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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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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최근연재일 :
2021.04.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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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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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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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02. 스승의 조언

DUMMY

“클로이 님, 무슨일이 있으셨습니까?”


스텔라가 내 옆으로 다가오며 물었다.


다시 수도로 걸어기기 시작한 우리들 사이엔 어색한 침묵만이 지배하고 있었다.


나와 엘론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걷기만 했고, 예언자는 전과 다르게 우리와 조금 더 거리를 벌린 채로 묵묵히 걸어가고 있었다.


이따금 한두 마디씩 나누던 대화도 아예 사라져 버렸다.


그야, 예언자의 정체를 알아버린 이상 전처럼 친근하게 다가갈 수 없는 노릇이 아닌가?


로즈마리 마저 우리들의 눈치를 살살 살피며 조금 떨어진 거리를 유지했다.


“걱정마시오. 그녀는 오랜만에 강한 마법을 쓰느라 지친 것 뿐이오.”


그 말을 들은 순간, 팔에 찬 기운이라도 스쳐지나간 것처럼 소름이 찌르르하고 일어나더니, 어깨를 타고 등을 지나 머리끝까지 올랐다.


예언자는 다시 처음봤을 때의 중후하고 조심스러운 말투로 되돌아가 있었다.


게다가 가볍게 이야기했을 때보다 목소리 톤이 더욱 낮았다.


나는 아직 찌릿찌릿한 듯한 팔을 다른 손으로 비비며 예언자를 쳐다봤다.


이미 입가를 가리고 후드를 눌러쓴 그의 모습에선 어떤 표정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예언자는 스텔라와 만나기 전에 다시 입을 가리고 후드를 눌러썼는데, 후드를 쓰자 그의 인상이 매우 옅어졌다.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신비하고도 음산한 기운은 그대로지만, 특징적인 하늘빛 눈동자를 제외하고는 후드 안의 얼굴은 모든 것이 희미했다. 언뜻언뜻 보이는 머리카락조차 금발이라는 걸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방금 전 우리와 싸우던 인물과 지금 눈앞의 예언자는 마치 다른 사람같았다.



스승은 우리를 데려다 준 후, 정말 그대로 다일로 되돌아 가버렸다.


마법책은 분명 다른 쓰임새도 있는 것 같았지만, 그는 말을 아꼈다. 이유는 역시 내가 마법책에 너무 의지하는 걸 막기 위해서인 듯했다.


“마법책을 통한다면 방금처럼 강력한 마법도 손쉽게 쓸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의 마법이 아니고, 더군다나 상위 마법사를 상대하는 게 아니라면 무용지물인 것이다.”


라는 말을 덧붙여줬다.


강한 마법도 그대로 돌려보내지만, 약한 마법은 약한 그대로 되돌아간다는 것이다.


게다가 상대가 마법을 쓰지 못한다면 결국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일반 책과 다를바 없다.


결국 그건 내 힘이 아니다.


스승은 그런 말을 하고 있었다.


“기껏 왕궁 마법사가 된 자들이 책만 믿고 수련을 게을리하니 마법은 쇠퇴되어 버렸고, 책은 둘로 나뉜 것이다.”


스승의 입에서 ‘게을리했다.’는 말이 나왔다는 게 이상했다.


누구보다 게으른 건 스승이 아니던가?


“으음...하지만 잘 활용한다면 분명 도움이 될텐데...”


나는 그때까지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러자 스승의 눈이 나를 잡았다.


잠시 그렇게 가만히 있던 스승은 나지막히 한마디 꺼냈다.


“너는?”


“네?”


“너는 그동안 많이 수련을 했느냐?”


“...앗.”


순간, 정적이 흘렀다.


부우우-


그 사이를 나팔소리가 휘감아 메아리쳤다.


그리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가깝다고는 해도, 서둘러 돌아가야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와 변함이 없는 것이냐?”


“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빨리 가야지!!”


나는 나팔소리에 묻혀 그 말을 듣지 못했다는 듯 정말 급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표현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그리고 슬쩍 스승을 바라봤다. 그의 눈동자는 아직도 차분하다. 다행히 화가나지는 않았다.


“그럼 스승님.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


“그래.”


가도된다는 허가가 나왔다!


나는 혹시 스승이 다른 말을 꺼낼 것을 염려하며 재빨리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나는 나팔소리가 나는 곳으로 바로 뛰어갔다.


소리는 역시 가까이에서 울리고 있었고, 얼마 달리지않아 뿔피리를 불고 있는 병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한 가지 충고를 하자면...


‘...응?’


갑자기 들린 소리에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아직 스승은 그자리에 서 있었지만, 뭐라고 말하는 것 같진 않았다.


‘잘못들었나?’


나는 고개를 한번 갸웃하고는 다시 몸을 돌려 반란군이 있는 곳으로 달렸다.


-아직 책이 손에 있을 때, 마법을 한가지라도 더 배우는 게 좋을 것이다.


또다시 스승의 말소리가 들렸다.


자세히 들어보니, 그것은 밖에서 울리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


나는 재빨리 뒤를 돌아봤으나, 스승의 모습은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한차례 바람이 그가 자리에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것처럼 그 빈자리를 쓸고 지나갔다.


‘책이 있을 때 배우는 게 좋다고?’


스승의 충고이자 힌트다.


‘그 말은...책이 마법을 배우기 쉽게 도와준다는 걸까?’


생각해보면, 보통 마법사들은 몇 년은 걸리는 마법도 나는 벌써 아무런 어려움없이 쓰고 있다.


...


정말 책의 영향인가?! 나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책을 움켜쥐고는 빠르게 달렸다.


스텔라는 우리가 조금 늦은 것은 탓하지 않았고, 오히려 예언자의 행색을 보며 무슨일이 있었는지 걱정하기까지 했다.


나는 그녀에게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마법 훈련을 좀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상황을 얼버무리듯이 가볍게 말했다.


“그렇습니다. 의외로 예언자님이 마법을 할 줄 아셔서, 클로이 님과의 대련을 부탁드렸습니다.”


엘론도 내 의견에 동조하며 아무렇지 않게 거짓말을 술술 내뱉고 있었다.


‘...요즘 엘론의 거짓말이 늘고 있지 않나?’


그런 걱정을 하고 있을 즈음, 스텔라가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지었다.


“어쩐지 마나의 흐름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별일이 아니라면 다행이군요. 역시 제 생각보다 클로이 님의 마력이 강한 것 같습니다.”


꽤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일인데도 이미 그녀는 근처에서 마법을 사용하고 있음을 느낀 모양이었다. 하지만, 내 마력이 강하다고 착각한다는 건...헬파이어의 기운을 느꼈을까?


스텔라가 어디까지 눈치챘을지 신경쓰인다.


‘거기까진 알지 못하겠지?’



“클로이 님?”


“왓?!”


갑자기 스텔라의 얼굴이 눈앞으로 튀어나왔다.


아니, 그녀가 멍하니 과거를 떠올리며 걷고 있는 나를 아래서부터 들여다보고 있던 것이다.


“무...무슨 일이에요?”


나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지만 어떻게든 다리에 힘을 주어 그자리에 굳어서 멈춰서지 않고 계속 걸을 수 있었다. 스텔라는 굽혔던 허리를 다시 곧게 펴고는 다시 내게로 눈길을 돌렸다.


“괜찮으십니까? 쉬시는 게 낫다면 말해주십시오.”


“아, 아니. 그냥 생각 좀 하느라...”


쉬었다가 출발한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쉬자고 할 수는 없다. 쉬라고 준 시간에 마법 훈련을 하다가 지쳤다고 다시 쉬자고 하면, 스텔라는 괜찮을지 몰라도 따라오는 병사들이 뭐라고 생각할까.


게다가 진짜 그 마법을 쓴 건 내가 아니고 저 예언자다.


나는 그를 슬쩍 보았다.


그는 이미 병사들 중 누군가에게 치료를 받아서 멀쩡히 걸어가고 있었고, 옷에 군데군데 묻어있던 짙은 회색빛 그을림 역시 깨끗하게 털은 후였다.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을 텐데, 굳이 받은 걸 보면 약하다는 인상을 심어주려는 걸까?


“어머~ 하지만 갑자기 마법 훈련이라니 무슨 바람이 불었어요? 결투 얘기가 나오니 몸이 근질근질 하던가요?”


“크흠...가...갑자기 그럴 수도 있죠!”


로즈마리는 키득키득거리며 이쪽을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그녀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채챈 것같다.


그녀는 쉬는 시간에 우리를 뒤쫓아오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우리가 돌아오자,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듯 조금 떨어져서 상황을 살피듯 주위를 맴돌 뿐이었다.


그리고 이제야 괜찮다고 판단한 것인지 내 가까이로 걸어와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이다.


‘내가 결투하는 것도 아니고...그것때문에 훈련을 할리가 없지.’


그러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스텔라를 보았다.


“그러고 보니, 스텔라는 긴장되지 않아요?”


“네? 긴장...입니까?”


스텔라는 왜 긴장을 해야하냐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결투...잖아요? 게다가 왕이 강한 마력을 지닌 아쿠아마린을 갖고 있고?”


“아~그 아쿠아마린.”


스텔라는 별거아니라는 듯, 가볍게 중얼걸더니 말을 이었다.


“괜찮습니다. 그정도는 있어야 제대로 된 결투를 할 수 있을테니.”


“...응?”


난 내 귀를 의심했다.


분명 그 아쿠아마린은 대단한 마력을 지닌 물건으로 ‘크라켄의 눈동자’라 불리지 않던가. 그런데 조금도 두렵지 않다고?


나는 다시 스텔라를 유심히 보았다.


그녀의 표정에는 조금의 걱정도 고민도 들어있지 않았다. 자신이 이기리라는 것을 전혀 의심하지 않는 모습이다.


“왜 지금까지는 이런 방법을 쓰지 않았어요?”


그렇게 자신있다면, 바로 썼으면 됐을텐데.


“폭력적인 방법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게다가...지난 번에 말했듯이, 진지하게 대화할 기회가 없어서 말입니다.”


생각해보니, 그녀가 왕에게 요구한 것은 ‘진지하게 대화할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요구를 들어달라거나 자리에서 물러나라거나 하는 게 아니다.


“......”


나는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그러십니까?”


“아니요...역시 힘은 강할수록 좋다는 생각이 드네요.”


“후후...부정하진 않겠습니다.”


여유가 넘치는 스텔라의 모습은 그 힘에서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그럼 왜 나한테 도와달라고 했어요?”


“그건...당신이 우리의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스텔라는 방긋 웃었다.


이미 모든 게 잘 흘러가고 있는데, 굳이 내 도움이 필요한가? 나는 아직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당신이 우리와 행동하고나서부턴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설마 이런 기회를 잡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네?!”


“이렇게 된 거, 마지막까지 동행부탁드립니다.”


그런니까, 말하자면 나는 그들의 ‘행운의 여신’인 셈인건가?!


그저 우연일지도 모르지만 스텔라는 진지하게 그렇게 믿는 눈치였다. 아니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나를 붙잡고 있거나.


“하지만 그러면 내가 너무 손핸데...”


“제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들어드리겠습니다.”


“정말요?”


“물론입니다. 세상 일은 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게 있어야하지않습니까?”


그렇게 말하는 그녀를 보며 나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내가 그녀에게 주는 것은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도 어차피 수도로 가는 길이고 같은 길을 가는 김에 동행하는 것이니 사실, 손해볼 게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 행운을 그들이 흡수하는 것도 아니고.


“그럼, 제 훈련 좀 도와주세요.”


“네?”


“마법 훈련이요. 사실...예언자님은 약해서 마법을 쓰기가 미안해서요.”


뒷말을 할 때는 그녀에게 바짝 다가가 소근거리며 말해야 했다. 그가 약한건 아니지만, 아니 오히려 강한 편이다. 하지만 그와 훈련은 하는 것은 거부감이 들었고, 그 틈에 나를 노릴지 모른다는 걱정도 있다.


게다가 목숨을 노리지는 않는다해도, 분명 아까처럼 내가 정말 위험하기 직전까지 괴롭히다가 마법을 지운다던가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날 것이다.


나는 적어도 훈련만은 편안하게 하고 싶다.


“좋습니다. 아니, 괜찮은 생각입니다. 클로이 님 정도라면 저도 결투 전에 몸을 풀 수 있겠습니다.”


“에? 그...그럴까요?”


갑자기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느낌이 들었다.


설마...


나 잘못 건드린 거 아니겠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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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215. 계약 종료 +1 21.04.27 85 4 16쪽
214 214. 마지막 축복 21.04.26 57 2 14쪽
213 213. 물의 성소 21.04.26 61 3 12쪽
212 212. 싸움의 끝 21.04.25 54 3 13쪽
211 211. 위기 21.04.25 55 3 14쪽
210 210. 접전 21.04.24 57 3 13쪽
209 209. 반격 21.04.24 53 2 12쪽
208 208. 왕궁 마법사 리안 21.04.23 55 2 13쪽
207 207. 결투 장소 21.04.23 58 3 12쪽
206 206. 예언자의 이야기 21.04.22 57 3 13쪽
205 205. 습격의 이유 21.04.22 58 3 11쪽
204 204. 훈련의 성과 21.04.21 58 2 12쪽
203 203. 다시 훈련 21.04.21 58 2 12쪽
» 202. 스승의 조언 21.04.20 60 3 12쪽
201 201. 예언자의 정체 21.04.20 58 2 12쪽
200 200. 책의 사용법 21.04.19 60 2 12쪽
199 199. 회오리 바람 21.04.19 58 3 12쪽
198 198. 약혼자 21.04.18 64 2 12쪽
197 197. 불길함 21.04.18 56 2 13쪽
196 196. 숲 21.04.17 54 2 12쪽
195 195. 협력의 형태 21.04.17 55 1 12쪽
194 194. 운명 21.04.16 53 1 11쪽
193 193. 안전한 길 21.04.16 63 1 11쪽
192 192. 예언자 21.04.15 54 1 12쪽
191 191. 수도로 가는 길 21.04.15 53 3 13쪽
190 190. 재정비 21.04.14 54 2 12쪽
189 189. 독약의 효능 21.04.14 54 2 12쪽
188 188. 예언 21.04.13 5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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