓨린에서 결투를 신청하는 방식인 듯했다.


하지만 결투라니.


“제가 이기면 진지하게 이야기할 자리를 마련해주십시오.”


남자는 스텔라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곧 입길을 끌어올려 미소지었다.


“...좋다. 하지만 내가 이기면 그대는 얌전히 성으로 돌아오도록.”


‘...받아줬어!?’


스텔라가 그에게 결투를 신청한 것도 놀라운데, 그가 그 결투를 받아들였다는 것은 더 놀라운 일이었다.


주위의 병사들은 이미 검을 내리고 둘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병사들 중 놀란 사람도 있었고, 마치 자신이 결투를 신청한 것처럼 비장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스텔라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에 만족했는지 남자는 손을 들어 병사들에게 후퇴를 명했고, 공격 당할거란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 듯 곧장 뒤를 돌아 병사들을 따라 자리를 떠났다.


남자가 자리를 뜨자, 병사 한명이 급하게 달려와 그자리에 떨어져 있던 돌을 집어들고는 그를 따라 사라졌다.


순식간에 정리되어버린 긴장감에 당황한 건 나뿐인가?



“...스텔라, 이게 다 무슨 일이에요?”


그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나는 입을 열 수 있었다. 눈앞에서 벌어진 일들 중 이해되는 게 하나도 없다.


그나마 이해하고 있는 것은 두 사람이 결투를 하려고 한다는 것 일까?


“사냥대회는 함정이었습니다. 아니면, 우리 계획을 알고 취소됐거나.

당연히 귀족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그들은 숲에 들어서자마자 우리를 에워쌌습니다.”


스텔라는 담담하게 그때의 상황을 설명했다.


계획이 모두 들통나다니,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었던 게 아닌가?


“휴~어떻게 위험한 상황은 끝난 것 같네요.”


그때 예언자와 로즈마리가 도착했다.


로즈마리는 심각한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걸어왔고, 예언자는 우리쪽으로 시선을 고정한 채로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이 공격을 추천한 게 예언자가 아니었나?’


예언자는 우리들 눈앞까지 와서도 아무런 말이 없었다. 고개는 우리를 향해있었지만, 후드에 눈이 가려져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저는 바로 그의 위치를 알아내 달려들었습니다만, 여전히 제대로 대화할 수없더군요.”


스텔라는 도착한 그들에게 눈길을 향하면서 말을 이었다.


그 눈에는 원망이 담겨있지 않았다.


나였다면 예언이 하나도 맞지 않았다며 불같이 화를 냈을 텐데. 예언자를 보는 그녀의 눈빛도 그 말투처럼 담담하기만 했다.


“약혼자라는건 사실이에요?”


“네, 그와 약혼한 건 사실이지만...집을 나왔을 때 해소됐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집?”


당연한 얘기지만 반란군이라는 낙인이 찍히게 되면 집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기 마련이다. 단순히 종이쪼가리에 이름이 들어 있었다는 이유로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 우리집안만 봐도 알 수있는 문제다.


“아나이스. 퓨린의 공작가 입니다.”


“...공작...!”


그녀의 대답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질뻔했다.


고개는 숙이지 않았지만 눈은 이미 내리깔았다. 어쩔 수없다. 이건 거의 습관같은 반응이니까.


공작가라니.


아니, 왕과 약혼을 하려면 그정도 가문이 아니면 안 되긴 하지.


나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스텔라에게 가까이 다가가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다른 사람들도 알고 있어요?”


“물론, 모두 알고있습니다.”


그녀의 대답에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모두가 알고 있다니.


병사들은 그녀가 귀족임을 알면서 따르고, 그들의 리더가 공작가의 영애라는 것을 알면서도 공작가는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우리 때와는 너무 다른 반응에 허무해질 지경이었다.


“...부부싸움에 끼어버린 건...”


“클로이 님.”


스텔라는 강하게 내 이름을 불렀다. 진지한 그 표정을 보니 몸에 저절로 힘이 들어갔다.


“이건 놀이가 아닙니다. 저는 지금 진지하게 움직이고 있는 겁니다.”


“죄...죄송해요.”


그녀의 정체가 어찌됐든, 사람들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엔 변함이 없다.


나는 왕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버린 느낌이었다. 그가 나에게 약혼자얘기를 꺼낸 것은 어쩌면 이런 의문을 품게 만드려는 함정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정체가 알려져도 되는 거예요?”


“저희가 반란군이라 불리고있지만, 폭력적인 일은 하고있지 않습니다. 우린 우리의 힘으로 서로를 보호하고 있을 뿐.”


“왕을 바꾸려는 건 아니고요?”


“신의 핏줄이라 알려진 왕을 바꾸면 나라의 근간이 흔들리게 됩니다. 그런일을 하겠습니까?”


그 소리를 듣자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 안심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건 반란은 아니다.


‘...그럼 도와줘도 되잖아...?’


단순하게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그 차이 하나가 중요한 포인트인 것이다.


“그럼 당신들의 목표는...”


그때 병사 하나가 와서 스텔라에게 귓속말을 건넸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인 다음 우리를 보며 말했다.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해드겠습니다. 지금은 좀 혼란스러운 상황이므로...”


그리고 고개를 살짝 숙인 후 병사를 따라 나머지 병사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생각보다 심각한 일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나는 엘론을 보며 가볍게 말했다.


“아니, 대단히 심각했었소. 그들의 리더가 그녀가 아니었다면 이미 반란군...아니, 그 병사들은 목숨을 잃었겠지.”


그리고 엘론이 뭐라 대답하기 전, 예언자가 자신의 후드를 다시 깊이 쓰며 답했다.


“스텔라가 왕의 약혼자라서요?”


“그 영향이 없다고는 못하겠지만...그게 아니더라도 그녀자체가 강력한 마력의 보유자이니.”


“네?”


“왕의 약혼자가 평범한 인간일리가 없지않소? 왕은 간단히 반란군을 괴멸시킬 수 있었을 테지만, 그녀 역시 마음만 먹으면 쉽게 왕의 호위들을 괴멸시킬 수 있는 상황이었소.”


“그럼...싸우지 않았던 이유가...”


“서로가 진심으로 싸우는 게 위험하다는 걸 아는 거요. 양쪽이 서로 상처만 남기는 싸움을 끝내면 엉뚱한 녀석이 자리를 차지하는 법 아니겠소?”


확실히...그건 맞는 말이었다.


강한 두 사람이 부딪히면 양쪽 다 상처를 입을 뿐이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이 이익을 보기 마련이다.


“스텔라가 왕에게 돌을 던지고...결투신청을 하던데...그건 뭐예요?”


“흠...그건 옛날부터 내려오던 방식이오. 물론 옛날에는 돌은 아니었을 테지만. 요즘은 마법석을 던지고 있지. 그게 결투의 증거가 되는 것이오.”


“그 다음은요?”


“수도에 들어가기전, 넓은 평원에 설치된 결투장이 있소.”


“결투장입니까?”


엘론은 결투장이란 말에 관심을 두는 듯했다.


“그곳에서 하는 결투는 다른 누구도 끼어들 수 없고, 파괴된 공간도 수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복구되기 때문에 명예로운 결투에 자주 사용되곤 했소.”


그러니까 마음대로 마법을 써도 상관없는 장소라는 뜻인 듯했다.


아무렇지 않게 그걸 허락했다면, 왕도 그만큼 실력에 자신이 있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스텔라는 정말 괜찮은건가?’


분명 먼저 결투를 신청한 건 스텔라였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이길 확률이 높다는 건 아니다.


나는 스텔라를 보았다.


그녀는 병사들에게 무언가 지시하고 있었다.


말이 오갈 때마다 병사들은 분주히 움직였는데, 주변의 나뭇가지들을 모으거나 주변에 무언가를 만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어수선한 움직임이 어느정도 안정됐을 쯤, 그녀는 한 병사에게 지시를 내린 후 우리에게 다가왔다.


“곧 해가 질테니 오늘은 여기서 머무르는 게 좋겠습니다.”


“다시 공격해오면 어쩌려고요?”


“신성한 결투를 받아들였으니, 그 이외로는 공격할 수없을 겁니다.”


“...신이 없어도 말입니까?”


“지금은 그 규칙을 어겨도 신벌이 내리지 않겠지만, 명예와 관련된 일이니까요.”


신의 이름 아래에 진행되는 신성한 결투.


정작 그 중요한 신이 없어서야 ‘신성한’에는 의미가 없다.


하지만 왕족이나 귀족들은 목숨보다 명예를 소중히 여기곤 하니, 안심해도 된다는 얘기일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근처 나무 밑에 앉았다.


엘론과 로즈마리, 예언자는 나를 따라 근처에 주저앉았고, 스텔라 마저 근처에 얌전히 앉아서는 우리의 중앙에 또다시 빛을 내는 마법석을 놓았다.


우리는 그렇게 둘러앉았는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다른 병사들이 마법석으로 불을 밝히는 것에 비해 한 무리들은 마른 나무를 잘 쌓아서 불을 피우고 있었다. 그리고 날카로운 나뭇가지에 무언가를 끼워 불 근처에 세웠다.


얼마지나지않아 주변에 맛있는 냄새가 퍼졌다.


“확실히 클로이 님은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것 같습니다.”


“..네?”


고기가 잘 익어가는 냄새로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을 때, 스텔라의 목소리가 들렸다.


너무 뜬금없는 이야기에, 혹시 그 앞에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건가? 떠올려봐도 다른 말을 들은 기억이 없다. 나는 스텔라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후후, 지금껏 이런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에게 가까이 가는 것은 물론이고, 무슨 말을 꺼내기전에 항상 방해를 받았으니까요.”


“방해요?”


“네, 특히 왕궁 마법사 리안이...”


그녀가 잠시 말을 멈춘 틈을 타서 아직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기가 담신 접시가 우리의 앞에 하나씩 놓였다.


불에 그을려 먹음직스럽게 익은 고기는 그냥 보기에도 단정하게 잘려있지 않았는데, 오히려 그것이 숲의 분위기와 어울려 한층 더 식욕을 돋우었다.


접시 위에 포크는 없었다. 그대신 작은 나뭇가지의 한쪽을 뾰족하게 다듬어 올려져 있었다.


나는 그 나뭇가지를 손에 잡았다가 스텔라를 쳐다보았다.


아직 그녀가 말하는 도중이었던 것이다.


나와 눈이 마주친 스텔라는 작게 미소지으며 어서 먹으라는 손짓을 했다.


그녀의 손짓에 어색하게 웃고는 고기를 하나 쩔러 입에 넣었다.


잘익은 고기는 한번 씹을 때마다 육즙이 나왔다. 분명 최고급 재료로 된 건 아니었을 테지만 비교도 되지않을 맛이다.




“자세한 얘기는 내일 길을 가면서 하면 되니, 오늘은 그저 푹 쉬십시오.”


스텔라는 우리와 함께 저녁은 먹었지만 곧 다시 병사들에게로 돌아갔다. 돌아가면서 우리에게 다른건 신경쓰지말고 모두 푹 자라는 말을 다시 덧붙였다.


그들이 불침번을 서면서 우리까지 지켜주려는 모양이었다.


평상시라면 괜찮다고 사양했을 테지만, 지금은 모두 계속된 긴장에 지쳐있던 터라 그 배려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별들은 아름답게 하늘을 장식하고 있었다.


별은 밤마다 하늘에 나타났을 텐데, 나는 이제야 마음 편히 그걸 바라볼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 문득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만약 그 결투 이외로 그들이 우리를 공격할 수 없는 거라면, 마법사 녀석도 우릴 공격할 수없는 걸까?


우리를 공격하다가 자칫 잘못하면 왕의 명예에 먹칠을 하게 되는 것이고, 신의 환생자인 자신의 자존심도 걸릴 문제일 것이다.


‘...수도까지는 스텔라를 따라가는 게 좋을지도...’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눈을 감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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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213. 물의 성소 21.04.26 6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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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211. 위기 21.04.25 54 3 14쪽
210 210. 접전 21.04.24 57 3 13쪽
209 209. 반격 21.04.24 53 2 12쪽
208 208. 왕궁 마법사 리안 21.04.23 54 2 13쪽
207 207. 결투 장소 21.04.23 57 3 12쪽
206 206. 예언자의 이야기 21.04.22 56 3 13쪽
205 205. 습격의 이유 21.04.22 57 3 11쪽
204 204. 훈련의 성과 21.04.21 57 2 12쪽
203 203. 다시 훈련 21.04.21 58 2 12쪽
202 202. 스승의 조언 21.04.20 59 3 12쪽
201 201. 예언자의 정체 21.04.20 58 2 12쪽
200 200. 책의 사용법 21.04.19 59 2 12쪽
199 199. 회오리 바람 21.04.19 56 3 12쪽
» 198. 약혼자 21.04.18 64 2 12쪽
197 197. 불길함 21.04.18 56 2 13쪽
196 196. 숲 21.04.17 54 2 12쪽
195 195. 협력의 형태 21.04.17 55 1 12쪽
194 194. 운명 21.04.16 53 1 11쪽
193 193. 안전한 길 21.04.16 62 1 11쪽
192 192. 예언자 21.04.15 54 1 12쪽
191 191. 수도로 가는 길 21.04.15 53 3 13쪽
190 190. 재정비 21.04.14 54 2 12쪽
189 189. 독약의 효능 21.04.14 54 2 12쪽
188 188. 예언 21.04.13 5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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