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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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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최근연재일 :
2021.04.27 21:00
연재수 :
2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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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39
추천수 :
478
글자수 :
1,126,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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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19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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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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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115. 본거지(1)

DUMMY

“하앗!”


촤아악!


“크르르르”


베르첼과 스벤은 나와 케르빌 왕자를 비교적 안전한 뒤쪽으로 세워놓고는 갑자기 나타난 울프 떼들과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이곳은 카이스가 표시해준 곳 근처로 생각되는 산의 어느 지점이었다.


지금까지 오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마물의 공격이 있었으나, 매번 저 두 사람의 활약으로 물리치곤 했다.


베르첼이야 오스왈드의 기사단이니 강하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스벤은 어수룩했던 첫인상과는 달리 검술도 뛰어나 보이는데다가 전투가 시작되자 제법 진지한 모습을 보였으며, 판단능력도 좋은 편이었다.


역시 왕자의 호위를 할만하다고 해야할까?


왕자의 성격을 받아 줄만큼 밝은 인성만으로 뽑힌건 아닌 모양이다.



물론 나도 처음에는 전투에 참여하려고 했다.


마법책도 가져왔고, 연습해야할 마법이 넘쳐났다. 하지만 저 두 사람은 호위라는 점에서는 마음이 잘 맞는지, 나와 케르빌 왕자에게는 손하나 까딱하지 못하도록 뒤로 물리는 게 아닌가?


‘더 위급한 상황을 위해 아껴달라’는 말과 함께 말이다.


그래서 나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뒤에서 구경만하는 처지가 되었다.


‘...엘론이었다면 설득할 수 있었는데...’


엘론이라면 내가 조금 강하게 나가면 대부분은 자신의 의견을 굽혀줬다. 그 덕분에 내 마법이 조금 발전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들에게는 그 방법은 전혀 소용이 없었다.



“아우우우~~!”


갑자기 멈춰선 울프 한 마리가 고개를 높이 쳐들어 긴 울음소리를 냈다.


날카롭게 울리는 그 울음소리는 듣는 사람의 귀를 아프게 파고들며 소름 끼치게 하는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


“아우우우~~~!


주위의 울프들이 그를 따라 울더니 주위로 모여들었다.


한데 모인 울프 무리들은 납작 엎드린 자세로 이쪽을 노려보며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고 있었다.


“......”


나는 그 모습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얼마전까지 마물 한마리만 튀어나와도 벌벌떨던 나와는 너무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그런 내 모습은 내가 보기에도 너무 낯설고 이상하게 느껴졌다.


우리의 앞을 지키고 있는 스벤과 베르첼이 믿음직스럽기 때문인지 위협적으로 느껴지지않는 것이다.



타앗!


잠시 서로를 노려보던 울프 무리와 두 사람은 동시에 서로에게로 달려들었다. 마치 서로 약속이라도 한듯한 움직임이었다.


촤아악!


퍽!


“커헝!”


베르첼과 스벤은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울프는 날아오는 스벤의 검을 입으로 잡아 물었다. 만약 조금만 더 송곳니가 날카로웠거나 검이 단단하지 않았다면 곧바로 부러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스벤은 곧바로 검을 털었고, 울프는 뒤로 날아갔으나 곧바로 자세를 잡아 안정적으로 착지했다.


그 울프의 입에는 그 어떤 상처도 남아있지 않았다.



눈앞에서는 치열한 전투가 한창이었으나, 나는 멍하니 다른 생각에 빠져들고 있었다.


‘저쪽은 어디까지 갔으려나.’


숙취가 심하니 말을 탈 수는 없을 것이고, 걸어서 갔을 텐데.


여기까지 오는동안 한번도 연락을 취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슬슬 연락을 취해보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동시에’ 공격하라는 건 어느정도 타이밍을 맞춰야한다는 것일테니.


그들이 어디까지 갔느냐에 따라서 우리가 바로 움직일지 여기서 숨어서 조금 시간을 보내야하는지가 결정될 것이다.


나는 그때 아침을 떠올리고 있었다.




숙취가 심했던 엘론과 루이스는 2층에서 계단을 내려오는 것조차 힘겨워 보였다.


이미 팀을 나눴고, 출발하는 것까지 정해져 버린 후였으나,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니 바로 출발해도 될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왁?!”


“엘론!”


엘론은 계단의 마지막을 디딜 때, 힘이 빠진 것인지 어지러웠던 것인지 다리가 힘없이 구부러지더니 곧바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재빨리 그의 곁으로 달려갔지만 그는 혼자 벌떡 일어났다.


“윽...”


그리고는 어지러운지 비틀거리며 한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큭큭큭...”


마찬가지로 비틀거리며 간신히 계단을 모두 내려온 루이스는 그런 엘론의 모습을 보며 낮게 웃고 있었다. 누가 누굴 비웃는 건가. 한심한 눈초리를 루이스로 향했으나, 나는 곧바로 머리를 짚고 말았다.


비웃고 있는 루이스의 눈이 초점이 맞지 않는다.



“고생하는군, 아가씨.”


그때 주점 주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여전히 긴 테이블의 너머에서 유리잔을 깨끗하게 닦고 있었다.


어제까지만해도 어지럽게 널려있던 테이블이나 의자들은 지금은 깨끗하고 깔끔하게 정리되어있었고, 아침부터 술을 마시는 사람이 몇 명 앉아있을 뿐이었다.


그들은 이런, 숙취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사람에 익숙해져 있는 것인지 이쪽의 모습에는 전혀 신경쓰고 있지 않았다.


“아, 자리를 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어젯밤 이 주점에서 하룻밤을 보냈고, 방금도 2층의 방을 빌려서 회의를 했다. 그것도 무료로.


인사를 받은 주점 주인은 미소를 지으며 닦던 잔을 앞에 내려놓았다.


그의 앞에는 깨끗한 잔이 두개 놓여있었고, 그 옆쪽에는 몇가지의 알 수 없는 병이 있었다.


“괜찮네. 어제 벌어들인 돈으로 몇 달은 쉬어도 될정도니 말이네.”


‘...도대체 얼마나 마신거야, 이 인간들...’


내가 본 술은 그렇게까지 많은 양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역시 우가 이야기를 하러 간 사이에 마신 양이 어마어마하다는 뜻인데.


그 중심에 있는 것이 케르빌 왕자라는 것은 말할것도 없겠지.


주점 주인은 옆에 놓인 병을 들어 유리잔에 조심스럽게 채우고 있었다. 두 잔은 정확하게 같은 비율로 채워지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조금 옅은 노란빛을 띠던 그것은 두 번째 병에 있는 액체가 따라지자, 짙은 녹색으로 변했다.


풀을 뽑아 갈아넣는다면 아마 저런 색이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차례로 들어가는 액체를 따라 잔의 액체는 다양한 색으로 변해갔다.


그리고 마지막 액체가 흘러들어가자, 이제는 잔에 가득 채워진 액체는 진한 보랏빛이 되었다. 기분탓인지 이상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 듯했고, 찐득찐득해 보이기도 했다.


그것은 술이라고하기에는 술냄새가 나지 않았고, 그의 앞에는 손님이 한 명도 없다는 것도 이상했다.


주점 주인은 그 잔을 조심히 앞으로 밀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흘러내릴 것처럼 가득 채워져 있는 액체가 한방울도 흘러내리지 않았다는 것이 신기한 일이다.


“이건 정말 효능좋은 숙취 해소약이네. 한번마셔보게.”


아무래도 그건 우리에게 주기위해 일부러 만든 것인듯했다. 그의 마음은 고맙긴 했다. 하지만 만약 나라면 숙취가 아무리 심하다해도 저런 기괴한 액체는 마시고 싶지 않을 것 같았다.


“...비싼거 아닌가요?”


그렇게 말하며 그의 호의를 회피해보려 했다.


“하하, 어제 대결에 걸었던 액수보다는 적을 텐데?

괜찮네. 이 모든 비용은 카이스에게 받아낼 걸세.”


방긋 웃는 그의 말을 들으니 ‘그렇다면 먹어봐도 될지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무료고, 주점 주인이 효능이 좋다고 할정도가 아닌가!


게다가 내가 마시는 것도 아니고.


나는 뒤를 돌아 엘론과 루이스를 보았다. 두 사람은 우리의 대화를 들은 것인지 혈색이 더욱 나빠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선은 주점 주인의 앞에 놓인 그 숙취 해소약에 꽂혀 있었다.


“...”


그들은 잠시 고민하는 듯 가만히 멈춰 있다가, 테이블 앞으로 비틀비틀 걸어갔다. 그리고 한손으로 잔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가득 채워져 있는 잔에서 액체가 한줄기 궤적을 그리며 떨어져 내렸다. 보통의 음료는 그런 모습에 오히려 군침이 돋는 법이었으나, ‘약’이라는 표현답게 흘러내리는 액체에 인상이 절로 찌푸려졌다.


엘론은 두눈을 감더니 단숨에 잔을 들이켰다.



하지만,


한 모금 입안으로 넘어가자 바로 움직임을 멈추고 굳어져 있었다. 그 모습은 어제 그 엉망진창으로 섞인 술을 마실 때도 보이지 않았던 모습이었다.


꿀꺽


소리가 날정도로 겨우, 간신히 그 액체를 삼키는 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곧바로 벌컥벌컥하고 단숨에 잔에 있는 것을 삼켜나갔다.





엘론은 다마신 잔을 강하게 테이블 위로 올려 놓고는 곧바로 한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막지 않으면 바로 토할 것 같은 모습이었다. 얼굴을 숙취로 고생할 때보다 더 새파래졌으며, 의자를 다른 한손으로 잡으며 서있는게 고작인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옆에는 같은 모습의 기사, 루이스가 버티고 서 있었다.


“...당분간 술 생각은 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몇십분이 지난 후,


이제 조금은 괜찮아졌다며 두 사람은 일어나 그들의 팀과 함께 이동을 했다.


어쨌든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는 회복한 것이다.


효능이 좋다니 어쩌면 지금은 평소의 모습으로 회복했을지도 모르지.


쾅!!


“크와왕!!”


주위의 시끄러운 전투소리를 무시하며 나는 지도를 펼쳤다.


여전히 자세히는 알 수 없었으나, 여기서 어디로 움직여야할지는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지도, 카이스가 새롭게 전해준 로즈마리의 본거지가 표시된 이 지도는 그가 우리에게 협상처럼 말을 꺼냈던 그때의 지도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그것보다 더 자세하고 상세한 표시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카이스는 주도면밀한 면이 있었던 것이다.


그는 애초부터 완벽한 정보를 넘길 생각은 없었던 모양이다.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정보는 그걸로 끝. 우리가 제대로 본거지를 찾을 가능성은 매우 낮았을 것이다.


만약 그 정보를 바탕으로 로즈마리를 쫓았다면 자신의 은신처가 들통났다고 판단해서 자리를 옮겼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게 로즈마리를 놓친다면, 그는 다시 정보를 모을 자신이 있었던 걸까?


어쨌든 그의 생각대로 일이 진행되어 버렸으니, 더 생각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난다는 것은 정말 기분나쁜 일이다.



쿵!


그때, 전투의 끝을 알리는 소리가 울렸다.


나는 지도에서 눈을 떼고 앞을 보았다. 생각대로 전투는 모두 끝나있었다.


마물들은 모두 쓰러졌고, 베르첼과 스벤은 다시 한번 주위를 경계하고는 검을 닦으며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쯧, 쓸데없는 일에 휘말려 피곤하군.”


내 옆쪽 나무 그루터기에 가만히 앉아 있던 케르빌 왕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툭툭 털고는 불평을 늘어놓았다. 그는 산을 오를 때부터 계속 그런 태도였다.


산속을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다고 투덜거렸고, 발 밑을 기어가는 벌레를 봐도 기겁을 해댔다.


스벤은 그런 왕자를 옆에서 어르고 달래느라 정신이 없었다.


케르빌 왕자는 처음봤을 때보다 조금은 달라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말 ‘조금’이었던 모양이다. 그런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으니, 리자이나 왕녀가 자신의 오빠 성격을 바꿔달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 곧바로 머리를 휘저어 그 생각을 날려버렸다.


그건 내 일이 아니다.


계약한 적도 없고, 하물며 돈을 받은 적도 없다!


그게 아무리 ‘왕족의 부탁’이라 할지라도, 굳이 해줄 필요는 없는 일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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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121. 제자리 21.02.24 75 2 12쪽
120 120. 로즈마리(3) 21.02.23 71 2 11쪽
119 119. 로즈마리(2) 21.02.22 71 2 11쪽
118 118. 로즈마리(1) 21.02.21 70 2 11쪽
117 117. 본거지(3) 21.02.20 72 2 11쪽
116 116. 본거지(2) 21.02.20 74 2 11쪽
» 115. 본거지(1) 21.02.19 75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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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113. 의외의 활약 21.02.17 76 2 11쪽
112 112. 술 대결(2) 21.02.16 70 2 11쪽
111 111. 술 대결(1) 21.02.15 78 2 11쪽
110 110. 주점 21.02.14 72 2 12쪽
109 109. 소매치기 21.02.13 77 2 11쪽
108 108. 대지의 왕국 21.02.12 75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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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105. 배웅 21.02.09 72 2 11쪽
104 104. 준비시간 21.02.08 79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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