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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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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최근연재일 :
2021.04.27 21:00
연재수 :
2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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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05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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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26,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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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2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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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추천
2
글자
11쪽

117. 본거지(3)

DUMMY

문은 이미 뚫려 있었고, 내부가 훤히 보였기에 위험해보이지는 않았다.


나는 안을 향해 한 걸음 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옆에서 뻗어 나온 손이 나를 제지하며 몸을 앞으로 나섰다.


“제가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위험은 없어보였으나, 그가 내 호위를 자처하고 있던 터라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뒤로 물러났다.


베르첼은 불타 무너져 내린 나무문 너머를 살피며 조심히 안으로 들어갔다.


탑의 내부는 겉에서 보던 것관 마찬가지로 그다지 넓지 않았으며, 놓여있는 물건도 별로 없었기에 한눈에 안의 모습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검을 손에 든 채로 탑의 내부를 몇 번 왔다갔다하더니 다시 우리에게 돌아왔다.


“들어오셔도 됩니다.”


나는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화려하게 문을 부순 후라 그런지, 탑의 창에서 들어오는 햇빛에 뿌연 먼지가 둥둥 떠다니고 있는 모습이 비쳐보였다. 그리고 역시 밖에서 본 것처럼 아무것도 없었다.


바닥에 깔려있는 돌 사이로 자라난 풀들이 푸른 무늬를 장식하고 있는 것이 전부였다.


“......”


“......”


안으로 들어오고나서부터 모두들 말이 없었다.


지금까지의 고생이 눈앞에 지나가는 듯했다. 설마, 아니겠지. 그 고생들이 모두 헛고생이었다는 말만은 마지막까지 아껴두기로했다.


나는 주먹을 꽉 쥐고서는 입을 열었다.


“...2층으로 가볼까요?”


“그...그렇습니다! 방금전의 마법 소리를 듣고 위층으로 도망갔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스벤은 내 말에 동의를 하는 듯하면서도, 네 마법때문에 도망갔을지도 모른다고 비난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했다.


“......”


하지만 스벤은 나를 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비난할 의도는 없었던 건가.


“일단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벽을 따라 길게 뻗어있는 돌계단을 조심히 걸었다. 맨 앞으로 걷고 있는 것은 베르첼이었고, 그 뒤를 내가 쫓아갔다. 나머지 두 사람은 우리 뒤를 조용히 따라오고 있었다.


주위에 울리는 것은 우리들의 발소리 뿐이었다.



계단 끝에서 베르첼은 고개만 살짝 내밀며 2층의 모습을 살폈다. 신중하게 주위를 둘러보던 베르첼은 곧바로 경계를 푸는 듯이 허리를 세우고 터벅터벅 위로 올라갔다.


“이곳도 아무도 없습니다.”


나는 그를 따라 달리듯이 위로 올라갔다.


2층도 1층과 별반다를 게 없었다. 누군가 사용했던 흔적이 없이 텅 비어 있었다.


“음...”


이쯤되면 확신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여기가 아니다. 분명 진짜 본거지는 엘론 일행들이 간 곳이다.


“혹시 모르니 3층까지는 확인해보죠.”


아닐거라는 확신은 있었으나, 그렇다고 중간에 돌아간다면 마음 한쪽에 찝찝함이 남아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모두 같은 마음이었던 모양이다. 그 누구 하나, 심지어 케르빌 왕자조차도 이 의견에 반대하지 않았다.


그리고 반대쪽에 위치한 계단을 올라 3층,


이곳은 계단을 올라오자마자 커다란 문이 우리 앞을 막아서고 있었다.


베르첼은 가만히 문에 귀를 대며 진지하게 안을 살폈다. 조금의 소리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이 집중을 하는 모습이었다. 나도 그를 따라 옆에 귀를 대어 보았다.


내 귀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바로 귀를 떼고 베르첼을 올려다 보았다. 그는 조금 더 집중을 하더니 귀를 떼고 고개를 저었다.


그 역시도 아무런 소리를 듣지 못한 것 같았다.


“그럼 문을 열어보겠습니다.”


베르첼은 손잡이를 잡고 신중한 모습으로 문고리를 돌렸다.


나는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하여 마법책을 손에 꽉 쥐며 마법을 쓸 준비를 했다. 뒤에서는 두 사람이 조금 멀리, 계단 아래로 몇 걸음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끼익


그리고 드디어 문이 열렸다.


쾅!!


“꺅?!”


“왓!!”


갑작스럽게 울린 큰 소리에 두 눈을 꼭 감았다. 두 손에 땀이 배는 것 같았고, 심장을 마치 입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이 쿵쾅쿵쾅거리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3층에서 기다리고 있었나?’


온갖 생각들이 머리를 휘젓고 있었다.


그때, 손에 잡힌 가죽의 감각에 서서히 정신이 돌아왔다.


손안에 잡혀있는 이 가죽. 마법책을 두르고 있는 가죽의 느낌이었다. 나는 마법책을 갖고 있지 않은가?


상대가 마법을 쓴다면, 마법을 쓸 수 있는 내가 대처하는 게 맞는 일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신기하게도 쿵쾅거리던 심장이 조금씩 안정되어 갔다.


그리고 나는 번쩍하고 눈을 떴다.


“...어?”


눈앞에는 반짝거리는 것들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손을 내밀어 그 반짝이는 것을 받았다. 종이였다. 그것은 반짝반짝거리는 종이를 작게 자른 것에 불과했다.


어디서부터 떨어져 내리는 것인지, 그 반짝이는 종이들은 아직도 내 머리 위에서 팔랑팔랑 내려오고 있었고, 발 아래에도 이미 수많은 종이들이 널려있었다.


“클로이 님, 이걸 보십시오.”


어느새 베르첼은 방 안을 살폈던 것인지, 종이 하나를 들고 내게로 다가왔다.


“크흠, 그건 뭐지?”


“뭐가 있었습니까?”


그때서야 되에 있던 스벤과 케르빌 왕자가 이쪽으로 다가와서는 베르첼이 내민 종이의 내용을 살폈다.


-이곳까지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차라도 한잔하시면 어떻습니까?

로즈마리-


“......”


“......”


그녀는 이미 이곳이 의심받고 있다는 걸 눈치 채고 있었던 건가?


나는 고개를 들어 방을 살폈다.


방의 한가운데, 작은 티테이블이 놓여있었다. 그것은 이곳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새하얀 테이블보로 장식되어있었고, 심플한 꽃무늬의 찻잔과 티포트마저 마련되어 있었다.


그냥 놀리는 게 아니었다.


정말 말 그대로 차나 마시고 돌아가라는 뜻이다.


“...이럴거면 쿠키까지 준비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나는 일단 테이블로 가서 자리에 앉았다.


어쨌든 산을 오르느라 다리도 아팠고, 허무함에 힘이 빠져버렸다.


가까이에서 보니, 한쪽에는 불을 피울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 있었고, 그 위에는 주전자가 걸려 있었다. 주전자에는 그냥 보기에도 깨끗해보이는 물이 가득 담겨 있다.


티포트의 뚜껑을 살짝 들어올려보았다.


이미 찻잎이 들어있었다. 생각보다 훨씬 신경을 쓴 티파티라고 볼 수 있을 정도다.


‘메세지를 보내면....안되겠지.’


이렇게 철저히 준비를 해두는 인물이라면 저쪽은 어떨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정령을 보내 확인해보고 싶었으나, 만약 지금 중요한 순간이라면 시야를 가리는 메세지는 오히려 방해만 될 것이 뻔했다. 그렇다고 가만히 저쪽에서 연락오는 걸 기다리는 것도 어렵고...


“후우...”


나는 출발할 때까지만해도 이쪽이 ‘진짜’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산속에 숨겨둔 곳을 찾기 어려울까, 언덕에 숨겨진 곳을 찾기가 어려울까.


당연히 전자가 아닌가?!


도둑이라면 최소한 사람이 찾기 어려운 장소에 숨어 있어야하는 게 아닌가!


그렇기에 엘론과 루이스를 저쪽으로 보낸 거였는데.


그저 두 사람은 산책을 겸해서 술이나 깨라고.


‘숙취는 좀 어떠려나...’


사람에 따라서는 하루, 이틀정도로는 좋아지지 않을 수 있다고 하지 않던가. 잘 싸울 수 있을지도 걱정이었다.


나는 멍하게 테이블에 놓인 찻잔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숨이 나오려는 것은 가까스로 삼켰다.


머리를 싸매고 테이블에 엎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차라도 한 잔 마시는 게 어떠냐?”


“지금 차를 마실 때가...”


응?


지금, 여기서 나에게 저런 말투를 쓰는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었다.


케르빌 왕자? 아니, 하지만.


왕자의 말치고는 그 속에 다정함이 묻어있다. 그 왕자가 그런 말투를 할리가 없다.


나는 조심히 테이블에 향했던 시선을 위로 올렸다.


“클로이 님, 조심하십시오! 이녀석, 전혀 기척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베르첼이 급하게 내 앞을 막아섰다. 하지만 내 눈에는 확실하게 그 인물의 모습이 보였다.


그야, 베르첼이 기척을 느끼지 못할만도 하지. 저 인물이 마음만 먹는다면 아무런 기척도 내지 않고 우리를 모두 해치울 수도 있는 인물이니까.


“루드비히!”


순간적으로 그의 이름이 입밖으로 튀어나왔다.


“그때의 마법사가 아니냐!”


케르빌 왕자도 루드비히를 기억하고 있던 모양이다. 그 답지않게 조금 반가워보이는 얼굴이었다.



“아는 사람입니까?”


베르첼의 검이 스르르떨어졌다. 루드비히는 그런 것에는 상관없다는 듯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 내 맞은편 의자에 가만히 앉았다.


“왜...”


왜 여기에 있냐는 말은 바보같은 질문이다.


그는 대지의 신의 수하인 드래곤이었다. 대지의 왕국에 있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내가 여기에 있는지는 어떻게 알았냐는 질문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는, 이미 전적이 있지 않은가?


“...’스승님’은?”


“네?”


“그건 이제 끝인 것이냐? 쯧, 알베르 녀석은 아직도 그곳에 있는 모양이구나.”


그는 여전히 보는 사람마저 나른하게 만드는 세상만사 모든 게 귀찮아보이는 드래곤이었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말에 나는 눈을 말똥말똥하게 뜨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차...’


생각해보니, 나는 그를 아무런 꺼리낌없이 이름으로 부르지 않았나?!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


다행히 그는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목숨은 건진 모양이다.


“클로이 님의 스승님이셨습니까?”


그리고 눈치없이 베르첼이 우리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스승님이라...’


내 머리에는 그동안 루드비히로 인해 겪었던 수많은 시련과 생명의 위기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가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으나, 그가 벌인 일때문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 사실을 알았을 때부터 그는 내 스승이 아니었다.


어차피 직접 마법을 배운 사이가 아니니 상관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설마 루드비히의 입에서 그걸 지적하는 말이 나오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워프정도는 어려울 것도 없는 일이지 않느냐?”


“..!”


그 말에 내 모든 의심이 들어맞았다는 걸 확신했다. 루드비히는 이미 내 상황을 확실하게 파악하고 있지 않은가?


과연,

역시 스토킹 전적이 있는 드래곤답다.


“워프가 가능하단 말입니까?!”


“흠, 확실히 그때도 워프로 사라지지 않았나?”


생각에 잠겨있는 나를 무시하고 주위는 시끄러워졌다.


케르빌 왕자는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그때 루드비히의 마법이 얼마나 굉장했는지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었고, 그의 말을 들으며 두 사람은 감탄을 쏟아내었다.


루드비히에게는 원한도 있고, 따질 이야기도 많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어렵다. 주위에서 떠들고 있는 이 세 사람은 그가 드래곤이라는 사실을 모른다. 게다가 밝혀져도 좋을 일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건 나중의 일이다.


나는 마음을 다잡고 벌떡 일어났다.


“부디 도움을 주시겠습니까? 스승님!”


그리고 있는 힘껏 활짝 웃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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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122. 다일의 수도로 21.02.25 78 3 11쪽
121 121. 제자리 21.02.24 75 2 12쪽
120 120. 로즈마리(3) 21.02.23 71 2 11쪽
119 119. 로즈마리(2) 21.02.22 71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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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7. 본거지(3) 21.02.20 72 2 11쪽
116 116. 본거지(2) 21.02.20 74 2 11쪽
115 115. 본거지(1) 21.02.19 74 2 11쪽
114 114. 협상 +1 21.02.18 76 3 11쪽
113 113. 의외의 활약 21.02.17 76 2 11쪽
112 112. 술 대결(2) 21.02.16 70 2 11쪽
111 111. 술 대결(1) 21.02.15 78 2 11쪽
110 110. 주점 21.02.14 72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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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108. 대지의 왕국 21.02.12 74 2 11쪽
107 107. 순항 21.02.11 76 2 11쪽
106 106. 힌트 21.02.10 75 2 12쪽
105 105. 배웅 21.02.09 72 2 11쪽
104 104. 준비시간 21.02.08 78 2 11쪽
103 103. 오스왈드의 부탁 21.02.07 75 2 11쪽
102 102. 빚 21.02.06 73 2 11쪽
101 101. 그 이후 21.02.06 73 2 11쪽
100 100. 후버의 축복 21.02.05 74 2 11쪽
99 99. 불의 성소 21.02.04 69 2 11쪽
98 98. 불의 성소로(3) 21.02.03 7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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