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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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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최근연재일 :
2021.04.27 21:00
연재수 :
2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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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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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03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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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98. 불의 성소로(3)

DUMMY

타닥타닥타닥


“으음...”


어제는 보호막을 쳐 둔 덕분인지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고, 덕분에 불침번도 서지 않은 채로 모두들 편하게 푹 잘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달리는 말 위.


속도가 그다지 빠르지 않은데다가 만약 중심을 잃는 일이 생긴다해도 엘론이 잘 잡아주리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기에, 나는 말 위에서 조용히 책을 펼치고 있을 수 있었다.


그런일이 있던 직후, 나는 이 책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책을 한시도 손에서 놓지 않게 되었고, 틈이 나는대로 책을 봐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이다.


지금 보고 있는 페이지는 불의 마법에 관한 내용이 적혀있었다.


어젯밤, 이미 진정됐다고 생각했던 마음은 쉽게 안정을 찾지 못했던 모양인지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몇 번을 뒤척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고, 주위의 다른 사람들이 자는 것을 확인한 후, 몰래 보호막의 구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보호막은 우리나라의 결계와는 다르게 그 모양이 뚜렷하게 보였기에 안심하고 움직일 수 있었다.


구석에서 마법책을 펼쳐놓고 몇 번이나 불마법을 써보려고 도전을 했으나, 마치 그때의 성공은 꿈이었던 것처럼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불마법이 발동하려는 느낌조차 들지 않던 것이다.


어제는 결국 포기하고 잠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폴은 확실하게 나에게 불속성을 내려줬다고 말했었고, 그가 그런 부분에서 거짓말을 할 성격은 아니었다.


분명 무슨 방법이 있을 텐데.


“으으...”


“클로이 님, 괜찮으십니까?”


엘론은 벌써 몇 번이나 나를 걱정하며 말을 걸어주고 있었다.


빠르지는 않아도 흔들리며 걷고 있는 말 위, 게다가 빽빽하게 적혀있는 마법책의 어려운 내용.


몇 시간이나 집중하고 읽으려니...


“속이 안 좋아....”


“역시, 좀 쉬시는 게 어떤가요?”


“...조금 더 보고...”


이것도 몇 번이나 반복한 대화였다. 나는 계속 ‘조금만 더’라고 말하며 쉬지 않고 책을 보고 있었다.


내가 이정도로 마법에 열정이 많았던가, 나 자신도 궁금해질 지경이었다.




“오스왈드 전하, 오셨습니까!”


시선은 책에 향하고 있었지만, 우리에게 인사를 하는 병사의 소리가 들리자 드디어 수도에 도착했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계속 그렇게 책을 보며 말을 타던 그때,


“우욱...”


“괜찮으십니까?!”


성문을 통과했다는 마음에 긴장이 풀렸던 것인지, 드디어 참을 수 없을정도로 속이 뒤집혀버렸다.


이제는 정말 한계가 왔다는 예감에, 당장 책을 덮고 입을 틀어막고는 몸을 웅크렸다. 자칫잘못하다가는 속에 있는 것들이 위로 역류해버릴 것만 같았다.


“무슨일이지?”


오스왈드의 말이 이쪽으로 돌아오는 소리가 들렸으나, 나는 고개를 들어 올릴 수도 없었다.


목으로 올라오는 구토감을 참는 것에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을 뿐이었다.


“아, 클로이 님이 멀미를 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제와서?”


그들의 비난을 의식한 것인지 엘론은 ‘책을 읽느라’ 멀미를 해버렸다는 것은 굳이 밝히지 않는 듯했다.


“아~ 클로이가 멀미라니. 말을 타고 갈 수는 없겠네.”




가볍게 말하는 폴은 말에서 내려온 것 같았다. 그리고 이쪽으로 걸어오는 듯한 발소리가 들렸다.


“윽...”


갑작스럽게 나타난 얼굴에 놀라 큰소리를 치고 싶었으나 입을 열면 좋지 않은 상황이 벌어질 듯한 예감때문에, 나는 그저 입만을 틀어막고 인상을 구기고 있었다.


폴은 어느새 가까이 다가와 아래서부터 내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건 좀 심한가보네. 내려올 수 있겠어?”


일단은 내리는 게 나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다.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폴의 손을 살그머니 잡았다. 폴은 그래 봬도 힘이 센 대장장이였기에 그런 자세에서도 나를 번쩍 들어 올릴 수 있었고, 뒤에 있는 엘론도 거들어주어, 나는 안정적으로 바닥에 내려올 수 있었다.


“어쩌려는 거지?”


“여기는 성벽 안이기도 하고, 안전하잖아? 걸어가도 충분해. 나와 클로이, 엘론은 걸어가도록 할게~”


그건 좋은 생각이다.


지금은 말을 타는 것보다 차라리 걸어가는 게 더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뭐? 그럼 나도...”


“오스왈드는 안돼.

여기서 널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걸어갈 수 있을리가 없잖아?”


“......”


오스왈드는 잠시 말이 없었다.


이전 겪었던 그의 성격을 보면, 그도 꽤나 모험을 좋아하는데다가 우리와의 유대감도 있었기에 함께 움직이고 싶은 모양이었다.


“죄송합니다, 오스왈드 님.”


“후, 알았다. 너희는 조심히 오도록 해.”


오스왈드는 이미 그런 것은 익숙한지, 능숙하게 우리의 말 고삐도 함께 쥐고는 다시 말을 출발시켰다.


그가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 바라보다가 우리도 슬슬 발걸음을 옮겼다.


“걸을 순 있어?”


“...네...어떻게든...”


말을 타는 것에 비하면 걷는 것은 그나마 안정이 되었다.



“일단 이쪽으로 갈까?”


이곳의 길은 전혀 모르는 우리는 그저 폴의 안내를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마치 거리의 모습을 구경시켜 주는 듯이 여기저기를 끌고 다니고 있었다.


처음에는 힘들고 귀찮다는 생각이 들던 이 산책 아닌 산책은, 안정적인 걸음 덕분인지 신선한 바람을 쐰 덕분인지 점점 멀미를 낫게 해 주고 있었다.


“아, 여기다.”


폴은 한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가게의 테라스에 자리로 가서 앉았다.


“...여긴?”


멍하니 그 모습을 보던 우리도 결국은 폴의 옆 자리에 앉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리봐도 작은 가게일 뿐인 이곳을 온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주문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난 스페셜 타르트랑 핫초코.”


“...네?”


그리고 그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주문을 하고 있었다.


“디저트 가게였어요?”


“너희는?”


폴은 내 질문은 가볍게 무시하면서 우리에게도 주문을 재촉하고 있었다. 일단은 주문을 해야 대화를 할 수 있을 것 같았기에, 무난한 것을 골라 주문을 했다.


“...홍차를...”


“저도...”


“알겠습니다.”


주문이 끝난 후에도 폴은 우리의 궁금증을 해결해 줄 마음이 없는 것인지, 아무말도 없이 그저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얼마 후 나온 타르트는 스페셜이라는 말답게 이전 오스왈드가 가져다 준 타르트와 비슷할정도로 크기도 꽤 컸고, 온갖 생과일들이 잔뜩 올라간 형태였다.


그 위에 듬뿍 뿌려진 꿀은 과일들이 반짝반짝하면서도 먹음직스러운 느낌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그 꿀 위에 또다시 가득 올려 준 생크림을 보니, 이건 과하지않나, 싶을정도로 너무나도 달아보였다.


거기에 덧붙여 핫초코를 마시는 그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넘치는 단맛으로 속이 아플지경이었다.


“안 먹는 거야?”


“...저는 아직 속이 안 좋아서...”


“저도 단건 많이 못먹습니다.”


우리의 대답에 폴은 단지 “그래?” 라며 별 관심을 주지 않은 채로 타르트를 맛있게 먹어치우고 있었다.


혹시 그가 오스왈드를 먼저 보낸 것은 내가 걱정돼서 가 아니라 단지 이 가게를 오기위해서가 아닐까 의심스러운 정도였다.


“그런데, 돈은 있어요?”


스페셜 타르트라는 것은 모양과 크기, 어디곳을 봐도 비싼 것이 분명했다.


참고로 나와 엘론은 지금 갖은 돈이 없었다.


돈이 필요한 상황이 생길거라고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한 푼도 들고 오지 않았던 것이다.


“...오스왈드 이름으로 외상은 안 될까?”


“네~?!”


“문제는 가게에 과연 오스왈드 님과 저희의 친분을 증명할 수 있는가, 겠군요.”


그 와중에도 엘론은 진지하게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었다.


폴이 내가 가지고 있는 오스왈드의 인장에 대해 아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알고 있다고 해도 미안하지만, 이런 일에 인장을 사용할 마음은 전혀 없었다.


“농담이야. 뭐 그리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어?”


그는 웃으며 나머지 타르트도 열심히 입으로 나르고 있었다.


확실히 노숙하는 도중에 먹은 식사는 그다지 맛있는 것도 없었고, 영양가가 있다고 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그렇다해도, 그는 지금 정말 잘 먹고 있었다. 아마 내가 하루종일 굶는다해도 그 만큼 잘 먹지는 못할 것 같았다.


“네? 돈이 있으신 겁니까?”


“아~ 전에 말했지만, 달갑지 않지만 거절하기 어려운 손님들이 있어서 말이야.

그쪽에는 보통의 몇 배, 혹은 몇 십배로 돈을 받고 있다고~”


한마디로 말하자면, 부자라는 것인가.


순식간에 큰 타르트 하나를 해치운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자, 그럼 갈까?”


얼핏보기에도 가격은 꽤 나온 듯했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그는 그 정도의 값은 아무렇지않게 계산하고 다시 길을 나서고 있었다.


“오, 저런게 있었나?”


그리고 사라졌다 나타난 그의 손에 들려있던 것은 한입 크기의 작은 쿠키가 담긴 봉지였다. 한입에 쏙 들어가는 그 쿠키는 입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사르르 녹을 정도로 부드러웠고, 무겁지 않은 깔끔한 단맛이 부담스럽지않고 좋았다.


“앗 저건 먹어봐야해!”


또다시 빠르게 움직인 그의 손에는 이번엔 샌드위치가 있었다. 그것도 정확하게 세개.


샌드위치는 샐러드를 사이에 끼운 형태였기에 길거리에서 먹을만한 것은 아니었으나, 그는 능숙하게 그것을 먹고 있었고, 나와 엘론은 안에 껴있는 내용물이 떨어지지않게 먹느라 고생을 해야만했다.


“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커다란 막대사탕을 하나씩 건네주고 있었다.


그가 건네주는 음식들은 모두 하나같이 맛있는 것들 뿐이었기에 불만은 없었다. 단지, 정말 그는 그저 이걸 먹기위해 걷고 있을 뿐인지 의심스러울 뿐.


우리를 성으로 안내할 마음은 있는 것일까?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장소~”


폴이 전해주는 음식들을 먹으며 걷다보니 우리는 어느새 이 도시의 구석진 장소에 도달해있었다.


눈앞에는 커다란 나무가 한그루 자라 있었고, 그것을 경계로 하는 듯이 그 뒤로는 숲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고, 정원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장소가 자리잡고 있었다.


성벽의 바로 옆에 있는 이 장소는 마치 사람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듯이 풀들이 제멋대로 자라나 있었다.


“...? 여기는...?”


“아, 클로이 님. 이걸 보세요.”


엘론은 나무 뒤로 달려가서 무언가를 손으로 쓸었다.


그의 손이 나무덩굴과 이리저리 엉켜있는 풀들을 쓸어내리자, 묘한 빛이 도는 금속같은 것이 모습을 드러냈다.


네모반듯하게 잘려서 화려한 무늬가 새겨져 있는 그것은, 이미 이 자리에 오랜시간동안 방치되어 있었던 것치고는 어느 한 곳 녹슨 부분이 없이 너무나도 깨끗한 상태였다.


“...어? 설마...”


그것과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제단이에요?”


바로 바람의 성소에서 봐왔던 제단.


이루어진 물질은 전혀 다르지만, 그 형태나 신비스러운 분위기만은 닮아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설마...”


“이곳이 바로 불의 성소라는 겁니까?”


우리는 동시에 폴을 바라보았다.


그 시선을 받은 폴은 그저 가만히 제단을 바라만 보고 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리 신앙심이 없다고는 해도,


성소를 이렇게 방치할 수 있는 것인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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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116. 본거지(2) 21.02.20 74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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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109. 소매치기 21.02.13 77 2 11쪽
108 108. 대지의 왕국 21.02.12 75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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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105. 배웅 21.02.09 72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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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101. 그 이후 21.02.06 73 2 11쪽
100 100. 후버의 축복 21.02.05 74 2 11쪽
99 99. 불의 성소 21.02.04 69 2 11쪽
» 98. 불의 성소로(3) 21.02.03 7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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