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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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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최근연재일 :
2021.04.27 21: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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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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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07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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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03. 오스왈드의 부탁

DUMMY

그리고 그 일을 잊지 말라는 듯, 새로운 시련이 나에게 내려왔다.



오스왈드는 내일보자고 했던 말을 지키려는 듯이 아침 일찍부터 엘론과 함께 내 방을 방문했다. 그마나 ‘엘론과 함께’라는 점이 다행인 부분이었다.


이런저런 소문이 무성하고 있는 와중에, 만약 오스왈드 혼자 내 방을 방문했다면 어떤 소문까지 부풀어 갔을지는 상상도 하고 싶지않을 정도다. 그는 정말 이런 소문들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모양이었다.


자신이 떳떳하다면 괜찮다는 걸까?



나와 엘론은 그를 따라 성의 서쪽에 있는 정원으로 향했다.


정원은 다양한 꽃과 키가 크지 않은 꽃나무들이 중앙의 테이블을 둘러싸고 있으며,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따뜻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와, 설마 오스왈드 님이 정원으로 초대할 줄은...”


“훌륭한 정원입니다.”


우리가 테이블 앞에 앉자, 미리 준비라도 하고 있었는지 곧바로 홍차와 쿠키가 우리 앞에 놓였다.


“클로이의 방에서 이야기를 하려고 했더니, 그건 절대 안 된다고 하더군. 내 방도 피하라고 하고 말이지.”


“...그래서 정원이에요?”


오스왈드가 귀찮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는 대충 짐작이 갔다.


오스왈드의 측근, 혹은 기사단의 무리, 그것도 아니면 그의 동생인 테오도르겠지.


나도 쓸데없는 소문을 피하고 싶기때문에 다행이긴 했으나, 이 장소도 나름대로 위험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 넓은 공간은 지나가는 누구의 눈에 띌지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오스왈드가 정원에서 여자와 차를 마셨다고 내일, 아니 당장 오늘 오후부터 소문이 퍼질지도 모른다.


그 소문 안에 엘론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소문이라는 게 원래 그런 법이지...’


수습해야하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는 소문이 커지기전에 도망...아니 임무를 위해 다른 나라로 떠날테니 신경 쓰지 않는 게 나을 것 같다.



“......”


이미 주위를 물리고 우리들만 있다고하는데도 오스왈드는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여기까지 데려왔으면 뭔가 할 말이 있다는 것일텐데. 그답지 않게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때와는 다르게, 지금의 침묵은 어색하지도 않았고, 무겁지도 않았다.


오스왈드는 마음을 정하면 이야기를 꺼낼 테니, 그걸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강하지 않은 은은한 꽃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이렇게 계속 앉아있는다면 향수를 따로 쓸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아직 따뜻한 홍차와 쿠키가 놓여있었다.


티 트레이에 장식된 듯이 담겨있는 것은 살짝 들어올리는 것만으로도 꿀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은 쿠키, 초콜릿을 가득 품은 쿠키, 작은 설탕 알갱이들이 빽빽하게 박혀있는 쿠키 등등 이었다.


...누구의 취향인지는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설마, 같이 쿠키를 먹어 본 게 폴밖에 없는 건 아니겠지...’


물론 홍차와 달콤한 쿠키의 조합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중 한 가지 정도는 무난한 맛을 준비해줘도 좋았을 텐데.


나는 꽃향기를 머금은 홍차를 한 모금 마셨다.


꽃향기 가득한 정원에서 꽃향기를 머금은 홍차. 자칫 잘못했다가는 두 향기가 뒤섞여 불쾌한 느낌을 줄 수도 있을 부분이었으나, 과연 성의 전문가는 수준이 다르다.


두 향은 마치 하나의 향기처럼 입안에서 절묘하게 어우러져 향긋한 느낌을 남겼다.


그것에 만족하며 찻잔을 내려 놓았을 때였다.


“부탁 한 가지 들어줄 수 있겠나?”


가만히 테이블을 바라보던 오스왈드가 드디어 결심을 한 듯,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좋아요!”


“알겠습니다.”


오스왈드의 말이 끝나자마자 나와 엘론이 동시에 말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한 우리와는 다르게 오히려 그가 당황한 듯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 내가 무슨 부탁을 할 줄 알고 그런 말을 하는 건가?”


“뭐든지!”


“말씀만 하세요.”


오스왈드는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보며 어이가 없다는 듯이 피식하고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리고 잠시 생각을 하는 듯 멈추더니 곧바로 짓궂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런가? 그렇다면 내 앞에 루드비히를 끌고 오라고 해도 되겠군?”


“루드비히요?”


“저희가 알고있는 그 ‘루드비히’ 님 말입니까?”


“우리가 공통으로 알고있는 루드비히라면 ‘그녀석’ 하나 아니던가?”


우리 셋이 알고 있는 루드비히라면 그 사람, 아니 그 드래곤밖에 없을 것이다.


나에게 마법을 쓸 수 있도록 조언과 마법책을 전수해주었지만, 그것 이외에 바람의 신의 가호를 사라지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했다.


그때 루드비히와 제대로 된 승부를 내지 못했던 게 신경쓰였던 건가?


하지만...지금 싸운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질지는 의문이었다.


“알았어요! 노력해볼게요!”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나와 엘론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그가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렇다면 우선 그가 어디에 있을지부터 조사를 해야겠지.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서니, 엘론 역시 나를 따르듯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우리는 얼굴을 마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조사다.


“아니, 잠깐 기다려.”


우리는 인사를 한 후, 바로 도서관으로 달려가려 했다. 하지만 그런 우리의 움직임을 오스왈드는 다급한 목소리로 막아서고 있었다.


“기다려라. 설마 그걸 하겠다고 할 줄이야...”


그는 조금 허탈해보이는 목소리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일단, 자리에 좀 앉도록 해.”


오스왈드는 우리를 진정시키며 다시 자리로 권했다. 잠깐 멍하게 서있던 우리는, 그의 말대로 다시 얌전히 자리에 앉아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하하하!”


오스왈드는 잠시 마음을 추스르려는 듯이 홍차를 한 모금 마셨으나, 결국 참을 수 없다는 듯이 크게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우리는 어리둥절해했다.


하지만 곧, 그가 웃은 이유가 뭔지 알 수 있었다.


“거짓말이었어요?!”


“아니...하하...설마 진짜 한다고 할 줄을 몰랐다.”


그는 웃음이 나오려 한다는 것을 숨기려는지 한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말을 이었다.


“엘론, 클로이.

만약 정말 내가 루드비히를 잡아와야 되는 상황이었다면, 직접 갔을 거다.

설마 너희를 위험에 내몰고 혼자 뒤로 피해있었을까?”


“그건...”


“맞는 말입니다만...”


오스왈드의 성격으로 본다면 그건 맞는 말이었다.


그라면 직접가는 방법을 선택하지, 위험한 곳에 누군가를 보내서 데려오는 방법을 택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우리가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자, 그는 다시 자신의 진짜 부탁을 입에 댔다.


“...다음 나라는 ‘다일’로 가줬으면 한다.”


“역시 루드비히 님을 잡아오라는 거 아니에요?”


대지의 왕국 다일.


그곳이라면 대지의 신의 드래곤인 루드비히가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아니, 그게 아니라니까...”


오스왈드는 그답지 않게 조금 당황하고 있었다.


“흠...이걸 전달해주면 된다.”


그는 품에서 작은 상자 하나를 꺼내 테이블 위에 두었다.


은으로 만들어진 듯한 그 작은 상자는 나무가 새겨져있는 것처럼 정교한 무늬를 지니고 있었고, 중간중간 비취가 박혀있었다.


만약 상자만 갖다 판다고 해도 꽤 좋은 가격으로 쳐 줄 것 같았다.


“이건 뭐예요?”


전달해달라고 했으니 만져도 괜찮을 것이다.


나는 오스왈드의 눈치를 보며 살며시 상자로 손을 뻗었다.


내가 상자를 들어 올릴 때에도 가만히 보고 있는 것으로 보면, 역시 만져도 된다는 의미겠지.


가까이 가져와서 보는 상자는 역시 정교한 무늬가 몹시 눈에 띄었고, 묵직한 느낌이었다. 왕족은 쓸데없는 곳에도 비싼 물건을 아무렇지 않게 쓰고 있으니, 내용물에 따라서는 상자는 다시 회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안에는 뭐가 들었을까?’


의외로 희귀한 약초라든가, 약이라든가, 아니면 기밀문서같은 것이 들어있을 지도 모른다.


“열어봐도 좋다.”


내가 안을 궁금해한다는 것을 눈치 챈 것인지, 오스왈드로부터 허가가 떨어졌다. 열어봐도 좋다는 것은 안에 들어있는 것이 최소한 기밀문서같은 건 아니라는 뜻일 것이다.


나는 상자의 뚜껑을 살짝 열어보았다.


“와...”


상자 안에 들어있는 것은 아름다운 한쌍의 귀걸이였다.


귀걸이는 금으로 만들어진 줄기 끝에 크고 아름다운 장미 한 송이가 피어 있었는데, 루비로 만들어진 듯한 장미는 마치 진짜 꽃이 피어있는 것처럼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었으며 영롱한 붉은 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보석으로 이정도까지 꽃을 표현해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운 뿐이었다.


“뭐가 들어있나요?”


내가 멍하니 상자 안을 바라보고 있으니, 엘론도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가까이 다가와서 상자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건...굉장한 물건이네요.”


그리고 그 역시 역시 귀걸이를 보며 감탄했다.


역시, 액세서리쪽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 엘론이 감탄을 할정도로 대단한 물건인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멍하니 그 귀걸이를 보던 우리는 동시에 오스왈드를 바라보았다.


상자 안에 들어있는 물건은 확인했다. 그럼 그 다음으로 궁금한 것은,


“이걸 누구에게...?”


분명 그는 이걸 ‘전달해 달라’고 했었다.


“...누구일 것 같나?”


그는 여전히 그 말을 입에 담기 거북한 듯, 눈을 회피하고 있었다.


대지의 왕국 다일로 가야하고, 여성용인 너무나도 아름다운 고가의 귀걸이.


“...앨리샤 왕녀님?”


그렇다면 전달해야할 인물은 오스왈드의 약혼녀인 ‘앨리샤 어퀘이스 다일’, 다일의 왕녀밖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만약 정말 만약. 다른 여성에게 전해야하는 거라면 거절해야할지도 모른다.


잘못했다가는 두 번째 신들의 전쟁을 일으키는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래.”


머릿속에서는 이미 두세 차례 환생한 신들의 전쟁이 지나가고, 이 전쟁의 원인이 됐던 귀걸이를 전달해줬다는 이유로 단두대에서 선 내 모습이 지나갈 때쯤이 되서야 오스왈드는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다행히 나는 단두대에 서지는 않을 것 같았다.


“다일로 가는 사신에게 부탁하는 게 낫지 않습니까?”


그것도 맞는 말이었다.


확실한 정체를 밝힐 수 없는 우리가 왕녀를 만나기 어려울지도 모르는 일이었고, 다른 나라의 왕자의 선물을 전달한다해도 믿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후버의 사신이라면 확실하게 전달될 뿐아니라, 이렇게 아름다운 선물을 보내는 건 좋은 소문이 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닌가?


“...녀석들은 시끄러워서.”


확실히는 알 수 없지만 뭔가 문제가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상자를 덮었다.


“알겠어요! 저희가 확실하게 전해드릴게요!!”


좀처럼 없는 그의 부탁이다. 세계에 위협이 되는 일이 일어나지도 않을 테고. 그리고 조심히 상자를 꽉 쥐었다.


지난번의 빚도 있으니, 아니 빚이 없었다고 해도 오스왈드의 부탁을 져버릴 수는 없는 일이다.


다음은 대지의 왕국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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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120. 로즈마리(3) 21.02.23 71 2 11쪽
119 119. 로즈마리(2) 21.02.22 71 2 11쪽
118 118. 로즈마리(1) 21.02.21 69 2 11쪽
117 117. 본거지(3) 21.02.20 71 2 11쪽
116 116. 본거지(2) 21.02.20 74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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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113. 의외의 활약 21.02.17 76 2 11쪽
112 112. 술 대결(2) 21.02.16 7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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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108. 대지의 왕국 21.02.12 74 2 11쪽
107 107. 순항 21.02.11 76 2 11쪽
106 106. 힌트 21.02.10 75 2 12쪽
105 105. 배웅 21.02.09 72 2 11쪽
104 104. 준비시간 21.02.08 78 2 11쪽
» 103. 오스왈드의 부탁 21.02.07 75 2 11쪽
102 102. 빚 21.02.06 73 2 11쪽
101 101. 그 이후 21.02.06 73 2 11쪽
100 100. 후버의 축복 21.02.05 74 2 11쪽
99 99. 불의 성소 21.02.04 69 2 11쪽
98 98. 불의 성소로(3) 21.02.03 7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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