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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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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최근연재일 :
2021.04.27 21: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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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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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08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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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04. 준비시간

DUMMY

다음은 바로 ‘대지의 왕국 다일’이다!



그렇게 다짐한 것과 현실은 조금 달랐다.


다음날, 오스왈드가 다시 우리를 찾아왔다. 그의 초대로 또다시 그 정원으로 모여앉았고, 다시 그 티타임을 갖은 것이다.


그리고 그가 조용히 꺼낸 말은, 우리는 바로 출발할 수 없다는 것.


후버에 더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었다.


“...바로 출발하면 안 되나요?”


“너희가 이곳에 온 목적도 해결해야하고...”


“목적이요?”


나는 어리둥절해했다. 우리의 목적은 바람의 신의 축복을 전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건 이미 끝나지 않았던가?


내 표정을 잠시 바라보던 오스왈드는 살며시 미소지으며 내게 말했다.


“결혼을 축하하러 온거잖나?”


아,


분명 그런 명분으로 방문했었지.


“아...그건...그렇죠...”


“게다가 그 왕자, 의외로 능력이 좋더군.”


“...네?”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오스왈드의 입에서 나온 그 ‘왕자’라는 게 내가 아는 그 ‘케르빌 왕자’라는 건 아니겠지?


아니 어쩌면 뒷말을 잘못 들었는지도 모른다.


“함께 온 무리들은 본국으로 돌려보낼 것이고, 자신과 몇 명의 호위들만이 신분을 숨긴 채로 우리나라 사신과 함께 다일을 방문해보고 싶다고 했다더군.

그저 둘러보고 싶은 것뿐이라 비공식적으로 가고 싶다고 말이지.”


케르빌 왕자답지 않게 정중하고 나름대로 깊이 생각한 듯한 내용이었다. 그가 한게 아니라 그 호위 중 누군가의 의견이 아닐까?


하지만 그보다 더 궁금한 점이 있었다.


“우리가 다일에 먼저 가기로 했다고 오스왈드 님이 말하셨어요?”


대지의 왕국으로 간다고 결정했던 것은 바로 전날이었다. 그런데 케르빌 왕자는 그걸 어떻게 알고 저런 말을 꺼낸 거지?


“뭐? 아니, 너희가 말한 게 아니었나?”


오스왈드 말에서는 당혹스러움이 느껴졌다.


우리는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결국 둘다 아니라는 뜻인데.


설마 케르빌 왕자.


자기 마음대로 다음 행선지를 결정해버린 건가?!



“흠..그런데 그게 허락이 나왔습니까...?”


우리의 침묵을 깬 것은 엘론이었다.


그의 질문도 중요하긴 했다. 후버에 피해를 주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득이 될 것도 하나 없는 이야기다.


과연 왕의 허가를 받을 수 있을까?


“놀랍게도.

폐하의 허가가 내려왔다. 준비를 위해 시간이 좀 걸릴거다.”


라는 것이었다.




그렇기때문에 우리는 정치적인 이런저런 일들이 해결될 때까지 이곳에 머물러야만 했다.


내 입장에서는 케르빌 왕자와 굳이 함께 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았으나 왕자의 방법대로 움직이는 게 안전하고 확실하다는 오스왈드의 의견에 따라, 확실한 준비가 될 때까지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이미 우리의 소문이 꽤 퍼진 건지 성의 어디를 가도 제지하는 이는 없었고, 오히려 조금 신기해하는 눈초리까지 받아야만 했다.


그런 눈초리를 피해 인적이 드문 곳을 돌아다니다보니, 성의 구석에 무엇인가를 목적으로 만들어 진듯한 커다란 공터를 발견했다.


“아, 이건은 수련을 하는 장소인 것 같네요.”


“아..하..”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재빨리 자리를 벗어나려 했다.


기사의 입에서 ‘수련’이라는 단어가 나온 후에는 좋은 일이 일어난 적이 없었다.


“클로이 님, 마법 연습을 해보는 건 어때요? 시간도 많은데.”


결국 그건가.


안 좋은 예감은 언제나 틀리지 않는 법이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는 한가지, 이 ‘수련’을 피할 방법이 있었다.


“아~ 하지만.. 나 마법책 안가져왔는데?”


그저 성 안을 돌아다닐 생각이었기에, 마법책을 가방에 두고 나왔다는 것이었다.


“잘됐네요. 마법책없이 쓰는 연습을 하죠. 이번에 새로 쓰게 된 마법은 어떤가요?”


오히려 눈을 빛내며 밝게 말하는 엘론의 말에는 깊은 한숨이 나왔다.


피할 수 없는 것인지.


엘론은 어느새 오스왈드에게 물들어 있었다. 아니, 처음부터 두 사람은 그 부분은 만큼은 마음이 잘 맞았었지.


“그런가...?”


나는 반박할 마음도 들지 않았으므로 터덜터덜 공터의 중앙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크게 심호흡을 했다.


확실히 그의 말대로, 나는 이번에 새로 쓰게 된 ‘불 마법’은 폴의 도움을 받은 그때 이후로는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다. 아무리 연습을 해도 불꽃은 찰나의 반짝임조차도 나오지 않았다.


만약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쓰게 된 다면 그것보다 좋은 건 없겠지.


“타올라라! 불꽃이여!”


그리고 불 마법의 기초 주문을 외웠다.


다행히도 이 마법은 그리 길지 않았기 때문에, 책이 없어도 외우는 것에는 문제없었다.


문제는 마법진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파이어 볼!”


“......”


하지만 역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부끄러움에 얼굴을 빨갛게 달아 올랐다. 진지하게 주문을 외운 후에 마법이 발동하지 않는다는 건, 아무리 겪어도 부끄러웠다.


“흠, 뭐가 문제일까요? 불에 관한 걸 느껴야할까요?”


반대로 엘론은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있었다.


각자 서로의 분야를 수련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그는 진지하게 내 마법을 보고 있었고 함께 고민하고 있었다.


‘새로운 검을 사용하고 싶었던 게 아니었나?’


그가 수련의 말을 꺼낸 것은 내 마법 연습을 부추기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새 검을 마음껏 휘두르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렇다고 불 속으로 뛰어들수는 없는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폴이 그때 도와주었기에 가능했을 뿐으로 사실 나에게 불 속성을 쓸 수 있는 능력이 생긴건 아닌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폴이 워낙 사람을 놀리는 걸 좋아하니, 그것도 가능한 이야기였다.


나중에 튀어나와서는 “그걸 믿었어?”라고 말해도 놀랍지 않았다.


“그렇다면...”



“아, 여기 계셨습니까?”


갑자기 뒤에서 아름다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세실리아 님!”


세실리아는 오랜만에 만난 우리가 반가운 듯이 미소지으며 걸어오고 있었다.


“언제 돌아오셨어요?”


“도착하고 바로 인사드리려고 했습니다만, 이상현상에 대한 조사를 하러 갔었습니다.”


“이상현상이요?”


그녀의 기사단이 나서서 조사해야 할 만큼 이상한 일이 일어났던가? 분명 그녀가 금세 다녀왔다면 가까운 거리일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스왈드도 그런 말은 꺼내지 않았는데?


“네. 하루아침에 아름다운 꽃밭이 생겼다고 합니다. 게다가 작고 흰 꽃이 휘날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그래요?”


나는 어색하게 말하며 눈을 돌렸다.


엘론도 마치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표현이라도 하려는 듯이, 눈에 띄게 어색한 동작으로 자신의 검을 뽑아서 이리저리 돌리며 살펴보고 있었다.


확실히 그건 이상한 일일 것이다.


갑자기 생겨난 그 아름다운 꽃밭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을리가 없다.


우리는 그 꽃밭을 가만히 놔두고 오지 않았던가. 그렇다고 그 아름다운 장소를 엎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제단이 없으니 아마 아무것도 알아 낼 수 없었을 것이다.


“오스왈드 전하께 보고 드렸습니다만, 그저 ‘어느 마법사의 마법 실패가 아닌가?’라고만 하셨습니다.”


세실리아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눈치였다.


그건 아마 평소 오스왈드가 그렇게 일을 얼렁뚱땅 넘기는 타입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스왈드는 분명 그게 축복의 영향이라는 걸 눈치 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일을 끝냈다고 했을 때도 별다른 추궁없이 넘긴 거겠지.


어쨌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끝마쳤으니 캐묻지 않은 걸까?



“아! 세실리아 님! 그것 좀 보여주실 수 있나요? 그 검이요!”


나는 그녀가 그 문제에 대해 더 관심을 갖기전에 말을 돌리기로 했다.


“검...말입니까?”


“네! 불 마법에 참고 좀 해보고 싶어서요!”


“그래서 이런 곳에서...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생각보다 손쉽게 내 이야기로 관심을 돌리고 있었다.


역시 ‘기사’라는 걸까?


비는 시간에도 이곳에서 수련을 하고 있다는 것이 감격스러운 것인지 그녀의 입에 작은 미소가 스치는 것이 보였다.



달칵


세실리아는 주머니에서 돌멩이를 꺼내서 검 중앙의 홈에 꼈다. 지난번 시범을 보일때와는 달리, 그 돌은 홈에 딱 맞아 들어갔다. 그리고 그녀는 검을 똑바로 들어서 내가 잘 볼 수 있게 자세를 잡아주었다.


“핫!”


화르르


세실리아의 기합소리와 함께 검날이 불꽃에 휩싸였다.


그 마법은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발동이 되는 듯했다. 세실리아는 잠시 집중을 하는 듯 가만히 그 자세로 멈춰 서 있다가, 검을 높이 치켜들어서는 그대로 앞을 향해 강하게 휘둘렀다.


화르르르르!


쾅!


불꽃은 빠른 속도로 곧게 뻗어 나가다가 마치 안보이는 벽에 부딪히기라도 한 듯이 터져버렸다.


“도움이 됐습니까?”


나는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내가 지금 쓰려는 마법은 저런 종류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불 마법을 쓰는 모습을 보니, 조금은 느낌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처음으로 윈드 커터를 성공했을 때에도 내게 참고가 된 것은 오스왈드의 검기가 아니었던가!


나는 가만히 눈을 감고 방금 전 보았던 그 불꽃을 떠올려보았다.


붉게 타오르는 뜨거운 불꽃.


“타올라라, 불꽃이여!”


세실리아의 검을 휘감은 그 불꽃은 강하고 생명력이 넘쳐 흘러보였었다.


그 느낌을 최대한 떠올려보려한 그때,


“으앗?!”


“클로이 님?”


“괜찮으십니까?”


순간, 뜨거운 불꽃이 팔을 타고 흐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쪽 팔이 불타 없어졌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정도로 너무나도 생생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눈을 뜨고 본 팔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옷자락 하나도 그을리지 않았다.


“아...괘..괜찮아요. 다시 해볼게요.”


그리고 확신했다.


폴은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다는 예감이 들었다. 나는 다시 정신을 집중했다.


“타올라라! 불꽃이여!”


그리고 또다시, 뻗은 팔이 불타는 듯한 감각에 휩싸였다.


‘이건 진짜가 아니야.’


이번엔 그 감각에 속지 않고 더욱 정신을 집중시키며 힘주어 와쳤다.


“파이어 볼!”



화르르!


내 팔을 태우는 불꽃들이 그대로 손을 타고 내려와 손가락끝으로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 순간, 바로 눈을 뜨고 앞을 바라보았다.


내 눈앞에서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빠르게 날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성공이다!”


드디어 불 마법을 성공했다는 기쁨에 휩싸인 때였다.


“하!”


촤아악!


어느새. 마법이 날아간 방향으로 달리고 있던 엘론이 검으로 내 마법을 내리친 것이었다!


그리고 검을 맞은 불꽃은 순식간에 두 갈래로 갈라져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


“......”


우리사이에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엘론?”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지?


“아..죄송합니다. 마법을 벨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엘론이 내게 마법 연습을 계속 권했던 것은,


자신의 새로운 검이 마법을 벨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라는 건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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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108. 대지의 왕국 21.02.12 74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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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106. 힌트 21.02.10 75 2 12쪽
105 105. 배웅 21.02.09 72 2 11쪽
» 104. 준비시간 21.02.08 79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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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102. 빚 21.02.06 73 2 11쪽
101 101. 그 이후 21.02.06 73 2 11쪽
100 100. 후버의 축복 21.02.05 74 2 11쪽
99 99. 불의 성소 21.02.04 69 2 11쪽
98 98. 불의 성소로(3) 21.02.03 7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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