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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자, 계약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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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0.12.10 11:29
최근연재일 :
2021.04.27 21:00
연재수 :
216 회
조회수 :
21,504
추천수 :
478
글자수 :
1,126,569

작성
21.02.2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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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추천
2
글자
11쪽

118. 로즈마리(1)

DUMMY

“엘론이라는 녀석의 근처면 되는 것이냐?”


“네?..아, 네!”


갑작스런 루드비히의 질문에 반사적으로 대답은 튀어나왔지만,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파악하는데는 시간이 걸렸다.


설마.


정말 내 부탁을 들어주려는 건가?



“그럼, 준비하거라.”


루드비히가 조용히 일어나 나를 바라보았다.


‘어, 진짜?’


그의 말에 나는 오히려 당혹스러웠다. 설마 이렇게 쉽게 응해줄거라고는 생각도하지 못했다. 게다가 ‘준비할 시간’까지 주다니.


못 본사이에 이 드래곤은 ‘배려’라는 걸 배운 모양이었다.


케르빌 왕자와 스벤은 그나마 워프의 경험이 있기 때문인지 나름대로 준비를 하며, 진지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반면 베르첼은 우왕좌왕하며 일단 검을 들고는 경계를 하고 있었으나, 조금 초조해보이는 모습이었다.


‘아, 나도 준비 해야지.’


준비라고는 해도 마법책을 잘 챙기는 것과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전부였다. 무슨일이 생겨도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심호흡도 한번 했다.


그리고 바로 루드비히를 돌아보았다.


“헙...!”


“오!!”


그 순간 주위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고개를 돌리는 바로 그 순간, 눈앞의 풍경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던 것이다.


‘예고라도 해줬으면...’


이런일은 이전에 한번 겪었던 적이 있었다. 그 경험덕분인지 나는 놀란 마음을 쉽게 진정시킬 수 있었고, 조금 여유까지 부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침착한 상태로 주위를 확인해보았다.


방금까지 옆에있던 루드비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 세계의 신과 드래곤들은 내 일을 도와줄 마음이 조금도 없는 모양이다.


이곳은 햇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어둡고, 눅눅한 느낌이 도는 넓은 공간이었다. 사방이 흙으로 된 벽으로 막혀 있었고, 조금만 힘을 줘도 쉽게 부스러졌다. 곳곳에 놓여있는 횃불만이 주변을 밝히는 유일한 빛이었다.


짐작이 맞다면 이곳은 지하일 것이다.


언덕에 숨겨진 본거지가 설마 땅을 뚫고 들어가는 지하였다니.


생각도 못했던 일이었다.


이럴 줄 알았다면 내가 이쪽으로 오는 것도 생각해봤을 텐데.



문제도 한가지 있었다.


‘너무 조용한데...?’


분명 루드비히는 엘론의 곁으로 우리를 워프시켜줬을 터였다. 하지만 주변엔 아무도 없는 것처럼 고요하기만했다.


“도대체 엘론은 어디에...”


“클로이 님, 조심하십시오.”


베르첼은 마치 무언가를 경계하는 듯이 내 말을 막고는 검을 들어 밖으로 향하는 통로쪽으로 걸어갔다.


그 통로는 이 공간에서 유일하게 다른 곳으로 향할 수 있는 길이었다.


그는 통로 앞에서 가만히 그곳을 노려보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은 경계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나는 그의 뒤로 가서 가만히 귀를 기울여보았다.


‘아무소리도 안들리는데...’


하지만 내 귀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다른 곳이나 더 살피려고 고개를 돌리려던 그때,


탁탁탁탁


누군가 뛰어오는 발걸음 소리가 울려퍼졌다.


주위가 조용하기 때문인지, 그 소리는 점점더 크고, 확실하게 들렸다. 그리고 곧이어 그 발소리를 쫓는 듯한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새롭게 나타났다.


긴박해보이는 그 소리에 덩달아 마음이 조급해지는 것 같았다.


“클로이 님, 뒤로.”


“..네!”


나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마법을 쓰기위한 준비도 잊지 않았다. 워프하기전, 문을 열었을 때와 같은 모습을 보일 수는 없다. 이번에야말로 무슨일이 벌어져도 놀라지않고 대처하리라 마음먹었다.


탁탁탁탁


어디서 울리는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사방으로 울려퍼지던 그 발걸음 소리는 이제 정면에서 울린다는 것을 알정도로 우리에게 꽤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달리는 그 사람은 우리가 서 있다는 것을 아직 눈치 채지 못한 모양이다.


그리고 그 소리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까지 왔다고 판단됐을 때,


촤아아악!


베르첼은 빠르게 앞으로 튀어나가 검을 휘둘렀다. 분명 상대는 인간일테지만, 그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어보였다.


“꺅!”


궤적을 그리며 검이 내려 쳐지자, 가냘픈 여성의 비명소리가 울렸다.


“로즈마리?!”


설마 검에 맞은 건가?


나는 베르첼을 말리기위해 통로쪽으로 달려갔다. 로즈마리가 도둑이긴해도 죽일 필요는 없었다. 상처라도 났다면 치료를 해줘야했다.


“왁?!”


하지만 통로의 바로 앞, 검은 무언가의 형체가 내 바로 코 앞에 멈춰섰다.


착!


그 형체는 바로 내 위로 점프를 하더니 내 키를 뛰어넘어 버렸다. 나는 입을 딱 벌리고 그 모습을 눈으로 쫓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보통 사람은 절대 뛸 수 없는, 내 키의 배는 될정도로 높은 높이를 아무렇지 않게 뛰어넘은 로즈마리는 내 뒤로 멋지게 착지하고 있었다. 만약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박수라도 쳐줬을지도 모른다.


내 시선은 바로 그녀의 등 뒤로 향했다.


방금 그건 날개라도 있지않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녀의 등에는 날개는 커녕, 망토같은 것도 달려 있지 않았다.


“매복? 설마 나보다 먼저 이곳에 도착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 했네요.”


멋지게 착지를 한 로즈마리는 나를 돌아보며 방긋 미소지어 보였다.


분명 항구에서 나에게 일부러 부딪혔던 그 여성이 맞았다.


그녀는 붙잡히지 않으리라는 자신감이 넘치는 것인지 얼굴을 있는 그대로 전부 드러내고 있었으며, 움직이기 편하게 몸에 잘 맞는 옷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무릎까지 올라오는 부츠는 꽤 불편해보였다.


불필요한 장식이 없는 대신 옷의 이곳저곳에는 많은 주머니가 달려있었다. 그 주머니에는 도망갈 때 쓰는 유용한 아이템들이 들어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녀는 주머니를 만지작 거리고 있었으나, 무언가를 꺼내려는 것 같지는 않았다.


이쪽은 나와 베르첼이 막고 있었고, 그녀의 등뒤로는 케르빌 왕자와 스벤이 있었다. 하지만 로즈마리는 조금도 궁지에 몰려보이지 않았다.


로즈마리는 힐끗 내 뒤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클로이 님?! 어떻게 여기에...”


“왕자님!”


우리의 뒤에는 엘론과 기사들이 뛰어오고 있었다. 그들은 우리의 모습을 보더니, 잠시 멈칫했지만 곧바로 속도를 내서 더 빨리 이쪽으로 달려왔다.


“어머, 부잣집 도련님인 줄은 알았는데, 왕자님?”


놀란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미묘한 반응이었다. ‘예의상 놀란 척 해보았습니다~’라고 말하는 것같은 감정없는 말투였다.


“이곳엔 왕녀님밖에 없을 텐데요. 혹시 다른 나라의 왕자님일까?”


그녀는 이상할정도로 위기감이 없는 모습이었다.


그래, 그건 이상했다.


나는 주위를 살폈다. 이 공간에서 빠져나가는 길은 하나밖에 없었다. 그 길은 우리의 뒤에 있다.


하지만 그녀는 분명 저 길에서 이곳으로 들어왔다. 그것도 쫓기는 와중에.


그렇다면 여기에는 로즈마리가 노리는 뭔가가 있을 게 분명하다.


그게 빠져나가는 방법이든, 중요한 물건이든.


뭔가가 있을 텐데.


“클로이 님, 로즈마리는 정말 날렵합니다. 조심하세요.”


어느새 내 옆으로 다가온 엘론이 조용히 속삭였다. 엘론은 그동안 고생을 했는지, 얼굴이 많이 초췌해져 있었다.


‘...역시 숙취가 아직 낫지 않았나...’


만약 숙취에 시달리는 상태에서 달렸던 거라면, 이제 그만 쉬라고 토닥여주고 싶을 정도였다.


“대답이 없는 건 꽤 슬픈 일이네요.”


로즈마리는 자신의 말이 무시당했다고 생각했는지 한 손으로 눈가를 닦는 시늉을하며, 처음으로 움직임을 보였다.


‘빠르다!’


단지 몇 걸음을 움직였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정도의 움직임에도 그녀가 얼마나 빠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갑작스럽게 움직인다면 아마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게 분명했다. 그건 그녀도 잘 알고있는 모양이었다. 그렇기에 로즈마리는 언제라도 나는 너희를 따돌리고 도망갈 수 있다는 듯이 여유로운 것일 테지.



그녀가 벽으로 향하는 움직임을 보인 그때,


“윈드 커터!”


쾅!


나도 모르게 로즈마리에게 마법을 날리고 있었다.


그녀는 가볍게 내 마법을 피해 뒤로 물러났고, 날아간 마법은 뒤쪽의 벽에 부딪히며 공중으로 흩어졌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놀라고 있었고, 기사들도 꽤 놀란 표정을 하고 있었으며, 로즈마리는 처음으로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잠깐! 정말 사람에게 마법을 날려요?”


“그..그럼 얌전히 붙잡히도록 하세요! 나는 공격 마법밖에 쓸 줄 모르니까!”


분명 사람에게 공격 마법을 날린 것은 내 잘못이었으나, 도둑질을 해놓고 당당한 로즈마리에게 나는 오기가 생겨 더 큰소리를 치고 말았다. 그리고 내가 공격 마법밖에 배우지 못한 것도 사실이었다.


“...놀고있을 시간이 없는데...”


로즈마리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쪽이야말로!’


그녀의 말에 공연히 화가 났다. 이쪽이야말로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 여기와서 처음하는 게 도둑을 잡는 일이라니.


신의 환생자를 찾고, 성소를 찾고, 축복을 받는 일에만 집중해도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지금 나는 도둑이나 잡고 있는 것이었다!


“......”


나는 한가지 결심을 했다.


‘그래. 까짓것, 윈드 커터 한방 맞는다고 해서 죽진 않겠지.’


“핫!”


잠시 대치하고 있던 우리는 드디어 움직임을 개시했다. 베르첼은 검을 들고 바로 로즈마리에게 달려 들어 검을 휘둘렀다.


로즈마리는 그 검을 피해 뛰어올라, 옆으로 바로 착지했다.


촤아악!


그리고 그때, 그 순간을 노리고 있던 기사의 검이 그녀를 향했다.


“꺅! 이건 치사하지 않나요?”


로즈마리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검을 피해 몸을 날렸다. 빠르다. 생각보다 훨씬 빠른 움직임이었다.


나는 손을 뻗어 그녀에게 고정시켰다.


잘못맞는다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으니, 노리는 건 다리.


얼마나 정확할지는 모르나 일단 노리는 것은 다리로 고정하기로 했다.


로즈마리가 검을 피하는데 정신이 팔린 틈이 기회였다.


그녀가 검을 피해 뛰어올랐다가 착지를 하는 그 순간,


“윈드 커터!”


바람의 칼날이 로즈마리의 다리를 향해 날아갔다. 그녀는 당황한 듯, 발이 엉키고 있었다. 하지만 곧바로 중심을 잡아서는 빠르게 옆으로 몸을 움직였다.


“정말 가차없네요! 하지만 피할 수 있는 건 위협이 되지 않아요~”


그녀는 여전히 여유가 넘쳐흘렀다.


하지만 나는 주먹을 꽉 쥐고서는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로즈마리는 눈치채지 못했다. 방금 전, 그 마법이 그녀의 움직임을 따라 조금 이동했다는 것을.


마법이 움직였을 때의 감각이 내 안에 아직 남아있었다.


이럴때 확실하게 그 감각을 붙잡아야 한다.


다음번이 절호의 기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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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122. 다일의 수도로 21.02.25 78 3 11쪽
121 121. 제자리 21.02.24 75 2 12쪽
120 120. 로즈마리(3) 21.02.23 71 2 11쪽
119 119. 로즈마리(2) 21.02.22 71 2 11쪽
» 118. 로즈마리(1) 21.02.21 70 2 11쪽
117 117. 본거지(3) 21.02.20 71 2 11쪽
116 116. 본거지(2) 21.02.20 74 2 11쪽
115 115. 본거지(1) 21.02.19 74 2 11쪽
114 114. 협상 +1 21.02.18 76 3 11쪽
113 113. 의외의 활약 21.02.17 76 2 11쪽
112 112. 술 대결(2) 21.02.16 70 2 11쪽
111 111. 술 대결(1) 21.02.15 78 2 11쪽
110 110. 주점 21.02.14 72 2 12쪽
109 109. 소매치기 21.02.13 77 2 11쪽
108 108. 대지의 왕국 21.02.12 74 2 11쪽
107 107. 순항 21.02.11 76 2 11쪽
106 106. 힌트 21.02.10 75 2 12쪽
105 105. 배웅 21.02.09 72 2 11쪽
104 104. 준비시간 21.02.08 78 2 11쪽
103 103. 오스왈드의 부탁 21.02.07 75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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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101. 그 이후 21.02.06 73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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