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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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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최근연재일 :
2021.04.27 21:00
연재수 :
2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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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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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1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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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10. 주점

DUMMY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이곳에서 주점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작은 마을처럼 하나의 주점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그 중 제법 규모도있고 사람도 많이 오가는 주점을 택해 조심히 문을 열었다.


-끼이익


조금은 무거운 문이 삐걱소리를 내며 천천히 열렸다.


“이봐, 들었어? 그거 말이야.”


“큭큭큭! 정보가 느리구만! 그래서야 돈을 벌겠나?”


“하하하!!”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주점 문이 열렸다는 것조차 알지 못하고 저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바빴다.


넒은 주점에는 튼튼하고 굵은 나무로 된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있었다. 분명 줄지어 잘 정렬되어있었을 그 테이블들은, 손님들이 취향에 맞게 여기저기 옮긴 것인지 그 위치가 제각각이었다.


어느곳은 몇 테이블이 붙어져 있었고, 어느 곳은 넓게 떨어져 있었으며, 또 어느 곳은 적당한 거리가 유지되어 있었다. 의자 또한 그 갯수가 제각각인 것이, 그냥 보기에도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제대로 찾아 온 걸까?”


어지러운 주점의 분위기를 보니, 확신이 사라지고 있었다.


“처음 온 건가? 이쪽으로 오시게.”


입구에 서서 아직도 안을 살피고 있을 뿐인 우리를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역시 이 주점의 주인이었다.


그의 앞에는 한 사람씩 앉을 수 있게 만든 긴 테이블이 있었는데, 이 정신없이 많은 사람들 중 누구도 그곳에 앉아있는 사람은 없었다.


‘주인의 성격이 안 좋은 건가...?’


다시 나가기에는 이미 주인의 눈에 띄어 버렸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주점 주인 앞의 테이블로 가서 앉았다.


내 옆으로 엘론, 베르첼, 왕자 무리들도 차례로 자리를 잡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몇몇의 사람들은 힐끔힐끔 이쪽을 보고 있었다. 너무 눈에 띄는 자리를 고른건가.


“너무 신경쓰지 말게. 녀석들 새로 온 사람들이 신기한거야. 뭘 마시겠나?”


주점 주인은 작은 메뉴판 하나를 건네며 우리에게 물었다.


그는 나이가 꽤 되어보이는 외모에 머리카락은 모두 뒤로 단정하게 넘기고 있었다. 전신이 검정색으로 된 옷에는 불필요한 장식 하나 없었고, 그야말로 깔끔하다는 인상을 주는 인물이었다.


팔까지 걷어 올린 소매에도 얼룩 하나 보이지 않았다.


어지러운 주점 분위기와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었다.


“저는 럼주로 부탁합니다.”


루이스는 고민없이 바로 주문을 했다. 역시 술을 마시고 싶었던 모양이다.


“저희는 모두 럼주로 주십시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옆에 앉은 기사가 고민하기 귀찮다는 듯이 말을 덧붙였다.


“알겠네.

그런데 무슨 일로 익숙하지않은 주점에 온건가?”


주점 주인은 깨끗한 잔을 꺼내어 술병에 있는 술을 차례로 따라갔다. 그러면서도 눈은 우리쪽을 향해 있었다. 술은 한 방울도 밖으로 튀는 일없이 잔 안으로 순조롭게 따라지고 있었다.


숙련된 솜씨에는 저절로 눈이 갔다.




왕자 무리들 앞에 잔이 하나씩 놓였다.


기사들은 가볍게 술잔에 입을 대고 있었다.


그리고 한 명, 화를 낼거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케르빌 왕자는 그 잔을 신기하다는 듯이 이리저리 굴리며 바라만 보고 있었다.


왕가의 고급스런 와인을 주러 마셨을 왕자가 과연 그 술을 마실지 조금 궁금해졌다.



주점 주인은 술을 배분하고 다시 내 앞으로 왔다. 아마도 이 무리에서 내가 리더라고 짐작하고 있는 듯했다.


직접 물어보지 않은 부분을 굳이 부정할 이유는 없었다. 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로즈마리라고 아세요?”


“로즈마리? 허브를 말하는 건가? 아니면...”


그는 말을 멈추고 선반에서 새로운 깨끗한 잔을 하나 꺼내어 내 앞으로 밀었다. 그 뒤, 나지막히 말을 이었다.


“도둑?”


나는 앞에 놓인 빈 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정보를 원한다면 술을 시키라는 뜻인가? 주점이니만큼 이해되는 행동이다.


“클로이 님. 제가...”


엘론은 주점 주인이 들을 수 없도록 내 귀에 조용히 속삭였다. 그도 주점 주인의 행동이 무슨 뜻인지 파악한 모양이었다.


나는 가만히 고개를 저였다.


내 앞에 굳이 잔을 가져왔다는 것은, 나를 지목했다는 뜻이다.


만약 이걸 피한다면 정보는 물 건너갈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나는 술에 대해 잘 몰랐다. 술이라고는 한모금도 마셔 본 적이 없었다.


메뉴판을 보며 고민하다가 주점 주인에게 다시 말을 건넸다.


“추천하는 술이 있나요?”


“혹시 술은 처음인건가?”


“아, 네. 뭐가 좋을지 전혀...”


그는 고민하는 듯, 테이블을 손으로 탁, 탁 치더니 슬며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렇다면 벌꿀주는 어떤가? 아주 달고 맛있을 거야.”


‘벌꿀주?’


이름만 들어봐서는 분명 달콤한 맛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꿀’이 들어가니까. 그정도라면 나도 마실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 그걸로...”


“잠깐!”


“기다리세요!”


“멈추십시오!”


말을 끝까지 하기도 전에 세 명의 목소리가 동시에 주점에 울려퍼졌다.


한 명은 바로 옆에 앉아있는 엘론이었고, 또 다른 한 명은 왕자의 호위기사인 루이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분명 뒤에서 들렸다.


내가 뒤를 돌아보자, 그 사람은 천천히 이쪽으로 걸어와 내 바로 옆에 서서 나를 내려다 보았다.


그는 허리까지 내려오는 검정머리를 곱게 땋아 늘어트렸고, 살짝 올라간 눈꼬리는 강한 인상을 주고 있었다.


나를 내려다보는 짙은 회색의 눈동자는 호기심으로 반짝이는 듯했다.


“벌꿀주는 정말 독한 술이라고. 그 속에 감춰진 달콤함을 느끼기도 전에 속이 타들어가고 말껄?”


그리고는 마치 처음부터 자기자리였던 것처럼 내 옆자리에 털썩 앉았다.


“네 자리가 아니야.”


주점 주인이 그에게 조용하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하, 이번만 봐줘. 아가씨는 민트가 들어간 리큐르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그는 은근슬쩍 나에게 새로운 술을 추천해주고 있었다. 방금 속은 이후라 그런지 쉽게 믿음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곧, 다른 두 기사들이 조용히 있는 걸보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그걸로 주세요.”


“알겠네.”


주점 주인은 새로운 병을 꺼내어 내 앞에 놓인 잔에 조심히 술을 따랐다.


잔에서 출렁이는 술에서 청아한 민트향이 퍼졌다. 술이 아니라 음료라고 착각할 정도로 민트향만이 강하게 맴돌고 있었다.


“로즈마리라는 도둑은 몇 년전부터 이 나라에 출몰하기 시작했네. 워낙 신출귀몰한 녀석이라 제대로 놈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지.

우리가 아는 정보라고는 그 녀석이 ‘여성’이라는 것 정도일까?”


술이 나왔기 때문일까, 주점 주인이 우리에게 정보를 술술 읊기 시작했다.


하지만 로즈마리가 여성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정보였다.


나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잔을 손에 들어 살짝 그 향을 맡아 보았다.


잔에서 느껴지는 향이라고는 민트향뿐이었다.


잔으로 입을 가만히 갖다 대어 입술을 적셔보았다. 씁쓸한 알코올의 맛이 입안으로 퍼졌으나, 곧바로 민트의 시원한 향으로 가려졌다.


‘...이정도면 마실 수 있겠는데...’


실망한 마음에는 딱 맞는 시원함이었다.




“...설마 클로이 님을 로즈마리로 오해하신 건 아닙니까?”


“뭐억?..클럭클럭...!”


순간, 입안에 머금었던 술을 뿜을 뻔했다.


목이 아프다. 뿜어져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아 삼켰기 때문인지 목에서는 끊임없이 기침이 나오고 있었다.


“클로이 님, 괜찮으세요?”


그리고 이 모든 일의 원흉인 엘론은 걱정스런 눈길로 내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고 있었다. 그런 말을 하려면 미리 예고라도 하는 게 예의가 아닌가?


“뭐 그렇지.

이렇게 줄줄이 호위를 끌고다니는 것을 보면 철모르는 귀족 자제거나, 그만큼 위험한 일을 하는 자가 아니겠나?”


“쿨럭쿨럭..”


주점 주인은 정보를 나열하듯이 아무런 감정도 없는 목소리로 말을 하며 나에게 물이 담긴 컵을 내주었다.


“하지만 행동을 보건데, 귀족의 영애는 아닌듯하고.

호위를 거늘인 여성이 로즈마리에 대해 캐고 다닌다. 의심할만도 하지 않나?

녀석은 자신의 평판에 꽤나 신경을 쓰는 것 같았거든.”


“그래서 독한 술을 권했다고?”


“술에 취해서 말 실수하는 녀석들은 꽤 된다고.”


그렇게 말하며 주점 주인과 내 옆에 앉아있는 정체불명의 남자는 낮게 웃고 있었다.



“그런데 당신들, 로즈마리를 찾는 이유가 있나?”


“그녀에게 물건을 도둑맞았습니다.”


아직도 숨을 고르고 있는 나를 대신해서 엘론이 대답을 해주었다. 엘론의 대답에 두 사람은 놀라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예상했다는 듯이 간단히 고개를 끄덕여 보일 뿐이었다.


“그렇다면 포기하는 게 나을 걸세.

로즈마리에게서 물건을 되찾았다는 사람은 본적이 없거든.”


“작은 실마리라도 없나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물건이 있어요.”


물론 머리에 떠오른 것은 오스왈드의 귀걸이였다.


나머지를 되찾지 못한다해도 그것만큼은 절대 되찾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특별하고 보기드문 물건은 아직 팔지 못했을 게 분명했다.


“포기할 수 없는 물건이라. 귀한 보석이라도 되나?”


옆에 앉아있는, 아직 이름도 알지 못하는 남자는 우리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낀 모양이었다.


그는 짙은 미소를 지으며 아예 몸을 우리쪽으로 돌려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생명의 은인이 맡긴 소중한 물건입니다.”


엘론은 담담한 말투로 대답했다.


내용은 조금 낯간지럽긴 했으나, 사실이었다.


남자는 흥미로운 눈초리로 우리를 한번 훑어보고는 나지막히 말했다.


“내가 정보 하나를 갖고 있긴 한데..”


“정말요?!”


“사실입니까?”


기쁨의 탄성이 절로 나왔다. 감사하다고 미리 인사라도 하고 싶다. 정보라니.


정말 그 도둑에 대한 정보가 있다는 건가?!


그걸 본 남자는 미소가 더욱 깊어졌으나, 한 손으로 진정하라는 듯이 손을 휘젓고 있었다.


“그대들은 절대 상인은 되지 말도록 해.

흥정은 절대 못하겠군.”


남자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설마 그 말만 하고 가는 건 아니겠지?’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그를 따라 벌떡 일어났고, 내 옆으로 앉아있던 이들 역시 줄줄이 일어나버리고 말았다.


“진정하도록 해. 정보라는 건 쉽게 얻을 수 없는 법.

그래서 제안을 한가지 하지.”


우리는 긴장한 채로 숨죽여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예전의 나라면 뭐든지 얘기해보라고 했을 테지만, 조건을 제대로 듣지 못한 채로 승낙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은 이미 그동안의 경험으로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그의 입을 계속 주시하는 가운데, 드디어 그 입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그래, 우리 애들이랑 대결이라도 하면 어떨까?”


그는 가볍게 이야기했고, 옆에 선 엘론의 손이 검으로 향하는 것이 보였다. 그 ‘애들’이 어린아이는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그렇다해도 이쪽은 교단의 기사, 왕족 직속의 기사단 소속 기사, 왕가의 호위 기사.


승산이 없는 싸움은 아니다.


“대결이라고 한다면...?”


“그거야 물론.”


탁!


그는 깊은 미소를 지으며 테이블을 강하게 두드렸다. 그리고 우리를 향해 선언하듯이 크게 외쳤다.


“주점에서의 대결이라면 당연히.

술 대결이 아닌가!”


이건 예상 밖의 대결 종목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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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122. 다일의 수도로 21.02.25 81 3 11쪽
121 121. 제자리 21.02.24 77 2 12쪽
120 120. 로즈마리(3) 21.02.23 73 2 11쪽
119 119. 로즈마리(2) 21.02.22 73 2 11쪽
118 118. 로즈마리(1) 21.02.21 73 2 11쪽
117 117. 본거지(3) 21.02.20 74 2 11쪽
116 116. 본거지(2) 21.02.20 77 2 11쪽
115 115. 본거지(1) 21.02.19 77 2 11쪽
114 114. 협상 +1 21.02.18 81 3 11쪽
113 113. 의외의 활약 21.02.17 78 2 11쪽
112 112. 술 대결(2) 21.02.16 72 2 11쪽
111 111. 술 대결(1) 21.02.15 8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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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108. 대지의 왕국 21.02.12 77 2 11쪽
107 107. 순항 21.02.11 78 2 11쪽
106 106. 힌트 21.02.10 78 2 12쪽
105 105. 배웅 21.02.09 75 2 11쪽
104 104. 준비시간 21.02.08 81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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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102. 빚 21.02.06 75 2 11쪽
101 101. 그 이후 21.02.06 76 2 11쪽
100 100. 후버의 축복 21.02.05 76 2 11쪽
99 99. 불의 성소 21.02.04 71 2 11쪽
98 98. 불의 성소로(3) 21.02.03 7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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