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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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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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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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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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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09. 반격

DUMMY

루이스는 잠시 엘론에게 “오랜만이다.”라고 인사를 건네더니 별다른 의견교환도 없이 함께 바로 리안에게로 달려들었다.


곧 이어 뒤따라왔던 스벤 역시 “클로이 님~ 오랜만입니다!”라고 인사를 하며 그대로 나를 지나쳐 달려갔다.


그리고 지금 건너편은 쾅! 이나, 촤라락! 거리는 전투소리가 한창 울리고 있었다.



“그런데, 왕자님은 왜 여기에 있어요?”


내가 있는 곳까지 간신히 도착한 왕자에게 물었다.


그는 잘 훈련된 병사들을 따라 달리느라 지쳤는지 허리를 숙여 호흡을 고르기 바빴다.


나는 내가 낼 수 있는 것 중 최대한 상냥한 말투를 쓰려고 애썼는데, 그럼에도 그는 못마땅한 얼굴로 간신히 고개를 들어 나를 노려보았다.


“뭐라고?...수도에서 보자고 한 건...네놈이 아니냐!”


숨을 고르는 와중에도 그는 큰소리로 나를 다그쳤다.


확실히 나는 그와 헤어질 때 수도에서 다시 만나자고는 했는데...


“아니 뭐..어쨌든 기가막힌 타이밍이네요.”


그것도 우리가 위험한 상황에 딱 맞게 나타나다니, 이미 사라져버린 바람의 신의 가호라도 되돌아온 기분이다.


“정령이 갑자기 이쪽으로 날아와서 따라온겁니다.”


케르빌 왕자를 지키기 위해 브라이언과 조슈아는 이곳에 남아 있었는데, 조용히 곁을 지키는 조슈와는 달리 브라이언은 저 안으로 뛰어들고 싶은 것인지 그들의 전투를 힐끔거리며 말했다.


“...네?”


힐끔거리던 브라이언의 눈이 한곳에 머물렀다.


나는 그의 눈을 따라 저편을 바라보았다.


“...정령?”


브라이언의 눈길이 닿은 곳엔 저쪽에서 활개치며 날뛰고 있는 새의 형상을 한 정령이 있었다.


정령을 따라 이곳으로 왔다고?


바람의 정령이기 때문에 바람의 신의 사자인 내 위기를 느낀 걸까?


“자, 이걸 받아라.”


겨우 숨을 안정시킨 케르빌 왕자가 손을 내밀었다.


그 손에는 작은 병이 올려져 있었다. 안이 텅 비어버린 병은 이미 자신의 역할을 모두 끝냈음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래, 분명 맹렬한 독을 품고 있었던 바로 그 병이다.


나는 병을 살며시 잡아 들었다.


이미 산산조각으로 깨져버린 내 것과는 달리, 마개까지 유리로 되어있는 이 작은 병은 미세한 상처하나 없이 깨끗한 상태였다.


‘...하지만 설마 이걸 되돌려 줄 거라고는...’


한번 사용을 마친 병이니, 왕자의 성격상 어딘가에 버리거나 아니면 나처럼 깨먹었을 거라고 예상했건만.


의외로 그는 빈병을 원래 주인인 나에게 되돌려주기 위해 일부러 잘 챙겨뒀던 모양이다.


케르빌 왕자치고는 제법 배려있는 행동이었다.


나는 햇빛에 몇 번 병을 굴려 비춰보고는 바로 주머니에 넣었다.


“감사합니다, 왕자님.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크..크흠...! 라이벌을 돕는 것이야말로 미덕 중 하나지!”


케르빌 왕자는 저절로 올라가는 입꼬리는 감추지 못하며, 엄숙해보이려는 표정 사이로 히죽이는 입모양이 드러난 이상한 표정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라이벌?’


아, 그러고 보니 그런 말을 했던 것 같다.


친구이자 라이벌. 그런 표현을 썼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는 그런 관계가 꽤 마음에 들었던 것인지 히죽이는 입을 감출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아니, 어쩌면 자신이 웃고 있다는 걸 인식하지도 못하는지도 모른다.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니, 그대로 둬도 되겠지.


나는 그를 내버려 둔 채로 가방을 열었다.


지금 싸우고 있는 기사들의 체력을 회복시켜줄만한 것이 있었나?


‘아, 약병도 차라리 가방에 넣어버릴까?’


아무생각없이 주머니에 넣어버린 약병이 떠올랐다. 그대로 주머니에서 깨지기라도 한다면 굉장히 위험할 것이다.


나는 서둘러 빈 병을 꺼내 가방에 넣었다.


팔랑-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리려던 그때, 발아래로 나풀거리며 떨어져 내리는 종이가 보였다.


‘...이건?’


종이를 주워 바로 내용을 살폈다.


그건 비앙카가 가방을 통해 전해주었던 그때 그 메모였다.


‘주머니에 넣어뒀었나?’


간단한 내용이 적혀 있는 그 메모를 다시 한번 눈으로 훑었다. 용건만 적혀 있지만 따뜻함이 느껴지는 메세지였다.


‘......’


종이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손끝을 따라 약간 구겨지긴 했지만, 다시 비앙카에게 전해줄 물건은 아니니 상관은 없을 것이다.


나는 어제부터 갈팡질팡하는 내 마음에 욕이라도 퍼붓고 싶었다.


리안 녀석이 비앙카에게, 알베르 신관에게 한 짓을 잊어버렸어? 비앙카는 알베르 신관의 심장을 되찾은 것에 만족하고 돌아간 게 아니다. 그를 치료하는 게 더 급하기 때문에 돌아갔을 뿐이었다.


덧붙여 자신의 상처도 치유하는데 한계가 온 것이다.


나에게 뒤를 맡기고 돌아갔다고 보는 게 맞았다.


게다가 녀석은 나와 엘론을 죽이는 것에 조금도 주저함을 보이지 않았잖아?



“이봐이봐, 이건 좀 치사하지 않아? 인간 7명과 정령 하나가 단 한명의 인간을 공격하다니 말이야.”


“왓?!”


리안이 위에서부터 우리들 사이로 떨어져 내려왔다.


“클로이 님!”


“왕자님!!”


멀리서 우리를 걱정하며 달려오는 기사들의 소리가 들렸고, 브라이언과 조슈아는 이미 케르빌 왕자의 앞을 지키고 서 있었다.


“윈드 스피어!”


슉! 슉!


리안은 빠르게 손을 들어 방어막을 형성하며 뒤로 물러섰다.


휘익! 촥!


그 틈을 파고들어 브라이언과 조슈아가 검을 휘둘렀다. 검 끝이 물을 스쳐지나가자 리안을 감싸는 물을 쫘악 찢어졌고, 그는 더욱 멀리 뒤로 뛸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리안은 더 추적하려 했으나, 왕자의 곁을 많이 벗어나기 힘든 것인지 적당히 쫓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클로이 님, 괜찮습니까?”


“응. 괘...괜찮아.”


그리고 그 사이, 엘론과 루이스, 스벤이 재빨리 우리 곁으로 달려왔다.


“이제 망설임은 없어진 거야?”


우리와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는 리안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그에게선 그 어떤 위기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예언자가 말한 그가 미쳤다는 말은 이런 뜻일까?


그는 어쩌면 자신의 생명도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리안은 우리를 한번 쓱 훑어본 후, 다시 미소를 지었다.


“상대가 치사하게 나온다면 나도 치사한 방법을 써야지.”


‘아니, 방금 당신을 상대한 건 인간 7명과 정령 하나가 아니라, 인간 3명과 정령 하나인데...’


그런 생각이 머리를 스쳤지만, 농담을 할 정도로 가벼운 상황은 아니었다.


역시 그가 여유를 부리는 것은 준비해둔 대책이 있기 때문이었다. 리안이 여유를 부릴수록 우리들 사이엔 긴장감이 흘렀다.


“윈드 커터!”


휘이잉-


“말할 때 공격하는 건 예의가 아니잖아?”


‘누가 그런걸 봐주면서 싸우냐고!’


리안은 불만섞인 목소리로 투덜거리며 마법을 피해 옆으로 몸을 날렸다. 나는 그의 옆을 지나친 바람을 손으로 잡듯이 뻗고는 그가 서 있는 쪽으로 휘둘렀다.


내 손짓을 따라 이미 지나쳤던 마법은 큰 곡선을 그리며 다시 되돌아왔고, 더욱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내가 마법을 쓰는 소리에 정신을 차린듯이 세 명의 기사들도 일제히 검을 들고 뒤를 쫓았다.


위기의 상황임에도 리안은 이쪽을 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고, 자신의 주위로 방어막을 펼친 뒤 어딘가로 손을 뻗었다.


“크하악...!”


그러자, 낮은 신음소리가 멀지 않은 곳에서부터 들려왔다.


“...! 설마?!”


예언자.


그의 목소리였다.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떨어져 있던 그가 머리를 감싸며 바닥에 주저 앉아있었다.


“이제와서 그를 공격한다고?”


팟-!


“으앗?”


갑작스런 비명소리에 나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정신을 집중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 마법은 그에게 막혀 흩어진 것 같았다. 그리고 리안과 기사들 사이에 무언가가 서 있었다.


“저건...!”


그들은 서둘러 그것들을 쓰러트렸지만, 곧바로 땅 아래에서 손이 튀어나오더니 검은 무언가가 스멀스멀 기어올라왔다.


그곳뿐만이 아니었다.


우리가 서 있는 곳 아래, 땅에서도 검은 손이 툭 튀어나왔다.


그렇다고 땅이 파여진 것은 아니고, 마치 바닥과 이공간이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그것이 나온 뒤에도 땅은 여전히 그대로 존재하고 있었다.


“...인형!”


“크그그극...크큭....”


땅위로 튀어나온 그것은 기묘한 소리를 내며 웃었다.


검은 후드로 얼굴을 가리고 있기에 자세히 보이지는 않지만 웃는 모습도 기괴할 것이다.


“...요즘은 검은 옷이 유행인가?”


현실도피라도 하는 듯, 내 입에서는 농담아닌 농담이 떨어져 나왔다.



챙- 챙-


이미 저쪽은 전투가 한창이고 이쪽으로 달려오려고해도 많은 수의 인형에 막혀 옴짝달싹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크그극....”


이쪽의 인형도 슬슬 움직임을 재개하며 우리를 공격할 분위기였다.


실제로 그들의 팔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나는 황급히 자리를 옮기며 외쳤다.


“아무리 그래도...이건 너무 치사한거 아니야?!”


“치사한 일에는 더 치사한 방법으로. 그게 이기는 지름길이야.”


리안은 더 여유가 넘친 것인지, 농담까지 섞어가며 내 말에 대답하고 있었다.


“큭...잠깐 실례 좀 해요.”


“어이, 왜 이쪽으로 오는 거냐!”


“주문 외울 때까지만 보호해주세요!”


내가 간 곳은 케르빌 왕자의 뒤였다. 마법사는 주문을 외울 땐 무방비라는 단점 때문에 보호를 받아야 했다.


물론, 케르빌 왕자의 보호를 받겠다는 게 아니었다.


그의 호위기사들이 그를 지켜줄테니, 잠시 옆에 붙어 그 덕을 좀 보자는 것이었다.


케르빌 왕자는 처음엔 인상을 구기며 기분나빠했지만, 내가 ‘보호해달라’고 말하자 곧바로 인상이 펴졌다. 아무래도 그는 내가 자신에게 보호를 요청했다고 착각하는 것 같았다.


‘..뭐, 상관없겠지.’


그건 라이벌의 패배선언과 같은 것이니, 단순한 왕자라면 기분이 좋을지도 모른다.


“크크큭...”


부웅-


인형들은 검을 들어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공격은 아무리 뛰어난 기사들이라도 상대하기 꽤 버거울 것 같았다.


촤악-!


하지만 브라이언과 조슈아는 빠른 속도로 인형들을 베어나갔고, 그들의 사이에 껴서 보호받고 있는 나에게 불편한 티를 조금도 내지 않으며 이쪽으로 오는 인형들도 틈틈이 신경쓰고 있었다.


휘이잉-


바람의 정령도 자신의 계약자가 위험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바로 돌아와, 인형들을 공격했다.


순간적인 판단이었지만 이쪽으로 피신하길 잘했다고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


“바람이여, 세차게 불어라. 내 눈앞에서 적을 치워라!”


그리고 서둘러 주문을 외웠다.


인형들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어도 전혀 주저함이 없이 공격을 계속해댔으며, 주문을 외우는 이 순간에도 그것들은 바닥에서 끊임없이 올라왔다.


“윈드 스트라이크!”


나는 공격할 방향으로 손을 뻗으며 크게 소리쳤다.


쾅!!


곧이어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큰 소리가 울려퍼졌다.


다급한 나머지 귀를 막는 것도 잊어버렸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진풍경에 투덜거릴 마음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오...!”


우리의 앞을 가로막고 서있던, 그 바글바글하던 인형들이 마치 가운데를 뚝 떼어낸 것처럼 뚫려 있었다. 그리고 그 떼어낸 조각은 커다란 포물선을 그리며 하늘의 저편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속이 다 시원하다!


뿌듯함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을 때,


“아우우~~~”


이번에는 물로 이루어진 몸을 지닌 늑대 무리가 주변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이렇게되면 누가 더 치사한거지?


‘치사한 것은 더 치사한 방법으로 이긴다.’라...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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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214. 마지막 축복 21.04.26 57 2 14쪽
213 213. 물의 성소 21.04.26 61 3 12쪽
212 212. 싸움의 끝 21.04.25 54 3 13쪽
211 211. 위기 21.04.25 55 3 14쪽
210 210. 접전 21.04.24 57 3 13쪽
» 209. 반격 21.04.24 54 2 12쪽
208 208. 왕궁 마법사 리안 21.04.23 55 2 13쪽
207 207. 결투 장소 21.04.23 58 3 12쪽
206 206. 예언자의 이야기 21.04.22 57 3 13쪽
205 205. 습격의 이유 21.04.22 58 3 11쪽
204 204. 훈련의 성과 21.04.21 58 2 12쪽
203 203. 다시 훈련 21.04.21 58 2 12쪽
202 202. 스승의 조언 21.04.20 60 3 12쪽
201 201. 예언자의 정체 21.04.20 58 2 12쪽
200 200. 책의 사용법 21.04.19 60 2 12쪽
199 199. 회오리 바람 21.04.19 58 3 12쪽
198 198. 약혼자 21.04.18 64 2 12쪽
197 197. 불길함 21.04.18 56 2 13쪽
196 196. 숲 21.04.17 54 2 12쪽
195 195. 협력의 형태 21.04.17 55 1 12쪽
194 194. 운명 21.04.16 53 1 11쪽
193 193. 안전한 길 21.04.16 63 1 11쪽
192 192. 예언자 21.04.15 54 1 12쪽
191 191. 수도로 가는 길 21.04.15 53 3 13쪽
190 190. 재정비 21.04.14 54 2 12쪽
189 189. 독약의 효능 21.04.14 54 2 12쪽
188 188. 예언 21.04.13 5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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