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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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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최근연재일 :
2021.04.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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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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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04. 훈련의 성과

DUMMY

스텔라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주위에서 사람들이 튀어나왔다.


그들은 갑옷을 두르고 있지는 않았다.


눈아래부터는 긴 천으로 가렸고, 머리를 두르고 있는 후드와 비슷한 천이 두개로 갈라져 무릎까지 늘어져 있었다. 그리고 옷은 마법사들의 로브와 비슷한 형태였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을 지니고 있는 것을 보면, 자신들이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각은 있는 모양이었다.


그들의 겉모습은 언뜻 보기에는 예언자와 매우 비슷해 보일 수 있으나, 자세히 보면 전혀 달랐다.


옷의 디자인은 물론이고 풍기는 분위기가 다르다.


예언자를 두둔할 생각은 없지만 어쨌든 그는 신비롭고 단정한 분위기를 풍기는 반면, 눈앞의 그들은 어둡고 칙칙한 느낌이다.


“클로이 님, 뒤로 물러나세요.”


엘론은 습관처럼 내 앞으로 나서며 검을 뽑아 들었다.


휴식을 위해 짐을 풀고 늘어져 있던 병사들 역시 긴장한 모습으로 각자 무기를 손에 쥔 채 주위를 경계하고 있었다.


“예언자님. 그들은 아마 저를 중심으로 공격할 테니, 뒤쪽 병사들 쪽으로 피해계십시오.”


“알았소.”


나는 스텔라와 예언자가 조용히 주고받는 이야기를 듣고는 남몰래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예언자가 전선에 나서준다면 확실히 도움이 될텐데.


스텔라에게 그는 어디까지나 약하고 보호해야할 대상으로 인식되어 있었다.


그때, 습격한 무리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나오더니 위엄있어보이려 애쓰며 말을 꺼냈다.


“반란군의 무리들이여.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 많았다. 하지만 여기서 한 발이라도 더 나아간다면...”


“그리고 엘론 님도 최대한 병사들 쪽을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스텔라는 그들의 대장이 말하고 있는 것에 조금도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네? 하지만...”


“엘론, 부탁할게! 아, 로즈마리도 뒤로 피해있어요.”


“네~ 알겠습니다~!”


“너희들의 목숨은 보장할 수 없다. 이대로 돌아가는 게 현명한 판단이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 여기서 뼈를 묻게 될거다.”


아차.


나도 모르게 스텔라의 이야기에 말려들어, 그의 말을 듣지 않고 있었다.


아무튼 대충 그의 말을 요약하자면, 이대로 돌아가면 목숨만은 살려준다는 것 같다.


그는 잠시 말이 없었다.


아니, 우리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나?


“이런, 너무 두려워서 입도 열지 못하는 건가?”


“이야기는 끝났습니까? 죄송하지만 낭비할 시간이 없으니, 빨리 끝내주십시오.”


그리고 스텔라의 한마디에 갖은 연설을 늘어놓던 그의 입이 닫혔다. 얼굴이 보이지 않으니,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지만 아무말도 없는 걸 보면 입을 닫고 있는 게 분명했다.


떠들던 사람이 갑자기 입을 닫는 것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


‘...자존심이 상했을까?’


입을 닫고 있던 그의 한손이 위로 올라갔다.


“이대로 돌아갈 생각은 없는 것 같다. 그럼, 예정대로 일을 진행시켜라!”


그리고 그 말과 함께 손이 우리를 향했다.


“움직이십시오!”


동시에 스텔라가 외쳤다.


우리 세 사람은 재빠르게 병사들을 향해 달려갔는데, 엘론은 뛰기 전 나를 돌아보며 머뭇거렸지만 내가 그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니 작전대로 병사들에게로 향했다.


“워터볼.”


녀석들 여럿이 한번에 합창하듯이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치음으로 보는 진풍경이었다. 수 많은 물방울들이 공중으로 튀어올라 시야를 메웠으며,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났다.


피융-


그게 우리를 향한다는 것만 빼면 아마 넋놓고 구경하기 좋은 구경거리였을 것이다.


“워터 월!”


“윈드 스피어!”


스텔라는 마법을 막는 장벽을 쳤고, 그걸 확인한 나는 날아오는 물방울들을 맞추기 바빴다.


쾅!


뒤쪽에서도 방어에 열중하는지 큰소리가 곳곳에서 울리고 있었다.


병사들 중엔 마법을 쓸 줄 아는 자들이 많은 편이니 상대하기 조금 수월할 것이었다.


나와 스텔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마법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병사들과 조금씩 떨어져 갔다.


적이 노리는 것은 우리, 정확히는 스텔라일 테니 그들과 거리를 벌이는 게 좋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피융! 피융!


“윈드 스피어!”


나는 날아오는 물방울들을 피하며 주문을 외웠다.


우리의 예상대로 그들은 병사들보다는 우리쪽으로 더 많은 인원이 쫓아왔다.


나는 슬쩍 스텔라를 보았다. 그녀는 이번엔 마법을 막는 것 외에는 그다지 적극적으로 나서지않았다. 정말 이번엔 내 ‘훈련의 성과’를 보자는 뜻인듯했다.


마법을 막으면서도 여유로운 그 모습은 왠지 화가나기까지 했다.


피융-


물방울 하나가 아슬아슬하게 뺨 옆으로 날아갔다.


조금만 정신을 팔아도 위험하다는 걸 알려주는 듯한 속도였다. 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그들을 바라보며 주문을 외웠다.


“바람이여, 세차게 불어라. 내 눈앞에서 적을 치워라!”


내가 주문을 외우는 모습을 보고, 그들 역시 내 마법을 막기 위해 서둘러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늦었어!’


나는 마지막 한마디를 남겨둔 상황이다. 서둘러 마법을 준비하는 그들에게 미소지으며 힘차게 외쳤다.


“윈드 스트라이크!”


마치 뒤이어 불어올 바람을 경고해주듯이 살랑이는 바람이 한번 우리 사이를 휙 지나갔다.


나는 그 경고를 받아들이며 양손으로 귀를 막았다.


쾅!!


그리고 바로 뒤이어 폭발음 같은 소리가 대지를 울렸다. 귀를 막아도 손을 뚫고 들어올 정도로 큰 소리였


‘...역시 이 마법은...나도 같이 피해를 입는 것 같은데?’


귀가 먹먹하다.


하늘을 보니, 마법을 맞고 공중에 떠올라 어딘가로 날려가는 마법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높이도 제법 높고, 아마 꽤 멀리까지 날아가 버릴 것이겠지만, 어쨌든 그들은 마법사이니 알아서 안전하게 잘 착지할 거라 믿는다.


나는 다시 주위 마법사들에게로 눈을 돌렸다.


몇 명이 날아가긴 했어도 아직 그들은 많은 수가 존재하고 있었다.


“크...크흠...”


내 눈빛을 받은 마법사들은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자신들의 동료가 그렇게 어이없이 날아가버린 것에 조금 충격을 받았는지도 모른다.


‘이정도로 충격을 받았다면...제대로된 습격자들은 아닌 것 같은데...’


처음봤을 때부터 이상했다.


그냥 숨어서 계속 공격하면 되는 일을, 그들은 한번의 공격 이후로 모습을 드러낸데다가 쓸데없는 설득으로 우리에게 시간을 주는 바보같은 짓을 저지르기도 했다.


“워터 스피어!”


하지만 그들은 금세 정신을 가다듬었고, 남은 자들이 모여 다함께 주문을 외우며 나를 향해 마법을 날렸다.


“윈드 스피어!”


날아오는 물줄기는 바람으로 꿰뚫으면 되는 일.


쏟아지는 마법을 침착하게 대처한 뒤, 다음 마법을 쓰기위해 다시 자세를 바로 잡았다.


의외로.


‘쉬운데?’


생각보다 쉽다.


상대 마법사는 여럿이었지만, 갑자기 습격해온 것치고는 그다지 강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이정도는...스텔라 한명과 싸우는 것과 비슷하고.’


평소의 스텔라는 굉장히 친절하고 배려심이 많지만, 훈련 때는 사람이 돌변하는 것처럼 마법을 마구 쏘곤했다.


그렇다고 정말 성격이 완전 바뀌는 것도 아니다.


여전히 말투는 침착하고 표정은 차분하다.


단지, 그 눈에 깃들어있는 힘이 다를 뿐.


나는 팔을 뻗고 정신을 집중했다.


스텔라가 나에게 훈련의 성과를 보이라고 했으니, 그걸 보여야 한다.


‘아니면, 지옥의 훈련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아무튼 그녀의 훈련법은...오스왈드보다 더 무섭다. 거기서 더 강도가 올라가면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솟아오르라, 바람이여! 휘몰아치는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라!

윈드 월!”


발밑으로부터 서늘한 바람이 발 사이를 헤엄치기 시작했다. 바람이 점점 모이는가 싶더니, 눈앞에서 하늘 높이 솟구쳐 올랐다.


휘이이잉-


눈앞에서 쭉이어진 바람은 마치 투명한 벽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저 바람이 부는 형상이라 멀리서 본다면 막이 있다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팟! 팟!


그리고 곧, 차마 윈드 스피어로 다 맞추지 못한 물줄기가 날아와 벽에 부딪히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이건 스텔라가 위험에 대비한 훈련을 하자는 것의 성과였다.


물론 처음부터 성공했던 건 아니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자면, 목숨을 걸고 스텔라의 마법을 정면에서 받은 결과였다.


나는 의기양양한 눈으로 바람의 벽 건너의 상대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설마 스텔라 이외의 인물에게 자신들의 마법이 막힐 줄 몰랐다는 듯 놀란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나같은 마법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나보네.’


내 입꼬리가 히죽 위로 올라갔다.


이제 나는 간단하게 해치울 수 있는 약한 마법사가 아니었다. 계획에 없던 인물이라해도 전혀 거슬리지 않는 인물이 아닌 것이다.


그정도로 성장했다는 것이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윈드 커터!”


“크아아-“


나는 아직 어리둥절해있는 사람들을 향해 마법을 날렸다. 아직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마법을 확인한 순간에는 이미 그들의 코앞까지 바람이 도달한 이후였다.


“바람이여, 세차게 불어라! 내 눈앞에서 적을 치워라!”


“으..워...워터 볼!!”


내 주문 소리를 듣고 남은 이들이 허겁지겁 마법을 날렸다.


“윈드 스트라이크!”


쾅!!


하지만 상성 우위에 있는 바람 마법은 날아오는 물방울은 물론이고 그 자리에 서있던 이들까지 다함께 밖으로 날려버렸다.


역시 귀는 먹먹했지만 날아가는 마법사들을 보고 있자니 묘하게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 뭐. 멀리는 날아가겠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을 것이다.


“그정도면 더 강한 적을 상대해도 괜찮아보입니다.”


스텔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번 전투에 대한 평가를 내렸다. 그녀의 한마디에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이번 전투도 별로 어렵지 않았고, 훈련은 이제 끝인지도 모른다.


“다음 훈련은 또다른 것으로...”


쿵!


그때, 뒤쪽에서 강한 충격음이 들려왔다.


“아니!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닐까요! 빨리 가봐요!”


이때가 기회다.


나는 스텔라가 훈련에 대해 더 말하기 전에 그녀의 손을 덥썩 잡고는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달렸다.


소리는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렸는데, 위험을 알리는 소리는 아니었다. 오히려 모든 일이 끝났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병사들의 주위에는 많지 않은 수의 마법사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하나하나 살피는 것으로 봐서는 숨이 붙어있는 모양이었다.


“아, 클로이 님.”


엘론은 나를 발견하자마자 바로 이쪽으로 달려왔다.


“새로운 마법봤습니다. 훈련의 성과는 제대로 나온 것 같네요.”


그리고 순진하게 웃었다.


역시 훈련을 좋아하는 기사답게 내 훈련의 성과가 나온 것에 기쁨을 느끼는 모양이었다. 해맑게 웃고 있는 그의 미소에 재를 뿌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 나도 그를 바라보며 어색하게 미소지었다.


“그...그래, 모두 스텔라 덕분이지...”


나는 지난 훈련들을 떠올리며 먼산을 바라보았다.


힘겨운 나날이었다.


아니, 아마 앞으로도 힘겨운 나날이 이어질 것이다.


“...수도까지는 얼마나 남았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건 지금까지 들었던 소리 중 가장 반가운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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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215. 계약 종료 +1 21.04.27 85 4 16쪽
214 214. 마지막 축복 21.04.26 57 2 14쪽
213 213. 물의 성소 21.04.26 61 3 12쪽
212 212. 싸움의 끝 21.04.25 54 3 13쪽
211 211. 위기 21.04.25 55 3 14쪽
210 210. 접전 21.04.24 57 3 13쪽
209 209. 반격 21.04.24 53 2 12쪽
208 208. 왕궁 마법사 리안 21.04.23 54 2 13쪽
207 207. 결투 장소 21.04.23 57 3 12쪽
206 206. 예언자의 이야기 21.04.22 56 3 13쪽
205 205. 습격의 이유 21.04.22 58 3 11쪽
» 204. 훈련의 성과 21.04.21 58 2 12쪽
203 203. 다시 훈련 21.04.21 58 2 12쪽
202 202. 스승의 조언 21.04.20 59 3 12쪽
201 201. 예언자의 정체 21.04.20 58 2 12쪽
200 200. 책의 사용법 21.04.19 60 2 12쪽
199 199. 회오리 바람 21.04.19 58 3 12쪽
198 198. 약혼자 21.04.18 64 2 12쪽
197 197. 불길함 21.04.18 56 2 13쪽
196 196. 숲 21.04.17 54 2 12쪽
195 195. 협력의 형태 21.04.17 55 1 12쪽
194 194. 운명 21.04.16 53 1 11쪽
193 193. 안전한 길 21.04.16 62 1 11쪽
192 192. 예언자 21.04.15 54 1 12쪽
191 191. 수도로 가는 길 21.04.15 53 3 13쪽
190 190. 재정비 21.04.14 54 2 12쪽
189 189. 독약의 효능 21.04.14 54 2 12쪽
188 188. 예언 21.04.13 5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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