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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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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최근연재일 :
2021.04.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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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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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11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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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07. 순항

DUMMY

쏴아아


배는 출발한지 이미 한참 지났고, 나는 갑판에 나와 갈라지는 물살을 바라보고 있었다.


후버에서의 모험덕분인지 아니면 오스왈드의 격려덕분인지, 전과는 다르게 나는 갑판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때는 마물 하나라도 나올까 겁을 내며 다른 사람들과 모여서 오들오들 떨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랬던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배 안은 주위가 보이지 않으니 잘 숨어있으면 괜찮을거라고 위로하며 두려움을 이기고 있었지만, 잘 정리했다고는 해도 안은 눅눅하고 케케묵은 먼지 냄새가 가득했다.


그때도 이렇게 밖으로 나와 주위 풍경을 구경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늘은 구름 몇개만이 유유하게 떠있을 뿐으로 맑고 쾌청했고, 바다도 잔잔하고 바람도 적당하게 순풍으로 불어왔다.


“평화롭네...”


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지난번 배를 탔을 때는 느껴보지 못한 여유가 곳곳에 흘러 넘치고 있었고, 배 안에 틀어박혀 있느라 제대로 구경조차 하지 못했던 바다를 정신없이 바라보았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탁 트이는 기분이 들었다.


어느곳을 둘러봐도 걸리는 것 하나없이 트여 있는 공간은 이곳밖에 없을 것 같았다. 조금은 무겁지만 선선한 바람이 내곁을 스쳐지나갔다.


“세이렌은 안나오려나...”


“...네?”


옆에서 함께 풍경을 바라보던 엘론이 당혹스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혼잣말로 중얼거린 게 들려버린 모양이다.


이 평화로움이 싫었던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나는 비교적 평화로운 레이엔 출신이었고, 아무일이 없다는 것이 지루할 이유가 되지는 않았다.


단지, 아슬아슬하게 놓쳐버린 그때와는 다르게 이번만큼은 확실하게 맞출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게다가 세이렌의 상대라면 폴이 알려준 방법을 연습하기에도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아니...”


어쩄든 엘론에게는 변명이라도 해둘까 싶은 마음으로 입을 열었을 때였다.


“흥, 아무렇지 않게 무서운 말을 하는군!”


“케르빌 왕자?”


“왕자님.”


배에 탈때까지만해도 전해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케르빌 왕자가 호위를 이끌고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엘로은 바로 한쪽 무릎을 꿇어. 예절에 맞게 인사를 올리고 있었다. 나는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가볍게 인사를 건넸다.


“네놈은 ‘님’을 붙일 줄 모르는 건가?”


의외로 그는 예의범절에 대해 지적하지는 않았다.


그저 부르는 법에만 민감하게 반응할 뿐이었다.


“케르빌 왕자님.”


“흥.”


“어떻게 여기에 계시나요?”


“네놈이 나와있는데, 나라고 못나올 이유가 없지않느냐!”


케르빌 왕자는 당당하게 선언을 했으나, 그의 목소리는 조금 뒤집어져 있었고, 태연한척 일부러 목소리에 집중하며 하나하나 힘을 주어 말하는 사이에도 미세한 떨림이 있었다.


나는 케르빌 왕자의 손을 보았다.


당당하게 자신의 가슴 위에 올린 그의 손은, 눈에 띄게 떨리고 있었다.


그것을 숨기려는 듯이 그는 주먹을 꽉 쥐어보였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떨림을 멈출 수는 없는 모양이었다.


그는 아직 결계 밖을 나왔다는 사실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듯했다.


분명 처음에는 나도 그와 같은 상태였다.


하지만 자그마한 차이가 우리를 이렇게 다른 결과로 이끌어 냈다는 사실이 마냥 신기하기만했다.


“흥, 잘난척하지마라!

그리고 앞으로는 너희끼리 움직이는 것을 금하겠다!”


“...네?”


“그건 무슨 뜻입니까?”


잠시 스쳤던 생각이 얼굴에 드러나버린 모양이다.


내 열굴을 빤히 바라보던 케르빌 왕자의 얼굴이 바로 일그러지더니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에게 이상한 말을 내뱉고 있었다.


“말 그대로다! 앞으로는 단독행동은 금지다. 성소는 반드시 동행하겠다!”


“하지만 왕자님께서 일부러 가실 필요는...”


진짜 사자도 아니고, 굳이 자신이 찾아갈 이유가 있을까. 어차피 이곳에서는 왕자가 진짜라라고 눈속임을 할 목격자는 필요없었다.


오히려 목격자는 없는 게 좋을정도다.


그런데도 굳이 동행하겠다는 왕자의 생각을 알 수가 없었다.


“그럼 내가 함께 온 이유가 없지 않느냐!

아무튼 나를 동행하지 않고 간다면 명령불복의 죄를 묻겠다!”


그 말을 끝으로 케르빌 왕자는 우리의 의견을 들을 생각도 없이, 바로 몸을 돌려 어디론가 걸어갔다.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멍한 채로 왕자를 바라보는 것밖에는 하지 못했다.


명령불복죄라니.


그게 뭐야?!


왕자가 몸을 돌릴 때, 우리와 제법 안면이 있는 그의 호위 기사 스벤이 손을 열심히 움직이며 입을 뻐끔뻐끔 움직이고 있었다.


‘...뭐라는 거야...’


하지만 나는 그의 의도를 전혀 읽어낼 수 없었다.


스벤은 한참을 그렇게 신호를 보내다가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는 왕자를 따라 바로 달렸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


그들이 사라진 뒤에야 나는 옆에 있는 엘론에게 말을 걸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전혀 모르겠습니다.”


엘론도 읽어내지 못한 모양이다.


그들과 함께 움직여 본적이 없는 우리로서는 암호같은 그런 움직임을 읽지 못하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다음에 제대로 설명을 한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우리의 뒤에서 어쩐지 낯이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갑작스럽게 말이 들려왔다는 사실도 놀랄 일이었지만, 그보다 더 문제가 있었다.


‘누군가 우리의 대화를 들었다.’


그 사실이 머리에 떠오르자 발끝에서부터 소름이 쫙 올라오는 기분이 들었다. 스물스물 올라오던 소름은 순식간에 머리 끝까지 도달해버렸고, 온몸에 피가 빠진 것만 같았다.


엘론도 놀랐던 것인지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도 가만히 서있는 채로 굳어 있는 듯했다.


‘내..냉정히 생각해보자...’


엘론이 당황하고 있다는 사실은, 곧 나에게 냉정함을 되찾아 주었다. 적어도 둘 중 하나는 냉정해야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 천만다행인 일이다.


방금전,


왕자의 우리의 대화는 어느정도까지 나왔는지 생각했다.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는데...’


아무리 몇 분전의 대화라해도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은 별로 없었다. 그만큼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고 영양가도 없는 대화였다.


‘그냥 단순히 일을 한다고 했던가?...동행해야한다는 말도 했던 거 같고...아!’


그리고 떠오른 생각에 나는 입술을 잘근 씹었다.


‘성소! 성소에 간다는 말을 꺼냈잖아!’


그것만으로 우리의 정체라든가, 목적을 알아 낼 수는 없겠지만,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문제는 문제였다.


나는 각오를 다지고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아무말없이 뒤돌아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뒤에 서 있던 그 인물은 불평 한마디, 아니 말 한마디 꺼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어...?”


돌아 본 뒤로 보이는 것은 검정 제복이었다. 바로 후버의 기사단 제복이다.


제복을 확인한 나는 재빠르게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확인했다.


얼굴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것은 한쪽 뺨에 붙어 있는 상처였다. 꼿꼿하게 서 있는 모습 그대로, 표정도 단단하게 굳어있었다.


그 위압감이 느껴지는 모습에 뒤로 한걸음 물러나자, 그는 입술을 살짝 들어올려 미소를 지어보였다.


위협이라도 하는건가싶을 정도로 불길했던 그 미소는, 눈꼬리가 조금 내려간 것만으로 그 속에 담긴 다정함이 엿보이는 것 같았다.


“베르첼 님!”


그는 바로 오스왈드의 기사단에 속해있던 베르첼이었다.


“베르첼 님도 다일에 가시는 겁니까?”


어느새 뒤를 돌아있던 것인지 엘론이 그에게 묻고 있었다.


“듣지 못하셨습니까? 이번 다일에 사자로 가는 건 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이번일의 총 책임을 맡고 있는 것은 그였던 모양이다. 조금의 안면이 있는 그와 함께 움직인다는 건 마음이 놓이는 부분이었다.


이런 중요한 일은 미리 말을 해줬으면 좋았을 것을...


역시 오스왈드는 가끔 중요한 이야기를 빼먹곤 하는 것 같다.


“그건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런데, 베르첼 님. 저희 이야기는 어디까지 들으셨습니까?”


상대가 베르첼이라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인지 엘론은 그에게 직접적으로 지금 가장 문제되는 부분을 묻고 있었다.


베르첼은 가만히 우리를 바라보았고, 나는 긴장된 마음으로 그의 말을 기다렸다.


바로 대답을 하지 않는다는 것도 나를 긴장시키는 요인 중에 하나였다.


“성소의 이야기는 들었습니다만..”


‘역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들은 모양이다. 하지만 그는 ‘그게 왜?’라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이었다.


성소를 방치하고 있던 후버였기에, 성소 방문이라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할거라 생각했으나, 의외로 이상하게 여기지는 않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은근슬쩍 말을 넘겨도 상관없는 일일 테지.


“어흠, 그건...”


“아, 괜찮습니다. 단장님께서 여러분들은 ‘레이엔’에서 오셨기에 성소에 관심이 많은 거라고 미리 말씀해주셨습니다.

혹시 찾게되는 일이 있다면, 적극 협조해달라고도 하셨습니다.”


내가 변명을 하기도 전에, 그는 손을 들어 내 말을 멈추고 자신이 들었던 명령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오스왈드가 이미 말을 해놨던 건가!’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무모하다고 해야할지.


“그...그렇군요. 에..그런데, 협조라고요...?”


그건 생각지도 못한 단어였다.


그는 단순히 다일로 가는 사자가 아닌건가?


나와 엘론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았다. 둘다 놀란 얼굴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읽은 듯이, 동시에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저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것이기도했고, 나는 아무런 말도 듣지 못했다는 뜻이었다.


“제 1기사단 소속, 베르첼 레이노스.

오스왈드 단장님의 명령에 따라 두 분을 보좌하겠습니다.”


“네...?”


“보좌..입니까?”


은근히 걱정이 많은 오스왈드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자신의 기사를 보좌로 보낼 거라고는...


“누님도 제대로 된 인사를 나누지 못해 아쉬워하셨습니다.

레이엔으로 돌아가기전에 꼭 다시 들러주시기를 희망한다고 전하셨습니다.”


“...누..누님이요?”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기억을 더듬고 있었다.


베르첼의 누나를 본적이 있던가? 하지만 딱히 떠오르는 인물은 없었다. 인사를 못한게 아쉬울정도라면 친하게 지냈다는 뜻일텐데.



“네. 제 3기사단의 세실리아 레이노스 단장님말입니다.”


“?!”


“쿨럭쿨럭..”


나는 놀란나머지 입을 쩌억 벌리고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단지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놀라기는 엘론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엘론은 침이라도 잘못 삼킨 것인지, 마른 기침을 계속 내뱉고 있었다. 그런 그가 걱정되는 마음도 들었으나, 그쪽으로 고개도 돌릴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야, 그 세실리아와 이 베르첼은 생김새나 풍기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정반대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그런 두 사람이 남매라니!


누가 믿겠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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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121. 제자리 21.02.24 7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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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118. 로즈마리(1) 21.02.21 73 2 11쪽
117 117. 본거지(3) 21.02.20 74 2 11쪽
116 116. 본거지(2) 21.02.20 77 2 11쪽
115 115. 본거지(1) 21.02.19 77 2 11쪽
114 114. 협상 +1 21.02.18 81 3 11쪽
113 113. 의외의 활약 21.02.17 78 2 11쪽
112 112. 술 대결(2) 21.02.16 72 2 11쪽
111 111. 술 대결(1) 21.02.15 80 2 11쪽
110 110. 주점 21.02.14 75 2 12쪽
109 109. 소매치기 21.02.13 79 2 11쪽
108 108. 대지의 왕국 21.02.12 77 2 11쪽
» 107. 순항 21.02.11 79 2 11쪽
106 106. 힌트 21.02.10 78 2 12쪽
105 105. 배웅 21.02.09 75 2 11쪽
104 104. 준비시간 21.02.08 81 2 11쪽
103 103. 오스왈드의 부탁 21.02.07 77 2 11쪽
102 102. 빚 21.02.06 75 2 11쪽
101 101. 그 이후 21.02.06 76 2 11쪽
100 100. 후버의 축복 21.02.05 76 2 11쪽
99 99. 불의 성소 21.02.04 71 2 11쪽
98 98. 불의 성소로(3) 21.02.03 7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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