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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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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최근연재일 :
2021.04.27 21:00
연재수 :
2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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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26,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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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12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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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08. 대지의 왕국

DUMMY

바다는 시시각각으로 얼굴이 변한다고 했다.


지난번에는 실내에 있느라 확실하게 느끼지 못했다쳐도, 이번에도 그건 체감할 수 없었다.


너무나도 평화로운 항해였기 때문이다.


폴이 기도해준 효과인가.


신의 기도이니만큼 가호가 내려왔는지도 모른다.


역시 폴과 오스왈드는 닮은 구석이 있었다. 둘 다 은근히 걱정이 많았다.



-땅! 땅! 땅!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을 때, 시끄러운 종소리가 배 안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것을 신호로 선원들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사람들 역시 바삐 움직이며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결계 밖으로 나오는 일조차 남의 일처럼 느꼈던 것이 바로 엊그제 같았는데, 나는 벌써 두 번째의 다른 나라에 도착한 것이다.


“클로이 님. 저희도 준비하죠.”


“이렇게 안전하게 도착한건 처음입니다.”


“......”


언제 준비를 마친 것인지, 엘론과 베르첼은 이미 내 짐을 손에 들고 앞에 서 있었다.


엘론이야 원래 그런 성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반은 포기하고 있었으나, 베르첼 마저 마치 내 시종처럼 나를 따라다닌다는 것은 낯설고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아무리 오스왈드가 도와주라고 했다해도, 시종이 되라는 뜻은 아니었을 텐데.


나는 일단 엘론의 손에 있는 내 가방을 낚아채듯이 빼앗아 들어 메고, 바로 베르첼의 손에 있는 마법책을 받아 손에 들었다.


“......”


그렇게 나서는 내 모습은 흡사 고위 귀족이나, 권위있는 자들의 행동과 닮아있었다.


깨달은 순간, 흠칫-하고 잠시 그 자리에 멈춰섰다.


그냥 모르는 척하고 다시 걸음을 옮길까 고민을 했지만, 역시 안될 것 같다. 앞으로 계속 이런 상황이 펼쳐진다면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할지도 모른다.


나는 잠시 호흡을 고르고 베르첼과 눈을 맞췄다.


큰 키의 그와 눈을 마주치려니 고개를 바짝 치켜들어야해서, 목이 아파왔다.


할 말을 빨리 끝내야겠다.


“베르첼 님. 그렇게 제 시중을 들어주시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기사단장도 아니고, 후버의 귀족도 아니잖아요.”


“흠, 제게 ‘님’은 붙이지 않으셔도 됩니다.

부담스러우셨다면 죄송합니다. 엘론이 그렇게 하길래, 레이엔에서는 보통 그렇게 하는 게 예의인줄 알았습니다.”


베르첼은 한손을 가슴에 얹고, 허리를 살짝 숙이며 대답했다.


그 표정은 한없이 진지하기만 했다. 사죄를 하고 있는데도 대단히 상대를 압박하는 느낌이었다.


어쨌든 모든 원흉은 엘론이라는 뜻인가.


나는 엘론을 쳐다봤다. 엘론은 그저 가볍게 웃으며 볼을 긁적이고 있을 뿐이었다.


“...엘론은 조금 특이해서...

베르첼...은 그렇게 하지말아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가벼운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베르첼은 그나마 엘론과는 다르게 융통성이 있는 모양이었다.




우여곡절끝에 드디어 우리는 배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볼 수 있었다.


대지의 왕국 다일의 땅에 발을 내딛은 것이다.


후버의 날씨가 무더운 편이었다면, 다일은 따뜻하다는 표현이 적당한 곳이었다.


대지의 왕국이라는 말답게 눈이 가는 곳마다 식물의 모습이 보였다. 푸르른 식물이 보이지 않을 때에도 작은 꽃 한송이 정도는 존재하고 있었다.


불어오는 바람에도 꽃향기가 섞여있었으며, 간간히 나비가 춤추는 모습도 보였다.


“......”


나는 당황스런 눈으로 엘론을 보았다.


그는 이 풍경을 바라보느라 정신이 없어보였다.


이건 축복을 내려받았을 때와 너무나 비슷한 모습이었다. 물론, 비슷할 뿐으로 축복을 받은 모습이 더 아름답고 생기가 넘치는 것은 사실이다.


베르첼이 옆에 있기에 제대로 말을 할 수는 없었지만, 이정도의 환경이라면 굳이 축복을 전달할 필요가 있는지 묻고 싶었다.


‘...베르첼이 없을 때 물어봐야 하나.’


하지만 곧 머리를 가로저었다.


이 문제는 우리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바람의 신이 다일이 이런 상황이라는 것을 모를리가 없다.


그럼에도 축복을 전하라는 말을 했으니, 우리는 의문을 전할 수 없었다.


‘...하라면 해야지.’


어차피 나는 돈을 받고 하는 일이니, 이런일에 신경을 쓴다는 것자체가 바보같은 일이었다.


‘뭐, 내가 나쁜 일을 하려는 것도 아니고.’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아니고.


신경쓰지 않아도 되겠지.


“네놈들, 이제야 나온 거냐?”


슬슬 자리를 옮기려는 그때, 우리를 불러세운 목소리가 있었다.


예상은 하고 있었기에 놀라움은 없었고,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케르빌 왕자가 팔짱을 낀 채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왕자님, 먼저 가신 줄 알았는데.”


나는 미처 깨닫지 못한척, 놀란 표정을 지으며 그를 마주보았다.


케르빌 왕자는 여전히 불쾌한 표정을 숨기지 않은 채로 나는 노려보았다. 그렇게 싫으면 따로 행동하는 게 좋을 텐데.


“이번엔 동행하겠다고 했던걸 잊었나?”


“그럴리가요.”


그쪽에서 잊어주기를 바랐지만.


“일단 타고 갈 마차를 가져오겠습니다.”


우리의 분위기를 살피던 베르첼은, 일단 빨리 이동하는 편이 좋겠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그는 서둘러 어딘가로 향했다.


“아, 엘론! 베르첼을 쫓아가.

‘우리가 탈만한’ 마차로 골라줘.”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재빨리 엘론에게 소리쳤다.


베르첼에게 마차를 고르게 할 수는 없다. 그는 분명 ‘왕가의 손님’인 우리에게 맞는 휘황찬란한 마차를 고를게 분명했다.


그런 마차는 사람들의 호기심과 관심을 자극할 뿐이다. 나는 절대 그런 마차를 타고 싶지 않았다.


엘론이라면 내 말 뜻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엘론은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는 내 호위이기때문에 자리를 비운다는 것이 내키지 않은 듯했다.


이러고 있는 사이에도 베르첼은 움직이고 있지 않은가!


나는 조급해진 마음으로 빠르게 말을 이었다.


“괜찮아. 여긴 왕자님도 계시고 호위 기사분들도 계시니까.”


왕자는 도움이 되지 않다하더라도, 그 호위 기사들은 상당한 실력자일 것이다.


물론 그들은 케르빌 왕자와 내 목숨이 동시에 위험하다면 왕자를 택할 사람들이었지만, 도시 한복판에서 그런일이 벌어질리도 없었고, 어쨌든 안전하긴 할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 생각을 이해해 준 것인지, 엘론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며 빠르게 달려나갔다.


베르첼의 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고 있었다.


키가 큰만큼 걸음걸이가 일반인보다 빠른 것 같다.


“흥, 이번엔 혼자 활약하지 못할거다.”


케르빌 왕자의 중얼거림은 못들은 척하기로 했다.


그가 지신이 정신을 잃은 사이에 일이 끝났다는 사실을 이렇게 신경쓸 줄 알았다면, 성소를 찾았을 때 달려가 두들겨 깨웠을 텐데.


그래봤자 왕자가 할 일은 없었을 테지만.



나는 어색함을 감추려고 주위로 시선을 옮겼다.


항구도시답게 주위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사람이 보이지 않을정도로 짐을 가득 싣고 가는 마차들도 끊임없이 지나다니고 있었고, 제대로 알아 들을 수 없는 말들을 큰소리로 떠드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길 한복판에 갑작스럽게 자리를 잡아 물건을 파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시간이 늦었는지 이곳저곳을 뛰어다니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활기가 넘쳐보였다.


보는 사람마저 기운이 나는 것만 같았다.


“왓?!”


“윽.”


정신없이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그때, 달려오던 사람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강하게 부딪혀서 그대로 넘어질 뻔하고 말았다.


상대도 내 모습을 보지 못했던 것인지 우리는 거의 정면으로 부딪히고 말았다. 달려오던 속도때문인지 나는 바로 뒤로 넘어갔고, 나를 지지해주는 손덕분에 바닥과 만나는 일만은 벌어지지 않았다.


“죄..죄송해요. 제가 급하게 달리는 바람에...

괜찮으신가요?”


눈앞에서 사죄해오는 인물은 어깨를 조금 넘는 갈색 머리를 휘날리는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그 여성은 나를 잡아 똑바로 일으켜 세워주면서 계속 고개를 숙여 사죄를 해왔다. 나는 괜찮다는 말을 꺼내려고 했으나, 그녀가 시계를 심각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모습을 보니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죄송해요! 제가 서두르고 있어서...”


“괜찮아요, 저도 다친것도 아니고.”


내 말에 그녀는 생긋 웃어보였다. 다일의 따뜻한 날씨만큼이나 포근한 미소였다.


“후후, 감사합니다. 그럼 실례할게요!”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다시 길을 서둘러 달려가기 시작했다.


“쯧, 조심성 없기는...”


“클로이 님, 무슨 일 있으셨어요?”


그녀가 달려가는 모습을 한참을 바라보고 있을 때, 엘론과 베르첼이 마차를 이끌고 나타났다.


“아, 별일 아니야.”


나는 그들이 가져온 마차를 살펴보았다.


하나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을 듯한 소박하고 아담한 마차였다. 그렇다고 타고가기 불편할정도로 저렴한 마차는 아닐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그냥 눈으로 보기에도 너무나 눈에 띄는 화려한 마차였다.


실제로 지나다니는 사람들 한, 둘은 힐끔힐끔 마차를 바라 볼 정도였다. 마차를 에워싼 검붉은 나무는 그냥 보기에도 대단히 튼튼하고 비싸 보이는 물건이었으며, 금으로 만든 것인지 반짝반짝 거리는 장식들이 달려 있었다.


“......”


“아, 이쪽은 케르빌 왕자님이 타실 마차입니다.”


아무말이 없는 내가 오해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인지, 엘론이 서둘러 설명을 덧붙였다.


그야, 뭐.


당연히 저 휘황찬란한 마차가 케르빌 왕자가 탈 마차겠지. 그정도는 쉽게 눈치 챌 수 있었다.


왕자가 비교적 소박한 저 마차를 타고 갈리가 없지 않은가?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마차에 올랐다.


툭.


그때 무언가 땅에 떨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그것도 바로 내 뒤에서.


가만히 고개를 돌려 땅을 보았다.


땅에는 작은 상자가 떨어져 있었다.


“어?!”


나는 재빨리 상자를 주워들었다. 그리고 바로 상자를 열어 안을 보았다.


“휴...”


다행히도 상자 안의 크리스탈은 무사했다.


“가방이 열려있었나요?”


“그럴리가...”


엘론의 물음에 나는 다시 한번 가방의 상태를 체크했다. 가방은 잘 닫혀있었고, 버튼도 잘 잠겨있었다.


“아아아?!”


문제는 가방의 옆이었다.


가방 옆에 길게 찢어진 자국이 있었다. 마치 누군가 칼로 자른듯이 반듯하게 잘려진 자국이었다.


“설마..!”


나는 바로 가방을 열었다.


크리스탈 상자는 무사했으나, 헝겊에 잘 싸두었던 보석이 없다. 아무리 뒤져도 없었다.


그리고 더 문제는,


오스왈드의 귀걸이가 없었다.


보석이야 어찌됐든, 아니 물론 내 보너스인 보석도 소중하긴 했지만.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건 오스왈드의 귀걸이였다.


그건 다시 구할 수도 없는 물건인데다가 우리가 맡은 중요한 임무 중 하나였다.


도대체 언제...


“그 여자!!”


내 머리에 바로 떠오른 것은 방금전 부딪힌 아름다운 여자였다.


확증은 없지만 확실한 예감은 있었다.


바로 그 여자가 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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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8. 대지의 왕국 21.02.12 75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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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105. 배웅 21.02.09 72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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